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414화 (414/917)

1.

“그… 샤론 언니…. 그만할까요?”

“0| 정도하면 충분히 된 것 같은데….

“용납할 수 없어!”게임 경과 이후 30분 뒤.

벌칙을 수행하는 것도 시간을 잡아먹었기에 실제로 뽑힌 블럭은 몇 개 안 되어 중반부도 아닌 수준이다.

그러 나 샤론의 몰골은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원래 뽀얗던 탄력 넘치는 가슴에는 쌍둥이의 키스마크가 가득했고, 여전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 알몸.

벌칙을 수행하느라 잔뜩 헝클어진 머리와 과몰입 탓에 벌게진 눈.

심지어 허벅지를 찰싹 붙이고 있기에 눈에 띄진 않았지만 촉촉한 애으벅이 가랑이 사이에 묻어나오고 있었다.

그에 비하면 쌍둥이는 게임 시작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오달과 오데트가 뽑은 블럭은 모두 ‘상대방으로 시작하는 명령이었고,

반면 샤론이 뽑은 것은 죄다 자신이 수행해야 하는 벌칙이었기 때문이다.한 마디로 누가 블럭을 뽑든 독박 벌칙을 수행한 샤론.

그 목록은 다음과 같다.

엉덩이로 이름쓰기 10회.

샤론은 소파 위에 올라가 탐스러운 엉덩이를 흔들며 영어로 이름을 써야했다.

가슴에 키스마크 남기기.

닥터 피쉬처럼 달라붙는 쌍둥이에 의해 가슴 전체에 불그스름한 키스마크가 남았다.

섹시한 댄스로 유혹하기.

박자에 맞춰 허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춤을 춰야 했다.

발가락 구석구석 애무해주기.

슬리퍼를 벗은 쌍둥이의 발가락을 개처럼 핥딱여야 했다.

입과 입술로 해주는 간지럼 참기.

양 손을 위로 들어올린 채로 겨드랑이를 간지리는 쌍둥이의 고문을 참아야 했다.

팬티 입에 물고 섹시한 포즈 짓기.

세상 꼴사나운 짓을 하며 뇌쇄적인 눈빛과 표정을 보여야했다.

심지어 마지막 소리 내면서 5분간 자위하기까지.

온갖 쪽팔리고 짓궂은 벌칙을 수행한 결과, 발가락이 조금 촉촉해진 쌍둥이에 비해 정신적으로 만신창이나 다름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인간의 존엄이 얼마나 쉽게 박살 날 수 있는 것인지 쌍둥이도 보았고, 샤론도 보았다.

“이제 너희가 뽑을 차례야!”

울먹이면서도 멈출 수 없게 된 샤론.

딱 한 번.

딱 한 번만 쌍둥이도 부끄러운 짓을 하게 해주자.

그 일념 하나로 이 모진 수모를 감내하고 있었다.

판돈을 모두 날린 것도 모자라 집문서까지 팔아버린 판국에 개평만 받고 손 털고 일어날 수는 없던 것이다.

오딜과 오데트는 서로 눈짓을 했다.

광기에 사로잡힌 샤론을 보자 도리어 무섭다.

차라리 제대로 된 벌칙이 적힌 걸 뽑아서 한번 당해주고 적당히 끝내고 싶은데….

이번 차례인 오데트가 나무토막을 뽑는다.즉시 눈을 부라리며 재촉하는 샤론.

“뭐 나왔어? 어디 봐.”

“아….”“언니 어떡해….”

오데트는 난처한 표정으로 조심조심 샤론에게 블럭을 건네주었다.손으로 글귀를 가리다 패를 쪼는 것처럼 슬며시 엄지를 내리는 샤론.그러자 보이는 ‘상대방’이라는 글자.

어째 쌍둥이의 표정이 싹 굳더라니!

와신상담 끝에 드디어 복수할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후후후! 내 승리야! 죄다 갚아주겠어!”

“저, 샤론 언니….”

“인제 와서 애걸복걸해도 늦었어!”

샤론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나머지 부분을 확인했다.이내 드러난 충격적인 벌칙.

[상대방이 무릎 꿇고 입으로 해주기]

샤론은 넋 나간 표정으로 한참이 나 명령문을 바라보았다.

혹시 잘못 본 건 아닌가 싶어 엄지로 쓱쓱 문질러 보았지만 선명하게 새겨진 글자는 바뀌지 않는다.

“하… 하하하….”

샤론은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아하하하!”

“히 익…!”

그 웃음은 이내 광소가 되어 방 전체에 메아리쳤다.

흡사 엑소시즘 소재의 공포 영화를 보는 듯한 광경에 서로를 껴안고 덜덜 떠는 쌍둥이.

이제 제발 그만두고 싶었지만 샤론이 전혀 받아주지 않는 상황에서는 별도리가 없었다.

“진짜아아… 나한테 왜 이러는 데에….”

웃음이 잦아들고 절망한 표정으로 울상이 된 샤론.쌍둥이는 허둥지둥 중재하려고 했다.

“샤론 언니…. 이 벌칙 없는 셈 칠 테니까 저희 여기까지 할까요?”

“맞아요, 사실 계속 끝내고 싶었는데…. 언니가 너무 하고 싶어해서 계속한 거에요.”

처음엔 그냥 가벼운 장난이었다.

이렇게 어둠의 듀얼로 변모할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시작을 않았겠지.

그러나 샤론은 웃었다.

마치 고장이 난 사람처럼 빙긋 미소를 지었다.

얼굴에 비친 달빛의 역광이 어여쁜 그녀의 얼굴을 귀신처럼 보이게 만들어준다.

“후후, 너희도 나한테 당하면 수치심을 느끼겠지?”

“네? 이걸 하게요?!”

“샤, 샤론 언니! 진정해요! 진정!”

“내 몸은 이미 더럽혀졌어. 이제 이 정도로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고…. 하지만 너희는 어떨까?”

쌍둥이는 등골을 타고 기어오르는 전율을 느꼈다.

샤론이 택한 것은 뼈를 주고 살을 치는 자폭 공격.

오딜과 오데트 앞에 무릎을 꿇고 애무하는 행위는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굴욕적이겠지만 그것은 쌍둥이에게도 마찬가지다.

샤론이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일단은 동성인 것이다.

조수님이 해주어도 부끄럽기 짝이 없는 애무 행위를 샤론 언니가 하게 된다니.

“어, 언니…. 지금 이성을 잃은 것 같아요.”

“진정하세요 아직 돌이킬 수 있어요!”

“그냥 저희가 진 거로 하고 나머지 벌칙도 공개할게요!”

쌍둥이가 보기에 샤론은 명백히 정상이 아닌 상황.

비단 쌍둥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샤론 언니를 위해서라도 여기서 끝내는 편이 이성적인 판단일 것이다.샤론은 입꼬리를 비릿하게 말아 올리며 말했다.

“복수는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정말로 소중한 걸 잃어본 적이 없다는 거야.”

생기를 잃고 메마른 샤론의 눈동자가 쌍둥이를 향했다.

“둘 중 누가 할래?”

자리에서 일어나 터벅터벅 쌍둥이를 향해 걸어가는 샤론.샤론의 그림자에 잠긴 쌍둥이는 슬금슬금 뒷걸음질 쳤다.

“왜 그래? 별거 아니잖아. 후후, 후후후….”

-툭!

“A A스니… ”瓦 55?세요….”

오딜과 오데트의 등이 벽에 막혔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도망칠 곳도 없는 상태.둘은 서로를 껴안고 오들오들 떨기 바빴다.그 앞에 샤론이 털썩 무릎을 꿇는다.

“당장 벗어.”

“샤, 샤론 언니이….”

“어서 벗지 못해?”

샤론은 바짓가랑이에 매달리는 것처럼 오딜의 옷을 잡고 늘어지며 단추를 하나씩 제거하기 시작했다.일체형 속옷인지라 벗겨내기 힘들었지만 어차피 가랑이 부위만 노출하면 그만이다.

“그 정도만 해요!”

“저희가 졌어요! 언니! 언니!”

파자마가 벌어지며 드러난 오딜의 뽀얀 배와 길쭉한 배꼽.

그 아래로는 펑퍼짐한 드로워즈가 보인다.

샤론은 마침내 오딜의 속옷마저 허벅지 근처까지 내려버렸다.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울상이 된 오딜의 꼭 다 물린 포동한 입술에 샤론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윗입술을 겹친다.

“히윽…!”

따뜻한 숨결과 촉촉한 입술이 새싹에 맞닿는 순간 오딜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샤론은 개의치 않고 오딜의 양 허벅지가 오므라지지 않게 벌린 이후 정성껏 앙증맞은 음핵을 핥아갔다.마치 강아지처럼 말이다.

“샤…. 샤론 언니… 지금이라도 멈추면…. 아흣...!”

동성에게 애무 당한다.

사실 오딜과 오데트는 레즈플레이 비스름한 것을 시우 앞에서 선보인 적이 있다.

하지만 오딜에게 오데트는 한 몸과 같은 존재.

거부감이나 부끄러움은 극명하게 낮았다.

샤론은 다르다.

엄연히 쌍둥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완벽한 타인인 것이다.

그러나 예상되었던 맹렬한 수치심은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부드러운 혀 놀림과 명명백백한 쾌감에 잦아들고.대신 오딜의 기분 좋아지는 스위치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쪼옵, 쪽…. 츄르릅….”

“하읏... 읏... 흐응… ”

“어, 언니…! 정신 차려! 뭐하는 거야! 긍지를 지켜야지!”

“하, 하지만… 의외로… 기분 좋은데…?”

“언니이잇!!!”

얼굴이 벌겋게 변해가며 비음을 흘리기 시작한 오딜과, 악의 간부에게 잡혀 세뇌당하는 동료를 보는 표정으로 기겁하는 오데트.

“하아아앗…!”

이윽고 오딜의 배가 작게 움찔거리더니 주르륵 벽에서 미끄러져 주저앉았다.

샤론의 섬세한 관찰력과 여체에 대한 이해도는 시우의 것을 웃돌았다.

본인부터 여자이니 당연하다.

그런 샤론의 기교는 1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오딜에게 소소한 절정을 선물한 것이다.

“후후, 이제 오데트 차례네.”“OOOO... ”

식사를 끝낸 흡혈귀처럼 입가에 묻은 침과 약간의 애액을 팔뚝으로 훑은 샤론.그녀의 민트빛 눈동자가 다음 피해자가 될 오데트를 향한다.

“샤론 언니. 하, 한번만 봐 주세요….”

“무슨 소리니. 내가 이렇게 무릎까지 꿇고 해주잖아? 부담 없이 받아도 돼.”

“O O O... ”

“너도 빨리 벗어!”

그렇게 샤론이 큰소리를 칠 무렵.유리창에 무언가 비쳐 보인다.문이 열려있다.

뒤늦게 돌아보자 여기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샤론의 영원한 남자친구 신시우.

“조수니 이임!”

탈압박하는 가드처럼 샤론의 옆구리 사이로 쏙 빠져나가는 오데트.

그런 오데트를 안아 드는 시우의 눈에 비칠 모습이 어떠할지 샤론은 잠깐 생각해 보았다.

먼저 홀딱 벗은 샤론과, 반쯤 헐벗은 채 야릇한 표정으로 쓰러진 오딜, 벽에 몰린 채 벗으라는 명령을 듣고 파랗게 질려 있던 오데트

샤론은 입을 떡 벌린 채 자신을 바라보는 시우를 보았다.

시우가 저렇게 놀라는 건 그를 만난 이후 처음 보는 것 같다.

“샤론, 아무리 그래도….”

“오, 오해야…! 시우야! 오해야 오해!”

견습마녀를 덮치는 레즈비언 마녀라는 오해.

그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샤론은 한참이나 시우를 붙잡고 억울함을 토로해야 했다.

2.

쌍둥이의 적극적인 증언으로 해명이 끝난 후 시우는 엘로아와의 약속으로 떠났다.

옷을 걸쳐 입고 소파에 쪼그려 앉아 무릎 사이에 고개를 파묻은 샤론.

시들시들한 잡초처럼 누리끼리해진 샤론의 머리카락.

쌍둥이는 좌우에서 샤론을 토닥이며 위로해 주었다.

비록 샤론이 정신을 잃고 폭주했다고 한들 그 이유가 충분히 납득 가능한 사유였기 때문이다.

“샤론 언니…. 너무 상심하지 마요. 상대가 읍읍…!”

“미안…. 너희한테 정말 못난 꼴을 보였어….”

“저희는 괜찮아요. 재밌었…읍…!”

“오데트 눈치 좀 챙겨!”

샤론으로서는 너무도 울고 싶어지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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