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389화 (389/917)

#389

1.

방석도 없이 신발을 신고 다니는 맨바닥에 예소드 백작은 무릎을 꿇었다.

옆에는 벗겨진 드레스가 곱게 개어져 놓여있다.

그 위에 얹힌 넉넉한 사이즈에 브래지어, 야릇한 레이스 팬티, 그리고 하이힐이 데코레이트 되어 있었다.

반면 시우는 소파에 편히 기대앉은 채 옷을 전부 입은 채 양복바지 사이로 물건만 덜렁 내어놓은 상태.

실오라기 하나 걸치는 것도 허락받지 못한 백작은 두 손을 가지런히 꿇은 허벅지 위에 얹은 채 열심히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고 있었다.

-쪼옥… 쪼오옥… 츄릅… 쮸웁…

이토록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연하게 보여주는 구도가 있을까?

도톰한 백작의 입술이 부드럽게 장대를 감싸고,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혀가 귀두를 핥는다.

백작은 차마 시우의 눈을 바라보지 못한 채 수치와 흥분이 적당히 배합된 표정으로 자지를 화장해주는 중이었다.

그녀의 타액과 녹아내린 립글로즈로.

설마 이렇게 쉽게 허락할 줄이야.

좀 무리하나? 싶었던 시우조차도 그녀의 열성적인 호응에 감동을 느낄 정도였다.

“조금 더 깊게 빨아보세요.”

멈칫.

예소드 백작의 동작이 멈춘다.

이건 너무 갔나…?

하지만 속눈썹을 파르르 떨던 백작은 군소리 없이 자지를 더 깊게 물었다.

거의 목을 찌를 정도로 깊은 펠라치오.

느낀 적 없던 입 안쪽 부드러운 살이 조금 더 착실하게 귀두에 마찰한다.

“쮸웁… 욱… 웅…웁….”

뒷 머리카락까지 고상하게 위로 땋아올린 시뇽 스타일.

호흡이 괴로운 것인지 기러기처럼 살짝 모인 눈썹과 자지를 동그랗게 안아주는 입술.

그리고 살짝 뒤에 찰랑대는 가슴까지.

슬슬 못 참겠다.

넣고 싶다.

“이제 됐습니다.”

“푸하…. 콜록…! 콜록…!”

백작은 자지를 뱉고는 조신하게 몸을 돌려 입가를 가린 채 잔기침을 했다.

저런 사소한 동작 하나하나에도 기품이 묻어나온 백작을 알몸으로 앞에 꿇려 놓고 펠라 봉사를 받는다니.

하지만 오늘의 롤플레잉은 이 정도 수위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런….”

앞으로 씬을 이끌기 위해 적당한 애드립을 던져주자 백작은 조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왜요? 시우 씨? 이빨에 긁혔나요…?”

“이거 보시겠어요?”

백작의 눈이 우뚝 선 시우의 탑으로 향한다.

키를 재는 나무처럼 어디까지 빨았는지 표시해주는 립글로즈 링이 동글게 자지를 감싸고 있었다.

“백작님 화장품 때문에 더러워졌네요.”

“아….”

“좀 닦아야겠어요.”

조금 전 훑어본 소설에 의하면 이 정도는 수위의 50%에도 미치지 못할 터.

과연 백작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그, 그게… 미안해서 어쩔까요…?”

아직은 머뭇거리신다.

시선을 이리저리 피하고 애꿎은 옆머리를 쓰다듬는 백작.

쐐기를 박듯이 한마디를 던졌다.

“예소드 백작님이 더럽히신 거니, 백작님의 몸으로 좀 닦고 싶습니다. 제가 무슨 말 하는지 아시죠?”

백작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 제가 닦아 드릴게요.”

“어디로 닦아주실 건데요?”

“제, 제… 제 구멍으로….”

살짝 양아치 같이 건들거리는 말투가 포인트다.

“누구의 어디로요?”

“저… 저 루시 예소드 백작의…. 보…지로….”

기어이 소설 속 대사처럼 천박한 말을 입에 담은 예소드 백작은 마침내 고개를 푹 떨구고 제 발끝을 바라보았다.

갈 데 없는 손을 공손하게 앞으로 모은 모습은 그야말로 엄하게 혼나는 아이 같아 보였다.

사실 이런 상황극 플레이는 술이 들어가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것이 일반적이다.

오글거림 때문에 몰입이 깨지는 것이다.

하지만 백작의 반응과 입술을 꽉 깨문 채 가늘게 떠는 알몸은 그런 잡다한 생각을 잊고 몰입을 만들기 충분했다.

지금 이 순간만큼 예소드 마망은 시우의 노예였다.

살짝만 더 선을 넘어 볼까?

“검사 한 번 해볼게요. 가까이 오세요.”

“시, 시우 씨…. 저, 조금 무서운데….”

“제 물건을 닦아주신다는데 검사는 해 봐야죠.”

저게 어딜 봐서 무섭다는 표정인가?

온갖 수치와 모멸, 그리고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조금 더’를 원하는 갈애(渴愛)의 얼굴이다.

시우는 마치 물건 취급하듯 우물쭈물 다가온 백작의 허벅지를 좌우로 툭툭 쳐 어깨너비로 벌리게 만들었다.

그녀가 가까이 오자 가쁘게 왕복하는 뜨거운 호흡이 느껴진다.

허벅지를 타고 흥건하게 흐르는 애액도 보인다.

거기서 올라오는 새콤달콤한 체취가 단숨에 뇌를 장악하는 느낌을 받았다.

“각도가 별로네요. 테이블 위로 올라가세요.”

백작은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고 좌식 테이블에 올라섰다.

시우도 몸을 앞으로 숙인 체 마치 보지 검사를 하는 것처럼 백작의 꽃잎을 손으로 툭툭 건드렸다.

어떻게 털이 이렇게 보슬보슬하지 싶은 거웃 아래로.

체감상 전보다 크게 부풀어 있는 듯한 백작님의 진주 알과 그 아래로 커튼을 드리운 먹음직스러운 꽃잎이 눈에 띄었다.

“이 정도로 젖어 있으면 잘 닦이겠는데요?”

“흐읏…!”

간을 보며 선을 넘는 시우의 비아냥에 백작의 조그마한 진주알이 슬며시 움찔했다.

그녀가 성적 흥분을 느꼈을 때마다 보여주는 시그널이었다.

“그나저나 왜 이렇게 젖으셨어요?”

“시우 씨이… 다, 다 아시면서….”

“백작님 입으로 듣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농염한 미망인에서 잡아먹히기 쉬운 양으로 변한 예소드 백작의 고백.

“아까… 엉덩이를 맞을 때랑…. 시우 씨 물건을 입으로 해주다가…. 흥분해서….”

생각보다 롤플레잉에 열심히 협조해주는 백작님이다.

그런 이상 시우도 열과 성을 다해 백작님을 부끄럽게 만들어주기로 했다.

“이제 와서 닦아 보세요.”

2.

“흣…으응…흣…!”

-찔꺽! 찔꺽! 찔꺽!

수확 시기를 넘긴 농익은 과실의 부드러운 속살.

그 속살을 손으로 짓이긴다면 비슷한 향과 소리가 나지 않을까?

겨울을 깊어 차갑고 건조해지는 공기.

그 공기마저 뜨겁고 촉촉하게 물들일 것 같은 음란한 소리가 소파 위에서 연신 울려 퍼진다.

일전 시우에게 첫 삽입을 했을 때처럼 쪼그려 앉아 자지를 청소해주는 백작님.

그때와 다른 것이 있다면 여유만만하고 자신만만했던 표정이 수치심과 피학심으로 일그러졌다는 것.

그리고 허리가 빠지기라도 한 것처럼 어정쩡한 허리 놀림이라는 점이다.

백작의 움직임이 어설픈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전보다 훨씬 큰 성적인 쾌락을 느끼고 있었기에 자칫하면 가버릴 것 같기 때문이다, 라고 백작님 속살이 꿈틀거리며 자지에 속삭여 준다.

“백작님 별로 미안하지 않으신가 보네요?”

“흐읏…!”

이거 봐라.

조금 빈정거리는 어조로 말하자마자 한결 조여오는 조임과 풀리는 다리.

시우는 손을 뻗어 탐스러운 과실처럼 매달린 백작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부드러움이 손바닥 한가득 담겼다.

“아, 아니에요 시우 씨…. 저, 저 나름대로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데….”

“열심히라….”

시우는 슬며시 백작의 골반을 쥐었다.

그리고 딱 한 번 허리를 튕겨 깨작거리는 백작님의 자궁입구를 꾹 눌러주었다.

-쮸걱!

-푸쉿! 푸쉿! 푸쉿!

“호오옥…! 흐읏…! 꺄아항…!”

그와 동시에 무게 중심을 잃고 자지러지는 백작.

고작 한번 찔렸을 뿐인데 각종 자극으로 예민해진 그녀의 몸은 즉각 오르가즘에 도달했다.

좁은 틈새로 줄줄 흘러나오는 루시 예소드 즙.

꼴사나운 춤을 추는 것처럼 허리를 앞뒤로 튕기는 백작은 그 동작의 여파로 더욱 쾌감을 껴안는다.

동시에 소변을 누는 것처럼 쪼그려 앉던 백작의 다리가 완전히 무너지고.

그 부드러운 여체가 시우의 품에 폭 안긴다.

“하윽…! 하읏…! 하으으…!”

골반을 단단히 쥔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자칫하면 음경골절이라는 대참사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우는 패티시의 충족이라는 것이 얼마나 오르가즘의 질에 영향을 끼치는지 깨달았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아닌데 일전보다 훨씬 격렬한 절정.

예소드 백작은 거의 흐느껴 우는 것처럼 시우의 품에 매달려 전신을 부서질 듯 떨어댔다.

아래쪽은 말할 것도 없다.

시우의 바지를 비롯해 셔츠가 아예 빨래해야 될 수준으로 엉망이 되었으니.

“또 더럽히셨네요….”

“히으윽… 흐으그…. 죄, 죄송해요… 시우 씨….”

“잘못했으면 벌을 받으셔야죠?”

백작의 의사를 묻기 위한 2차 확인.

그에 대한 예소드 백작님의 답변은….

“…벌… 주세요….”

또 오케이였다.

3.

도마 위에 손질될 고기처럼 허리 높이에 테이블에 등을 대고 누운 백작님.

오금 뒤로 팔을 끼워 한껏 껴안고 다리를 활짝 벌린 추잡한 자세였다.

당연히 시우의 주문이다.

기대감에 들뜨고, 두려움에 흔들리고, 욕정에 젖은 눈빛이 되어 시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백작님이 오줌싸개처럼 너무 아무 때에나 싸시는 것 같아서요. 아무래도 조금 교육이 필요할 것 같아요.”

시우는 그 앞에 선 채 적나라하게 드러난 백작의 보지를 바라보았다.

안 그래도 통통한 둔덕이 애액을 머금은 것인지 더욱 도담하게 보인다.

그리고 체벌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백작님의 애액싸개 스위치.

커다랗게 부푼 음핵이었다.

“각오는 되셨죠? 절대 자세가 흐트러지면 안 됩니다.”

솔직히 처음 봤을 때부터 해보고는 싶었다.

저렇게 존재감이 뚜렷하고 동그랗게 예쁜 클리는 처음 보니 말이다.

시우는 알까기를 하는 것처럼 손가락에 기를 모았다.

아직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짐작 못 하는 것인지 의아하게 변한 백작의 시선이 시우의 손끝을 쫓는다.

“열대만 때리겠습니다.”

“네…?”

그리고 활짝 벌어진 백작 가랑이 앞에 그 손이 올려졌을 때.

비로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직감한 것 같았다.

“자, 잠깐잠깐잠깐…! 시우 씨…! 그거하면…. 꺄아아아악…!”

하지만 때는 늦어.

시우의 딱밤이 챱!하는 소리와 함께 구슬을 톡 튕기자마자 외마디 비명과 함께 뒤로 젖혀지는 백작의 허리.

동시에 정말 소변이라도 누는 것처럼 애액이 찌익 튀었다.

“하앗…! 하앗…! 하으으으…! 하으으으…!”

그 와중에 오금을 꽉 붙잡고 몸을 바들바들 떠는 백작.

아니 저거는 일부러 다리를 계속 잡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리를 잡던 상태에서 근육에 너무 힘이 들어가 차마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

“하아아…. 하아…. 하흐으으… 하흐으으…!”

슬쩍 벌어진 보지구멍이 경련하듯 벌렁거리는 것이 보인다.

박자를 맞춰 그 아래 꽃망울과 클리 역시 움찔거림을 미칠 듯이 반복한다.

깨끗했던 테이블 위가 단숨에 애액으로 더럽혀졌다.

그렇게 세게 하지도 않았는데….

뭐야 이거 무서워.

하지만 아직 롤플레잉은 끝나지 않았다.

“백작님, 너무 좋아하시는데요?”

“하아… 흐으… 시, 시우 씨…. 너무, 이런 거 너무해요….”

“아직 아홉대나 남았습니다. 그리고….”

시우는 자비 없이 백작님에게 한방의 딱밤을 추가로 선사해주었다.

“꺄아아아악…!”

이번에는 팔이 풀리며 다리를 놓으려 했기에 단단히 리본으로 고정했다.

“이번에도 싸신다고 안 하고 그냥 가셨네요.”

-탁!

“꺄항…! 그마아아안! 시우씨이…! 쌌어요…! 저 쌌어요…!”

-탁!

“한 번만…! 한 번만 쉬게…! 꺄항…! 흐으… 하으으…! 또, 또 쌌어요…. 이제…”

-탁!

“하으으으…흐으으응… 꺄흥…!”

점점 약하게 때렸는데도 격렬해지는 백작님의 반응.

그러나 한번 때릴 때마다 절정이 중첩된 것인지 반응 역시 격렬해진다.

하지만.

-따악!

“끄읍…!”

마지막 한 대를 맞고 격렬하게 움찔한 백작님의 몸이 축 늘어졌다.

과도하게 주입된 쾌락이 기어이 백작님의 퓨즈를 끊어낸 것이다.

EP.392 #84_최후의 만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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