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
1.
“앙… 호옥… 옥…! 흐응…!”
머리가 하얗다.
숨이 막 멋대로 쉬어지고, 헐떡이는 숨소리에 함께 새어나간 신음은 볼썽사나운 괴음으로 변해 귀를 맞댄 침대 스프링을 울렸다.
벌어진 무릎으로 간신히 버텨선 채 치켜올린 엉덩이와 도저히 상반신을 지탱할 수 없어 형편없이 나뒹구는 두 팔.
만약 루시 예소드가 멀리서 보았다면 ‘ 어머 얌전치도 못해라. 잠자리일지언정 품위와 교양을 잊어서는 안 되는 귀부인이 저렇게 짐승 같은 몰골로 울부짖는다니….’ 라고 생각했을 추태를 온몸으로 보이고 있다.
-쭈걱! 쭈걱! 쭈걱!
“호옥… 웅… 오옥…!”
하지만 도저히 몸가짐을 바르게 할 수 없다.
하다못해 저 절조 없는 신음을 억누르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이미 퉁퉁 불어있는 백작의 푹신한 보지를 마음껏 후비는, 심처 깊은 곳 동글동글하고 부드러운 자궁구를 마구마구 문지르는 쾌락을 느낄 때마다 각오와 다짐이 날아간다.
그의 허리 짓에 따라 앞뒤로 들썩이며 찌그러지는 가슴.
그 첨단에 꼿꼿이 선 유두가 시트에 문질러질 때마다 한층 더 뿌연 쾌감이 사고를 흐리게 만들었다.
-철퍽! 철퍽! 철퍽!
백작의 몸은 온통 땀투성이였다.
엉덩이를 제대로 쥐기도 힘들 정도로 미끈거리게 변한 가운데 등허리를 타고 또르륵 흐르는 땀방울.
하지만 오한이라도 느끼는 듯 덜덜 떨리는 허벅지와 피부에 오싹오싹 돋은 소름은 마약 같은 쾌감에 자율신경계가 망가지기라도 한 것일까?
라는 생각을 품게 했다.
-찰싹!
“꺄아악…!”
백작은 적당히 습기가 배어난 엉덩이 위로 날카롭게 휘감기는 통증에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아득한 쾌락의 늪에 잠기려던 의식이 각성제를 투여받은 것처럼 일순 투명해진다.
둔해졌던 성감이 초기화 된 것처럼 그녀의 질내 점막을 꼼꼼히 훑는 두꺼운 자지를 느껴졌다.
-찰싹!
“시…시우 씨…!”
이렇게.
그는 머리가 아득해질 때쯤이면 자비 없이 볼기짝을 두드렸다.
얼얼한 열감이 양쪽 엉덩이에 가득하니 커다란 손자국이 남았음은 보지 않아도 추측할 수 있다.
어쩜 이리 무례할 수 있을까?
감히 자위기구 취급하듯 물건을 꽂아 넣는 것도 모자라 손찌검까지 한다니.
여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오랜 기간 루시 예소드가 백작으로서 품고 있던 정체성은 분명 그것에 잿불 같은 분노를 느낀다.
“자꾸 말도 없이 가시면 곤란해요. 약속했잖아요.”
하지만.
그의 불끈거리는 물건이 몸을 넣을 때마다.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함부로 대해지는 것에 대한 분노가 희석된다.
“또, 또… 또 와요… 저, 싸, 쌀 것 같아요…!”
더 해주었으면 한다.
더 느끼게 해주었으면 한다.
세차게 몸을 떠는 백작의 허벅지가 정말 소변을 놓듯 파르르 경련하며 침대 시트에 또 하나의 웅덩이를 만들었다.
“하우우우우…!”
폐병 걸린 늑대가 하울링을 하듯 힘없는 울림으로 한숨을 내쉰 백작.
또다시 뇌가 녹아내린다.
이런 쾌락이라면 몇 시간이라도 맛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손가락 까딱할 수 없을 것 같은 절정의 여운에 축 늘어져 있던 백작.
“시, 시우 씨!”
그런 그녀가 별안간 눈을 동그랗게 뜨며 절반이나마 상체를 일으켰다.
충격적인 사건이 그녀의 의식을 각성시켰기 때문이다.
“왜 그러시나요?”
“거, 거긴 버, 버, 버, 벌리지 말아요…! 부끄럽단 말이에요…!”
한없이 쾌감만을 탐닉하던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그를 제지한 것은 시우가 그녀의 탱글탱글한 엉덩잇살을 활짝 벌려 보였기 때문이다.
유독 찬 바람이 뒷구멍을 스쳤기 때문에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즉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가뜩이나 엉덩이를 치켜든 자세에서 그렇게 벌린다면 불결한 구멍이 훤히 보이고 말 것이다.
항문성교라면 자료 조사를 통해 숙지한 바 있다.
심지어 실제로 소설에 써먹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남자의 앞에서 항문을 훤히 벌려지는 수치심은 그간 백작이 줄글로 써 내려왔던 묘사를 아득히 웃도는 것이었다.
“부끄러우신가요?”
“다, 당연하죠! 거기는…. 서, 설마…? 아니죠?”
“그냥 조금 전부터 기분 좋은 듯이 벌렁거리길래. 한번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웃…!”
백작은 냅다 얼굴을 베개에 묻었다.
그렇다.
근 10분간 두 사람의 체위는 후배위.
그것도 여성의 몸이 우아한 하이힐 모양으로 꺾이는 기형적인 후배위다.
즉, 이제껏 충분히 보여지고 있었다는 의미다.
“절정을 느끼실 때마다 어찌나 움찔거리시던지…. 혹시 이쪽에도 관심이 있었나 싶어서요.”
“아…아아…. 그럴 리가 없잖아요!”
죽고 싶다.
부끄러워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쾌감을 버티는 것에 정신 팔려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여성으로서 성기보다 남에게 보이는 구멍이 활짝 벌려진 채 관찰당하고 있는 심정은 몹시 수치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자세… 바꿔욧..! 하앗…!”
백작의 목소리 끝이 이상하게 말려간 이유는 그녀가 말을 끝내기 전에 자지가 움직였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자지에 마찰하고 비벼져 먹음직스럽게 민감해진 말랑한 자궁구.
그곳에 문질거리는 귀두는 키스 정도의 가벼운 접촉으로도 백작의 저항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싫습니다.”
“시, 우… 씨이…!”
다시 털썩 엎어진 백작의 상체.
시우는 보란 듯이 달덩이 같은 엉덩이를 쥐고 엄지로 그사이 살을 벌려 보였다.
“의식하시네요. 아까보다 훨씬 더 움찔거리십니다.”
“싫어… 싫어… 그런 상스러운 말 하지 말아요…!”
굳이 수치스러운 부분을 헤집는 시우의 말에 백작의 얼굴이 토마토처럼 붉게 물들었다.
이전까지는 그의 말대로 그다지 의식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따끔거릴 정도의 시선이 불결한 꽃주름 위를 찌르는 것이 느껴진다.
보지에 쾌감이 전해질 때마다 주책없이 조였다 풀어지는 움찔거림도 더욱 여실히 느껴진다.
심지어 그는 장면을 만끽하려는 것처럼 허리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좋은 말로 할때…! 그마하안…! 보여지는 거… 부끄러운… 데…!”
쉴새 없이 무장을 해제하는 쾌감 속에 번민하는 육체는 당장 모멸로 느껴야 할 수치심조차 쾌락으로 승화해버린다.
-철퍽! 철퍽! 철퍽!
“훅! 훅!”
시우의 사타구니까지 흥건히 물들이는 백작님이 뿜어주신 성수.
비록 사정없이 허리를 내지르고 있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사정해 버릴 정도로 그녀의 몸은 완벽했다.
쥐고 있는 엉덩이의 부드러움과 탄력은 기본 옵션.
깊숙이 찌를 때마다 뿌리에서 느껴지는 포동포동 보두덩이 서스펜션의 쿠션감은 최고급 리무진의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아득히 상회한다.
게걸스럽게 빨아들이는 하반신의 흡입력과 뜨거움은 ‘내가 혹시 불알까지 넣어버렸나?’ 싶을 정도로 무시무시했다.
게다가 괴롭힘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정복심과 가학심이 무럭무럭 솟는다.
-찌거억!
“후우….”
“히끅…! 히극…!”
최대한 깊은 곳에 박아 넣은 채 숨을 돌리자 기품있는 몸을 퍼드득 떠는 예소드 백작.
덤으로 윙크하듯 꿈질거리는 적나라하게 노출된 뒷구멍.
겨우 쉬는 시간을 갖게 된 그녀는 술에 잔뜩 떡이 된 것처럼 흐느적거리는 동세로 숨만 몰아쉴 뿐이다.
“백작님,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하아, 하아…. 그, 그거나 놓고… 말하세요…. 정말… 부끄러워 죽어버릴 것 같단 말이에요….”
부끄럽다는 사람 목소리가 저렇게 교태로 넘쳐도 되는 걸까?
오히려 ‘더 해주세요 시우 씨.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기는 힘드니 억지로 해주세요….’로 자동 변환되어 들린다.
“정말…. 너무 짓궂어요. 시우 씨이…. 이제 됐잖아요…?”
단풍잎이 내려앉은 것처럼 울긋불긋해진 엉덩이를 꽉 쥐고 있던 시우의 손 위로 백작의 손이 겹친다.
치워내려는 듯하지만.
-쮸걱!
“싫습니다. 이렇게 한 뒤로부터 오히려 조여오시는걸요.”
“흐으읏…! 나… 난 몰라요…. 그럴 리 없어요…!”
한번 허리를 내질러 콕 찔러주자마자 다시 힘없이 떨어진다.
이제 슬슬 그녀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부탁 말인데…. 백작님이 손수 잡아서 보여주실 수는 없나요?”
“네…?”
자기 귀를 의심하듯 멍한 목소리로 말하던 백작.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해 울음기 섞은 뾰족한 목소리가 뒤를 잇는다.
“절대로 하지 않을 거에요…!”
하긴 어른스럽고 농익은 척은 다 했지만 실제로는 분수쇼를 선보이고 쪼르르 도망하던 쫄보뷰지 백작님이시다.
마녀이고 영체인 이상 성기 이상으로 깨끗하지만 잔뜩 부끄러운 구멍을 제 손으로 벌려 보이는 것은 그녀의 섬세한 감수성에 어긋나겠지.
하지만 그녀에게 어떤 부탁이 효과적인지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시우는 백작의 다리 아래로 손을 뻗었다.
미역처럼 듬뿍 젖어 흐물거리는 거웃 아래로 백작님의 ‘어떤 부탁이든 들어주는 스위치’가 있었다.
-꾸욱!
“부탁드릴게요.”
“흐깃…!”
분홍빛 진주를 슬며시 꼬집자 곧장 반응이 왔다.
힘이 쭉 빠져있던 백작님의 허리가 새우처럼 튕겨 오르며 자지를 아플 정도로 조여온 것이다.
“백작님, 이렇게 간절히 부탁드려도 안 되나요?”
“시, 시우 씨…! 거기… 그렇게 하면…. 안돼…요! 절대로…!”
“정말 안 되나요?”
“흐아앙! 흐아아앙…! 부, 부탁을… 그런 식으로 하는 사람이… 어딨어요…옷…!”
이리저리 방향을 틀며 백작의 진주알을 살살 꼬집꼬집하자 점차 반응이 격렬해졌다.
지나치게 용해된 설탕물처럼 징징거리는 달콤함을 견디지 못한 백작이 먼저 백기를 들었다.
“정말 안 되나요?”
“할게요…! 할게요…! 부탁 들어줄 테니까…! 꼬집는 거 그만…!”
“정말 감사합니다.”
“흐으…흐읏…!”
두 구멍을 동시에 움찔거리며 쾌감을 이겨내던 백작은 원망 섞인 목소리로 시우를 책망한다.
“시우 씨는 정말… 못됐어요…! 숙녀에게 이런 부끄러운 행동을 강요하다니….”
주춤주춤 올라간 하얀 손.
팔 전체가 후들후들 떨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제 엉덩이를 붙잡고, 검사를 받듯 시우에게 벌려 보인다.
솔직하지 못한 윗입과는 별개로 그것만으로 쾌감을 느끼는 듯 꼼지락거리는 발가락.
시우는 관대히 거짓말을 눈감아 주며 말했다.
“돼, 됐죠…?”
“네, 너무 부끄러워하실 것 없는 게. 백작님은 이쪽도 기품이 넘치십니다.”
“흐읏…. 놀리지… 말아요….”
백작의 목덜미와 귀가 더 이상 빨개질 수 없을 만큼 붉게 물든다.
하지만 거짓말은 아니었다.
색소 침착 하나 없는, 태어날 적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백작의 꽃송이는 불결함과는 거리가 멀다.
쫄보보지 예소드 백작 마망이 부끄러워하는 모습.
진짜 개 꼴린다.
“이, 이제 됐죠?”
“아뇨, 계속 잡아 주세요.”
“꺄항…!”
시우는 엉덩이 대신 백작의 골반을 손잡이 삼아 잡았다.
덫에 걸린 것처럼 확실하게 고정되는 백작.
그녀의 치태를 관망하며 다시 힘차게 허리를 내지르는 후장보지검사뒷치기.
얼마 지나지 않아 사정감이 몰려온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하앙…! 하아아아…! 하아앗…! 싫어… 싫어요… 이거 너무… 상스러워요…! 다… 다 보여지고 있어….”
그렇게 말하면서도 절대 엉덩이를 놓치지 않는 백작.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그녀의 발돋움에 보답하기 위해 시우도 최대한 성실하게 창술을 발휘해 보였다.
단순히 강하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발경으로 힘을 집중시키는 것처럼.
정확히 같은 곳을 내지르며 쾌감을 중첩하는 것이 바로 뒷치기의 묘리.
“끄윽…! 히그윽…! 시, 시우 씨…!”
백작이 이렇게 다급하게 시우를 부르는 경우.
바로 절정에 도달하기 직전.
“저, 저, 싸… 쌀 것 같아요… 지, 지금…. 흐구우웃…!”
거의 선언과 동시에 화려하게 가버리는 백작.
물결치듯 자지를 애무하는 보짓살의 진동과 활짝 폈다 지기를 반복하는 아름다운 뒤태를 보며.
시우는 가장 깊은 곳까지 자지를 박아넣었다.
-울컥! 울컥! 울컥! 울컥!
“아…아…아…. 뜨…거워…요.”
많이 참기는 했던 모양이다.
쉴 새 없이 백작의 아가방 입구를 두들기는 세찬 정액 세례.
오그라들듯 몸을 말던 백작이 환희에 가득 찬 떨림을 내보이던 때 예정되었던 마력의 흡수가 시작했다.
“아…. 이… 이게 무슨….”
-슈와아악!
곧장 자궁으로 뻗어오는 마력의 촉수.
낙인 안으로 타인의 마력을 받아들이는 것은 금기에 가깝지만, 백작은 생전 처음으로 느껴보는 깨끗하고 정순한 마력에 당황하고 말았다.
“괜찮습니다. 안심하세요.”
“하아아아앗…!”
-쩌엉!
동시에 일제히 부풀어 오른 마력의 파동이 유리창을 깨뜨릴 듯 넘쳐난다.
두 번째로 사정하듯 밀려오는 마력의 분출과 질내사정으로 좁아진 질내와 자궁 안을 두들기고.
“흐윽…! 흐으으윽…! 꺄아아악…!”
백작은 오늘 밤 몇 번째일지 모르는 오르가즘을 느끼며 혼절해버렸다.
EP.383 #82_미망의 밤(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