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5
1.
루시 예소드 백작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의 몸이 얼마나 매혹적인지를 알고 있었다.
몸매에 자신이 있는 듯 언제나 몸에 찰싹 달라붙는 관능적인 코디를 선호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예소드 백작이라는 위명에 가려진 진짜 얼굴이 이렇게나 음란할 줄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다.
-쭈욱! 쭈욱! 쭈욱! 쭈욱!
“하흣…! 하흣…! 하흣…!”
무릎을 굽혀 자지 위에 올라탄 채 트월킹하듯 엉덩이를 위아래로 흔드는 예소드 백작.
사실 그녀가 취한 자세는 꽤 하드코어 한 자세였다.
그러니까 행위 자체가 아니라 체위의 난이도 면에서 말이다.
쪼그려 앉은 자세로 자지가 깔짝일 때까지 왕복을 계속한다는 것 자체가 허벅지 근육에 무리가 가는 것이다.
더군다나 백작이 지금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난이도는 배가 되겠지.
-찌걱! 찌걱! 찌걱!
“시우 씨…! 어때요…? 기분 좋나요? 하아…하아…!”
“크윽!”
“시우 씨 물건 너무 커서…! 배가 가득 차는… 하읏… 기분이에요…!”
그러나 백작은 결코 쉬지 않았다.
쉴 새 없이 가슴을 출렁이고 이따금 기분 좋은 곳을 찔렸는지 눈을 하얗게 치켜뜨면서도.
꾸물거리는 보짓살로 연신 자지를 훑으며 제자리 토끼뜀을 이어간다.
-찔걱찔걱 찔걱찔걱!
“읏.. 으읏… 으으읏…!”
과감하게 M자로 벌어졌던 백작의 허벅지가 움츠러든다.
쉴 새 없이 방아를 찧던 허리 움직임도 녹이 슨 것처럼 뻣뻣하게 변한다.
그와 동시에 별개의 생물인 양 오물쪼물 조여오기 시작하는 질내 점막.
연한 분홍빛으로 빛나는 그녀의 진주가 위아래로 움찔거리는 것이 눈에 보였다.
절정의 전조였다.
“후으으아앗…!”
입술을 깨물며 어떻게든 신음을 삼키려던 백작의 몸이 앞으로 휙 구부러지며 시우에게 무게를 지탱했다.
커다랗고 단단한 자지에 질벽이 연신 비벼지며 시우보다 먼저 절정에 도달한 것이다.
“하아…하아… 하으…하으….”
백작의 성대가 파르르 떨리며 간헐적인 신음을 토해내었다.
좁은 접합부 사이에서 누수가 일어난 것처럼 뜨거운 애액이 꿀렁꿀렁 밀려 나온다.
“하아… 하아… 어때요? 시우 씨? 기분 좋나요?”
“네… 백작 님.”
시우가 해야 하는 건 소파에 기대 앉은 자세로 모든 것을 보고 느끼는 것뿐.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쾌감이 전달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하지만 뭔가 아쉬웠다.
백작의 몸은 분명 달콤하고 부드럽다.
남성을 기쁘게 하기 위해 폴짝폴짝 허리 위에서 춤추는 춤사위도 아름답다.
그런데도 어딘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삽입의 깊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백작의 아래 입에 삼켜지는 건 자지의 60%에서 20% 사이.
자지는 마르지 않은 샘처럼 쏟아진 애액으로 반질거렸지만 정작 그녀의 속살을 즐기지 못한 부위가 절반 정도이다.
설마 전부 넣었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일부러 끝까지 넣지 않고 애태우려는 걸까?
뭐든 간에 저 촉촉하게 녹아내린 보지에 기둥 끝까지 밀어 넣고 싶다는 충동이 가시질 않았다.
“백작님.”
“네, 벌써 싸고 싶어졌나요?”
“아니 그… 혹시 제가 직접 움직여봐도 괜찮을까요? 저만 가만히 있으려니 어쩐지 죄송스러워서….”
백작은 눈이 크게 떠졌다 다시 가늘게 웃음을 지었다.
기특하다는 눈빛임과 동시에 어쩐지 새로운 놀림거리를 찾은 느낌이었다.
“그런가요? 물론 실습도 중요하지요. 그럼 어디 한 번 절 기쁘게 해주겠어요?”
“네, 그럼….”
이 자세에서 허리를 쳐 올리기 위해서는 손잡이가 필요하다.
자칫 백작이 넘어져 버린다면 낭패였으니 말이다.
“백작님 몸을 잡아도 괜찮을까요?”
머뭇거리는 시우의 손을 보고 관대히 허가하는 백작.
“이제 와서 그런 부탁이 부끄러운가요? 시우 씨는 부끄럼쟁이네요.”
“하, 하하…. 그럼 잡겠습니다.”
시우가 핸들로 선정한 장소는 백작의 동그란 엉덩이였다.
일전에 시우의 거근을 주차했던 적이 있던 만큼 그 크기는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부드러움이라니.
“더 꽉 움켜쥐어도 좋답니다.”
이런 자세인데도 엉덩이뼈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풍만하다.
그렇다고 물컹한 살처럼 느껴지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확실한 탄력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최상품 엉덩이였다.
“후우….”
“어머, 긴장하는 건가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어색해도 전부 이해할 테니까요.”
시우는 잠시 호흡을 뱉었다.
은근히 감질 맛나게만 느껴야 했던 백작님의 속살을 마음껏 유랑할 기회.
허투루 할 생각 따윈 없었다.
한 자루의 창처럼 우뚝 솟은 위용과 명도처럼 유려하게 휜 자지라면.
그 역시 만병(萬兵)의 하나일 터.
시우는 백작의 엉덩이를 콱 움켜쥠과 동시에 허리를 위로 튕겨 올렸다.
-쭈걱!!!
“시우 씨는 은근히 귀엽…!!!!”
지금까지 닿지 않았던 백작의 가장 깊은 비밀의 방.
그곳을 과감하게 파고드는 또 한 자루의 붉은 가지.
백작은 숨을 집어삼켰다.
단숨에 치고 올라온 자지가 속을 제멋대로 헤집자마자 눈앞에 섬광이 번뜩이는 듯한 착각을 느꼈기 때문이다.
“…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할 수 없던 백작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계속하겠습니다.”
-쭈걱!
이번에도 힘차게 솟구친 자지는 백작의 예상보다 한층 더 깊은 곳을 깊숙하게 찔렀다.
그와 동시에 시우의 손에 한 가득 담긴 백작의 엉덩이가 단단하게 수축한다.
예기치 못한 침략에 당황한 백작의 보지는 뒤늦게 저항해보려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이미 시우의 창끝은 여체의 가장 여린 부위 자궁 입구에 정조준되어 있었다.
“자, 잠시만요…. 시우 씨….”
백작은 뒤늦게 시우를 만류하려 했다.
조금 전의 그 쾌감은 뭔가 격이 다르다.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갈 것이라는 직감만이 팽팽하게 전신을 긴장시킨다.
“뭔가 잘못된…. 꺄악!”
“후웁!”
-쮸걱! 쮸걱!
파워피스톤처럼 솟구친 허리가 정확하게 백작의 자궁입구 근처를 때렸다.
자궁구가 개발되지 않은 여성에게는 자궁구보다도 민감한 쾌감을 안겨주는 급소 중의 급소였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흐트러지는 백작의 다리.
꽤 고난도 체위에도 버텨주던 긴 다리가 쾌감에 의해 단숨에 녹아내렸다.
-쮸걱! 쮸걱! 쮸걱! 쮸걱!
사실 남자가 마음껏 허리를 놀리기에는 적합지 못한 체위다.
그러나 영체에 마력 강화를 더한 시우의 허릿심은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의 것을 능가한다.
이 애매한 마운트 자세에서도 그녀의 핀포인트를 정확히 내지를 수 있다는 것.
이게 섹스다.
민감하게 자지러지는 여체를 꽉 움켜쥐고 불알까지 집어넣을 기세로 보지 풀코스를 즐기는 것.
앞에서 깔짝이는 것으로는 느낄 수 없는 농밀한 쾌감이 혈관을 타고 흐른다.
“아… 아…! 하앗..! 히읏…! 아아…!”
고백하자면 루시 예소드의 성 경험은 그다지 풍부한 편은 아니다.
오랜 옛날 고작 한 남자를 만나 사랑을 나눴을 뿐.
더군다나 성적으로 보수적인 게헨나 시민이었던 그는 정상위 체위 이외에는 백작에게 그 무엇도 강요하지 않았다.
백작 역시 그것을 당연하다는 듯 생각했고 말이다.
백작의 성적 기호가 확장된 계기는 얄궂게도 한참 뒤 소설을 집필하면서였다.
처음엔 그저 외로움 심신을 달래기 위해 로맨스 소설이었다.
하지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성애 씬은 백작의 새로운 욕구 해소 수단이 되었고,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세의 각종 자극적인 매체를 접했다.
즉, 귀축배달부 같은 소설에 나오는 자극적인 플레이와 상황은 어디까지나 자료 조사에 상상이 가미된 2차 창작물인 셈.
그러나 백작은 자신이 있었다.
자료 조사와 상황 묘사 및 대사 처리에 보낸 세월만 십여 년이 넘는다.
이 정도의 간접 경험이라면 숫총각 시우 정도는 쉽게 요리할 수 있는 것이다.
조금 전까지만해도 완벽히 그를 리드하던 상황은 백작에게 자신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그가 주도권을 잡게 된 이후.
순식간에 반전된 입장.
백작은 당황했다.
들어오면 안 될 곳까지 멋대로 비집고 들어오는 물건의 단단함과 그 속도에.
한번 찔릴 때마다 눈앞이 번쩍이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그 쾌락에.
이건….
이건 뭔가 잘못됐다.
이런 건 섹스가 아니다.
백작이 알던 것과 너무나도 다르다.
백작은 무너지려는 몸을 간신히 시우에게 지탱한 채로 다급히 외쳤다.
“읏…! 읏…! 읏…! 시, 시우씨…! 자, 잠시만…요!”
“왜 그러시나요?”
“머, 멈춰 주세요…. 지금… 지금… 흐읏… 흐읏… 하아아앙…!”
하지만 뭔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온다.
자궁구 주위를 꿍꿍 두드리던 귀두에 의해.
느껴본 적 없던 커다란 쾌감의 격류가 몸을 휘감고, 백작을 절정의 저편으로 던져버린다.
의식이 뿌옇게 흩어지는 듯한 격렬한 절정.
1분은 족히 지속될 것 같은 환희에 날아가려던 의식은,
-찔꺽! 찔걱! 찔걱!
이미 가버렸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백작을 쑤셔대는 자지에 의해 강제로 돌아온다.
경련이 일어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조였다 풀었다는 반복하는 보짓살.
“하앗…! 하아앙…! 시우 씨..!!! 멈추, 라니… 까요…!”
지금까지 수동적인 자세로 임해왔던 시우의 모습을 봤을 때.
또 그의 태도에서 묻어나오는 존중을 봤을 때 여기서 멈춰야 옳았다.
하지만 시우는 백작이 도망치지 못하게 더욱더 엉덩이를 꽉 움켜잡을 뿐 귓등으로도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
-찔꺽! 찔꺽!
“마, 망가져요…! 이러다 부서져 버린다고요!!! 멈춰요…! 멈춰…!”
원치 않게 겹쳐오는 멀티 오르가즘.
절벽 끝에서 천천히 밀리는 듯한 쾌감과 생경한 신체적 반응은 차라리 공포에 가까웠다.
이미 힘없이 풀려버린 다리와 몸부림을 치는 통에 벗겨져 바닥을 구르는 하이힐.
“아, 안 돼…! 안 돼…!”
시우의 탄탄한 가슴을 밀어내려는 손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허리를 뒤로 빼려고 해도 속박당한 엉덩이 탓에 움직이지 않는다.
백작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코앞에서 쏟아지는 쾌락의 눈사태에 여린 몸이 휩쓸리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백작의 얼굴이 창백하게 굳었다.
절벽 아래로 뛰어내려 떨어지기 직전 잠시 체공하는 그 짧은 순간처럼.
잠깐동안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아…아….”
그것도 잠시.
원하지도 않았는데 목구멍에서 목소리가 쥐어 짜내진다.
아랫도리는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지를 꽉꽉 깨물며 쾌감을 증폭시키고.
발끝부터 돋아난 소름이 전신에 몇 번이나 물결치며 클리토리스가 벌벌 떨린다.
“히극!”
그리고.
환락이 넘실거리는 폭포 아래로 추락이 시작된다.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절정의 여운에 새로운 절정이 추가되며 미친 듯이 앞뒤로 튕기는 허리.
“하앗… 으흣..! 하아앙…! 흐그그극…!”
결국엔 백작에게 어울리지 않는 짐승의 절규 같은 신음을 내뱉으며 자지러졌다.
“아…아아…아아….”
흐물흐물 녹아내린 백작의 몸이 시우의 위에 쏟아졌다.
접합부에서 흘러넘친 애액 탓에 허벅지까지 흥건할 지경이다.
시우는 오르가즘 이후 부르르 진동 오나홀 모드가 된 백작의 몸을 끌어안았다.
부드러운 몸과 함께 이제는 달콤함을 넘어 코끝이 저려올 정도로 진하게 변한 체취가 시우에게 안긴다.
“읏…흐윽…! 흣…!”
쉴 새 없이 물었다 놓길 반복하며 자지 마사지를 해주는 물 많은 백작님의 보지는 처음보다도 명백히 좁았다.
오르가즘으로 인해 질벽이 부풀어버린 것이다.
“흠….”
그런 백작에 대한 시우의 감상.
엄청 센 척하더니 생각보다 허접하달까….
가장 백작과 비슷한 이미지를 꼽자면 페리윙클인데 페리윙클보다도 훨씬 약했다.
기세에 비해 방어력이 약한 보지인 것이다.
의식을 잃고 축 늘어져 품에 안긴 예소드 백작.
고작 이 정도로 기절해버렸으면서 쌀 것 같아요라고 말하라느니 뭐니 했다는 거지.
조금 기가 차면서도 괜히 귀엽다.
“헉…!”
시우가 가볍게 자지로 말랑한 자궁구를 톡 찔러주자 각성제를 맞은 것처럼 눈을 번뜩 뜨고 숨을 들이마시는 백작.
“시…시… 시우 씨? 아….”
정말 제대로 의식이 날아가 버렸던 것인지 영문을 모르겠는 눈빛이었다.
“잘 주무셨나요?”
여전히 삽입 중인 자지를 자각하고 꼬옥 조여오는 보짓살.
여유만만한 미망인 누님처럼 보이던 그녀가 실은 찔러주는 대로 가버리는 민감 보지의 소유자였다니.
이 어찌 괴롭히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시우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지금부터는 조금 멋대로 하겠습니다.”
EP.378 #81_백작부인(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