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
1.
시우는 인정했다.
자신에게는 줏대도 좆대가 없다는 것을.
한 가지 변명을 주워섬기자면, 예소드 백작의 체취를 너무 많이 들이마시고 말았다.
계속 가까이 있으면서 의도치 않게 맡았음은 물론 조금 전 백작이 장갑도 없는 맨손으로 물건을 쥘 때 호흡이 흐트러지며 그녀의 향긋한 머리 냄새를 한껏 마신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위험한 것은 예소드 백작 본연의 매력이었다.
설령 체취가 아니었더라도, 그녀가 정말로 남편을 둔 유부녀였더라도.
양심의 도리를 잊고 내연남을 자처하다 소송에 걸려 위자료를 탈탈 털렸을 것이다.
금단의 과실을 베어 문 듯한 붉은 입술이 시우의 아랫입술을 물었다.
눈을 감은 채 탐미(耽美)하듯 여린 살을 빨아들이는 예소드 백작.
그녀의 긴 속눈썹이 당장 얼굴을 간질일 듯 파르르 떨렸다.
“쮸웁… 츄우… 츄….”
연하고 무른 입술 점막에 이지러지는 도톰한 살결은 원래부터 하나인 것처럼 찐덕하게 달라붙는다.
입안에 퍼지는 립글로스 특유의 단맛.
훅하고 풍겨오는 농밀하고 달콤한 살내음이 비강을 채웠다.
시우는 브레이크가 완전히 박살 나는 것을 느꼈다.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것이다.
예소드 백작은 시우의 물건을 잡은 것도 잊은 채 키스에 열중했다.
서로의 입술을 가볍게 물고 빠는 사이.
백작의 두 팔은 시우의 목뒤에 감겼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문 백작이 눈동자만을 올려 시우를 바라본다.
“시우 씨, 긴장했어요?”
농염하다고만 생각했던 백작의 언행과는 달리 그녀의 눈길 한곳에는 풋풋함이 서려 있었다.
아직 혀를 섞는 본격적인 키스는 시작도 하지 않았건만 벌써 숨이 가쁜지 몸이 들썩인다.
“아닙니다, 그저….”
“지금은 아무것도 생각할 필요 없답니다. 이곳은 저희 둘밖에 없는 걸요.”
말을 가로막으려는 듯 허리를 끊은 그녀는 가슴을 밀어붙이며 키스를 재개했다.
마침내 입술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백작의 혀가 잇새를 두드린다.
고자가 아닌 이상에야 이걸 어떻게 참으라는 말인가?
더는 참지 못한 시우의 손이 백작의 가느다란 허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후웁…!”
깜짝 놀라 눈을 치켜뜨더니 배시시 웃으며 다시 키스해오는 백작.
그에 호응해 혀를 내밀자 예소드 백작은 마치 젖을 빠는 것처럼 정성스럽게 혓바닥을 빨아당겼다.
“쪽… 쬬옥… 츄우웁….”
차라리 헌신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세심하게.
혀가 성감대라도 된 것처럼 정성스레 애무하는 예소드 백작.
항상 짓궂은 장난으로 시우를 들어다 놨다 하던 잔망스러운 백작의 모습이 아니었다.
성욕에 충실한 암컷 하나가 매달려있을 따름이다.
“하아…하아….”
긴 키스가 끝나고.
백작은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등 뒤로 넘어간 손끝이 자연스레 매듭을 풀고, 어깨선을 따라 흘러내리는 드레스.
간간이 시우를 시험에 들게 했던 죄 많은 젖가슴이 어스름한 조명 아래 모습을 드러냈다.
“와….”
시우는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브라도 착용하지 않았는데도 옷자락을 들어 올리던 때부터 짐작은 했다.
그러나 기대 이상 상상 이상이었다.
탄력과 부드러움 중 부드러움에 조금 더 많은 스탯을 투자한 것 같은 유방이다.
옷을 벗는 작은 몸짓에도 잔물결을 일으키는 말랑함과 그러면서도 조금의 처짐 없는 적당한 탄력.
색이 흐릿해 경계선이 거의 보이지 않는 유륜 가운데는 앙증맞은 꼭지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후후…. 어떤가요?”
백작은 제 가슴 앞에 팔뚝을 올리며 물었다.
언뜻 몸을 가리려는 자세인데 정작 가려지는 것은 없다.
오히려 은근히 가슴을 아래서 받쳐 들며 강조하고 있다.
“시우 씨는 항상 이걸 잡아먹고 싶다는 듯이 봤었죠?”
“제가 그랬나요…?”
“네, 지금도 그렇구요…. 이리 오겠어요?”
백작은 마치 아기를 어르는 것처럼 시우를 끌어당겼다.
순식간에 소파에 기대앉은 예소드 백작과 그녀의 말랑한 허벅지 위에 눕게 된 시우.
“그러고 보니 아직 시우 씨에게 제대로 은혜를 갚지 못했네요.”
허벅지 베개에 누워 보이는 것은 모빌처럼 위에서 출렁이는 가슴의 위용.
절경이자 극락이 따로 없다.
“시우 씨에게 새로운 과외를 해주는 게 저의 보답이에요. 마법이 아니라, 제 몸에 대해 하나하나 가르쳐 드리는 거죠.”
백작은 살짝 상체를 아기에게 젖을 주는 것처럼 한쪽 가슴을 잡고 시우의 입가에 가져다 대었다.
“키스까지는 진도가 나갔으니…. 다음은 수음(手淫)에 대해 배워볼 까요? 한 번 입으로 물어보시겠나요? 시우 씨가 원하는 대로 해도 좋답니다.”
시우의 입이 벌어지며 백작의 작은 젖꼭지를 물었다.
입가에 느껴지는 푹신함과 혀끝에 느껴지는 단단한 돌기.
옷 안에 갇혀있던 체취와 향수의 향기가 피부에 스며든 것인지 예소드 백작 특유의 살내음이 진하게 풍겨왔다.
“흣…!”
백작의 허벅지가 단단해졌다.
긴긴 세월 동안 이따금 혼자 쪼물거리는 것이 전부였던 성감대.
그 민감한 첨단이 뜨거운 입에 들어가 혀에 스쳤으니 목울대가 저릿저릿할 정도의 쾌감이 전기처럼 내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작은 숨을 고르고 신음을 억눌렀다.
“읏, 흐읏….”
사실 벌써 몸이 한계까지 달아올라 있다.
실로 오랜만에 타인의 손길을 허락한 굶주린 육신은 그의 단단한 손이 허리를 감싸는 그 순간부터 퍼드득 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액상 형태로 연금된 성욕이 혈관 말단까지 퍼지는 듯하다.
하지만 그를 리드해야 하는 처지에서 벌써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노릇.
백작은 손을 뻗어 그의 자지를 움켜쥐었다.
“잘했어요, 잘했어요. 하으…. 제가 움직여 줄게요.”
-탁 탁 탁 탁
한 손으로는 머리를 쓰다듬고, 다른 한 손으로는 대딸을 개시했다.
윤활제 따위는 없는 건조한 대딸, 생각보다 능숙하지 않은 백작의 손놀림.
하지만 충분했다.
입은 물론 코까지 덮어버리려는 듯 찰랑이는 젖가슴과 물 한 번 묻히지 않은 듯 부드러운 백작의 손은 착실하게 쾌감을 끌어냈다.
“시우 씨 어쩜, 이렇게 우람한지…. 하앙….”
백작은 열기를 머금은 눈으로 무서울 만큼 커다란 물건을 보았다.
이런 게 뱃속에 과연 들어가기는 할까?
들어온 다면 도대체 어디까지 들어가 버리는 걸까?
젖꼭지를 쭙쭙 빨아대는 감각과 잠시 후 미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 다리를 자꾸 움츠리게 되었다.
팬티는 키스 때부터 그에게 보이기 부끄러울 만큼 젖어 버렸다.
그러나 여기서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다.
긴긴 세월 망각하던 뜨거운 밤이 코앞에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엄지와 검지를 이어 붙여 동그란 링을 만들고 나머지 손가락은 가볍게 파지하는 느낌으로 자지를 쥔다.
이 놀라운 물건은 잡기 힘들 정도로 커다랗고 화상을 입을 만큼이나 뜨거워서 만지고만 있어도 아랫배를 욱신거리게 했다.
“기, 기분 좋으신가요?”
“…….”
“시, 시우 씨… 그렇게 세게 빨면…. 흣…!”
백작의 허벅지가 감전된 듯 움츠러들었다.
꼭지를 사탕처럼 혀끝으로 돌리며 희롱하던 그가 갑자기 압력을 높여 빨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유두로 절정에 도달하는 것은 개발되어 있지 않은 이상 쉽지 않다.
예소드 백작 역시 단 한 번도 가슴으로 간 적이 없었다.
소설 소재로는 꽤 써먹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의 송곳니가 슬쩍슬쩍 젖꼭지를 파고들고.
압력에 의해 단단해진 유두가 빨려 나가자 마치 절정에 도달하기 전처럼 간헐적인 떨림이 몸을 집어삼켰다.
기나긴 밤을 홀로 지새우며 예소드 백작 안에 차곡차곡 쌓여갔던 욕구 불만과 성욕은 정제된 주정과 같았다.
불똥이 튀는 것만으로 활활 타올라 버리고 마는 것이다.
“하아… 시우 씨도 참…. 아무리 열심히 빨아도 젖은 나오지 않는답니다…? 하아….”
예소드 백작은 사랑스러운 눈길로 시우를 내려보았다.
아래로 살짝 드리운 가슴을 힘차게 빨아들이며 아랫도리를 껄떡이는 그의 모습.
극한으로 발달한 남성적인 신체와 아기가 어리광부리는 것 같은 행동의 이율배반은 어쩐지 배덕감을 자극했다.
“…….”
와.
이게 정말 극락이구나.
한편 시우는 감탄했다.
예소드 백작에게 느껴지는 능숙한 연상녀의 분위기와 섬세함.
그것은 그녀의 대딸에도 적용되었다.
결코 사정을 재촉하는 느낌이 아니다.
윤활제가 없음에도 피부가 하나도 당기지 않는 것이 증거다.
어리광을 받아주며 잠이 올 때까지 다정하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마망처럼 상냥한 대딸.
과하지 않은 자극 덕에 둔감해지지 않은 풀발 자지는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 하나하나, 부드러운 손짓 하나하나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하아… 하아, 시우 씨…. 착하죠?”
이것이 바로 오체풀만족이라는 건가.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말랑한 허벅지.
세심한 대딸과 사락사락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손길.
거기에 입 한가득 담기는 것도 모자라 얼굴 전체에 부드럽게 비벼지는 젖가슴까지.
마지막으로 시우가 젖꼭지를 빨 때마다 움찔움찔 몸을 떨며 신음을 삼키려 드는 예소드 백작의 음란한 자태.
그것에서 오는 흥분감은 거의 없다시피 한 자지의 자극으로도 사정을 이끌었다.
“시우 씨… 하읏…. 스, 슬슬… 싸고… 싶으신가요?”
시우가 젖꼭지를 문 채 고개를 끄덕이자 백작은 기쁜 듯한 미소를 지었다.
“하아하아…. 마무리는 제가 입으로 해줄게요.”
앉은 자세 그대로 펠라치오를 해주려던 백작이었지만 아주 조금 거리가 닿지 않았다.
백작은 슬쩍 시우의 머리를 허벅지에서 내려놓고 엉금엉금 기어 자세를 교체했다.
지금 한창 달아오른 소파는 말이 소파이지 혼자 침대로 쓸 수 있을 정도로 넓었기에 공간이 충분했다.
-사라락
남성과 여성의 머리가 서로 반대로 향하는 소위 말하는 69자세를 취한 예소드 백작.
그 덕에 커튼 안쪽을 파고든 것처럼 그녀의 드레스 안에 고개가 들어갔다.
불현듯 초청받은 예소드 백작의 치마 속 세계.
현재 예소드 백작은 시우의 어깨 너머로 무릎을 꿇고 다리를 살짝 벌린 상태가 된 상태.
따라서 백작의 비밀스러운 삼각지가 문자 그대로 코앞에서 보였다.
수확 시기를 놓친 과실처럼 끈적하게 애액을 흘리고 있는 백작.
팬티를 완전히 물들이다 못해 허벅지의 맞닿았던 부위가 끈적한 액체로 흥건했다.
팬티의 소재가 얇디얇은 레이스였던지라 백작의 입술만큼이나 도톰한 보짓살을 연한 모자이크처럼 죄다 드러내고 있었다.
어찌나 투과율이 높은지 빵빵하게 커져 버린 클리토리스의 윤곽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전혀 싫지 않은 짙은 암컷의 냄새와 풍경이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강렬한 시각적 자극과 극한의 천적이나 다름없는 마녀 특유의 농밀한 페로몬을 밀폐된 곳에서 들이마시었으니….
더는 버텨낼 수 없었다.
“크윽!”
“엇…!”
체위를 바꾸면서도 살살 자지를 달래주던 백작.
막 입을 벌려 시우의 사정을 받아주려던 백작은 깜짝 놀란 듯이 몸을 움츠렸다.
고작 숨결이 닿은 것만으로 손안의 자지가 팽창하더니 씨앗을 마구 뿌려대기 시작한 것이다.
-푸슛! 푸슛! 푸슛!
온천이 솟은 것처럼 위로 짙게 쏟아지는 백탁의 분수.
일반적인 남성의 사정량보다 훨씬 많고 짙은 정액이 정신없이 솟구치기 시작한다.
“옳지, 옳지… 착하죠? 괜찮아요. 시우 씨.”
백작은 당황하지 않고 사정하는 자지를 잡은 채 그가 시원한 발사를 할 수 있도록 부드럽게 자지를 매만져 주었다.
사정이 끝나자 방울방울 올라오는 정액까지도 말끔하게 손으로 뽑아낸 백작.
그녀의 얼굴과 손에는 하얀 아기씨들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었다.
EP.376 #81_백작부인(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