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314화 (314/917)

#314

1.

머리가 아득해지는 쾌감 속에서 이성의 끊을 놓쳤던 엘로아.

“후음….”

잠꼬대를 하는 것처럼 콧바람을 색색 내쉬던 엘로아는 정신을 차렸다.

뭐가 어떻게 됐던 거더라?

시우를 멈추기 위해 야한 말을 주워섬겼던 것.

갑자기 템포를 올린 시우와 그의 아기씨를 자궁 깊숙이 받는 순간까지.

모든 기억이 휙 떠오른다.

“아….”

뒤늦은 부끄러움에 나지막한 탄식을 내뱉은 엘로아.

주위를 둘러보니 손과 발을 묶고 있던 리본은 없다.

대신 시우의 품에 쏙 안겨 있었다.

“깨어나셨어요?”

엘로아는 퍼득 소름 끼치는 가설 하나를 떠올렸다.

설마 밤새 기절해 있던 건가?

이대로 마지막 밤이 끝나버린 것일까?

“시, 시우… 지금 몇 시인가?”

“아주 잠깐 기절하셨어요. 한 1분 정도 지난 것 같네요.”

“후우….”

다행이다.

엘로아는 서늘해진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생일대의 순간을 제대로 마무리도 못 짓고 끝내버렸다면 평생을 후회했으리라.

“죄송해요, 너무 하고 싶은 대로만 한 것 같아요.”

그때 시우가 엘로아의 어깨를 감싸며 좀 더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곤 품에 안고, 머리를 사락사락 손으로 쓸어주고, 이마에 키스까지 해주며 소중하게 다뤄준다.

사실 엘로아는 꽤 많이 놀랐던 상태였다.

침대 위의 시우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그것을 당하는 입장이 되니 전혀 다른 기분을 느꼈던 것이다.

그러나 살갑게 대해주는 시우의 따뜻함에 그에게 느꼈던 낯섦, 모종의 불안함이 깔끔하게 증발했다.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사랑받고 있구나라는 실감이다.

뭔가 왈칵 눈물까지 나올 것 같았다.

행복하다.

오늘 밤이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빌게 될 만큼.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것도, 앞으로 보이게 될 것도 전혀 개의치 않을 만큼 그저 행복했다.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그대는 비겁하다네.”

“스승님이 너무 야해서 장난 좀 치고 싶었어요.”

엘로아는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그녀를 꼭 껴안고 있는 시우를 올려보았다.

“정말… 이런 게 좋은 겐가?”

“조금 변태 같죠?”

“…솔직히 말하자면 구제 불능이라고 생각 중이라네…. 스승에게 그런 말을 입에 담게 하다니… 제정신인가?”

겉으로는 질책인 듯했지만 저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애교 섞인 말투.

그 모습이 마치 투정 부리는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어 엘로아는 조금 놀랐다.

왜냐하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에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그대가 좋아하는 것이겠지?”

시우가 좋아해 준다면 조금 부끄러운 것 정도는 참을 수 있다.

오늘이 아니라면 앞으로는 해줄 수 없을 테니 지금은 그가 원하는 것을 잔뜩 해주는 게 어떨까?

엘로아는 시우의 뺨에 입을 맞추고 귓가에 입을 바짝 댔다.

“시우….”

역시 말하려니 부끄럽다.

그래도 조금만 더 용기를 내보았다.

“내, 내, 몸은… 맛있었는가?”

시우가 놀란 듯 흠칫하는 것이 느껴진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다.

평소 엘로아가 이런 말을 할 리 없으니까.

게다가 속닥속닥 말하는 엘로아의 목소리는 자신이 듣기에도 끈적한 교태로 가득했다.

사실 이마저도 한 단계 순화한 것이다.

원래는 ‘몸’ 자리에 다른 단어가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만큼은 차마 타협할 수 없었다.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꾹 참고 시우의 물건을 조심스레 손으로 쥐었다.

방금 사정했을 텐데 순식간에 자라나는 크기와 강직도.

엄지와 검지로 링을 만든 엘로아는 어설픈 손길로 자지를 훑으며 시우의 귀에 계속 속삭였다.

“더, 더… 먹고 싶다면… 어, 얼마든지… 잡아먹어도 좋네….”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걸까?

잘 모르겠다.

어느 포인트가 시우를 흥분하게 하는 것인지도 알지 못하니 말이다.

하지만 오늘 밤은 시우가 기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

“먼저… 내… 입… 입… 입… 입….”

샤론의 경우 여성기를 비속하게 일컫는 단어와 합성해 썼던 기억이 있지만 긴 고민 끝에 단념했다.

도저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운 단어였던 것이다.

“…으로 해주겠네.”

“괜찮으시겠어요? 너무 무리하시는 거라면….”

“시우… 나도, 그대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네.”

-쪽!

엘로아는 시우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냉큼 시우의 목덜미에 키스했다.

시우가 했던 것처럼 그의 몸 구석구석을 혀와 입으로 물고 핥는다.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시우의 상반신 구석구석을 핥는 엘로아의 얼굴에는 발그레한 홍조가 잔뜩 피어올라 있었다.

수아 선생에게 사사한 엘로아의 성 관념 상.

여성이 먼저 나서서 남성을 애무하고 성관계를 주도하는 것은 정숙지 못한 일이다.

엘로아는 그런 부끄러움을 감수하고 솔선해서 애무를 시작한 것이다.

“쪽, 츄릅… 쪼옥….”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텐데도 어쩐지 어색한 엘로아의 모습은 이런 행위가 처음임을 한눈에 보여주었다.

차근차근 기어 내려가며 키스를 퍼붓던 엘로아의 입술이 시우의 아랫배에 닿았을 때.

“웃!”

엘로아는 제 턱을 자지가 콕 찔렀다.

턱에 뭔가 끈끈한 게 묻었다는 느낌이 더해져 한결 더 놀랐다.

최대한 태연한 척, 그러나 시선을 자지에서 떼지 못한 채 시우의 다리 사이에 엎드린 엘로아.

늘씬한 몸과 탱글탱글하고 하얀 엉덩이가 한눈에 보이는 절경이 펼쳐졌다.

“큼, 그… 그럼… 청소해 주겠네….”

“그런 건 어디서 배우셨어요?”

“다, 다… 아는 수가 있지…. 그대는 날 너무 바보로 아는군.”

엘로아는 숨을 크게 쉬고 일생일대의 숙적을 보는 것처럼 자지를 노려보았다.

아까 손으로 어루만질 때 보통 엉망진창이 아니랄 것을 예감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 질척한 엘로아의 질내를 한참이나 휘저었고 끈적한 정액을 사정하기까지 했다.

엘로아의 하반신을 꼼꼼하게 닦여있던 반면에 시우의 물건에는 여전히 거친 성교의 잔흔이 남아있었다.

“너무 더러운데요. 조금 닦고….”

“청소해 준다고 하지 않았는가? 가만히 있게.”

그것은 시우가 자신보다 엘로아를 먼저 챙겨주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 사소한 배려 하나가 사랑스럽고 고마워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헤엡….”

역시 꽤나 난장판이었다.

엘로아는 처음 보는 사료를 핥는 고양이처럼 조심스럽게 혀를 뻗어 자지 기둥을 쓱 훑었다.

“으으읏…!”

예상은 했던 바이다.

운우지정이 달콤하다 하여 그 결과물까지 맛이 좋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텁텁한 쓴맛과 더불어 짠맛 그리고 비린내가 엉망진창으로 섞여 머리가 머리카락이 삐쭉 설 정도의 맛이다.

“맛없으시죠? 제가 닦겠다니까요.”

쓴웃음을 짓는 시우.

엘로아는 붕붕 고개를 저었다.

“아니네, 자알… 생각해보면 케비어 같기도 하네. 맡겨 주게나.”

하지만 맛있다는 듯이 이것까지 빨아주었던 샤론의 모습이 생각나자 엘로아는 각오를 굳혔다.

“서툴수도 있겠지만… 잘 부탁하네. 헤헵, 츄릅.. 츄르르릅….”

더는 망설이지 않고 불알부터 시작해 자지를 샅샅이 훑기 시작하는 엘로아.

까슬하고도 매끄러운 혀가 움직일 때마다 기분 좋다는 듯이 움찔거리는 자지.

“헤에…에에…헤엡… 츄릅….”

엘로아는 애액과 정액의 혼합 액기스를 혀로 긁어모아 입안에 담았다.

워낙에 큰 물건이었고 엘로아의 혀는 작았기에 꽤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움….”

청소가 끝났을 때 엘로아의 입은 침을 비롯한 체액으로 빵빵해져 있었다.

두 볼이 동면을 준비하는 다람쥐처럼 부푼 엘로아가 시우를 올려본다.

기묘한 맛 때문인지 살짝 비틀어진 미간이나, 뺨에 잔뜩 오른 홍조 게다가 오늘따라 아름다워 보이는 엘로아의 퍼펙트 앵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다 뱉을 곳을 챙겨주려는 시우에게.

엘로아는 보란 듯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꿀꺽꿀꺽

목울대가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푸쉬쉬 바람이 빠지는 엘로아의 뺨.

그녀는 정액과 애액을 비롯해 입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삼켜버린 것이다.

시우가 깜짝 놀랄 정도로 적극적이었으며, 또 음란했다.

“어떤가? 나도 이 정도면… 능숙하지 않은가?”

“네, 대단하셔요.”

생전 처음 맛보는 맛에 축 늘어지려는 입꼬리를 간신히 잡아당긴 듯한 미소로 뿌듯해하는 엘로아.

시우는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참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단숨에 행복한 표정으로 변하는 엘로아.

“이제, 나머지도 해주겠네.”

엘로아는 팔꿈치를 이용해 엉금엉금 내려갔다.

처음보다는 한결 깨끗해진 시우의 물건을 두 손으로 소중하게 받쳐 들고는 혀로 할짝거리기 시작한다.

“하압…!”

천천히 기둥과 알주머니 쪽을 자극하던 엘로아가 자지를 쏙 입에 넣었다.

살짝 각도가 잘못되었는지 이빨에 콕 찔리며 엘로아의 한쪽 뺨이 불쑥해졌다.

“쮸웁, 쮸우웁… 츄르릅….”

사실 감각 자체는 별로였다.

그 고지식한 스승님이 어떻게 펠라치오라는 행위까지 알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테크닉은 영 꽝이다.

알사탕처럼 물고 있는 귀두에 혀를 열심히 놀리고 있지만 쾌감이라기보다는 간지러운 감각에 가깝다.

뭔가 이빨에 자꾸 걸리기도 하고 말이다.

“쮸웁… 흐읍… 츄우우웁….”

그러나 시우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 인지 한껏 위로 치켜뜬 눈.

자신감 없어 보이는 눈빛인 주제에 엄청 노력하는 모습이 정신 나갈 것 같은 꼴림을 자랑한다.

“츄륩, 기, 기분 좋은가?”

“네, 스승님. 최고입니다.”

시우의 대답을 들은 엘로아의 입에 활짝 미소가 걸렸다.

어떻게 이렇게 하는 짓 하나하나가 요망한지 빨리 다시 자빠뜨리고 싶은 충동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스승님 그 자세로 있어 보실래요?”

“이 자세로?”

팔꿈치로 상체를 지탱하고 침대 위에 엎드린 엘로아를 내버려 두고 일어났다.

등을 기대고 있었을 때도 보이긴 했는데 확실히 일어서서 보이니까 더 잘 보였다.

모양 좋고 탱글하기로는 그 어떤 여자와도 비빌 수 없을 것 같은 엘로아의 복숭아가 말이다.

그 복숭아 사이에 숨겨진 부드럽고 달콤한 속살을 기억하는 시우로서는 더 자제가 힘들었다.

“…….”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상한 듯이 엘로아가 숨을 죽인다.

시우는 엉덩이를 움켜쥐고 엄지로 아래를 슬며시 벌렸다.

꼬옥 다물렸던 엉덩이 두 짝이 벌어지자 비밀스럽게 감춰있던 보지와 찬바람에 닿자 움찔거리는 복숭아 꼭지가 보인다.

“…하, 하지 말게….”

엘로아는 손을 뒤로 뻗어 시우의 손목을 잡았다.

아까 자신만만해하던 모습이 어디 갔는지 곧장 수줍은 소녀로 돌아갔다.

그리고 시우는 금방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조금 더 벌려보자 아까 시우가 정성 들여 닦아주었던 엘로아의 꽃잎이 다시 꿀물에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젖으셨네요.”

“워, 원래 안에 있던 게… 흘러나온 거라네….”

“정말요? 저한테 거짓말하시는 건 아니죠?”

“…….”

엘로아는 휙 앞을 보았다.

푹 고개를 숙이더니 개미 목소리만큼 작게 웅얼거리는 엘로아.

“사, 사실… 입으로… 하다가 젖었네…. 그대에게 보이기 부끄러워… 거짓말하였네….”

치밀어 오르는 민망함에 엘로아의 귀가, 그리고 엉덩이가 벌겋게 변한다.

애무를 당한 것도 아니고 애무를 해주면서 이렇게 펑 젖다니.

시우가 어떤 눈으로 바라볼지 걱정스러웠다.

“…너무 밝히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가?”

“네, 조금 변태 같은걸요?”

“으으, 그대만 하겠는가!”

시우의 솔직한 대답에 뒤를 휙 돌아보며 쏘아보는 엘로아.

이상한 말을 하게 하고, 묶어 놓고 하게 하고 실컷 이상 취향을 보였으면서….

“하앗…!”

하지만 울컥했던 엘로아의 가슴은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아까까지 그녀를 쾌감의 불길 속에서 들들 볶던 자지가 쑤욱, 젖은 꽃잎을 가르며 삽입되었기 때문이다.

후들후들 떨리는 엘로아의 등 위에 엎드리듯 몸을 눕힌 시우가 웃으며 말했다.

“저는 밝히는 여자가 좋던데. 스승님도 그렇게 되어주실 수 있나요?”

변태가 되라고?

억지도 정도가 있다.

절대로 안 될 일이다.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드리면 좋겠어요?”

“……”

곧장 던져진 질문에 엘로아는 한참 망설이다가 답했다.

“아까처럼… 기절할 때까지… 시우 자지로… 내, 보… 보…보지… 푸욱푸욱… 해주….”

그러나 시우의 부탁이라면…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다.

“…세요….”

시우의 깜짝 놀란 듯한 반응을 느끼며 엘로아는 수치심을 견디지 못하고 이불에 고개를 푹 파묻었다.

EP.317 #70_사랑보다 먼 제자보다는 가까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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