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311화 (311/917)

#311

1.

시우는 엘로아 몸 곳곳에 키스하는 것을 마다치 않았다.

작고 탄력 넘치는, 그러면서도 여성스러운 부드러움을 자랑하는 몸 전체를 도배하듯 정성껏 애무한다.

그런 애무를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받아낸 입장에선 온몸이 흐물흐물 녹아내릴 수밖에 없었다.

전신의 뼈와 근육이 사라진 것 같다.

어느 곳 하나 제대로 힘이 들어가는 곳이 없다.

처음에는 키스가 그저 좋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받는 듯한 느낌.

부드러운 입술과 혀가 피부를 훑을 때 주는 관능과 흥분감에 이리저리 몸을 비틀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시우의 행동 패턴을 파악할 수 있었다.

시우는 분명 엘로아에게 애무를 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직관적인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성감대에 애무를 가하지 않는다.

가슴을 혀로 살살 애무하다가도 젖꼭지는커녕 유륜에 닿을 것 같은 기미만 보이며 얄밉게 슬며시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

다른 곳은 제 몸을 주무르듯이 손을 가져다 대면서, 애액으로 듬뿍 젖어 속이 전부 비칠 지경이 된 팬티에는 얼씬조차 안 한다.

“하아…하아… 하으….”

엘로아가 아무리 허리를 들썩이고 축축하게 젖은 허벅지를 이리저리 비벼도 시우는 고지식할 정도로 단조로운 애무를 이어나갔다.

또 다시 혀가 매끄럽게 엘로아의 가슴 위를 구른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위로 와준다면 파렴치하게도 빳빳하게 서버린 젖꼭지에 닿을 것이다.

입술을 깨물고 숨을 참던 엘로아는 다시 저 멀리 사라지는 입술을 보며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었다.

“하으으으….”

왜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걸까?

이렇게 애태우기만 하면서 팬티조차 벗겨내지 않는 걸까?

흥건하게 젖어가는 비소와는 달리 목이 바짝바짝 마른다.

애달픔마저 느끼게 하는 저릿함은 이미 취기 이상으로 엘로아를 허덕이게 만들고 있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헐떡이게 만들 셈일까?

“시…시우….”

치골에 걸려있는 팬티 끈을 이로 물었다 놓으며 장난치던 시우가 엘로아를 올려본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것처럼 천연덕스러운 말투였다.

“네, 스승님.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하실 말씀이 있냐고?

당연히 있다.

이제 다른 곳도, 더욱 부끄러운 부위도 그 입과 혀로 희롱해달라고.

차라리 빗물 터널에서 그랬던 것처럼 뜨거운 물건을 넣어달라고 아양을 부리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있을 리 없지 않은가?

“아무것도, 아…아니네….”

시우의 앞에 옷을 벌고 발라당 누운 것만 해도 말 못 할 용기와 다짐을 요구했던 행위다.

일전에 샤론이 했던 것처럼 유혹의 어구를 입에 담는다거나 먼저 그 이상의 행위를 조르는 것은 차마 할 수 없었다.

“흥…흐으으….으읍….”

결국 합죽이가 된 채 애무 인 듯 애무 아닌 애무 같은 키스를 받는 엘로아.

5분이 채 지나기 전에 엘로아는 아주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그녀가 원하는 것을 시우가 눈치채지 못하게끔 완곡하게 유도하는 것이었다.

“시, 시우.”

“네, 스승님.”

“그, 그대는… 괜찮은가?”

엘로아의 시선이 힐끗 시우의 바지를 향했다.

24인용 텐트를 친 것처럼 우람한 기둥을 자랑하는 다리 사이.

엘로아가 참는 만큼 시우도 참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는 충분합니다.”

“그런…가?”

“잔뜩 취하셨는걸요. 아무리 스승님을 가지고 싶다 해도 허락도 받지 않고 함부로 할 수 없는 노릇이죠.”

‘옷을 홀딱 벗겨 놓고 물고 빠는 건 허락을 받지 않아도 괜찮은 겐가?’라고 되묻고 싶은 충동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이 일은 전부 엘로아가 자초한 것이다.

눈을 질끈 감고 다시 숨을 색색 내쉬었다.

길고 예쁜 색의 속눈썹이 나비의 더듬이처럼 파르르 떨렸다.

비장의 한 발이 물로켓보다 허무하게 무산되자 울상이 된 엘로아.

분명히 오늘만큼은 모든 것을 허락한다 전했던 것 같거늘.

시우가 의미를 잘못 받아들인 건 아닐까? 하는 의문마저 생긴다.

어지럽다.

뜨거운 위스키의 열기에 그보다 더 뜨거운 애욕(愛欲)의 열기가 더해지자 열사병에 걸린 것처럼 현기증이 났다.

만져주었으면 한다.

더듬어주었으면 한다.

뭐가 됐건 제발 좀 더 해주었으면 좋겠다.

본능에 잡아먹혀 흐릿해진 이지 속에서 엘로아는 미칠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

“시우…!”

참다못한 엘로아가 시우를 불렀다.

마침 배꼽을 간질이던 시우는 위를 올려보았다.

엘로아는 차마 그의 눈을 보고 말할 수 없어 시선을 내리깐 채 속삭였다.

사실 속삭였다기보단 수치심에 목소리가 말려 들어 간 것에 가깝지만.

“다, 달리… 키스하고 싶은 곳은… 없나…?”

“스승님 못 들었습니다.”

“달리… 키스하고 싶은 곳은… 없느냐고 물었네….”

“키스하고 싶은 곳이요?”

엘로아가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수치심과 부끄러움에 머리가 터져 폭사할 것 같았다.

“스승님은 더 원하시는 곳이 있으신가요?”

하지만 시우는 그런 엘로아의 모습을 보면서도 더욱 의뭉을 떨었다.

엘로아는 울컥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야속하다.

다 알고 있으면서 굳이 그 말을 확답받으려 들다니.

그를 만나 처음으로 뒤통수를 한 대 쥐어박아 주고 싶은 충동이 들끓었다.

“아….”

엘로아가 이런 저런 잡생각에 정신이 팔려있던 그 순간 시우의 손이 팬티를 향한다.

고무줄을 잡고 능숙하게 리본을 꺼내 허리를 들어 올리더니, 처참한 몰골이 되어버린 팬티를 스스륵 벗겨내었다.

동시에 드러나는 엘로아의 슬릿.

어스름한 불빛 아래서도 확실히 보였다.

이 안은 소중한 곳이라고, 절대로 보여줄 수 없다고 주창하듯 완고하게 닫혀있는 도톰한 대음순.

마카롱처럼 예쁜 모양의 보지가 설탕 시럽을 코팅한 것처럼 반짝이고 있는 것이 말이다.

손가락 길이 정도의 균열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저 혼자 껍질을 삐져나와 발아한 앙증맞은 새싹이 보였다.

성감대가 빼곡하게 응축된 쾌락의 새싹은 한껏 달아올라 극도로 민감해진 상태.

살랑거리는 숨이 닿았을 뿐인데 엘로아의 탱글한 허벅지 안쪽이 움찔거리는 것이 보였다.

엘로아는 숨이 턱 막히는 수치심에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렸다.

젖어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서늘해지는 하반신과 시우가 들고 있는 팬티를 보니 음란한 몰골을 보이고 있다는 실감이 확 와닿은 것이다.

“스승님 이건….”

시우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엘로아의 팬티를 들어 보였다.

지금은 그녀가 부끄러워하는 작은 몸동작 하나하나가 미칠 듯이 사랑스럽다.

조금 더 곤란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작은 가학심이 피어오를 만큼 말이다.

엘로아는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변명을 하며 도리질 쳤다.

“땀이라네… 땀….”

“…….”

“다 알고 있었지… 않는가….!”

그렇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꼼꼼히 애무하던 시우가 몰랐을 리 없다.

마음 같아서는 시우를 떠밀고 밖으로 도망가고 싶었다.

“죄송합니다 스승님. 제가 실수했네요.”

실수?

그건 또 무슨 말인가?

“이렇게 되신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정리해 드릴 걸 그랬네요.”

“아니아니아니아니, 내가 할 수 있네…. 하으으으읏…!”

뒤늦게 그 말의 의미를 깨닫고 시우를 저지하려던 엘로아.

그녀의 허리가 튕겨 오른다.

두 발이 쥐가 날 정도로 뻣뻣하게 펴지며 몸서리친다.

-츄웁… 츄르릅…

시우는 지금 애액으로 엉망진창이 되었을 게 분명한 엘로아의 보지를 혀로 핥았기 때문이다.

음부라고는 해도 모든 곳이 동등한 쾌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애액에 퉁퉁 불어버린 외음부는 허벅지 안쪽과 민감도가 비슷하다.

그러나 엘로아는 너무 오랫동안 애태움을 당했다.

또 ‘부끄러운 곳을 혀로 핥아진다’라는 성적 흥분이, ‘더러운 곳을 빨리고 있다’라는 수치심이 엘로아의 머리에서 알록달록 반짝인다.

“시…시…시우….”

달달 떨리는 엘로아의 목소리.

그리고 구불구불 올라오던 시우의 혀와 입술이 마침내 엘로아 최고의 약점.

위험할 정도로 뾰족하게 솟아있던 클리토리스에 닿자.

“히… 우우우웃…!”

엘로아의 허리가 망측하게 앞뒤로 흔들렸다.

굳게 닫혀 있던 보짓살이 꿈찔거리며 애액을 토해냈고, 엘로아는 허리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아득한 탄성을 내뱉었다.

“다른 곳에 키스해드리는 것보다. 여기를 유독 좋아하시네요.”

“흐으읏…! 으으읏…! 하아앙…!”

시우의 능글맞은 웃음소리.

엘로아는 느릿하게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시우는 머리 냄새를 맡게 하면 상당히 많은 부분 자제력을 상실한다.

그리고 오늘 밤 몇 번이고 엘로아와 붙으니 떨어지니 하며 그녀의 체취를 듬뿍 들이마셨을 것이다.

즉, 시우는 지금 엘로아가 아는 시우와는 조금 다르다.

-쪽! 쪼옥! 쪽!

“흐이익! 시우웃…! 그마아한…!”

그 뒤는 예전에 했던 것과 같았다.

가볍게 뽀뽀하듯 엘로아의 음핵을 빨아당기는 시우의 입술.

표피가 완전히 벗겨져 나간 클리를 사정없이 난도질하는 혀 놀림.

차이점이 있다면 지금 엘로아는 몇 날 며칠을 혼자 외로워했으며, 한 시간이 넘는 감질나는 애무 탓에 욕정이 끝까지 차오른 상태였다는 점이다.

쾌락으로 이루어진 칼날이 몸을 푹푹 찔러대는 것 같았다.

눈앞에서 번쩍거리며 불꽃이 튀었다.

-쪼옥! 쪼옥! 쪽!

“흐긋! 시.. 시우웃…! 머, 멈춰주…게…! 하아아앙!”

“그런 말씀 마세요. 이렇게 좋아하시는데요?”

그 탓에 이런 꼴사나운 목소리로 울부짖으며 벌어진 다리를 덧없이 휘저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엘로아는 그저 잡아먹히기 딱 좋은 상태로 숙성된 한 마리의 암컷에 지나지 않았다.

“흐아, 하, 하나도 안 좋네…! 제바…제…”

애원하던 엘로아의 목소리가 뚝 멎었다.

엉덩이는 단단하게 굳고 숨은 멈춘 상태.

거대한 폭발 같은 것이, 아랫배에 차곡차곡 쌓여있던 뜨겁고 달콤한 불길이 몸을 불살랐다.

동시에 멈췄던 시간이 다시 흐른 것처럼 엘로아가 몸부림치기 시작한다.

“흐하아아앙!!!!”

-쾅!

강제로 젖혀진 머리가 침대 프레임에 부딪혔지만 통증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두 손에 집힌 시트는 구깃구깃하게 구겨져 찢어질 지경이 되었다.

갔다.

혼자서 했던 것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성대하게 갔다.

심지어 시우와 성교를 통해 절정에 도달했을 때만큼이나 기분이 좋았다.

엘로아의 허리가 관능적으로 꿈틀거린다.

깨끗하게 핥아주었음에도 다시 축축해진 보지에서, 애액 방울을 하얀 시트 위에 튀기며, 절조 없는 절정의 춤을 춘다.

쾌감을 견딜 수 없다는 듯, 미칠 듯이 발발 떨리는 엘로아의 추태는 20초가 넘게 이어졌다.

“하아…하아…하아….”

가쁘고 오르락내리락하는 제 가슴을 숨길 여력도 없어 보였다.

잔뜩 헝클어진 엘로아의 머리카락이 베개를 금실처럼 수놓았다.

온몸에서는 진땀이 배어 나오고, 쾌락의 여운이 남아있는 보지는 간헐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더욱 큰 쾌락을 요구했다.

엘로아는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만약 자신이 마녀가 아니었더라면.

그러니까 불필요한 노폐물을 배출하지 않는 ‘영체’가 아니었더라면…

조금 전 오르가즘을 느낄 때 틀림없이 이 시트 위에 대참사를 일으켰을 것이라고.

한 시간의 전희와 능숙한 시우의 테크닉, 그리고 엘로아의 오랜 금욕 생활은 요도와 방광에 힘이 풀려버릴 정도의 쾌감을 선사해주었다.

절정 이후의 뭉근한 행복감.

최고급 침대에 몸을 파묻은 듯한 나른함이 엘로아를 덮친다.

흐릿한 초점 끝에는 빙글빙글 웃고 있는 시우가 보였다.

어느새 옷을 벗었는지 알몸이 된 시우였다.

그의 탄탄한 근육과 기이할 정도의 위용을 자랑하는 아랫도리가 껄떡이고 있다.

엘로아는 두려움을 느꼈다.

지금 이대로 저것에 꿰뚫린다면…

과연 이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조금은 쉬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시우가 입으로 해주는 동안 은근히 몸을 뒤로 빼며 침대 끄트머리까지 올라간 엘로아.

시우는 그런 엘로아의 허벅지를 당겨 아래로 쑥 옮겼다.

“스승님은 클리토리스에 키스해드리는 걸 더 좋아하시네요. 좋은 걸 배웠어요.”

“그…그게…. 아니라….”

이렇게 민감해진 상태로 저 커다란 물건에 박힌다는 위기감.

그리고 시우의 은근한 놀림으로부터 오는 수치심에 엘로아는 어쩔 줄 몰라 했다.

시우는 뻣뻣하게 뻗어있는 엘로아의 허벅지를 잡고 부드럽게 벌렸다.

저항도 없이 유연하게 M자를 그리며 벌어지는 다리.

-쩌업

단단히 맞붙어 있던 엘로아의 보지도 슬며시 벌어지며 핑크핏 보짓구멍을 노출했다.

워낙에 흠뻑 젖어 있던 탓에 그것만으로 입맛 다시는 소리가 났다.

“스승님, 항상 이것저것 지도해 주셔서 감사해요.”

“히윽!”

뜨거운 물건이 빵빵하게 발기한 클리에 닿자 엘로아는 허리를 흠칫 떨며 움츠러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칠칠치 못하게 벌어진 다리까지 오므리고 싶지만.

그것은 다리를 단단히 붙잡은 시우가 허락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제가 가르쳐드릴 게 더 많은 것 같네요.”

시우의 물건이 엘로아의 작은 균열을 따라 위아래로 비벼지기 시작했다.

EP.314 #70_사랑보다 먼 제자보다는 가까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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