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
1.
조수님과 함께 오후 피크닉을 갈 예정이었던 오딜과 오데트.
해가 지기 전에 얼른 놀러 가자며 닦달하는 쌍둥이에게 시우는 조용히 양해를 구했다.
같이 놀기에 앞서 샤론이 잘 지내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조금 분하기는 해도 샤론 언니가 보는 앞에서 키스라는 선취점을 달성한 오딜은 시우를 놓아주었다.
“언니! 이렇게 쉽게 보내주면 어떡해?”
“오데트 진정해. 나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사실 아까 조수님이랑 키스할 때 샤론 언니가 보고 있었어.”
“정말?”
“그럼! 아무렴 내가 아무런 생각도 없이 대뜸 키스했을까?”
“역시 언니야!”
뜻밖의 견제를 깨닫게 된 오데트의 얼굴이 화색이 되었지만.
사실 암투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이럴 게 아니라 조수님을 쫓아가자.”
“왜?”
“바보야! 일단 샤론 언니랑 만나서 뭘 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할 것 아니야.”
샤론 언니가 제 입으로 말하길 조수님과 섹스하는 친구 사이라 했다.
하지만 둘이 만났을 때 어떤 분위기인지, 어떤 식으로 서로를 대하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보다 확실하게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은 없다.
“좋아! 나한테 오르골도 있으니까 지금 당장 가자!”
그리하여 시작된 미행.
샤론이 머무는 별장으로 발걸음을 옮긴 시우의 뒤를 밟았다.
그리하여 마주하게 된 상황이 지금.
바로 이 상황이다.
“아무것도 못 하긴 뭘 못해? 이렇게 쪼이고 있으면서.”
“그건…하으읏… 그건… 시우가 샤론이 자꾸 깨무니까… 꺄항…!”
“닥치고, 넌 가만히 자지나 잘 조이면 돼….”
샤론과 시우가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방 테라스.
그 커튼 뒷자락에서 모든 과정을 보고 있는 것이다.
“으드드득…!”
“후욱… 후욱…!”
분기탱천한 기세로 치맛자락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창문 너머를 노려보는 쌍둥이.
그래도 좀 사전 지식이 있는 쌍둥이였던지라 시우의 말투 자체에 경악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엿보이는 풍경이 아무렇지 않은 것도 아니다.
사실 오르골의 은폐 성능이 뛰어나긴 해도 커튼에는 분명 쌍둥이의 그림자가 비치고 있을 것이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들킬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혀 들킬 기색이 없다.
그만큼 조수님은 샤론 언니의 몸에 열중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우리 집 별장에서… 우리 집 침대에서…! 언니! 이대로 있을 거야?”
“가만히 있어 봐.”
“샤론 언니가 조수님한테 끼 부리는 거 봐! 방금 뭐라는지 들었어? 자기보고 ‘샤론이’래 샤론이!”
오데트는 오딜이 만류하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뛰쳐나갈 기세로 투레질을 했다.
그도 그럴 게 두 사람은 정말 사랑하는 연인처럼 열렬히 서로를 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쌍둥이처럼 뒤로만 하는 게 아니라 정상적인 방법으로 하나가 된 채,
아까 밖에서 나눴던 키스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진득하게 혀를 섞으며,
특히 오늘 오전에 샤론이 자랑했던 커다란 가슴을 아주 좋아죽겠다는 듯이 물고 빨면서!
“일단 있어 보라니까!”
“왜 말리는 건데!”
오데트는 답답하다는 듯이 투덜거렸다.
“들어가서 뭘 어쩌려고?”
“당연히 우리도 저기에 껴야지!”
“그럼 우리가 미행했다는 사실도 들키고, 훔쳐보고 있었다는 사실도 들키는데? 거기에 만약 조수님이 우리랑 그렇고 그런 것까지 한다는 걸 샤론 언니가 스승님께 말하면?”
“으으, 그렇다고 이렇게 보고만 있어야 해?”
오딜은 생각보다 냉철하게 작금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조수님과의 관계는 예전과 상황이 다르다.
게헨나에서 노예 생활을 하며 좋든 싫든 쌍둥이의 억지에 어울려 줄 수밖에 없던 시우는 이제 어엿한 게헨나의 일원이 되었다.
게다가 목숨까지 두 번이나 빚진 이상 전처럼 간택하듯이 조수님과 놀 수 있는 입장이 아닌 것이다.
샤론 언니는 시작에 불과하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게 될 것이다.
예전처럼 막무가내 밀어붙이는 건 뒤바뀐 정세를 파악하지 못하는 하책이다.
오딜이 차분하게 설명하자 오데트도 일단은 잠잠해졌다.
“게다가 너, 지금 당장 저거 이길 자신 있어?”
“저거?”
“저 흉악한 물건을 봐.”
오딜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을 쪼르륵 쫓아간 오데트의 눈에 시우가 한껏 움켜쥔 샤론의 유방이 들어온다.
“조수님이 키스부터 섹스까지 한 번도 손 안 뗀 저거 말이야.”
오딜의 말대로 시우는 샤론의 가슴을 주무르거나, 깨물거나, 와락 움켜쥐거나, 쭙쭙 빨며 성교를 이어가고 있었다.
당장 오늘 그 천상의 부드러움과 매혹적인 감촉을 알게 된 쌍둥이 앞에.
게헨나 기준 꽉 찬 E컵, 윗가슴 밑가슴 차이 22.5cm는 아득한 철의 장벽처럼 느껴졌다.
“하아아아앙…!”
창문이 쨍그랑쨍그랑 깨질 정도로 커다란 샤론의 신음과 함께 질내사정이 끝났다.
쌍둥이는 분을 삭이면서 기웃기웃 안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거친 운동으로 미끈거리는 몸을 찰싹 겹친 채 서로 진득한 키스를 나누는 시우와 샤론.
그렇게 침대에서 뒹굴거리더니 아직도 뻣뻣한 느낌이 전혀 죽지 않은 자지가 샤론의 흠뻑 젖은 다리 사이에서 빠져나온다.
“내가, 깨끗하게 해줄게… 하아….”
침대에 걸터앉은 시우의 다리 사이로 슬그머니 기어들어 간 샤론.
그 뒤통수가 앞뒤로 천천히 움직인다.
여느 때처럼 애액과 정액으로 잔뜩 지저분해진 시우의 물건을 깨끗이 청소해주는 것이다.
“…….”
“…….”
지금껏 분해하기만 하던 쌍둥이도 얌전하게 변해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순산형 골반과 하트모양 엉덩이를 살포시 짓누르는 발꿈치.
건강한 기립근과 겨드랑이 사이로 언뜻언뜻 내비치는 야릇한 옆 가슴.
바닥에 꿇어앉은 채 보지에서 정액 방울을 뚝뚝 떨어뜨리는 샤론의 뒤태는 동성이 보아도 매력적이었다.
무척이나 음란했고 말이다.
“야하긴 야하다….”
“그러게….”
아주 정성껏 시우의 아랫도리에 봉사하는 샤론.
혀를 이용해 기둥 밑부터 귀두까지 꼼꼼하게 닦아주는 것은 물론 부드러운 손길로 대딸을 쳐주며 불알 밑까지 꼼꼼하게 청소해주었다.
츄릅츄릅 침소리가 나는데도 부끄러워하는 기색 하나 없다.
다 끝났나 싶었는데 이어지는 대사.
“오랜만에 시우가 좋아하는 것도 해줄까?”
그렇게 말한 샤론의 뒷모습이 변했다.
뒤에서 볼 땐 양 팔꿈치를 날개처럼 좌우로 뻗은 모양이었다.
“저건 뭐 하는 거지?”
“무슨 자세야 저게?”
“시우는 가슴으로 해주는 거. 좋아하잖아. 츄웁….”
뻣뻣하게 선 자지를 부드러운 가슴으로 감쌈과 동시에 튀어나온 첨단은 입으로 쪽쪽 빨아주는 샤론.
거근과 거유가 만나야만 볼 수 있는 파이즈리 펠라치오다.
어리둥절해하던 쌍둥이는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이 무엇인지를 가까스로 알아차렸다.
샤론 언니는 가슴으로 조수님의 자지를 애무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건 섹스를 나누는 장면을 보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충격이었다.
왜냐하면 저건 쌍둥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해줄 수 없는 것’이니까.
노력의 여부를 막론하고 신체적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그렇게 잠깐 애무 타임이 끝나자 시우와 샤론은 다시금 몸을 겹치고 있었다.
2차 전에 들어가려는 것이다.
“돌아가자 오데트.”
“…우리 아직 아무것도 못 했는데…?”
긴 침묵이 끝나고 오딜이 입을 열었을 때 오데트는 거의 울먹이고 있었다.
이미 조수님을 빼앗겨버린 것이 확정되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런 오데트의 손을 오딜이 잡아끈다.
그 손끝에는 결연한 의지와 포기를 모르는 자의 고집이 서려 있었다.
“포기하지 마 오데트.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어.”
“어, 언니… 하지만…. 난 가망이 보이지 않는걸…?”
오딜은 자포자기한 오데트의 어깨를 콱 눌러 잡으며 물었다.
“오데트, 내 이름이 뭐지? 내 이름을 말해 봐.”
“언니, 갑자기 그게 무슨….”
“내가 누구냐고, 어서 말해 봐.”
괜스레 주눅이 든 오데트가 우물쭈물거리며 답했다.
“오딜 언니지. 오딜 제머나이….”
“그래, 난 오딜 제머나이. 포기를 모르는 견습마녀지. 그리고 너도… 오데트 제머나이야.”
오데트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언니를 바라보았다.
때마침 불어온 바람이 오딜의 흑발을 펄럭이게 한다.
“지레 겁먹고, 체념하고, 포기하고… 그런 건 제머나이와 어울리지 않아.”
“언니….”
“아무리 모진 시련이 찾아와도 낙담하지 마, 고개 숙이지 마. 정찰을 끝냈으니 작전을 짜야지. 우리도 우리만 할 수 있는 걸 찾아보는 거야.”
오딜의 멋진 격려는 마음이 꺾이려던 오데트의 마음을 지탱해주었다.
오데트는 오딜과 눈을 마주친 채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준비해보자.”
“그래, 그래야 내 여동생이지.”
그렇게 사이좋게 우애를 다진 쌍둥이는 뜨거운 섹스를 이어가는 샤론과 시우를 못 본 채 하며 사라졌다.
2.
오랜만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샤론이 철저한 금욕 생활을 유지해왔기 때문일까?
샤론의 속살은 그 어느 때보다 끈적하게 자지를 휘감아왔다.
박아주는 그 순간부터 불알의 정액을 싸는 순간까지 확실하게 책임지고 꽉꽉 조여온다.
그야말로 영혼을 사정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말이다.
샤론의 안에 질펀하게 사정한 뒤 여전히 물건을 끼운 채로 침대에서 껴안았다.
풍요로운 가슴이 애드 온 된 샤론의 매끈 탱글탱글한 몸은 세상 어떤 쿠션에도 비할 수 없는 포근함을 안겨주었다.
“하아… 너무 행복하다….”
“그동안 잘 지냈어?”
시우의 가슴팍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얼굴을 비비는 샤론.
행복감 가득한 그 미소에 자연스럽게 함께 웃게 된다.
“물론이지, 너 없는 것만 빼면 최고였어. 너도 나 보고 싶었어?”
“그래서 헐레벌떡 찾아왔잖아. 데리러 오려고.”
눈꺼풀이 무거워질 정도로 격렬한 섹스 이후 필로우 토크.
샤론이 가장 좋아하는 순간 중 하나였다.
정말로 연인 같다고 생각하게 되니 말이다.
“나 위계도 다 회복했다? 이것도 다 너 덕분인 것 같아서 너무 기뻐.”
“암, 내가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너라면 꼭 될 줄 알았어.”
왜 쌍둥이와 키스하는 사이라는 걸 숨겼을까? 라는 의문에서 느꼈던 섭섭함 따위는 가뿐히 사라졌다.
애초에 다짐하지 않았던가?
시우가 다른 여자와 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돌아와 주기만 한다면 그를 구속하지 않기로.
그리고 시우가 이렇게 돌아왔다.
듣자 하니 쌍둥이가 놀자는 것도 뿌리치고 곧장 샤론을 만나러 왔다고 한다.
그 사실이 뭔가 기쁘기 짝이 없었다.
“아, 맞아. 그런데 사실… 나 앞으로 쌍둥이 가르치게 될 것 같아. 그걸로 빚도 전부 탕감해주신다고 하더라고.”
“그래? 잘됐네. 친하게 지내면 좋지.”
샤론의 말에 시우는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해 줬다.
그러나 샤론은 마냥 아무런 걱정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몽실몽실 부풀어 오른 행복감도 샤론의 가장 큰 근심을 지울 순 없었다.
그 근심이라 하면 바로 알비레오 백작과의 계약 내용이었다.
시우를 만나자마자 샤론이 한 행위는 어떤 측면에서 해석해도 ‘거리를 두겠다’라는 다짐과 동떨어진 행위였으니 말이다.
말하자면 계약 위반이 된 셈.
모로쇠로 일관하려면 할 수 있겠으나 샤론은 기본적으로 성실한 성격이다.
무단으로 약속을 어겨버렸다는 점을 이미 신경쓰고 있었다.
“응, 그래서 아마… 예전처럼 자주 같이 지내지는 못 할 거야.”
슬프지만, 조금은 속상하지만 그래도 시우에게 말해야 한다.
그래도 전처럼 막막하진 않았다.
반드시 시우가 돌아와 줄 것이라는 확신 비스름하게 생겼으니까.
이것도 나중에 가면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대로 좋다.
“그래?”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시우는 시계를 확인했다.
5시.
쌍둥이가 말하길 8시에 만찬이 열린다니 아직 2시간 정도는 넉넉하게 여유가 있다.
“그럼 여유 있을 때 더 해 둬야겠네.”
“꺄악! 갑자기 던지지 말라고!”
“한 번 더 하기 싫어?”
“좀 쉬자! 응?”
그렇게 샤론을 휙 뒤집어 침대에 던진 시우는 엉금엉금 기어가며 도망치려는 샤론의 허리를 콱 붙잡고 세 번째 라운드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