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280화 (280/917)

#279

1.

에아 사달멜리크.

추방자 사이에서도 악명높은 그녀는 아멜리아에게 패퇴했다.

이후 환생의 고치로 부활한 대가로 15 위계가 되었다.

아슬아슬하게 자율방어를 발동시킬 수 있는 상태에서 각성 상태의 시우와 만났고 또 패배해 마법을 삥 뜯긴 끝에 13 위계로 추락.

너덜너덜해진 몸을 이끌고 현세로 돌아왔다.

온갖 패악질을 부리고 다닌 에아의 부고 소식에 돌아온 것이 심심한 위로일 리 없다.

에아가 죽었다는 소문이 퍼지자마자 전 세계 곳곳에 마련해두었던 공방과 돈줄이 습격을 당했다.

그녀가 은닉하고 있던 자산들도 애초부터 자금추적이 끝나있던 것인지 정말 갖갖은 수단에 의해 탈탈 털려나갔다.

이제껏 사달멜리크의 보복이 두려워 알면서도 모른 척했던 보물고에 하이에나들이 몰려온 것이다.

그러나 하소연할 곳 따위는 없다.

도리어 죽었다고 알려진 것이 다행일 지경이다.

친구나 아군은커녕 적들만을 쌓아온 에아는 수많은 공적과도 적대관계였고, 당장 13 위계로 몰락한 ‘물병자리의 마녀’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평소엔 그녀와 눈 마주칠 생각조차 못 했던 마녀조차 그녀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될 테니 말이다.

사방이 적인 환경 속에서 호문쿨루스를 사냥하며 연구자료를 축적한 뒤, 견습마녀나 약소 마녀를 습격해 위계를 회복하려던 에아의 당찬 포부는 욕망의 마녀 ‘비앙카 벨릴리’의 손아귀에 걸려듦에 따라 무산되었다.

“진짜 귀엽다니까. 예전에도 귀여웠는데 요즘은 더 귀여워.”

“…….”

비앙카는 무릎 꿇은 채 굴욕으로 일그러진 에아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마치 귀여운 개를 어르는 듯한 태도다.

무수히 많은 추방자를 공포에 떨게 했던, 갖은 공적들 사이에서도 실력 하나로 제 밥그릇을 챙기던 에아가 꼴사나운 메이드 복장을 입게 될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터.

그녀를 위해 주문 제작한 메이드복은 높은 완성도와 좋은 소재에 대비해 천박한 디자인의 끝을 달리고 있었다.

허벅지는커녕 음부조차 제대로 가려주지 못하는 짧은 치마 기장과 가슴을 훤히 드러내며 도리어 강조하는 오픈 코르셋.

그리고 머리에 얹어진 카츄샤.

심지어 다리 사이를 가려주어야 할 팬티 따위는 없다.

드문드문 나 있던 거웃도 치욕스럽게 제모된 나머지 반들반들한 백보지가 되어 언제나 비앙카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상시 노출되어 있다.

몇 개월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 모멸감에 어깨를 바들바들 떨면서도 에아의 눈에는 이전처럼 표독스러운 빛이 돌지 않았다.

이미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이다.

에아가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것은 어쨌거나 비앙카가 그녀를 숨겨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비앙카의 비호 아닌 비호 밖으로 벗어나는 순간 몇 배는 끔찍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음을.

지금으로서는 비앙카의 순종적인 성 노리개가 되어 와신상담하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언제나 마음과 행동이 평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표정이 왜 그래? 우리 약해빠진 에아한테 예쁜 옷도 입혀 주고, 침대에서 편히 잘 수 있게도 해주고, 다른 마녀들에게서 숨겨주고, 먹고 싶은 것도 죄다 먹을 수 있게 해주잖아.”

“…….”

에아를 고개를 떨굴 뿐 대답하지 않는다.

이미 몇 개월 동안 비앙카에 의해 철저하게 농락당했다 한들 과거 사이가 좋지 않던 비앙카를 상대로 말 잘 듣는 개처럼 구는 것은 도저히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열열히 구애하던 비앙카를 에아가 일방적으로 무시해왔을 뿐이지만.

“이거 안 되겠네.”

비앙카는 한숨을 푸욱 쉬더니 에아를 톡 밀쳤다.

고작 그것만으로 에아는 중심을 잃고 털썩 쓰러졌다.

에아의 머리에 쓰여있는 프릴 장식이 한껏 매달린 카츄샤는 평범한 물건이 아니다.

본디 머리띠 형태를 한 ‘종속의 고리’, 마력의 운용을 봉인하고 신체능력을 극한까지 억제하며 더불어 주인의 명령이라면 반드시 수행하게 하는 예장을 변형한 것이다.

온갖 아티펙트와 예장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비앙카에게 아티펙트의 외형을 바꾸는 정도의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물론 자율방어라도 남아있다면 손쉽게 저항할 수 있는 구속력이었지만 에아는 지금 13 위계이다.

결국 혼자서는 컵도 제대로 들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진 에아는 발라당 넘어진 채 제 음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수밖에 없었다.

“안 되겠어, 안 되겠어.”

“흡…큭…!”

비앙카는 솜털 하나 없이 매끈한 발을 들어 에아의 보지를 지근지근 밟았다.

마치 손을 사용하는 것처럼 능숙하게 도톰하게 솟은 클리토리스를 부드럽게 문지르며 성감을 자극한다.

에아는 어떻게든 발목을 잡고 애무를 중단시키려 했으나 비앙카는 얼굴에 미소도 흐트러뜨리지 않은 채 자신이 원하는 바를 해나갔다.

-찔걱! 찔걱! 찔걱!

“그 싸가지 없던 년이 이렇게 꿈틀거리는 벌레처럼 변하다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귀엽다니까.”

비앙카의 발이 점점 빨라짐에 따라 에아의 호흡도 가빠진다.

물소리는 점점 커지고 붉은 융단 위로 점차 얼룩이 번져나갔다.

“으극…! 주, 주인님… 그, 그만…”

참고 참으려던 에아도 결국엔 고집을 꺾었다.

이제껏 숱하게 많은 수모와 굴욕을 당했지만 고작 발 따위에 가버리는 것은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다.

명령이 내려진 대로 그녀를 주인님이라 부르며 애원했지만 비앙카는 멈추지 않았다.

도리어 에아의 불경함을 지탄하겠다는 듯 경악할만한 행위를 시작한다.

“기다려 봐.”

“으긋…! 흑…!”

푹 젖어있는 에아의 보지에 발을 비틀어 넣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폭이 좁은 하이힐을 신는 것처럼 발가락을 구겨 천천히 발끝을 밀어 넣는다.

“구두가 좀 작나? 잘 안 들어가는데? 발꿈치까지 넣으면 구겨져 버리겠어.”

“주인님! 주인님…! 미, 미안해! 내가 자, 잘못했어…!”

아무리 비앙카가 에아에 비해 키와 체구 모두 작다 한들 그곳에 발을 욱여넣은 수준은 아니다.

성기가 삐걱이면서 뼈가 박살날 것 같은 통증과 공포에 에아는 다급하게 애원했다.

미끄덩거리는 에아의 속살을 발로 맛보던 비앙카는 거의 울 지경이 된 에아를 바라보고 발을 천천히 빼냈다.

“좋아, 나는 관대하니까.”

그러더니 애액이 듬뿍 묻은 발로 에아의 얼굴을 천천히 밟기 시작한다.

체중을 실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제 체액이 듬뿍 묻은 맨발로 얼굴이 짓눌릴 때까지 꾹꾹 밟히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굴욕을 안겨주었다.

“핥아. 깨끗하게.”

“…알았어…”

그러나 방금 그 흉포한 협박을 맛본 에아에게 비앙카를 거스를 마음은 남아있지 않았다.

지금 사용한 반말도, 예전에 고고했던 에아의 편린도 맛보고 싶다는 비앙카의 요구일 뿐.

이미 에아는 그녀에게 대항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비앙카는 이미 22 위계에 달한 대마녀다.

에아가 전성기 시절 때도 함부로 싸움을 걸 수 없었던 까다로운 난적인 것이다.

조심스럽게 혀를 꺼내 핥짝핥짝 발바닥을 청소하는 에아.

그 모습을 보는 비앙카의 눈에서 뜨거운 열기가 뚝뚝 떨어진다.

말할 것도 없이 에아를 범하고 싶다는 육욕이었다.

에아가 발을 깨끗하게 청소했을 무렵 도로 자리에 앉은 비앙카.

물론 그냥 앉은 것은 아니고 에아를 일으켜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게 해 커널링구스 서비스를 받았다.

“그래서, 회의 내용을 듣고 조금 마땅찮던 표정이던데. 뭔가 궁금한 점이라도 있어?”

“한가지… 츄윱… 있어…”

“그래, 물어 봐.”

“굳이… 나설 필요가 있을까? 네가 없으면 나도… 위험하잖아.”

이제껏 비앙카는 속삭임의 마녀와 거리낌 없이 접촉해 왔다.

비겁의 마녀가 계획을 설계하는 과정부터 결국 숙원을 이루지 못하고 죽는 장면까지 원격 수정구로 일일이 관람할 수 있었으며, 그 밖에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 받았다.

다만 그 과정을 전부 지켜봤음에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도대체 왜 굳이 비앙카가 총대를 메었냐는 것이다.

어차피 시간을 들여 차분하게 기다린다면 알아서 해결될 일이다.

정말로 케테르가 움직일 수 없는 것인지, 비겁의 마녀 같은 미친 마녀가 나타나 확인을 해 주었겠지.

“아하? 우리 에아 내가 걱정됐구나? 기특해라… 하음…!”

“웁…우웁…웁….”

버터라도 발라놓은 것처럼 열심히 비앙카의 음부를 핥던 에아는 숨이 막혔다.

절정의 전조를 느낀 비앙카가 한쪽 다리로 에아의 뒤통수를 감싸며 다리를 바짝 조였기 때문이다.

“더! 더! 더! 하아앙…!”

비앙카가 절정에 도달하고, 그 덕에 왈칵왈칵 뿜어나오는 꿀물을 얼굴 전체로 받아내게 된 에아.

얼굴 전체가 애액으로 엉망이 된 에아는 다리 사이에서 간신히 빠져나와 숨을 헉헉거린다.

이 빌어먹게 약체화된 몸에겐 고작 이 정도의 괴롭힘도 버거웠다.

아무튼 이런저런 굴욕을 둘째치고 에아가 생각하기에 비앙카의 행동은 너무 과감했다.

속삭임의 마녀와 대화를 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비앙카가 보여준 행동은 마치 릴리스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 같았다.

다곤의 피리까지 내어주면서 비겁의 마녀를 충동하는 릴리스를 지원했으며, 이번에는 그녀의 말을 믿고 두 번째 실험의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숨을 헐떡이며 에아를 침대로 끌어들인 비앙카는 교미 중인 사마귀처럼 에아의 온몸 곳곳을 팔다리로 휘감는다.

“속삭임의 마녀는… 신용할만한 자가 아니라면서.”

“아아, 절대로 신용할 수 없지. 하지만 나는 릴리스의 존재 방식에 대해선, 남들보다 조금 더 이해하고 있어.”

비앙카는 에아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으며 애액 투성이가 된 에아의 얼굴을 정성껏 핥는다.

꺼림칙함에 얼굴을 찡그리는 에아의 옆에서 비앙카는 순순히 자기 생각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릴리스는 오직 혼돈을 위해 존재해. 어찌 보면 케테르와 정반대인 존재지. 혼란을 야기하고, 잘 풀려가는 일을 꼬고,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걸 엄청나게 좋아하는 거야.”

“그게 무슨 상관인데? 위험한 일이라는 건 변함이 없잖아.”

“후후, 케테르가 건재하다면 속삭임의 마녀도 움직이지 않았을 거야.

이렇게 일을 벌여놓고 난장판을 칠 준비를 하는 건 릴리스가 판단하기에 재미난 장난을 부리기 좋은 상황이라는 뜻이지. 이전처럼 케테르 혼자서 싹 정리하고 돌아가는 그림은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잖아?”

릴리스는 도락가이자 각본가이다.

그녀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모두가 혼란의 도가니에서 춤추고 있을 때 그 사이에서 피어오르는 유열에 기꺼워하는 자다.

그런 릴리스가 왁!하고 일어선 공적들이 케테르에 썰려 죽는 것을 보기 위해 이것저것을 준비했을까?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이다.

릴리스의 존재 방식은 자신과 유사한 구석이 많다.

어떤 의미로는 서로 비슷한 존재이기에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며.

따라서 이렇게 긴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그렇게 생각하며 비앙카는 에아의 머리카락을 하나하나 쓰다듬었다.

“조금 이해가 되니?”

“그, 그래도… 그 정도로 움직이기엔 보수에 비해 리스크가 너무 커.”

“그래, 맞아. 네 말대로야.”

그러나 에아는 납득이 가지 않은 듯 또다시 딴지를 걸었다.

하긴 다른 세 명의 마녀에게 요구한 물자는 목숨을 거는 대가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사소한 것들이었다.

“선물이라면 이미 받았거든. 너도 볼래?”

비앙카가 손바닥을 펼치자 그 위로 피어나는 아름다운 한 송이의 연꽃.

꽃잎 한장 한장을 크리스털로 만든 것처럼 은은하게 빛나는 그것의 정체는…

에아도 익히 알고 있는 것이었다.

비앙카의 옆에서 원격 수정구로 서울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지켜보고 있었으니까.

비겁의 마녀가 마지막 생명을 불태우며 지키려 했던 연꽃, 비록 크기는 훨씬 작았으나 그 현묘한 모양새를 착각할 리 없다.

“비겁의 마녀가 제단의 의식을 완성한 순간 릴리스가 빼돌려 준 물품이야. 더불어 이번 일의 보수지.”

“그럴 수가? 그렇다면 티페레트가 벤 것은…”

“그건 내가 미리 만들어 놓은 모조품이야.”

아무리 대담한 에아라지만 어안이 벙벙했다.

비겁의 마녀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무런 쓸모도 없는 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진 것이다.

“기왕이면 티페레트와 비겁의 마녀가 손을 잡고 학살을 자행한 뒤에, 실은 그 죄악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음을 깨닫는 장면이 보고 싶었는데. 조금 아쉬워. 물론 쓰레기를 지키려고 마지막까지 발버둥치던 필사적이고 비극적인 연극도 볼만 했지만 말이야.”

생각만해도 짜릿하다는 듯이 입술을 핥는 비앙카를 보고 에아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타인의 파멸과 절망을 한낱 유흥을 위해 먹어치우는 그녀의 모습에서 커다란 비틀림을 느꼈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질렸다는 표정을 짓는 거야. 난 너를 위해서 한 일인데.”

“날, 위해서?”

“그래, 비겁의 마녀가 만들어준 ‘연꽃’은 죽은 것을 되돌리는 것.

즉, 순리를 비틀어 과거를 수정하는 예장이잖아. 네 형편 없이 망가진 ‘아인’도 이걸 통하면 수정할 수 있다는 거지. 말 잘 듣는 멍멍이 에아가 아니라 물병자리의 마녀 에아 사달멜리크로 돌아가는 거야.”

“아…아아….”

저도 모르게 연꽃으로 손을 뻗으려는 에아의 손 앞에서 연꽃이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안 되지, 안 되지. 아직 은총을 베풀기에는 에아의 충성도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걸?”

“추…충성할게요…! 순종적인 개가 될게요…! 부디, 부디 자비를…”

에아는 허겁지겁 비앙카의 앞에 무릎꿇고 편히 누워있는 그녀의 손가락을 쭉쭉 빨았다.

언젠가 마법을 되찾아주겠다 약속했던 비앙카지만 허울뿐인 약속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저기에 희망이 있다.

돌아갈 수 있다.

숨죽여 살아가는 비참한 삶이 아니라, 적들을 오시하고 비웃던 영광의 시절로.

에아의 애교에 간지러운 듯이 웃는 비앙카.

“좋아, 앞으로도 말을 잘 들으면 너에게 ‘보상’을 줄게. 널 총애하는 내 마음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너도 거짓을 내려놓고 내게 복종하겠지.”

“물론이에요, 아니. 이미 복종하고 있어..요!”

“그러니? 한번 몸으로 보여줄래?”

허겁지겁 비앙카의 다리 사이로 기어들어 가는 에아를 보며 비앙카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모처럼 에아의 복종심을 살 기회가 생겼다.

이번 게임의 무대에 올라갈 대상도 느긋이 정해볼까?

“쮸웁…쮸우우웁…!”

“하아…하아….”

좋은 영감이 떠올랐다.

감히 에아의 처녀성을 받아가고 마법을 착취했다는 그 남자 놈.

정통도 근본도 없이 낙인을 소유한 채 마녀를 참칭하는 쓰레기를 해체하는 거다.

이 정도라면 에아도 감동하지 않을까?

진심으로 비앙카를 믿고 따르지 않을까?

에아가 남은 모든 희망과 믿음을 비앙카에게 걸고 완전히 복종한 그 순간.

그녀의 눈앞에서 연꽃을 부숴버린다면 에아는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이런저런 생각들도 에아의 열렬한 애무에 의해 천천히 흐릿해져 간다.

지금은 그저 에아의 몸을 탐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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