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246화 (246/917)

#246

1.

같은 마녀와 침대에서 뒹군 횟수는 셀 수도 없이 많은 페리윙클.

정작 남성과 그런 짓을 벌인 것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페리윙클이 파트너를 고르는 눈이 매우 까다로웠고 특히나 남자에게는 더욱 그랬으니까.

남성은 기본적으로 낙인을 지닐 수 없는 신체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마도의 길을 추구하고 숭배하는 마녀에게 남성이란 선천적인 결함을 지닌 가련한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노화와 죽음이라는 필연적인 이별이 기다리고 있는 이상 마음을 주지 않는 것이 옳다고 여기는 자들도 많았고 말이다.

아무튼 적지 않은 연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이런저런 것들을 해보았지만...

하늘에 맹세코 불결한 구멍에 손을 대는 자는 없었다.

아니, 영체가 된 이상 '불결하다'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게 된 신체 기관이라 할지라도 통상적인 인식이 그렇지 않은가?

마녀들끼리 침대에서 몸을 더듬고 민달팽이처럼 농밀한 시간을 보낼 때도 암묵적으로 뒤만큼은 건드리지 않는다.

아무리 쾌락이 중요하다 한들 서로 간에 존중해야 할 부분이 있고, 원래 물건을 넣으라고 만들어진 곳도 아닌 구멍에 손대는 것은 비정상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태껏 실컷 아무것도 모르는 척 슬슬 간을 보다가 갑작스레 뒷구멍 공략을 선포한 시우.

페리윙클은 그의 의중을 읽자마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뭔가 여성으로서의 존엄성을 송두리째 유린당하는 기분이라고 하나?

기껏해야 엉덩이를 팡팡 때리며 음란한 욕설이나 들을 것을 기대했는데.

설마하니 이런 마니악하고 변태적인 취향을 숨긴 남자였을 줄이야!

졸지에 마녀 평생 계획에도 없던 일은 꼼짝도 못 하고 당하게 되었다.

정작 그런 제안을 거절할 수 없도록 무덤을 파놓은 것이 페리윙클이었으니 결국 제 꾀에 제가 넘어간 꼴이라서 더 분하다.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요."

"뭐라는 거니? 긴장 안 했거든?"

시우는 페리윙클의 엉덩이를 마사지하듯 부드럽게 주무르며 말했고,

페리윙클은 이를 악물고 답했다.

하지만 페리윙클의 항변과는 다르게 그녀의 뒷구멍은 아주 꽁꽁 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다.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있어도 리본이 확실하게 체중을 분담해주고 있어 몸에 힘이 들어갈 일은 없다.

그러니까 주름이 거의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단단하게 움츠러든 뒷구멍의 주름은 순전히 페리윙클의 긴장에서 나온 산물이라는 것이다.

"흐읍....!"

아까까지 개방적으로 나오던 태도가 순식간에 폐쇄적인 후장으로 변한 것도 귀엽기는 한데...

문제는 귀두로 꾹꾹 주름의 한가운데를 눌러도 삽입될 기미가 요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말랑딱딱하게 시우의 자지에 철벽을 칠 뿐이다.

이대로는 정말 억지로 쑤셔 넣지 않는 이상은 절대로 들어가지도 않을 것 같고 무리하게 시도하면 아무리 영체라도 괜히 다칠 것 같았다.

"힘을 너무 주시는데요?"

"뭐, 뭔 힘을 줘... 내가 거기에 힘 안 준 지가 벌써 백 년이 넘었는데!"

페리윙클의 목덜미가 선오일 없이 땡볕에서 일광욕한 이후처럼 벌겋게 달아올랐다.

시우가 말하는 힘주다와 페리윙클이 이해한 힘주다는 살짝 다른 느낌이다만.

아무튼 의외로 풋풋한 반응을 보는 것이 꽤 즐거웠다.

"그, 조그만 심호흡을 해보실래요?"

"갑자기 심호흡은 왜?"

"몸에 힘을 빼셔야 들어가든 말든 할 것 같아요."

그런 즐거움과는 별개로 이미 달아올라 있는 몸이다.

쾌락이라고는 쇄국정책을 시행하는 엉덩이 구멍에 문지르는 것이 전부였기에 이쪽도 애가 탄다.

그 아래 촉촉하게 젖어있는 꽃잎에 당장이라도 넣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후읍...후우... 후읍...후우.... 이런 거로 되겠어?"

극심한 반감을 보이면서도 시우가 시키는 대로 숨을 들이쉬고 뱉는 페리윙클.

하지만 여전히 그다지 여유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시우는 제 손끝을 슬쩍 보았다.

항상 대련을 위해 손톱을 바짝 잘라놓고 있으니까 괜찮을 것 같은데.

"앗...!"

돌연히 페리윙클의 보짓살을 살며시 파고든 손가락.

-찌걱찌걱

"오...."

시우는 나지막한 감탄을 뱉었다.

중지 하나만 넣었을 뿐인데도 사방에서 꽉 조여들어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뜨겁게 꿈틀거리며 손가락을 조이는 질벽은 자지를 넣었을 때의 까칠한 감각을 그대로 재현해 냈다.

슬쩍 왕복해보자 질벽에 세세한 돌기 같은 것이 빼곡하게 돋아있어서 흠뻑 젖어있는 와중에도 오돌토돌 손가락을 자극했다.

여기에 마음껏 박을 수 없다니 천추의 한이다.

"그래, 차라리 거기로 해. 짐승도 아니고 뒤로 왜 하는 거야? 아니 짐승도 뒤로는 하지 않을 걸?"

페리윙클은 시우가 포기한 듯하여 보이자 애써 태연한 척 입을 열었다.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굳이 바로잡지 않았다.

왜냐하면 페리윙클이 뒷구멍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힘을 뺀 지금이야말로 일점돌파의 공세점이었기 때문이다.

"거기보다 앞이 훨씬 기분.... 흐갹!"

시우는 방심하고 있는 페리윙클의 뒷구멍에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아이들끼리 장난으로하는 똥침보다 힘은 훨씬 약했지만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음란한 행위였다.

페리윙클은 꼬리를 밟힌 고양이 같은 소리를 내며 엉덩이를 단단하게 수축하는 것으로 응수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굴을 파고드는 뱀처럼 중간까지 순식간에 들어간 손마디를 아플 정도로 조여주었을 뿐이다.

"너, 너... 너..."

"죄송합니다, 이렇게 풀어주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뒤를 돌아본 페리윙클은 원망 가득한 시선으로 시우를 노려본다.

경악으로 일그러진 고양이 같은 눈꼬리에는 작은 이슬이 맺혀 있다.

당장이라도 그에게 한소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보였지만 자기 입으로 한 말이 있어 아무 말도 없이 입술만 깨물 뿐.

"이제 움직여 보겠습니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아....흑....읍...!"

마음의 준비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대로 가다간 자지가 괴사할 때까지 못 넣을 것 같았기에 시우는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쭈걱!

이미 충분히 애액으로 절여놓았기 때문인지 윤활 문제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래도 젤이나 로션같은 것을 사용하면 한결 좋을 것 같긴 한데....

라고 주위를 둘러보던 찰나에 발견한 물건은 저 멀리 개방형 욕조에 있는 바디오일.

시부의 리본 한 가닥이 그쪽으로 쭉 뻗어 오일을 손에 넣는다.

이 정도는 돼야 불편함이 없지.

"힉! 뭐, 뭐야?"

"오일입니다. 좀 더 편할 거에요."

시우는 거의 반병 정도를 콸콸 페리윙클의 엉덩이에 부었다.

허연 엉덩이골을 타고 자연스럽게 뒷구멍과 삽입부에 녹아드는 오일.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끄럽게 변한 손가락이 녹진한 페리윙클의 장벽 안쪽 곳곳에 칠해졌다.

-쭈욱! 쭈욱! 쭈욱!

더욱 음란하고 천박한 소리.

페리윙클이 뒷구멍에 힘을 꽉 주고 있는 것은 똑같은데도 훨씬 움직이기 쉽다.

그나저나 이 압박감.

체구 차이가 있는지라 확실히 쌍둥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보지 조임보다 훨씬 강할 것이 예상된다.

"흐으...으....흐으...."

극세사처럼 부드럽던 페리윙클의 엉덩이 위로 뾰족뾰족 소름이 돋는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생경한 감각에 대한 조건반사였다.

무언가 들어온 적은 없었고, 무언가를 내보낸 것도 한참 예전의 일.

설마 그런 구멍 안에 손가락을 넣어 애무 당하게 될 줄이야.

심리적인 부담감과 육체적인 생소함이 페리윙클의 머릿속을 어질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어떤 기분이신가요?"

"하나도 안 좋아...."

좀 전의 여유는 깃털 한 올 만큼도 찾아볼 수 없게 된 페리윙클.

시우의 손가락이 왕복할 때마다 간헐적으로 움츠러들며 손가락을 무는 후장과 그에 연동된 듯이 벌름거리는 보짓살.

음란함의 향연이었다.

뭔가 힘으로 마녀를 억누르는 느낌에서 상상 이상의 정복감이 차오른다.

"아극....! 더, 더 넣는다고?"

"네, 이대로는 아프실 겁니다."

시우는 손가락을 하나 더 비집어 넣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영체의 내구도와 유연성은 대단하다.

손가락으로 쑤컹쑤컹해준지 불과 10여 분 만에 벌써 힘이 상당히 풀린 상태였다.

그러나 자지를 잘 받아내려면 적어도 손가락 4개 분량은 넣을 수 있어야 한다.

시우는 자꾸만 활어처럼 퍼덕이려는 페리윙클을 리본으로 재차 고정한 뒤 손가락 두 개를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뿍! 쮸욱! 쭈!

-철퍽철퍽!

"읍...흐읍....큭...!"

중지와 약지를 넣고 여우 모양을 만들 때처럼 검지와 소지를 뒤로 젖히자 한결 움직임이 편해졌다.

손바닥으로 뜨거운 열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보지를 애액이 튀길 때까지 찰싹찰싹 때리며 동시에 손가락 끝까지 뒷구멍을 자극한다.

진득하고도 집요한 애무에 방금까지 불쾌한 기색만을 내보이던 페리윙클의 반응에도 조금 변화가 생겼다.

"하아....후웁....아앙!"

"어?"

곤혹스러운 듯이 끙끙거리는 소리만을 내던 페리윙클이 처음으로 야릇한 신음을 내뱉은 것이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진도에 당황하며 손을 멈춘 시우.

제 발 저린 페리윙클이 항변하듯 날카롭게 소리쳤다.

"아, 아니야! 아니거든?"

"저는 아무 말 하지 않았는데요?"

"너 마녀를 너무 우습게 보는 거 아니니? 나한테 감히 이런 짓을..."

언뜻 보기에 길길이 날뛰는 것처럼 보였지만 굉장히 어설픈 연기였기에 구별할 수 있었다.

페리윙클은 별로 화가 나지 않았다.

자신의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화난 '척'을 하고 있을 뿐이다.

고고한 대마녀의 프라이드가 뒷구멍에서 일순간이나마 쾌감을 느꼈다는 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찔꺽! 찔걱! 찔걱!

그 증거로 대답이 궁색해진 시우가 문답무용으로 피스톤의 템포를 높이자 불만이 쏙 들어가 버렸다.

"흥....응...! 하아.....!"

대신 한층 채도를 높인 분홍빛 신음이 널따란 침실에 울려 퍼질 뿐.

이 정도면 됐을 것 같다.

애무에 거의 30분이 넘는 시간을 소모했으니 다치지 않을 정도로 풀렸을 것이다.

-퐁!

귀여운 소리와 함께 페리윙클의 뒷구멍에서 쓱 빠져나온 손가락.

"으...으으.... 짜증나...."

페리윙클은 한껏 긴장하고 있던 몸을 축 늘어뜨리며 진땀을 뺐다.

그러나 순식간에 원상 복구되며 원래의 모양을 찾는 뒷구멍에 곧장 귀두를 가져다 대자 다시 기운차게 저항하려 든다.

"잠깐만! 잠깐만! 다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물론 내가 조금 경솔하게 마녀명을 걸었던 것도 있지만...."

"아닙니다. 페리윙클님처럼 위대하신 대마녀 님의 각오와 맹세를 제가 헛되이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냥 앞에 넣어도 맹세를 헛되이 하지 않을 수 있거든?"

"네, 그런데 전 이쪽으로 하는 게 자신 있어서요... 어떤 방식으로든 기쁘게 하려면 이게 최고의 선택이라 생각했을 뿐입니다."

"넌 내가 즐거워 보이니?"

"처음이시니까요. 점차 즐거워지실 겁니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시우의 태도에 페리윙클은 후우 한숨을 쉬었다.

그가 절대로 말을 바꿔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럼, 넣겠습니다."

"잠깐잠까아흣...! 읏...윽....히윽....!"

페리윙클이 다른 말을 생각하는 동안 시우는 벌써 페리윙클의 엉덩이를 한껏 잡아 벌리고 귀두를 삽입했다.

더 쉬게 했다간 기껏 풀어놓은 몸이 다시 굳어버릴 지도 모른다.

-쭈거어억...!

주름 하나하나를 예민한 귀두로 느끼며 자지를 서서히 밀어넣는다.

뭐든 시작이 반이라는데 애널섹스도 마찬가지다.

귀두만 어떻게든 밀어 넣으면 그 뒤로는 일사천리.

좁디좁은 구멍에 귀두를 절반쯤 밀어 넣자 마치 삼켜지듯이 쏙 안으로 빨려들어 갔다.

"으으으으....하아아...!"

어깨죽지를 파르륵 떨며 기묘한 신음을 내뱉는 페리윙클.

뻣뻣이 굳었던 페리윙클의 몸이 삽입이 완료됨과 동시에 추욱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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