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245화 (245/917)

#245

1.

키스라고 모두 같은 키스인 것은 아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상이 누구냐, 상황이 어떠냐에 따라 그 안에 담긴 의미가 변한다.

그런 의미에서 페리윙클과 하는 키스는 오직 세 가지이자 한가지 의미로 가득 차 있었다.

정념, 정욕, 욕망.

다른 모든 신경 쓰이는 요소를 뒷전으로 미뤄둘 수 있을 정도의 강렬한 욕망이 뒤따른다.

"후으, 훔...쮸웁...."

페리윙클의 젖가슴을 단단히 움켜쥐며 손끝으로는 앙증맞은 유두를 지분거린다.

입안을 범하는 것처럼 혀를 밀어 넣고 타액을 흘려보낸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시우는 자연스럽게 수영복을 벗었다.

페리윙클은 갑자기 뒤바뀐 시우의 태도에 일순 당황했으나 이후 여유롭게 키스와 애무를 받아냈다.

전략이 통한 것인지, 아니면 지지부진하던 시우가 매력적인 알몸을 보고 흥분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기대되는 것이 있다면 키스만으로 이 정도의 열의를 보여주는 그가 본 게임에 들어갔을 때 얼마나 발정 난 짐승처럼 범해줄지에 대한 것이다.

요새 마음에 드는 남자가 없어 독수공방만 수십 년째니 말이다.

"하아....으...."

가슴을 떡 반죽을 만지는 것처럼 주무르던 시우의 손이 스르륵 아래로 내려갔다.

페리윙클은 몸을 움츠리기는커녕 되려 살짝 다리를 벌려 시우의 애무를 거들었다.

완전 동정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던 행위 전과 다르게 막상 애무가 시작되자 시우는 제법 능숙하게 여체를 다뤘다.

무리하게 어루만진다던가, 야동처럼 과장된 동작을 취하지 않는 점에서 벌써 가산점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여자 쪽을 배려하는 느낌이 역력해서 조금은 기분이 좋아졌다.

"흐음....음....음....."

진득한 키스가 계속되는 가운데 페리윙클은 눈을 지그시 감고 클리를 천천히 자극하기 시작하는 손끝을 느낀다.

무작정 비비거나 움직이는 느낌이 아니라 표피가 감싸고 있는 첨단, 그러니까 클리토리스의 뿌리 부분을 고양이가 꾹꾹이 하는 정도의 세기로 누른다.

애액 분비가 충분하지 않거나 흥분이 덜 된 상태에서 여성에게 가장 확실하게 어필되는 애무법이다.

처음엔 별다른 감각이 없을지라도 새싹의 껍질이 까졌다 덮이기를 반복하자 페리윙클은 아랫배가 저릿저릿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잡아먹힐 것처럼 격렬한 키스는 덤이다.

좁은 질구멍에서 슬금슬금 삐져나온 애액이 엉덩이골을 타고 흐를 때쯤 두 사람의 입이 떨어졌다.

"새... 생각보다 능숙한걸?"

"과찬이십니다."

키스가 끝난 뒤 다시 본 페리윙클의 얼굴.

분명 여유를 가장하고 있지만 처음과는 변화점이 느껴진다.

분장을 한 것처럼 따끈따끈하게 달아오른 뺨과 시우와 눈이 마주치자 슬쩍 흔들리는 군청색 눈동자.

목이 타는 것처럼 꿀꺽 삼키는 침에서는 익숙한 암컷의 자태가 엿보였다.

"에버그린이랑 아주 많이 했었나 봐?"

반응만 본다면 그냥 샤론이랑 거의 비슷한 건 맞는데... 왜 또 갑자기 시비를 거는지.

어이가 없을 지경이라 극한까지 머리로 몰렸던 피가 조금 내려갔다.

그래도 오히려 고맙다.

만약 이대로 계속 뜨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더라면 무지성 질싸로 곤란한 상황에 빠질 뻔했다.

좀처럼 제어되지 않던 욕망에 살짝 제동을 걸어준 페리윙클에게 내심 감사를 표한 시우.

"페리윙클 님."

"응?"

"정말 오늘은 뭐든 허락해주신다는 거 맞죠?"

"어머, 남자가 왜 이렇게 의심이 많니? 내가 말했잖아. 마녀 명을 걸고 맹세한다고."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지만 네까짓 게 해봐야 얼마나 하겠냐는 듯한 표정.

사실 예상보다 능숙한 시우의 테크닉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기존의 이미지가 있다.

한없이 숙이고 들어오던 시우가 에버그린에게 했던 것의 절반이라도 보여주려면 이 정도의 도발은 해줘야 하지 않겠나?

라고 생각했던 페리윙클은 잠시 후 자신의 판단을 의심했다.

"알겠습니다."

시우의 등허리에서 갑작스럽게 뻗어 나온 네 가닥의 흑색 리본이 순식간의 페리윙클의 팔다리를 휘감았기 때문이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입자로 이뤄진 리본은 벨벳처럼 부드러웠고, 또 어찌나 검은지 입체감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착각마저 주었다.

"에....?"

두 팔은 팔꿈치까지, 두 다리는 허벅지의 중간까지 묶였다.

시범 삼아 몸을 움직여도 옴짝달싹도 못 할 정도의 구속력.

단순히 마력으로 짜낸 물건은 아닌 것 같았다.

애초에 처녀의 베틀은 단순히 물리적인 위력이라면 최상위권에 속하는 마법 중 하나다.

물론 뻔하디뻔한 물리 계열의 마법인 만큼 적중시키기까지 고난이 뒤따르지만 20 위계의 페리윙클이라도 이미 붙잡혀 버린 이상은 힘으로 대처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 이게 뭐야? 아하? 맞아, 이런 컨셉이었지?"

"맞습니다, 이렇게 해드리는 것도 좋아하시던 것 같아서요."

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까부터 딱딱하고 가식적인 미소만 짓던 것과는 다르게 제법 자신만만한 미소였다.

뭐랄까, 뭔가 끌려만 다니던 사람이 역전의 한수로 판을 뒤집을 때 짓는 미소 같달까.

"제법 여유로운데? 얼마나 대단한 걸 해주려고 이러는지 볼까? 엇!"

페리윙클의 몸이 휙 뒤집힌다.

사지에서 느껴지는 힘에 걸맞게 리본의 견인력은 여자 하나의 체중은 공중에서 쉽게 다룰 수 있을 만큼 강력했다.

마치 팔다리처럼 자유롭게 꿈틀거리며 체위를 변경하는 와중에도 정작 팔다리에 실리는 압박이 전혀 없다니.

그의 세심한 마법 컨트롤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우 앞에 뒤치기 자세로 데롱데롱 매달린 페리윙클.

그 모습이 꼭 촉수에 휘감긴 히로인 같다.

페리윙클은 가슴이 꽤 큰 편인데 골반과 힙 둘레는 그것보다 더 넓었다.

전형적인 순산형 서양인의 라인.

뇌쇄적인 엉덩이를 가볍게 움켜쥐자 이 크기에서 느낄 수 없을 것 같던 탄력이 느껴진다.

"흐으음..."

침대에 내려와 선 뒤 서로 높이를 맞췄다.

허벅지가 맞물린 탓에 꼭 다물린 보지.

그 꽃잎을 간질이듯이 자지로 비비자 이미 바닥까지 흐를 정도로 흥건한 애액이 자지 기둥을 타고 흐른다.

페리윙클은 달뜬 비음을 뱉으며 시우의 다음 행동을 기다렸다.

뒤로 힐끗 보았을 때 물건 크기는 전에 봤던 대로 보통이 아니다.

아니 가까이서 보니 '정말 저런 게 들어갈까? 미지의 공포감도 조금이나마 생겨났다.

-쮸걱!

축축했던 꽃잎이 벌어지며 바짝 붙어있던 질점막이 늘어나는 소리가 났다.

페리윙클의 보지를 꿰뚫는 거근.

남성기를 빨아들이는 듯한 매혹적인 촉감에 소름이 돋을 것 같다.

적당한 탄력과 적당한 부드러움 그리고 빡센 조임.

톡톡 튀는 성격처럼 까슬까슬한 보지는 점차 입을 벌리며 시우의 자지를 삼켜간다.

안으로 딸려 밀려들어 가는 소음순이 유독 시각적인 자극을 추가해주었다.

"읏....흣...!"

태평한 모습을 가장하려 했던 페리윙클조차 거근의 압박에는 버텨낼 수 없었다.

배 안이 꽉 차는 바람에 폐부의 공기까지 밀려나는 느낌이라 눈을 새하얗게 치켜뜨고 몸이 비틀리려는 것을 다잡았다.

"큭....! 제, 제법인...걸?"

그래도 명색이 대마녀인데.

도발한 것도 한두 개가 아닌데.

이 정도로 기분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간 그만한 망신살이 없다.

'니가 날 기분 좋게 할 수 있으면 뭐든지 해봐!'라고 호기롭게 외쳐놓고 첫 삽입에 느끼고 있다는 것을 들켜버린다면 아무리 짐승섹스를 원하는 페리윙클이라도 얼굴을 들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요."

"하! 당연한 소리를."

-쭈우욱!

그리고 시우가 자지를 빼내자 단숨에 호흡에 여유가 생긴다.

삽입 때와 마찬가지로 앙칼지게 시우의 자지를 할퀴는 질내점막.

자지를 빼지 말아 달라는 듯이 기둥에 끝까지 달라붙는 보짓살을 보자면 이대로 울부짖을 때까지 박아주고 싶다는 충동이 생겨났다.

반응을 보아하니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도 같고 말이다.

센 척했던 것에 비하면 별로 경험이 없을지도?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퐁!

워낙에 쫀쫀한 질압 탓인지 코르크 마개를 따는 소리와 함께 빠져나오는 자지가 위로 멋지게 튕겨오르며 페리윙클의 명품 엉덩이에 애액 몇 방울을 튀긴다.

페리윙클은 불길함이 엄습함을 느꼈다.

"벌써 빼? 설마 쌀 것 같니...?"

이렇게 공들여서 꼬셨는데 속사의 달인이라고?

넣고 빼고 찍이라고?

아니, 그렇다기에는 샤론과 할 때는 정력왕 그 자체로 보였는데...

내 몸에 너무 흥분했나?

불안감을 느끼는 페리윙클의 등 뒤로 시우가 말한다.

"제 방식대로 마녀님을 즐겁게 해드리려고요. 너무 놀라진 마시죠."

질 앞부분까지만 깔짝깔짝 자지를 삽입했다 뺐다를 반복하며 겁을 주듯이 말하는 시우의 발언에 페리윙클은 코웃음을 쳤다.

방금까지 어버버 거리던 주제에 저렇게 진지한 어조로 너무 놀라진 마시죠라니...

비키니를 단검으로 끊고 리본으로 묶은 상황극 플레이가 제법 먹혀들었다고 생각하는 걸까?

조금 가소롭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 네 방식이 뭔지....저기...자, 잠깐? 야! 야!"

여유롭게 시우를 도발하려던 페리윙클은 진심으로 당황했다.

조금 전부터 자지 단타치기로 애액을 퍼 올리듯이 엉덩이골로 올리던 시우.

그가 한 손으로는 페리윙클의 엉덩이를, 한 손으로는 자지를 잡고 어딘가에 문질문질하기 시작한 것이다.

워낙에 모양이 좋고 커다란 엉덩이라 서 있는 자세에서는 제대로 보기도 힘들 것 같은 페리윙클의 애널이 목표였다.

당연하지만 색소 침착 따위는 없다.

살주름도 그렇게 많지 않고, 오밀조밀 꼬옥 다물려 있는 모양새라 개통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예쁜 구멍이다.

"마녀명을 거셨잖아요. 저도 약속은 지켰는데 페리윙클 님도 지키셔야죠."

스스로 생각해도 영악한 아이디어였다.

경험한 바에 따르면 항문성교는 쾌락을 전해주면서도 마력 증폭 및 페이백이 발생하지 않는다.

즉, 페리윙클이 시우의 매직 스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에 필요 이상으로 탐내게 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제 입으로 '뭐든지 해봐!'라고 말한 것, 거기에 시우를 만만하게 봤는지 마녀명까지 걸어버린 것은 페리윙클의 실책이었다.

아까까지 여유만만이던 그녀가 고작 뒷구멍에 귀두를 문질렀다고 버둥거리며 당황하는 모습은,

죄송한 말씀이지만 굉장히 통쾌했다.

"이건 아니지, 거긴..... 거긴... 넣는 구멍 아니야!"

"편견입니다. 애널섹스라는 말도 엄연히 존재하잖아요?"

"그래도 거긴...."

사실 마녀가 된 이후로부터는 흔적기관이나 다름없는 청결 후장이지만

페리윙클의 자존심과 감수성은 차마 '불결한 구멍'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수 없었다.

침음하는 페리윙클과 반격의 봉화를 올린 시우.

"그렇지만 전 분명히 여쭤봤는걸요? 게다가 오늘 일은 절대로 앙금으로 남기지 않겠다는 약조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내가...."

페리윙클은 뒤늦게 변명 혹은 반박거리를 찾으려 했지만 할 말이 궁색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먼저 '날 즐겁게 하려면 무엇이든 해도 좋다'라고 말한 것은 자신이다.

게다가 시우는 재질문 끝에 확실한 확답을 받았고 심지어 페리윙클은 확답을 받는 그를 (연기였지만) 비웃기까지 했다.

"설마 이제 와서 말을 바꾸신다면... 뭐 그래도 제가 들어드려야겠죠. 페리윙클 님이 제 목숨을 살려주셨으니까요."

"이거 보기보다 맹랑한 녀석이었네?"

"제가 뭐 한 게 있겠습니까."

아주 순한 얼굴로 받아먹는 것도 제대로 못 먹는 호구겠거니 싶었는데.

태연하게 이런 흉계를 꾸미고 있을 줄이야.

엄밀히 말하면 지능 차이라기보다는 양자간의 정보와 인식의 격차에서 기인한 상황이었으나 페리윙클은 실수를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하시겠나요?"

빵빵하게 부푼 뜨거운 귀두가 생전 한 번도 닿아본 적 없는 뒷구멍을 꾹꾹 누른다.

창과 구멍 모두 애액으로 흠뻑 젖어있기 때문에 조준만 제대로 해서 눌러 넣는다면 들어오겠지.

"....조금만 봐주면 안 될까?"

"정말 실망입니다."

"야! 안 하겠다는 게 아니잖아!"

페리윙클은 힘껏 버둥거리며 한소리를 퍼부으려 했지만 몸을 감싼 리본은 몸통이 움직일 여유밖에 주지 않는다.

활어처럼 퍼덕이던 페리윙클의 엉덩이를 다시금 단단히 붙잡은 시우.

"아마 즐거우실 겁니다."

이미 흠뻑 들이킨 마녀의 체취.

게다가 그 도도하던 페리윙클이 꼼짝도 못 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

그 둘의 조화는 마약에 취한 것처럼 시우의 행동력과 성욕을 자극했다.

페리윙클은 눈을 질끔 감은 채 속눈썹을 파르르 떨다가 답했다.

마녀명을 건 약조를 어겼다고 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마녀명을 건다는 것은 쉬운 예시로 엄마, 할머니, 증조할머니, 조고할머니를 통틀어 조상님의 명예를 거는 것과 다름이 없다.

작정하고 통수를 치려면 칠 수야 있지만 그만큼 꼭 지켜야 하는 명예 중 하나인 것이다.

"알았어, 하면 되잖아!"

체통조차 잊고 분한 듯이 소리 지르는 페리윙클의 골반을 시우는 단단히 움켜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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