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176화 (176/917)

#176

1.

샤론에겐 낭비해도 좋을 만한 마력이 없었고 시우는 섬세한 청결 마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따라서 젖내사정의 뒤처리는 시우가 꺼내준 물티슈가 담당하게 되었다.

“으으....쓰네... 연유 맛일 줄 알았는데.”

턱에 묻어있던 하얀 정액 한 덩어리를 손가락 끝에 묻혀 쪽 빨아먹은 샤론이 말했다.

마녀들은 대체로 호기심이 많은 것 같다.

애초에 한 가지 학문을 진득하게 파고 나가야 할 후계를 골라야 할 만큼, 견습마녀를 선별하는데에 있어 학문을 향한 호기심이란 소양은 필수적인 것이겠지.

예빈도, 쌍둥이도 정액을 보자마자 입에 찍어 넣어봤는데 샤론까지 그렇다면 꽤 설득력 있는 가설이 아닐까?

“그 냄새를 맡고도?”

“냄새가 왜? 나 밤꿀 차 좋아한단 말이야.”

“그래도 사람 몸에서 나오는데...”

“너랑 같이 초밥 시켰을 때 먹었던 시라코는 맛있었단 말이지...”

자신의 정액이 생선의 정소와 비교당하는 실 없는 상황.

거기에 이미 한 발을 거하게 사정한 이후임에도 시우의 자지는 여전히 튼실했다.

영원히 빳빳하게 서 있을 것 같은 굵은 불기둥으로 샤론의 시선이 옮겨진다.

“이상하다? 원래 한번 싸면 작아진다고 했는데. 설마 아직 못 싼 거야?”

“아니, 이러다가 조금 기다리면 가라앉아.”

솔직히 말해서 흥분이 가라앉기에는 마지막 장면의 임펙트가 너무 컸다.

정액을 주렁주렁 목과 가슴에 달고 물티슈로 꼼꼼히 뒤처리를 하던 샤론의 모습이 너무나 야릇했기에 작아지려던 자지가 다시 커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그걸 얼굴 앞에서 말하는 건 좀 부끄럽지 않은가.

“흐음... 혹시 내가 잘 못 해서 그런 건 아닌가?”

“진짜 기분 좋았다니까.”

샤론의 열과 성을 다한 진심 파이즈리는 시우에게 영혼까지 빨려 나가는 듯한 사정감을 선물해 주었다.

설마하니 가슴 두 개의 조화로 그런 감각이 나올 줄이야 상상도 못 했었다.

심리적, 시각적인 자극은 물론 로션에 절은 가슴과 자지 사이의 빈틈에서 쭈업쭈업 음란한 소리까지.

완벽 그 자체였다.

“이거론 좀 힘들겠네. 미끈미끈한 게 안 사라져. 다시 씻어야겠다.”

열심히 제 가슴을 닦던 샤론은 결국 물티슈를 내려놓았다.

그 정도의 사정량에 그 정도의 농도였으니 고작 물티슈 따위로 완벽히 뒤처리하는 건 어려웠던 것이다.

시우는 난감해 하는 샤론에게 저도 모르게 물었다.

“도와줄까?”

뭔가 생각했다기보다는 샤론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던 차에 곤란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무조건반사로 나온 말이었다.

샤론은 잠깐 눈을 크게 떴다가 피식 웃었다.

“됐네요. 오늘 힘들었을 텐데 방에서 푹 쉬셔.”

“생각해보니까 좀 이상한 제안이긴 했네.”

“이상할 거까지 있나? 이미 가슴도 맘껏 주무르게 해줬는데.”

쓴웃음을 머금는 시우와 샤론은 서로를 마주 보며 작게 웃었다.

조금 전에 여러 가지 일이 있었는데도 그다지 어색하지 않은 것은 시우에겐 다행인 일이었다.

“시우야.”

“응.”

“나 씻고 나오면....”

곧장 화장실로 향할 줄 알았던 샤론이 방으로 먼저 들어가려던 시우를 불러세웠다.

그리고 머뭇거리다가 신중하게 입을 연다.

“한 번만 더 키스해주면 안 될까? 아까는 너무 취했어서.. 무슨 느낌이었는지 까먹은 것 같아.”

자꾸 몸 안쪽으로 꽉 찬 직구를 던져대는 샤론의 모습도 이제는 조금 익숙해졌다.

놀랄만한 부탁이긴 해도 그 부탁을 해온 사람이 샤론이라면 기꺼운 마음으로 해줄 수 있다.

“모처럼 첫 키스였는데 뭔가 아쉽기도 해서.... 부담되면 해달라고 안 할게.”

“그래, 그럼 빨리 씻고 나와.”

“응!”

샤론은 싱글벙글 웃으며 화장실로 들어가더니 5분도 되지 않아 다시 나왔다.

그리고 거의 10분 동안 시우와 진득한 키스 타임을 보냈다.

2.

밤이 늦었다.

아니지.

이미 밤이라기보다는 이른 새벽이라는 표현이 조금 더 걸맞을 시간이다.

창문으로 보이는 저 멀리 동녘에서 새파란 빛이 하늘을 조금씩 칠해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시우가 방으로 들어간 뒤 조용해 진 것을 확인한 샤론은 재빨리 팬티를 벗었다.

“으아아....”

오늘 밤 시우와 함께 생사가 오가는 전장에서 돌아온 샤론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며 속옷도 갈아입었다.

즉, 이 팬티는 원래 목화솜처럼 뽀송뽀송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지금은?

“미친 거 아냐?”

샤론은 경악하며 엄지와 집게로 고무줄 끝을 잡고 팬티를 눈앞에 들어 보였다.

여성기는 적정한 습도 유지와 청결을 위해 언제나 일정 수준의 액을 분비한다.

한편 그런 여성이 성적 흥분을 하게 되면 남성기를 받아들이기 위해 질 내에서 분비물이 발생하며 이를 애액이라고 한다.

여기까지가 샤론이 알고 있는 성지식.

그리고 그녀의 눈앞에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막대한 애액에 축축하게 절여진 팬티였다.

어찌나 많이 젖었는지 팬티의 면 부분은 살에 닿으면 그대로 비쳐 보이고 고무줄 부분은 쪼글쪼글해졌을 정도다.

“생리할 때처럼 불편하긴 했는데... 이 정도야?”

샤론은 정식으로 견습마녀가 되기 전에 딱 한 번 생리를 경험한 바 있었다.

꽉 다물린 질내에서 뭔가가 꾸물꾸물 삐져나와 팬티에 갑자기 터지는데, 그 끈적임과 불쾌함이 일반적인 수준이 아니다.

지금 샤론이 느끼는 기분이 그때랑 굉장히 유사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맑고 투명한 애액으로 팬티가 흠뻑 젖어있다는 것, 그리고 그 원인이 애액 때문이라는 점이다.

“언제부터 이랬지?”

처음 키스할 때였었던 것 같기도 하고, 시우가 가슴을 주무르던 때 같기도 하고, 그의 물건을 가슴으로 애무해줄 때 같기도 하고, 마지막 키스 타임 때인 것 같기도 하다.

샤론은 잔불처럼 가슴에 나온 욕망의 열기를 한숨으로 털어냈다.

사실 팬티가 이 꼴인걸 두 눈으로 확인하니 뭔가 자기 자신에게 좀 깬 느낌이라 한결 잡념을 덜어내기 쉬웠다.

“완전 발정난 년 같잖아...”

이 꼬락서니를 만에 하나라도 시우에게 들켰다면...

끔찍하다.

말도 안 되게 부끄러웠을 것 같다.

그나마 옷감이 두꺼운 돌핀 팬츠가 이 추태를 감춰주었다는 사실에 샤론은 작게 안도했다.

다시 씻으러 가면 뭔가 낌새를 알아차릴 수도 있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마법으로 깨끗하게 세탁을 끝낸 샤론.

밤새 기껏 모았던 마력을 이런 식으로 낭비되는 것이 아까웠다.

“흐음...”

샤론은 서랍에서 막 꺼낸 뽀송뽀송한 줄무늬 팬티로 갈아입고 침대에 털썩 누웠다.

제아무리 튼튼한 영체라고 해도 오늘 밤 정도로 고생하면 피로를 느낀다.

거의 한 시간에 달했던 목숨을 건 추격극.

마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자궁에 남아있던 마력을 누룽지 퍼 듯 긁어모아 전개한 무리한 마법까지.

피곤할 요소들은 차고도 넘친다.

모처럼 베개에 머리를 눕히자마자 숙면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막상 자려고 하니 눈이 끔뻑끔뻑 떠졌다.

몸은 피곤한데 정신이 생생한 이 감각, 너무 오랜만이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하고 조심조심 반추해보니 주로 생각나는 것은 또 키스다.

이것저것 온종일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개중에서는 분명 중요한 일도 있었던 것 같은데 연상되는 비중이 달랐다.

생크림 케이크 위에 딸기 한 조각이 올라가 있으면 나중에 떠올릴 땐 상큼한 딸기만 생각나는 것 같달까.

샤론의 머릿속은 첫 키스의 아찔했던 순간으로 가득했다.

“아.....”

입술에 잠들었던 기억이 피어나며 거실에서의 장면이 생생하게 재생된다.

씻고 나오자마자 시우에게 어색한 발걸음으로 다가갔다.

야밤에 눈앞에서 터진 불꽃놀이처럼 얼떨떨하고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던 처음과는 달랐다.

가슴이 북처럼 울리는 것은 여전했지만 쫓기는 듯한 조급함 없이.

그의 체온을, 숨 냄새를, 느끼며 영화에서 봤던 대로 살짝 까치발을 들어보기도 했고 혀끝을 살짝 깨물어보기도 했다.

샤론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안쪽으로 앙다물었다.

가벼운 분위기에서 시작해 점차 뜨겁게 과열됐던 온기.

진득하게 녹아 시우와 하나가 되는 듯했던 그 키스는 정말 참기 힘들었다.

진짜 변태 같고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자리에서 옷을 다 벗고 시우의 맨피부에 마구마구 밀착하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을 정도다.

애초에 ‘대등한 관계가 되기 전까지는 연인이 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돌려 말한 건 샤론이고 따라서 철저하게 그를 위해서만 행동하려 했는데...

그 다짐이 한 시간 만에 물거품이 될 정도로 강렬한 충동이었다.

“후우....이래서 그렇게들 키스하다가 하는거구나...”

로맨스 영화를 보면 약속이라도 하듯 키스 직후에 섹스로 넘어가는 것이 영 작위적이다 싶었는데.

이런 기분이라면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의외로 철저한 고증이었던 것이다.

“난 입이 성감대인 건가?”

다소 엉뚱한 고민을 해보았지만 결국 샤론 혼자서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오늘처럼 기분이 붕 뜬 밤은 자기 글렀다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다.

샤론은 컴퓨터를 켰다.

얼마 전부터 인터넷을 뒤적거리며 알게 된 신비로운 남녀관계의 세계.

새로이 알게 된 작은 우주를 탐구하기 위해서다.

엉터리인 줄만 알았던 정보들이 뜻밖에 샤론에게 도움이 됐던 적도 많았고 특히 남녀관계에 대해 상의할 친구가 없는 샤론에게 인터넷 검색창은 유일한 상담소였다.

당장 오늘 샤론이 파이즈리라는 애무를 해줄 수 있었던 것도 한 동영상 사이트의 도움이 컸다.

샤론은 곧장 검색창에 [남자친구 이벤트 해주는 법]을 검색했다.

저번 검색 경험을 곱씹어보자면 굳이 남사친이라고 하는 것보다 ‘남친’이라고 콕 찝어 검색하는 것이 훨씬 스펙트럼이 넓었다.

물론 지나치게 남사스러운 것은 적당히 필터링을 해야 했지만 말이다.

“흐으음....”

검색 첫날에는 입가를 가린 채 ‘어맛! 어맛! 망측해라!’만 연호하던 샤론도 이제는 제법 의연하게 외설적인 정보의 바다를 직시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연륜에서 나오는 경험치라고 해야 할까?

“훗.”

연륜이라 해봤자 고작 하룻밤의 경험이지만 어쩐지 어깨가 으쓱해진 샤론.

“남자친구 기쁘게 하는 옷? 이것도 좋네.”

남자는 여성보다 훨씬 시각적인 자극에 예민한 동물이라고 한다.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야릇한 의상을 입는 것은 연인들 사이에서는 거의 필수적인 이벤트라고 떠들어대고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시우도 나시티에 착 달라붙는 가슴을 힐끔힐끔 바라보지 않았는가?

기왕 은혜를 갚을 심산이라면 확실하게 하는 거다.

“어디 볼까?”

샤론은 의기양양하게 바나나가 그려진 사이트 로고를 클릭했다.

그러자마자 화면에 떠오르는 것은 기괴할 정도로 노출도가 높은 수영복, 전신 스타킹과 란제리, 요상한 교복, 차이나 드레스 등등.

사실 옷이라 하기에도 속옷이라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의 것들이었다.

“말세다 말세야....”

아니, 이것들은 옷이 아니다.

브래지어와 팬티에 천이 없고 끈만 존재한다면 도대체 왜 입어야 한다는 말인가?

쯧쯧 혀를 차며 드르륵드르륵 마우스를 내리던 샤론의 시선이 무엇인가에 우뚝 고정되었다.

“이...이건....”

우연히, 의도치 않게 쓸만한 복장을 찾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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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빈 스미르나의 러프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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