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1.
“음, 흥, 흠...쮸압.. 쮸웁...”
오늘 밤에만 세 발이나 정액을 빼느라 지친 시우.
그는 다리를 쩍 벌린 채 망토 위에 앉아 오딜의 극진한 청소를 받고 있었다.
소리를 들으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그 청소라 함은 혀와 입술을 이용해 자지에 묻은 정액과 체액들을 깔끔하게 해치우는 것을 의미한다.
젖을 빠는 강아지처럼 몸을 작게 말고 시우의 다리 사이로 머리를 파묻은 오딜은 아까까지 그녀의 뒷구멍을 들락날락하던 물건을 윤이 날 때까지 빨았다.
“흐음....”
시우의 만족스러운 비음에 힐끗 위를 올려본 오딜이 입에 있는 모든 것을 침과 함께 꿀꺽 삼킨다.
그리고 시우에게 자랑이라도 하듯이 선홍빛 혀가 빛나는 텅 빈 입안을 보여주었다.
“조수님 이거 봐. 아아~ 다 삼켰다?”
정작 자신의 얼굴과 머리카락에 묻어있던 정액은 마법으로 날려버렸으면서 시우의 물건은 이렇게 열심히 청소를 해주다니.
그것도 정액 맛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오딜이.
시우는 그녀의 살신성인에 감동을 느꼈다.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고 봐야 한다는 것도 덤으로 느꼈고 말이다.
“기특해요, 오딜 님.”
“이 정도로 뭘. 그래서 기분은 좋았어?”
“네, 엄청 좋았어요.”
“히히.”
사실 이 청소 제안도 오딜이 먼저 한 것이다.
관능 서적에서 보았다나 뭐라나.
미안한 마음이 앞서 거듭 사양하는 시우의 자지를 덥썩 물어버렸으니 뭐, 즐기기라도 해줘야지.
이제 더 세울 힘도 없다고 느꼈는데 오딜의 입이 너무 기분 좋았기 때문인지 자지를 다시 빳빳하게 서 있었다.
오딜은 시우의 자지를 손끝으로 톡톡 건드리며 물었다.
“또 하고 싶은 건 아니지?”
따끔따끔한 자극에 껄떡이는 자지.
강아지 흉내를 내던 그녀의 요망한 모습을 떠올리면 당장이라도 더 하고 싶지만...
문제는 시간이 없다.
“시간만 있으면 얼마든지 더 하고 싶어요.”
“사실 나도 그렇기는 한데... 오데트가 곧 일어날 거야.”
못내 아쉬운 듯이 입을 쩝 다신 오딜은 엉금엉금 기어와 시우의 가슴에 제 뺨을 기댔다.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자장가라도 되는 양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오딜.
그녀로서는 날밤을 꼬박 새운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 피곤하긴 할 것이다.
“배 안에 조수님 정액이 찰랑거리는 게 느껴져.”
“하긴 두 번이나 안에 쌌으니까요.”
“끝까지 박아 넣고 쭈욱쭈욱 짜냈으니 아마 엄청 깊은 곳까지 들어가지 않았을까?”
듣기만 해도 자지가 반응하는 음란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오딜의 모습이 순진함에서 나온 건지는 어떤지는, 솔직히 시우도 알 도리가 없다.
“오딜 님은 뒷정리 안 하셔도 되나요? 그... 안에 계속 있을 텐데...”
“어쩔 수 없어. 이따가 짜내야 하는데... 조수님 앞에서 하기엔 부끄럽잖아.”
아무리 더러운 것 하나 없는 깨끗한 구멍이라 해도 어쨌거나 예전에는 배설기관으로써 활용되던 곳이다.
그의 앞에서 쭈그려 앉아 정액을 싸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무리 친해졌다 해도 절대로 하고 싶지 않았다.
“저는 상관없는데요?”
“내가 엄청 상관있지.”
정액을 배출하며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부끄러워하는 오딜의 모습이라...
그건 그것대로 볼거리를 듯하지만 오딜은 한사코 허락할 생각이 없어 보였기에 이내 시우도 단념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깨끗이 하고 나가자.”
오딜이 눈에서 연한 자색의 빛이 뿜어져 나온다.
주위의 마력은 순식간에 두 사람의 몸에 있던 체액부터 먼지까지 오물들을 깔끔하게 떼어냈다.
역시 마법은 사기다.
시우가 생각하길 모든 마법 중에 가장 편리한 청결의 마법이었다.
제각기 옷을 챙겨입은 두 사람은 간밤의 뜨거운 열기가 남아있는 풍차의 문을 닫고 밖으로 나섰다.
2.
오딜과의 뜨거운 밀회를 끝내고 풍차 밖으로 나왔을 땐 동쪽 평야 저 끝에서 아름아름 동이 트고 있었다.
푸르스름하게 변한 하늘에서는 샛별이 반짝였고 오딜과 시우는 걸음을 재촉했다.
“으으, 엉덩이가 윙윙거려.”
“그건 또 무슨 상황이래요?”
“흐우우... 찌릿찌릿하고 아직도 움찔거리는 기분이야.”
오딜은 볼멘소리를 내었다.
하긴 거의 2시간 가까이 커다란 자지가 왕복했으니 쾌감의 잔열이 남아있을 법도 하다.
그 사이에 오딜은 다섯 번이나 절정을 맞이했기도 했고...
엉덩이 구멍을 개통 당한 적이 없는 시우로서는 완벽하게 이해하긴 요원한 감각이었지만 말이다.
“으, 으, 으.”
아무튼 그 탓인지 오딜의 걸음걸이는 꽤 불편해 보였다.
엉덩이에 종기라도 난 것처럼 비척비척 걸어가는 모습이 좀 안쓰럽다.
“업어 드릴까요?”
“됐어. 그 정도는 아니니까.”
그 이후에는 잠깐 정적.
시우도 피곤했고 오딜도 피곤했기 떄문에 자연스럽게 말수가 적었다.
그래도 상쾌한 새벽 공기는 기분이 좋다.
스모그 하나 없는 흙냄새와 새벽이슬에 젖은 풀들의 풋풋한 향기를 즐기며 걷고 있자 망토를 머리까지 뒤집어 쓴 채 조용하던 오딜이 별안간 입을 열었다.
“조수님.”
“네.”
“있잖아, 오늘 일은 잊어줘.”
“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오딜을 바라보자 코끝까지 빨갛게 변한 그녀의 얼굴이 보인다.
오딜은 시우가 돌아보자마자 후드를 손끝으로 잡아당기며 눈을 가렸다.
아하.
처음에는 ‘밤산책과 밀회 자체를 없던 일로 하자’ 라고 이해해서 ‘너랑 잔 건 실수였어’라는 의미인 줄 알았는데.
“왜 모른 척 해! 오늘, 내가 멍멍했던 거... 그건 너무 분위기 탔던 것 같아.”
오딜의 반응을 보자 오해였음을 알 것 같았다.
광기와 정열이 휘몰아치던 성교가 끝나자 오딜도 조금 머리에 열기가 가신 것이다.
한 마리의 강아지처럼 멍멍거리던 일이 특히나 그녀에게 부끄러운 기억으로 다가온 것 같았다.
시우는 슬며시 장난기가 돋았다.
오딜과 지내다보니 알게 된 것인데 그녀는 은근히 놀리는 맛이 좋은 타입이다.
“오딜님.”
“왜.”
“손!”
시우는 오딜 앞에 척하고 손바닥을 내밀었다.
한동안 멍하니 손바닥을 바라보던 오딜이 그 진의를 깨닫고 즉각 보복에 나섰다.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오딜의 매서운 로우킥이 ‘하지마’라는 기합에 맞춰 종아리를 때린다.
퍽퍽 소리가 나는 것이 제법 진심이 담겼다.
“이이익! 나는 조수님이 해달라는 거 다 해줬는데! 못 됐어! 진짜!”
거의 울먹임에 가까울 정도로 부끄러워하는 오딜.
후드 사이로 힐끗 드러난 씩씩거리는 얼굴이 조금 전보다 붉게 물들어 있는 것이 보였다.
어찌나 깜찍한지 진짜 꽉 안아 주고 싶다.
오데트가 그렇게 언니 놀리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완벽하게 이해할 것 같았다.
리액션이 다채롭다고 해야 하나, 뻔한 도발에도 쉽게 넘어온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재밌다.
“농담이에요. 농담.”
견습마녀에게 이런 농담을 하다니.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 했을 장난을 칠 수 있게 된 것은 그만큼 오딜과 친해진 거라고 봐도 좋을까?
어쩌면 겉으로만 톡톡 쏘지 속정이 깊은 오딜이 상대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당장 오데트에게 이런 농담을 하기도 조금 어려울 것 같고...
오딜과 처음으로 접점이 생겼던 마도구 상점에서의 모습을 떠올려 비교하면 굉장히 새삼스러워진다.
그때까지만 해도 오딜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위험한 견습마녀였는데.
이런 면모까지 알게 될 줄이야.
오딜은 척 허리에 손을 얹고 엄포를 놓았다.
“한 번만 더 해봐. 아주 혼쭐을 내줄 거니까.”
“네, 죄송해요. 오딜 님이 귀여워서 그랬어요.”
귀엽기도 하지만 매력이 넘치기도 한다.
사실 막 섹스를 끝낸 지금도 망토를 둘둘 만 오딜의 나신이 눈앞에 아른거릴 정도이다.
오딜의 몸은 그렇게 볼륨 있지 않음에도 남성을 매혹하는 요상한 매력이 있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조수님 힐끗거리는 게 너무 응큼한 걸?”
시우의 시선을 바로 알아채고 반격의 서막을 올리는 오딜이지만 사실 그녀는 꽤 허당인지라 마음먹고 반격하면 어렵지 않게 역습이 가능하다.
“눈을 뗄 수가 있어야죠. 기왕 이렇게 된 거 여기서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안 돼! 여긴 길 한복판이잖아!”
시우가 금방이라도 옷을 벗기려는 것처럼 망토 끝을 잡아당기자마자 휙 몸을 끌어안아 망토 자락을 빼앗는 오딜.
그리고 곧바로 시우의 술수에 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것도 농담입니다. 농담.”
“으으으... 조수님! 장난 그만!”
“죄송해요, 기분 푸세요. 집에 돌아가면 발 주물러 드릴게요.”
분한 듯 이를 가는 오딜을 다독이며 타로 타운으로 들어섰다.
확실히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사람들이 조금씩 보인다.
물을 기르러 나온 아낙네들도 보였고, 달그락거리는 마차와 신문을 정리하는 가판대의 주인도 보인다.
겨울잠을 깨어난 듯 하나 둘씩 돌아다니는 사람을 보며 오딜은 아쉬움 기색을 보였다.
“조금 전에는 조수님이랑 우리밖에 없었는데... 뭔가 섭섭해.”
“다음에 또 나오면 되죠.”
“다음 언제?”
행여 망토 자락 사이로 속옷이 보일까 꽁꽁 싸맨 오딜이 고개를 쏙 들이밀며 물었다.
“제머나이 백작님과 약속을 잡기 전까지는 머물만한 곳이 마땅히 없어서요. 혹시 별장에서 지내도 괜찮을까요?”
“별장? 우리 별장?”
“네.”
오딜은 잠시도 고민할 것 없이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같아서는 저택에 데려가고 싶지만 제머나이 가의 견습마녀가 갑자기 남자를 저택에 들였다는 말이 떠돌면 곱지 않은 소문이 오갈 수도 있다.
그 자체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해도 이 스캔들이 스승님에게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건 탐탁잖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별장에서 기거해주겠다는 것은 오히려 오딜 쪽에서 부탁하고 싶었던 일인 것이다.
그가 현세로 떠나게 된다면 적어도 오딜이 정식으로 마녀가 될 때까지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을 테니까.
“응응! 좋아, 완전 좋아!”
“감사합니다. 덕분에 지낼 곳이 생겼네요.”
시우는 오딜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주며 말했고, 오딜은 그것을 지적하는 일도 없이 팔짝팔짝 뛰며 앞서 나갔다.
오딜에게 꼬리가 있었다면 아마 좌우로 열심히 흔들리고 있는 중이 아닐까?
그만큼 기분이 좋아 보인다.
그렇게 광장을 거쳐 골목길 안으로 들어서면 으슥한 골목과는 완벽한 부조화를 이루는 별장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기 전 오딜이 주의를 주었다.
“오데트가 깨지 않게 조심조심 들어가야 해. 우리 둘만 나가서 놀았다는 걸 알면 질투할 거거든.”
“네, 알겠습니다.”
“물론 우리가 오늘 했던 것도 비밀인 거 알지?”
“그 정도는 알죠.”
“좋아.”
오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현관을 열고 신발을 슬리퍼로 갈아신은 뒤 정면에 있는 2층 계단으로 걷는 두 사람.
계단을 오르기 직전 왼쪽에 위치한 거실을 바라본 시우는 심장이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뭐해?”
“........”
갑자기 멈춰선 시우에게 의아한 시선을 보내는 오딜도 메두사를 마주한 것처럼 우뚝 굳었다.
“아.”
“........”
“........”
거실에 소파에 앉아 우아하게 술을 마시고 있는 두 사람.
오딜과 오데트의 스승.
제머나이 알비레오와 데네브가 별장의 거실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시우를 빤히 보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