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118화 (118/917)

#118

1.

시우는 여느 때처럼 아멜리아의 옆에 누웠다.

아멜리아는 시우를 보고, 시우는 아멜리아를 보고 마주 누워있는 자세.

하지만 평소와 큰 차이점이 있다면 아멜리아의 드레스가 벗겨져 있다는 것.

옆으로 누운 탓에 더욱 볼륨이 살아난 아멜리아의 뽀얀 가슴이 코앞에 보인다는 것이다.

“만져도... 되나요?”

“그럼요.”

이렇게 가까이서 가슴을 보는 것은 쌍둥이에 이어 두 번째이다.

젖가슴 가운데에 있는 벚꽃 빛의 유두와 그 주변에 연한 분홍빛의 유륜까지 너무나도 잘 보인다.

시우는 조심스레 손을 뻗어 아멜리아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

“아.....”

아멜리아와 시우는 각기 다른 의미로 탄성을 뱉었다.

시우의 경우 생각보다 손에 찰싹 달라붙는 황홀한 감촉에.

아멜리아의 경우 맨 가슴을 그의 손에 쥐여준다는 두근거림 때문이었다.

쭈물쭈물 손을 움직일 때마다 이리저리 자지러지는 아멜리아의 가슴..

시우는 눈을 들어 아멜리아를 보았다.

그녀는 얼굴에 발간 홍조를 띄운 채로 하늘빛의 눈동자로 시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좋아요?”

“........”

아멜리아의 은근한 물음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시우.

그녀의 가슴은 굉장히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도저히 손에서 떼고 싶지 않았다.

시우가 아멜리아의 젖가슴을 쭈물거리며 변하는 모양새를 가까이서 관찰하는 사이.

아멜리아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게 맞는 걸까?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

따위의 생각은 점차점차 옅어진다.

조금만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그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게 해주자는 생각이 그 자리를 대신할 뿐.

창틈으로 새어온 어스름한 별빛 아래서 가슴을 제 것처럼 만지작거리던 시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손을 옮겼다.

그녀의 젖꼭지를 손끝으로 살짝 꼬집는 모양새로 말이다.

젤리보다 말랑말랑한 돌기가 손끝에서 비틀어진다.

“하앗...!”

그와 동시에 아멜리아의 입이 벌어지며 달뜬 한숨을 뱉는다.

커다란 소리는 아니었다.

졸린 고양이가 몸을 웅크리고 내는 앓는 듯한 울음소리.

하지만 평소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했다.

옷 위로 만져지는 것과 아무런 여과 없이 만져지는 것은 감각 면에서도 심리적인 면에서도 큰 차이를 불러오는 것이다.

“흐음....!”

아멜리아는 저도 모르게 팔을 들어 팔목을 입에 물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상한 소리가 목구멍에서 넘어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흐음...읍...웁....”

한편 시우는 계속해서 아멜리아의 젖꼭지를 가지고 놀았다.

어떨 때는 빙그르르 원을 그리듯이 문지르고, 어떨 때는 손으로 쪼물쪼물 비틀면서 그녀의 반응을 살핀다.

아멜리아는 몸을 끝없이 뒤척였다.

그녀의 의지인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게 다정하던 그녀가, 우아하고 기품 넘치는 동화 속 공주님 같은 아멜리아가 야릇한 숨을 흘리며 눈을 질끈 감는다.

“히윽!”

살짝 손톱을 세운 손끝으로 꼭지를 잡자 아멜리아는 딸꾹질하는 것처럼 커다란 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언제나 차분하고 다정히 시우를 바라보던 그녀의 눈동자가 혼란으로 가득하다.

촉촉하게 젖은 눈매에는 관능이 녹은 설탕처럼 흘러내리고 있었고 시우와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그전에도 아멜리아가 끙끙거리던 것은 사실이나 이렇게 큰 소리를 내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시우가 걱정스레 묻는다.

너무 아픈 건 아니었나 싶었던 것이다.

“괜찮으세요?”

아멜리아는 숨을 고르고 말했다.

그럼에도 계단을 오르기라도 하고 온 것처럼 살짝 가쁜 호흡이었다.

“네... 괜찮아요...”

시우의 손톱이 유두를 파고들었을 때 아멜리아는 통증을 느꼈다.

날카로운 바늘에 찔린 것 같은 통증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지른 것은 단순히 통증 때문이 아니었다.

얼얼한 고통 뒤에서 찾아오는 찌릿한 자극.

그 자극이 몹시도 매혹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상하다.

다리가 계속 비비 꼬이고 몸 전체가 독감이라도 걸린 것처럼 미열로 달아오른다.

지금까지 느꼈던 것과는 달랐다.

몸의 껍질이 한 겹 벗겨진 것처럼 더욱 생생하게 모든 감각이 머리를 파고드는 느낌이다.

아멜리아는 입안에서 끈끈하게 변한 침을 삼키고 말했다.

“계속, 계속해도 괜찮아요... 시우...”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던 아멜리아가 다시 어깨를 편다.

그의 의지에 몸을 맡긴 채 눈을 다시 감는다.

이런 얼굴을 그에게 보이며 눈을 마주친다는 것이 부끄러워 견딜 수 없었다.

평소대로 말하는 듯하지만 어딘가 애원하는 것처럼 들렸다.

아멜리아 님도 이걸 좋아하는 걸까?

원래 이쯤 되면 솔솔 잠이 몰려와야 하는데, 이번만큼은 달랐다.

그녀의 변화가, 그녀의 반응이 더 보고 싶었다.

시우는 조금 더 아멜리아의 무방비한 품속을 파고들었다.

용기였는지, 만행이었을지 그도 아니면 단순히 호기심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입을 벌린 시우가 수줍은 듯 떨고 있는 아멜리아의 젖꼭지를 한껏 물었다.

입술로 키스하듯이 덮은 뒤 톡 튀어나온 유두를 혀로 핥았다.

“히윽....!!”

지금까지 봐왔던 것 중에 가장 거센 반응이었다.

젖꼭지를 손톱으로 꼬집었을 때보다 커다란 소리를 낸 아멜리아가 엉겁결에 손을 뻗어 반사적으로 시우의 어깨를 밀쳐버렸으니 말이다.

뒤로 퉁 밀려 나간 시우.

시우도 아멜리아도 놀랐다.

아멜리아는 당황하며 가슴을 가렸고 시우는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뒤늦게 깨달았다.

“아... 저, 그게...”

“미, 미안해요. 많이 놀랐죠? 이리 와요.”

아멜리아는 저만치 밀려 나가 딱딱하게 굳어 있는 시우에게 다가가 그를 꼭 껴안았다.

아무리 놀랐다지만 이런 식으로 밀쳐낼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오늘 자신의 입으로 직접 말하지 않았던가?

시우가 원하는 것을 해주고 싶다고.

상상 이상으로 생소하고 당혹스러운 감각에 놀라 그를 떠밀었을 뿐, 행위 자체에 강렬한 거부감을 느낀 것은 아니었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남자가 허락도 없이 가슴을 빨았는데도 미운 감정이 하나도 들지 않다니.

“아멜리아 님, 그러려던 게 아니었어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시우는 잘못 없어요. 괜찮아요... 그냥 조금 놀라서 그랬어요.”

“죄송해요, 그래도 죄송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어쩔 줄 몰라 하며 사과하는 시우에게 무슨 더 모진 말을 하겠는가?

아멜리아는 시우를 꼭 끌어안고 한참이나 있었다.

“아멜리아 님이 그렇게 싫어하실지 몰랐어요...”

“정말 괜찮다니까요. 싫은 것도 아니었어요.”

“죄송해요, 앞으로는 안 그럴게요...”

하지만 아멜리아가 아무리 다독여도 시우는 갑자기 그녀에게 밀쳐진 것이 꽤 충격적이었나보다.

시우는 혼란스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이도 저도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하던 아멜리아는 다른 방법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자, 여기 봐요. 시우, 자꾸 고개 숙이지 말고 여기 좀 봐봐요.”

거의 울먹일 기세로 미안해하는 시우를 보며 아멜리아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찡해지는 것을 느꼈다.

누워있던 자세로 상체를 일으키고 시우에게 말한다.

“....아멜리아 님...”

“제가 시우를 왜 미워하겠어요. 여기에 머리 기대요.”

무릎을 꿇어앉은 아멜리아는 자신의 허벅지를 톡톡 두들겼다.

어기적 시우의 머리를 들어 베개 대신 아멜리아의 허벅지에 머리를 뉘인다.

마차에서 해주던 허벅지 베개였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위로 아멜리아의 가슴이 전부 보이고, 허벅지도 맨살이라는 점.

“잠깐 놀라서 그랬던 거예요. 하나도 아무렇지 않아요. 시우가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거의 울먹일 기세로 전전긍긍하던 시우의 앞에 아멜리아는 제 가슴을 한 손으로 잡아 들이밀었다.

젖을 먹이는 것처럼 그의 입 바로 앞에 꼿꼿하게 서 있는 젖꼭지를 들이민다.

“정말요?”

“네, 정말이요. 믿어보세요. 시우가 하고 싶으면 입으로 해도 괜찮아요. 이 자세가 좀 더 편하겠죠?”

아멜리아는 시우가 가슴을 빨기 편하게 상체를 숙여주었다.

잠시 망설이던 시우는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아멜리아의 가슴을 입으로 물었다.

“히윽...!”

신음을 죽이겠다고 다짐하고 있었지만 말캉한 그의 혀가 젖꼭지에 닿자마자 목 뒤로 난 솜털이 바짝 선다.

시우는 아멜리아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입술로 젖꼭지를 빨아들였다.

“하읍....!”

아멜리아는 황급하게 손으로 입을 가렸다.

볼썽사나운 목소리가 튀어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보고 불안한 듯 동작을 멈추는 시우.

아멜리아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시우에게 말했다.

“봐봐요, 아무렇지도 아...않죠? 그냥 놀랐던 거예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나, 단단하게 경직된 허벅지나 평소의 아멜리아답지 않다.

그러나 시우는 아멜리아를 믿고 있었던 만큼 그녀의 어설픈 거짓말에도 수긍하고 넘어갔다.

“좀 더 쭉쭉해도 좋아요...”

상냥하게 시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허리를 숙이는 아멜리아.

볼에는 그녀의 따뜻한 가슴이 닿고 입안에는 꼿꼿하고 딱딱해진 젖꼭지가 있다.

이 정도면 그만해도 될 것 같은데, 이 이상은 생각이 없었는데 뭔가 계속 빨게 된다.

머릿속에 무언가가 고장이 난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기묘한 방안의 열기에 녹아내렸다.

“쭈웁...쭈웁....”

“하...읏...읍...”

입을 틀어막은 채 시우에게 젖을 물려주며 몸을 움찔거리는 아멜리아.

파르르 몸을 떨며 점차 뜨거워지는 몸을 느낀다.

무릎을 꿇은 채 맞붙은 허벅지 사이의 천이 축축하게 젖어가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간질간질한 무엇인가가 물잔에 물을 채우는 것처럼 아랫배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멜리아에게 설명할 방법은 없었지만 결코 싫지 않았다.

다만 생에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각에 당혹스러울 뿐.

처음에는 묘한 흥분으로 가득했던 시우도 모성애를 채워주는 행위에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이상한 목소리와 저 혼자 뒤틀리려는 몸을 바로 세우려는 아멜리아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정신을 차리니 시우는 어느덧 가슴을 입에서 놓은 채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하아....하아....”

그제야 아멜리아는 남은 숨을 몰아쉴 수 있었다.

천진난만하게 잠든 시우를 보며 아멜리아는 마음속 깊이 굽이치는 혼란을 가다듬었다.

그 혼란 사이를 비집고 아주 작게 들려오는 메아리.

조금 아쉽다.

이대로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따위의 마음의 소리에 아멜리아는 흠칫 몸을 떨었다.

이래서야 꼭 그가 바라는 걸 해준답시고 제 욕망을 채운 꼴이지 않은가?

거기에 자괴감을 느낄 무렵.

아멜리아는 조심스레 시우의 머리를 들어 베개 위에 올려주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멜리아에게 성적인 쾌감은 불손한 것이자, 조금 낯선 행위였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그것을 바라고 있었다.

아멜리아는 아직까지도 침으로 번들거린 채 빳빳하게 서 있는 자신의 가슴을 슬쩍 어루만졌다.

침을 닦아 낸다기에는 조금 노골적인 행위.

자신의 손가락으로 시우가 했던 것처럼 가슴을 꼬집기 시작한 것이다.

“하아....하흣...!”

처음엔 그저 조금 남은 아쉬움을 달랠 생각이었다.

하지만 손끝이 유두를 지분거릴 때마다 부족했던 물잔이 채워지는 것을 느낀다.

자신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기분이 좋아진다는 수치심조차 지금의 아멜리아에겐 없었다.

“하읏...응...웃...!”

행여 시우가 깰까 봐 신음을 죽이며 가슴을 만지던 아멜리아의 허리가 파들파들 떨려오기 시작한다.

쾌감의 물방울을 받아내던 물잔이 가득찬 것이 느껴진다.

표면장력의 한계까지 축적된 쾌락이 금방이라도 흘러넘칠 듯 넘실거렸다.

무서웠다.

이 기분은 도대체 뭘까?

도대체 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려는 걸까?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샘솟는 와중에도 손을 멈출 수가 없다.

이윽고.

“하윽...읍...흐읍...웁...하앙!”

머리가 아찔해지는 기분과 함께 눈 앞이 새하얗게 변한다.

허리가 저 멋대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수도꼭지라도 달린 것처럼 애액으로 질펀하게 팬티를 적시던 질 구멍이 저 혼자 움찔거리며 더 많은 물을 쏟아냈다.

거의 1분이나 지속되는 절정의 파도 속에서 아멜리아의 몸이 간헐적으로 움찔움찔 떨린다.

“이게... 무슨....”

이것이 오르가즘?

생에 첫 절정을 느낀 아멜리아는 공허한 표정으로 제 몸을 바라보았다.

팬티를 넘어 허벅지를 타고 흘러 침대 시트까지 축축하게 적신 체액.

그 부끄러운 흔적이 여실히 남아있다.

아멜리아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정상적인 성교를 거친 것도 아니고 저 혼자 유두를 지분거리다가 절정에 도달했다는 사실이 터무니없는 부끄러움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아멜리아는 마법으로 뒤처리를 하고 옷을 입었다.

시우가 기다리고 있던 침대로 돌아가 몸을 눕힌다.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머리가 멍하다.

이런 쾌감을 느낀 것은 처음이었기에 그것을 더 바라는 아멜리아가 있었고.

그 수단이 유두 자위였다는 사실에 수치심에 침잠 중인 아멜리아도 있었다.

번민과 고뇌로 괴로워하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멜리아에게 그날 밤은 유독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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