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105화 (105/917)

#105

1.

인간은 몹시도 추악하고 별 볼 일 없는 존재이다.

마을의 절반이 넘게 아사하던 대기근의 시대.

도랑에는 풀뿌리를 캐 먹다 진력이 다 해 엎어진 시체가 즐비했고, 사람들은 시체를 뜯어먹기 위해 날아오던 까마귀를 잡아먹었다.

들짐승도 씨가 마른 이후에는 신께 속죄의 기도를 올리며 제 가족의 뼈와 살을 물고 뜯었다.

겨우 감자 반 바구니에 포주에게 끌려간 소녀는 어린 나이에 세상의 비정함을 깨달았다.

목줄을 두른 채 우리에 갇혀 고상한 척하는 신사들 앞에 진열되었을 땐 세상의 모든 것을 저주했다.

모든 것을 불사르길 원했다.

그녀를 고통으로 밀어 넣었던 부모를, 노예상을, 세상을 일그러뜨리겠다고.

신이 아닌 악마를 찾아 기도했다.

추례하고 늙은 몸뚱이 아래 깔려 꽃을 꺾이기 직전 에아의 앞에 나타난 것은 악마가 아니었다.

다만 자신을 마녀라고 소개한 선대 사달멜리크.

발버둥 치는 에아를 찍어누르고 강간하려 하던 늙은이를 한 줌의 핏물로 만든 사달멜리크는 손을 뻗었다.

그 압도적인 힘은 무력감에 진저리치던 에아를 매료하기 충분했다.

스승과 함께 마법을 배우고, 세상을 돌아보며 에아는 마침내 깨달았다.

‘자신은 선택받았다’라는 것을.

존재 자체가 천박한 인간들과는 달리 영생을 살며 그들의 머리 위에 군림하는 것을 허락받은 통치자라는 것을.

에아에게 있어 인간은 벌레와 하등 다를 것이 없는 존재였다.

수컷은 특히나 그렇다.

지나가기만 해도 음흉한 눈빛으로 몸이나 훑어보는가 하면 눈이 마주친 것만으로 음심에 젖어 순순히 호텔로 따라오는 하등한 종자들이다.

제 죽음도 예상하지 못하는 남자를 침소로 유혹해 비명을 감상하는 것은 에아의 취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철퍽! 철퍽!

“오혹...! 헉...! 응...응깃....!”

에아는 개처럼 엎드려 시우의 자지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살벌하게 빛나던 붉은 눈동자는 환락의 빛에 흐려졌다.

아래로 매달린 가슴은 자지가 박히는 박자에 맞춰 앞뒤로 출렁이고 반쯤 튀어나온 선홍빛 혓바닥 위로 거친 숨이 매끄럽게 구른다.

시우는 거칠게 에아의 몸을 탐했다.

에아의 배꼽까지 닿을 기세로 거세게 찔러대는 움직임에서는 자궁에 씨를 뿌리겠다는 진득한 집념만이 느껴졌다.

“옥...쿡...호옹...!”

이 볼썽사나운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가?

둥글게 모아진 입술에서 휙휙 새어 나오는 절조 없는 목소리가 자신의 것임을 다시금 자각한 에아는 두 입술을 앙다물었다.

“음...! 음...! 움...!”

처음엔 그저 아플 뿐이었다.

뜨겁게 달군 불기둥이 다리 사이를 파고들면서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몸이 두 쪽으로 쪼개지는 것만 같았다.

그 고통 속에서 에아는 벼르고 벼렀다.

굴욕의 시간은 지금뿐이라고 언젠가 오늘을 떠올리며 피눈물을 흘릴 때까지 갚아주겠노라고 이를 바득바득 갈며 통증을 참았다.

“그만...! 그만...! 잠시만...혹... 쉬게 ....히옥! 해줘...!”

비굴했던 존칭이 사라지고 에아의 본심이 튀어나왔다.

그만큼이나 휴식이 간절했던 탓이다.

위로 휘어있는 그의 물건은 자궁구 뒤쪽의 깊은 공간을 찔렀다.

그 역시 아팠다.

민감한 부분이 거듭 공격당하는 느낌에 구토감을 느낄 정도였다.

그러나 약 30분이 흐르고.

시우가 한순간도 쉬지 않고, 에아의 보지를 너덜너덜하게 만들 기세로 자지를 박아대자 가면 갈수록 애절한 쾌감을 토해내게 되었다.

속수무책으로 꼴사나운 암컷의 목소리로 울부짖을 정도로 말이다.

“나.... 여자잖아...! 조금만 더... 소중하게... 다루란...말이야...!”

과연 그녀에게 저런 말을 입에 담을 만한 당위성이 있는가는 둘째치고, 원래의 에아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대사였다.

남자이니 여자이니를 떠나 에아는 마녀다.

모두가 우러러보고 경외해야 할 지엄한 존재이다.

감히 인간 따위가.

이 몸을 깔고 누르다니.

감히 인간 따위가.

더러운 체액을 신성한 자궁에 뿌리려 들다니.

감히 인간 따위가.

이런 천박한 목소리를 내게 만들다니.

에아는 이를 갈며 그에게 앙칼진 눈빛을 쏘아보내려 했지만...

“응...응....오옷...옥....!”

오금이 바짝바짝 조여들고 질벽이 꿈틀거리며 한껏 자지를 쥐어짠다.

질퍽질퍽하게 변한 보지에서 흐른 한 줄기의 애액은 쫑긋 발기해 있는 클리토리스에 맺혀있다가 툭툭 떨어졌다.

300년간 굶주렸던 보지를 거칠게 개통하는 그의 거근은 그녀의 안에 내재하여 있던 암컷의 면모를 강제로 개화했다.

기분이 좋다.

부정할 수 없다.

몸의 반사작용을 억누를 수 없을 만큼, 머리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기분이 좋다.

그리고 그 사실 자체가 에아의 긍지와 첨예한 대립을 일으켰다.

“어...?”

그때 에아는 배 안에 팟 퍼지는 스파크 같은 것을 느꼈다.

양은 정말 미미한 수준이지만 농후하고 순결한 마력이다.

에아 같이 다른 낙인의 마력을 갈취한 마녀라면 느낄 수 없는 정순함이기도 했다.

자지에서 쭉 뻗어 나온 마력은 좁디좁은 자궁경부를 고스란히 통과한다.

나팔관을 거쳐 난소까지 쭈욱 퍼지며 설명할 수 없는 시원한 감각을 선사한다.

혈관을 타고 차가운 크리스탈이 흐르는 것 같았다.

“내 말... 듣고 있지?... 흑...혹.. 옷... 자...잠깐만 멈춰 줘....!”

성교로부터 오는 것이 뜨거운 쾌락이었다면 이건 정반대, 차갑고 청명한 쾌락이다.

온도가 다른 해류가 맞닿는 것처럼 상반된 감각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에아의 정신을 뒤엎었다.

뭔가 온다.

에아는 직감했다.

그것은 그녀가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감각일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감각이 그녀를 속절없는 암컷으로 만들어버리리라는 것도.

“그만... 해달라고... 그만하라고! 호옥... 호오옥...!”

에아의 간원에도 시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마치 그녀를 물건 취급하는 듯하다.

일정한 박자로 자궁구의 뒤편을 얻어맞던 에아는 땅을 짚고 있던 손으로 이끼를 쥐어뜯었다.

불판 위에 올라간 오징어처럼 온몸이 오그라드는 느낌이다.

“응호오오옷.... ♡”

쾌락이 임계점을 넘어선 순간 에아의 등이 저절로 뒤로 젖혀진다.

시우의 자지를 감싼 보지는 제멋대로 정액을 쪽쪽 빨아들이려 한다.

에아는 천박한 울음을 지으며 환락의 도가니 속에서 뒹굴었다.

“아...앗...아....”

단단한 물건이 위아래로 튕기며 수축할 때마다 에아의 뱃속으로 뜨거운 정액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남성의 더러운 씨앗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에아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흥큿...크읏....”

간신히 상체를 지탱하고 있던 두 팔이 무너졌다.

에아는 그녀가 자랑하는 고운 단발을 흙바닥에 너부러뜨린채 이끼가 파헤쳐진 바닥에 뺨을 대고 숨을 헐떡였다.

“아...아...하아....”

워낙에 좁디좁은 보지였기 때문인지 시우의 물건과 그녀의 점막이 맞닿은 틈새로 뚝뚝 하얀 정액이 흘렀다.

그제야 되살아난 굴욕감이 에아의 몸을 떨게 하지만 어차피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제... 된 거 맞지...?”

그래도 포식자를 만족시켰다.

조심스레 뒤를 돌아보는 에아.

“어....?”

그때 에아는 생식기의 결합부를 통해 무엇인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성교가 끝난 직후 나른한 여운을 틈타 출렁이며 이동하는 무언가.

거의 있느니 마느니 했던 마력이 다시 자지를 통해 빨려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에아는 동시에 감지할 수 있었다.

탐욕스럽게 에아의 자궁을 긁고 다니던 마력에 낚싯바늘을 문 고기처럼 끌어나온 것.

그것의 정체를 깨달은 에아는 황급하게 정신을 집중했다.

눈을 감고 의식을 한 곳으로 모아 아인에 접촉했다..

온갖 구조물이 조화롭지 못하게 섞여 있는 사념의 공간.

환생의 고치에 의해 갈취당한 탓인지 원래 존재했던 구조물 중 50%가 넘게 사라져있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다르다.

“큭....!”

그 충격에도 에아는 황급하게 지금 당장 일어나는 일에 대해 파악하려 했다.

“뭐야....”

에아는 보았다.

거대한 방직기 형태의 구조물.

‘처녀의 베틀’이 배치되어 있는 공간에 이상 현상이 생겼다.

뒤틀림이 존재한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유사처럼 움푹 들어간 접시 형태로 생긴 왜곡이 천천히 베틀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멈춰!”

에아는 황급하게 처녀의 베틀로 달려가 손짓을 했다.

목숨만큼이나 소중한 그녀의 마법적 자산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돌발적으로 발생한 싱크홀에 무너져버린 건물처럼 거대한 베틀은 산산이 부서지고,

접시 밑으로 길게 이어진 깔때기로 빨려가더니 없어져 버렸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꺄아아아악! 내, 내 베틀...!”

에아도 일찍이 했던 일이다.

타인의 마법적 재산을 갈취하는 것.

그러나 그때 에아는 자궁을 끄집어내거나 강제적인 수단을 사용했다.

술자의 생명을 앗아가지 않은 채, 게다가 다른 자성마법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고 한가지 마법만 쏙 빼가는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이다.

멍하니 굳어버린 에아의 의식이 튕기어 나오듯 현실로 돌아온다.

“아...안 돼...!”

정신을 차리자 시우는 다시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정확한 인과는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직감적으로 깨닫는다.

이 모든 일은 섹스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이 이상하면 더 많은 것을 빼앗길 것이라고.

-찔걱 찔걱 찔걱!

에아의 보지에 한가득 담겨있던 정액은 시우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부르릇 거품을 일으키며 빠져나왔다.

그리고 이미 절정으로 민감해져 있는 에아의 성감대는 그의 작은 움직임에도 열렬히 환호하며 반응했다.

“안 돼... 안 돼... 안 돼...! 멈춰...!”

에아는 엉금엉금 기어 시우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녀의 팔다리를 휘감는 것은 새카만 그림자로 만들어진 리본들.

일직히 에아가 수족처럼 부려왔던 그녀의 충실한 부하가 이제는 그녀의 자유를 빼앗는다.

“안 돼...! 그만해..! 그만하라고...!”

그녀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던, ‘선택받은 존재’가 되게 해주던 마법을 빼앗긴다.

그 이상의 공포는 없었다.

에아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자신의 팔다리를 속박한 리본을 보았다.

“그만해..! 제발..! 부탁할게...!”

“........”

시우는 불만족스러운 얼굴로 그녀의 몸을 휘감은 리본을 더욱 추가했다.

자꾸 버둥거리는 통에 제대로 된 삽입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팔다리가 대자로 고정 당해 다리를 활짝 벌린 채 허공에 매달린 에아.

시우는 매우 흡족한 기색으로 정액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에아의 보지에 귀두를 쓱쓱 비비더니 쑥 삽입했다.

에아의 하얗게 질린 얼굴이 자신의 몸을 파고든 자지와 무표정한 시우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이 정도면 됐지? 이제 그만하자...응? 미안해... 내가 진짜 잘못했어.. 반성하고... 하읏...!”

처음보다 훨씬 쉽게 깊숙하게 파고든 자지가 에아의 자궁경부에 펀치를 날렸다.

눈앞에 퍼지는 분홍빛의 쾌감.

이 쾌감은 독이다.

에아의 모든 것을 앗아갈 독.

-찔걱 찔걱 찔걱!

“항...호...호웃.... 그만, 그만해 줘... 그만하라고!”

야들야들한 속살을 만끽하며 마법의 성취도 얻는다.

이 이상의 보상은 시우에게 없었기에 그는 그만두지 않았다.

게다가 이 마음에 들지 않는 마녀의 것이라면 아무런 가책 없이 빼앗을 수 있다.

“알겠어... 현세에 있는 내 재산을 다 줄게! 나 돈 많아! 호옥...! 욱...! 그러니까 이건 그만 두자...!”

그러나 시우는 멈추지 않았다.

“죄송해요죄송해요! 잘못했어요! 제가 건방지게 굴어서어어엇....!”

시끄러운 것이 싫었던 시우는 에아의 입을 리본으로 휘감았다.

“음...! 우우우움...!”

에아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어 보았지만 시우는 또다시 깨끗하기 그지없는 마력을 에아의 자궁 안으로 흘려넣기 시작했다.

“응그으으으으읏....!”

연이어진 쾌락에 눈을 새하얗게 뜬 에아는 몸을 파들파들 떨면서 거듭 오르가즘을 느꼈다.

그렇게 시우는 총 두 시간에 걸쳐 세 번 에아의 안에 진득한 정액을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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