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98화 (98/917)

#98

1.

시우는 예빈을 침대 위에 눕혔다.

양팔은 머리 위로 올리고 두 손목을 교차시켜 한 손으로 억누른다.

하반신을 다리 사이에 밀어 넣어 오므리지 못하게 만들고, 말랑말랑한 가슴을 제것처럼 주무른다.

“아...으... 하아....”

오늘 이미 몇 차례나 사정을 끝낸 자지임에도 전혀 기세가 죽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까지 느껴왔던 것보다 몇 배는 불끈불끈한 느낌이다.

그 자지로 예빈의 여린 보지 속살을 질펀하게 만끽하며 허리를 꾹꾹 누른다.

“하윽...욱...!”

복잡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애초에 지금 시우는 고차원적인 사고를 할 수 없다.

아직 치료가 절반도 완료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사고의 흐름이 유기적이지 않다.

아래 누가 있다. 기분이 좋다. 얼굴이 예쁘다. 가슴이 크다. 동양인. 허리를 움직이고 있다. 무릎이 푹신하다.

같은 단락적인 정보 인식의 연속.

그것이 이어져 하나의 유의미한 정보로 처리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확실한 것 하나를 몸이 지시하고 있다.

이 여자를 허리로 찍어 누르는 것.

암컷의 자궁에 끈적한 정액을 뿌려 임신시키는 것.

전자는 쾌감을 얻기 위해.

후자는 종족 번식의 본능을 충족하기 위해.

시우의 몸에 일련의 동작을 명령한다.

“아...하아...항....응...! 아...앗!”

-찌익!

시우의 손이 거칠게 예빈의 드레스를 찢었다.

워낙에 옷감이 얇았던지라 마치 한지처럼 쉽게 찢겨나가는 드레스.

예빈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한편 흐트러진 옷 사이로 먹음직스러운 예빈의 알몸이 낱낱이 드러난다.

시우가 움직일 때마다 포잉포잉 위아래로 출렁이는 젖가슴.

여자치고도 작은 편인 키와 체구임에도 그 볼륨만큼은 상당했다.

파란 정맥이 도드라진 가슴에 잔물결이 생기는 모습은 어지간한 크기의 유방에서는 관측하기 힘든 현상이니 말이다.

누워있는 상태임에도 옆으로 퍼지지 않고 출렁이는 가슴의 중앙엔 그러데이션의 분홍빛 접시가 존재한다.

검지 정도의 지름을 지닌 유륜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륜이 제법 커다란 편이었지만 워낙에 색이 고와 전혀 흠잡을 수 없다.

오히려 순진해 보이는 얼굴과 대비되어 음란한 매력을 물씬 자극한다.

“아....후...웃...!”

시우는 허리를 일정한 박자로 박으며 예빈의 한쪽 가슴을 움켜쥐었다.

탄력과 부드러움의 절묘한 조화 속에서 톡 튀어나온 젖꼭지가 시선을 잡아끈다.

꼿꼿하게 서 있는 유두는 유륜보다는 색이 조금 짙었다.

그 아래에는 새하얗고 부드러운 피부의 향연이다.

너무 마른 것도 아니고 너무 찐 것도 아닌 딱 보기 좋을 정도로 떡감 좋은 몸매이다.

남성과는 달리 지방의 비율이 높아 취연하고 부드러운 복부.

누르면 누르는 대로 손가락이 콕콕 들어갈 것 같은 배 위에는 반짝거리는 연녹색의 문신이 하나 새겨져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문신이 아니라 ‘스미르나의 낙인’이다.

시우는 가슴을 주무르던 손을 놓고 낙인 위를 살살 쓰다듬었다.

자궁을 추상화해 만든 것 같은, 19획으로 이루어진 낙인이었다.

묘한 박력과 잡아먹히는 듯한 쾌락에 쭈구리가 되어있던 예빈이 허벅지 안쪽을 움찔거리며 묻는다.

“뭐, 뭐하시는 거...하앙... 아씨... 어차피 못 알아듣겠네....”

정작 시우가 쓰다듬으며 보는 곳은 낙인이었지만 예빈의 각도에선 그가 어디를 보는 건지 쉽게 가늠할 수 없었다.

자지가 들락날락하고 있는 자신의 부끄러운 구멍을 활짝 벌린 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니 수치심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이제 슬슬 벗어나야 하는데.

손목도 풀리고 조금만 노력하면 벗어날 수 있는데...

“응긋...! 하잉.... 항...아앙...”

뭔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위에서 혼자 움직이는 것과 남자 쪽에서 직접 움직이는 것은 기분도 감각도 전혀 다르다.

자위와 섹스가 달랐듯이, 영상으로 봤던 정상위와 실제 정상위는 완전 달랐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렇게 부끄러울지 상상도 못 했다.

탄력적인 두 다리는 어서 물건을 넣어 달라는 듯이 활짝 벌려져 있고, 부끄러운 구멍은 모두 그의 시선 아래 노출된다.

게다가 주책없이 출렁이는 가슴이 어찌나 이리 신경 쓰이는지.

차마 그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했다.

두 손을 위로 올려 고정 당했다는 점 자체가 억지로 당하는 것 같다.

그가 아주 맛있게 이 몸을 먹어치우는 것 같다.

그 감상만으로도 몸이 한층 더 달아오른다.

“우...웃...웅...아아아앙....!”

들썩이던 예빈의 골반이 위로 들리며 그녀의 등이 예쁜 아치형을 그려냈다.

움직이려 하지도 않았는데 격렬하게 움찔거리는 보짓살, 꿈틀거리는 연육의 향연이 남성기를 정성껏 빨아들이는 감각과 함께 절정에 도달했다.

“우아...앗...핫...히윽, 우...웅....”

머리가 붕 뜬다.

눈앞이 번쩍거리면서 거친 숨이 덩어리째 폐에서 튀어 나갔다.

거의 30초 동안 몸이 통제에서 벗어났다.

“이...이제... 그만, 됐죠?”

예빈은 고개를 옆쪽으로 훽 돌린 채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머리는 여전히 쾌감으로 몽롱하긴 했지만 조금 정신이 들었다.

이게 뭐 하는 거람?

치료하는 것도 시간이 빠듯한데 즐기고 있을 시간이 얼마나 있다고...

짐승처럼 육욕만을 탐하는 시간은 끝났다.

이제는 지성인이자 의료인답게 환자의 용태를 보호자에게 보고 해야 하는 시간이다.

“나...나....나와주...세욧....옷...!”

하지만 예빈의 굳은 결심은 시우가 허리 움직임을 재개함에 따라 모래성처럼 부서졌다.

절정으로 민감해지고 좁아진 질 내부를 그의 명도가 마구잡이로 쑤시기 시작한 것이다.

움직임이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

“옥.... 자, 잠시만....욧....! 시우 씨...!”

시우가 좀 더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자 그의 허벅지에 받혀진 예빈의 엉덩이가 위로 붕 떴다.

거의 굴곡 위까지 허리가 구부러지자 예빈의 눈에도 자신의 구멍을 들락날락하는 시우의 거근이 보였다.

게다가 어찌나 살벌하게 자궁구를 때려대는지 한번 찔릴 때마다 배란이 되어버릴 것 같다.

뭐, 물론 과학적으로나 마법적으로나 사실과 거리가 멀지만... 말이 그렇다는 거다.

“아....안 된다니까요오....!”

시우는 예빈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손목을 놓고 아예 예빈의 엉덩이를 단단히 고정한 채 비스듬하게 수직 운동을 하며 쑤셔대기 시작한다.

벗어날 수 있는데, 벗어나고 싶지 않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러고 싶다.

-찔걱 찔걱 찔걱!

절굿공이처럼 예쁜 보지를 쿵쿵 내리찍을 때마다 예빈의 얼굴로 몇 방울씩 물이 튀었다.

그녀 자신의 애액이었다.

“윽.... 흐읏... 거기... 거기 좋아요.....”

결국 예빈이 선택한 것은 조금 더 그의 장난감이 되는 것이었다.

어쩌라고! 난 몰라! 이렇게 기분 좋은데! 이걸 왜 참아? 모드로 돌입했다.

“아앗...아아....헤으으으.....”

시우의 허리가 움직일 때마다 앞뒤로 덜렁이는 다리.

뭔가, 뭔가 쌀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든다.

“히으으윽....!”

부지런히 예빈의 속살, 질내에 돋은 돌기 하나하나를 짓이기던 자지가 갑자기 단단해졌다.

원래 돌처럼 단단했다면 지금은 마치 강철 같다.

사정 직전에 잔뜩 부풀어 오른 것이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세 번.

“하아...하앗...항....아앙...!”

예빈은 골반이 징징 울리는 느낌과 동시에 애액을 왈칵왈칵 쏟으며 절정의 춤을 추었다.

푸딩처럼 파들파들 떨리는 가슴, 하늘을 향한 채 사정없이 움찔거리며 정액을 받아내는 보지, 그리고 그에 연동되어 꿈찔거리는 똥구멍까지.

이후 와인 잔처럼 뒤집힌 예빈의 질내에 뜨거운 정액이 왈칵왈칵 주입되기 시작한다.

“하아...하앙....아아....”

예빈이 발그레한 홍조를 띠고 절정의 여운을 만끽하는 와중 변화가 일었다.

“어.....어...?”

-슈우우우우욱!

예빈의 낙인으로부터 어마어마한 양의 마력이 빨려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예빈의 가장 깊은 곳까지 파헤친 시우의 물건을 통해 말이다.

예빈은 오싹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대규모 마법을 시연할 때 가끔 이렇게 마력이 밑 빠진 독처럼 마력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 바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의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완벽히 타의에 의해 전례 없는 기세로 마력을 흡수당하고 있다.

“머... 멈춰요...!”

이상을 감지한 예빈은 황급히 시우를 밀쳐내려 했다.

그러나 꼼짝도 할 수 없다.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은 물론 마법을 사용해보려 해도 워낙에 사나운 마력의 격류에 모두 미스 캐스팅으로 끝난다.

마력의 통제권을 되찾아오려 해도 마치 코끼리와 줄다리기를 하는 것처럼 너무나도 극명한 힘의 차이를 느꼈다.

심지어 지금 흡수당하는 마력이 예빈의 낙인에 오랜 기간 축적되어 ‘자기화’를 거친 마력임에도 말이다.

예빈은 떨리는 눈동자로 시우의 얼굴을 보았다.

아무런 감정도 떠오르지 않은 공허한 오른쪽 눈동자.

그의 왼눈에 끼워두었던 유리 의안엔 아인에서 마주했던 시우처럼 금빛의 마력 반사광이 넘실거린다.

-파직! 파지지직!

시우 등 뒤로 잘려나간 고압선처럼 검은색 스파크가 튀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기현상에 예빈이 꼼짝도 못 하고 덜덜 떨고 있을 무렵.

마력의 착취가 끝났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낙인에 저장하고 있던 모든 마력을 빨아들이자 흡수를 중단한 것이다.

“어....?”

그리고 이내 역으로 분출되기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이것도 예빈과 연결된 자지를 통해서이다.

“어어어엇...?”

마치 급속 충전이 되는 것처럼 자궁으로 넘실넘실 밀려오기 시작하는 순백의 마력은 공허하게 비었던 예빈의 낙인을 한가득 채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과정 역시 일반적인 상식을 아득히 벗어났다.

마녀의 마력 충전 메커니즘은 크게 3단계이다.

흡수.

자기화.

보존.

여성은 스스로 마력을 생성해 낼 수 없으므로 주변의 마력을 끌어오거나 농축된 마력수를 통해 마력을 빌려온다.

이것이 흡수(吸收).

낙인에 저장된 마력을 시간을 들여 ‘가장 활용하기 쉬운 형태’로 가공한다.

이것이 자기화(自己化).

자기화된 마력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도록 보관한다.

이것이 보존(保存)이다.

“어...어떻게 이런 일이...?”

보통  ‘마력의 자기화’ 단계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아무리 가공을 거쳐 ‘색’을 지니지 않은 순수한 마력이라도 분명 불순물이 섞여 있다.

그리고 이를 깔끔히 정제하는 것은 꽤 까다로운 작업이다.

특히 19 위계 마녀의 마력총량 쯤 되면 전부 비워낸 마력을 다시 채우고 자기화하는 데에만 한 달이 우습게 소요된다.

그러나 지금 시우로부터 흘러들어오는 마력은 달랐다.

이미 시우의 몸으로 흡수되었다가 재방출된 이상 오염이나 변질이 있어야 정상인데 너무나도 순수하다.

예빈은 일찍이 이 정도로 깨끗한 마력을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이 마력의 순도에 비하면 에메랄드 타블렛의 최고급 마력수도 흙탕물처럼 느껴질 지경이다.

별다른 자기화 과정없이 지금 바로 이 마력을 사용해 마법을 행사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 같다.

거기에 이 마력의 양.

페이백 이벤트인가 싶었는데 예빈이 원래 시우에게 주었던 양보다 현격히 많다.

여기까지만 해도 이해가 안가는데 시우의 몸에서는 여전히 어마어마한 양의 마력이 느껴진다.

즉, 예빈이 10만큼의 마력을 줬는데 20을 돌려받고 시우에게는 30이 남아있는 것이다.

이건 그냥 마력을 정제해 돌려준 것도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마력을 ‘흡수’하고, ‘증폭’한 뒤, ‘정제’해서 돌려주었다.

증폭을 거치면 마력의 순도가 급격히 감소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모저모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이게 대체 뭐람...?”

어안이 벙벙해진 예빈이 놀란 눈으로 시우를 바라보는 사이 그의 고개가 기면증 환자처럼 스르륵 꺾였다.

몸이 뒤로 넘어가며 침대 위로 털썩 떨어진다.

“무슨 일이죠?”

섹스 이후의 갑작스러운 해프닝은 마력의 기척에 놀란 아멜리아가 연구동에서 뛰어오면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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