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1.
아편 연기로 가득한 화원을 거니는 느낌이 이럴까?
세상만사의 피곤하고 힘든 일을 잊게 해주는 아찔한 안정감.
“아...하아...하아앙....”
예빈은 하늘을 올려다본 자세로 입을 반쯤 벌리고 숨을 헐떡였다.
건강한 분홍빛 혀가 그 안에서 꿈틀거리며 미열에 반응해 끈적하게 변한 침을 골고루 섞었다.
허리부터 시작된 쾌감에 손발이 찌릿찌릿 저린다.
“미쳐... 뭐야, 진짜 미쳤어...하아, 하읏....!”
순산형의 엉덩이와 이어지는 매끈한 허리.
도자기를 연상시키는 예반의 허리와 날갯죽지가 뒤로 접혔다.
시우의 위에서 요분질하기를 15분.
차근차근 중첩되던 쾌락에 가벼운 절정을 맞이한 것이다.
자궁구에 바짝 붙어있는 귀두가 쓱쓱 비벼질 때마다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 자궁이 떨렸다.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마녀라도 배란이 되어버릴 것 같은 음란한 기분마저 들었다.
“하아, 하아, 서... 설마 진짜 임신하는 건 아니겠지...”
상식을 아늑히 벗어난 이런 말을 중얼거리게 될 정도로 말이다.
예빈이 거칠게 숨을 쉴 때마다 그의 물건을 사정없이 조이는 질내점막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조임에 반응하기라도 하듯이 예빈의 안에서 시우의 물건이 움찔거렸다.
예빈은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입술을 혀로 적셨다.
입안은 뜨거운데 입술은 바짝바짝 말라가는 이 기분.
혼자서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다.
예빈이 그린란드에 있을 적 그녀의 숙소는 사실 ‘공방’이라 불릴 만한 근사한 곳이 못되었다.
보온을 위해 베개를 한가득 채우고 짐승 가죽으로 벽을 덧댄 4인용 카라반.
대화할 친구도 없는 그곳에서 예빈의 둘뿐인 취미는 넷플릭X를 보는 것과 포르노를 보며 혼자 클리토리스를 만지작거리는 것이었다.
바깥 온도는 영하 20도.
하얗게 얼어붙은 유리창 아래서 팬티 안에 손을 넣어 혼자 꼼지락거리던 것이 얼마나 위안이 되었던지.
밥 먹을 때도, 청소할 때도, 책을 읽을 때도, 연구할 때도, 잠자기 전에도, 쉬는 시간에도.
습관적으로 팬티 안에 손을 집어넣곤 했다.
이쯤되면 자위중독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차피 볼 사람도 없는데 무슨 상관이야' 따위의 말이나 하면서 그 짓을 계속했지.
사실 메리골드 남작의 숙소에 머물면서도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언제나 시간을 내서 자위했다.
10년의 골방 생활 동안 예빈이 스트레스 해소의 수단으로 사용된 결과 손톱을 물어뜯는 강박처럼 몸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하으으....”
그러나 단언할 수 있다.
자위를 100번 한다고 해도 이 기분은 느낄 수 없다.
뱃속을 꿰뚫는 것 같은 이 쾌락.
연결된 점막에서 느껴지는 서로의 고동.
이미 생식능력을 잃었음에도 ‘씨를 받고 싶다’라는 본능을 느낄 수 있다.
“흐응, 항.... 으흣....”
지금까지 그저 앞뒤로만 움직이던 예빈은 패턴을 조금 바꿔보았다.
방아를 찧듯이 엉덩이와 허리를 들썩이기로 한 것이다.
“옷...옥...웃....훅...”
그의 물건이 자궁 경부를 쿡쿡 찌를 때마다.
가느다란 벼락이 정수리부터 회음부까지 내달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드레스 안에서 출렁이는 젖가슴이 부드러운 천에 비벼지는 것마저 기분이 좋다.
“하...아...읏....어...? 어?”
그렇게 아주 조금 움직였을 뿐인데.
시우의 자지가 한 번 크게 부풀었다.
그리고 맹렬한 기세로 예빈의 질내에 정액을 퍼붓기 시작한다.
이미 시우의 자지는 거의 한계에 달해있던 것이다.
-꿀렁! 꿀렁! 꿀렁!
한번 자지가 움찔거릴 때마다 뜨겁고 끈끈한 액체가 배 한가득 퍼진다.
그 움직임, 그 온도, 그 느낌이 너무나도 야릇해서 예빈은 저도 모르게 몸을 바르르 떨었다.
정자를 받아들이기 위해 위로 쭉 올라간 자궁경부와 물결치는 질 주름이 스포이트처럼 정액을 빨아들이려는 것이 느껴진다.
“하아....아....항....”
질내사정.
크림파이.
질싸.
자궁 정액 절임.
무차별 아기씨 폭격.
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체감 10초 정도는 되는 시간 동안 예빈의 질내를 허연 정액으로 뒤덮은 사정 타임이 끝났다.
예빈은 살짝 아연한 표정으로 자신의 배를 바라보았다.
그의 반들반들한 가랑이 사이로 질내에 전부 담기지 못한 정액이 삐질삐질 흘러나오는 것이 보인다.
“읏...흥...”
그 이후에도 전기신호라도 받은 양 퍼덕이는 자지의 움직임에 예빈의 골반이 퍼득 퍼득 떨렸다.
기분 좋다.
4월 중순 하늘을 수놓는 오로라를 보며 김치찌개를 먹는 것이 섹스가 아니었다.
냉동 치킨를 전자레인지에 덥히고 캔맥주와 함께 먹으며 영화를 보는 것도 섹스가 아니었다.
베개 더미 사이에 콕 틀어박혀서 바지만 벗고 클리를 만지작거리던 것도 섹스가 아니었다.
보지에 자지를 박히고 질싸당하는 것...!
이게 진짜 섹스다.
팔뚝에 돋은 닭살을 어루만지며 예빈은 주춤주춤 엉덩이를 들었다.
“으으....”
마녀는 배란이 되지 않기에 당연히 생리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감각을 느끼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뜨거운 굴을 싸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3개월간 시우의 고환에서 농축되어 진득한 점성과 누런색을 띠게 된 정액이 예빈의 보지 사이로 삐져나와 허벅지를 타고 흐른다.
“으아으아...!”
예빈은 황급하게 가랑이를 손으로 막았다.
시트야 어차피 마법으로 청소하면 된다.
그러나 아직 인간의 감성에 가까운 예빈에 ‘이불에 뭐가 묻으면 안 된다’라는 위기감쪽이 먼저였다.
한참이나 무릎 꿇고 선 자세로 손 위에 정액을 뚝뚝 받던 예빈.
“....이게 정액이구나.”
영상으로만 봤던 것과 꽤 차이가 크다.
생각보다 미끈거렸고 코와 제법 거리가 있음에도 비릿하고 야릇한 향이 푹 올라왔다.
“이래서 밤꽃 냄새 밤꽃 냄새 하는 거구나...”
양이 무진장 많다.
보울처럼 만든 손바닥을 한가득 채울 정도이다.
점도도 젤리처럼 진득였다.
예빈은 주위를 슬쩍 둘러보고는 손바닥을 입가로 가져다 대었다.
야동에서 보면 여자 배우들이 맛있다는 듯이 이걸 입으로 빨거나 삼키던데.
과연 맛이 어떨까?
“우웩....”
혀 끝으로 정액을 살짝 핥아본 예빈은 오만상을 찌푸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상상 이상으로 역하고, 쓰고, 비렸다.
게다가 조금 밖에 목구멍으로 안 넘겼는데 목이 따끔거린다.
예빈은 미리 준비해 두었던 물수건으로 손바닥과 그의 사타구니 주변, 그리고 가랑이 사이를 구석구석 닦았다.
부끄럽지만 조금 전까지 치료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이제 좀 적응이 된 것 같으니 본격적으로 치료에 들어갈 시간이다.
예빈은 다시 젤을 꺼내 들고 시우의 자지가 반짝거릴 때까지 손으로 정성스럽게 발라주었다.
이미 사정을 끝냈는데도 그의 물건은 조금도 작아지지 않은 채 울퉁불퉁한 핏줄을 과시 중이다.
“하아.....”
저도 모르게 나오는 뜨거운 한숨에 예빈은 화들짝 놀랐다.
그의 단단한 물건을 만지자 아까 느꼈던 뜨거운 쾌락이 다시 떠오른 것이다.
“왜 이래? 미쳤나 봐.”
예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아까처럼 조심스럽게 시우의 위로 올라탔다.
“아흥....!”
잔뜩 흥분한 예빈의 질벽은 오히려 처음보다 많이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끈적끈적하게 녹아있는 것도 사실이었기에 더한 쾌감을 주며 쑤욱 시우의 자지를 집어삼켰다.
“이제...이제 치료하자...치료....”
이 정도면 익숙해 진 것 같기도 하고....
예빈은 철썩철썩 허리를 움직이며 마력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그의 귀두가 다시금 자궁구를 문질러 주자 예빈의 허리가 다시 꼿꼿해졌다.
“하아....시우 씨.....”
애달픈 목소리와 함께.
예빈의 첫날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2.
“조때따.....”
오랜만에 포근한 햇살 속에서 일어난 예빈은 어제의 일을 떠올리고 뺨을 감싸 쥐었다.
“치료 하나도 못 했어....”
정확하게 말하면 원래 목표치의 10분의 1도 성공하지 못했다.
외부적인 요인이 문제가 된 것은 아니다.
시우의 몸은 시술을 받기 위한 최적의 상태가 되어있었고, 어려우리라 생각했던 성교 역시 예빈의 마음에 쏙 드는 쾌감을 안겨 주었으니까.
“미친년... 문예빈 이 미친년....”
문제는 그 쾌감이 너무 황홀했다는 것에 있었다.
예빈은 어젯밤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하앙...! 하아...! 하앙...! 시우 씨도 좋아요....? 진짜 이런 거 첨이야....! 하앙....아....저도 좋아요...!’
그의 위에서 창녀처럼 궁둥이를 흔들며 한 번, 두 번 , 세 번까지 질내사정을 재촉하던 모습을.
그렇게 3회.
예빈은 시우를 자위기구 삼아 쾌락에 몰두했다.
섹스에 익숙해지고 치유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핑계를 들먹이며 말이다.
마치 처음 자위를 배웠던 날처럼 밤늦게부터 동이 틀 무렵까지 그의 위에서 허리춤을 추었던 것이다.
그렇게 네 번째 삽입에 겨우 치료를 시작했는데.
해가 떠버려 더 이상 그곳에 머물 수 없었다.
아침이 되면 언제나 메리골드가 시우에게 병문안을 오니 그대로 있다간 둘이 섹스하는 모습을 그녀에게 고스란히 보이고 말 것이다.
시우는 이미 메리골드 남작의 총애를 받는 ‘남의 남자’다.
치료라는 명목이 있긴 해도 굳이 섹스 장면까지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자괴감... 풀 스택이네...”
예빈은 침대 위에 엎드린 채 머리를 쥐어뜯었다.
분명 치료 목적으로 시작했으면서 몇 시간 동안 대화도 나눠본 적 없는 남자 위에서 요분질을 하고.
세 번 질내사정 받는 동안 치료다운 치료는 하나도 안 했고 쾌락을 탐하기 여념이 없었다.
의사로서도 여자로서도 실격인 게 아닐까?
“망했어....”
예빈은 엉금엉금 침대 끝으로 기어가 벽에 머리를 쿵쿵 박았다.
오늘 밤엔 기필코... 기필코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애초에 남작에게 말하길 3회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고 했으니, 그 횟수를 오버할 생각은 없었다.
어제 분의 치료까지 오늘 끝내야 한다.
그러려면 대략 열두 시간 정도가 필요할 것 같긴 한데...
예빈은 벽에 머리를 기대로 엉덩이만 치켜든 상태로 상각에 잠겼다.
열두 시간.
열두 시간이라...
열두 시간 동안 섹스....?
어제 했던 그걸 열두 시간 동안이나...?
예빈의 손은 어느새 저도 모르게 팬티를 제치고 동글한 공알을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뜨거웠던 지난 밤의 열기가 가시지 않았는지 몇 번 만지지도 않았는데 왈칵왈칵 물이 나오는 것 같다.
수도꼭지가 된 기분이었다.
“아....읍...움....”
에빈은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베갯잇을 입으로 꾹 물었다.
꽃잎을 더듬던 손가락 두 개가 구불구불한 질구를 파고든다.
“읍...음...음....”
질구 위쪽.
그의 물건이 스칠 때마다 저도 모르게 헛바람을 뱉었던 그곳을 꾹꾹 누르며 문지르자 찌르르한 쾌락이 등골을 저민다.
그렇게 자신만의 세계로 몰두하길 10여 분.
“스미르나 양.”
예빈은 등골이 저미는 듯한 한기를 느꼈다.
이 방에서 들려선 안 될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으니까.
예빈은 고장이 난 것처럼 고개를 들고 끼기기긱 머리를 뒤로 돌렸다.
어찌나 당황했는지 보지를 쑤시던 손가락은 뺄 생각도 못 하고 말이다.
그녀의 뒤에는 드라이 아이스보다도 차가운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있는 아멜리아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