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93화 (93/917)

#93

1.

“악....!”

예빈은 천천히 허리를 내리자마자 자신이 이 일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했음을 깨달았다.

꼭 다물려 있는 꽃잎을 가르며 들어온 단단한 고깃덩어리.

자글자글한 돌기가 있는 질내에 단숨에 처박힌 귀두에 예빈은 억소리를 내었다.

발끝이 절로 들린다.

꾸욱하고 자지를 조이는 점막의 향연.

단단하게 경직된 허벅지가 파들파들 떨려온다.

엄청난 뻑뻑함을 느꼈다.

“아...아프...네....”

예빈은 허둥지둥 두 손을 시우의 가슴 위에 올리며 움직임을 멈췄다.

자지가 들어온 것은 아랫입인데 왜 윗입이 떡 벌어지는 것인지.

처음 느껴보는 체내의 이물감에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 것을 느꼈다.

“으으으으....”

엄청 뻑뻑하다.

윤활제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조금 전까지 아무것도 받아들인 적이 없던 예빈의 순결한 구멍은 갑작스러운 삽입을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당연하다.

몸이 푹 녹을 정도의 애무로 보지 안쪽의 점막이 흐물흐물해져도 첫경험은 대게 고통스럽다.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을 써야하고, 사용하지 않았던 점막을 긁으며 쾌감을 얻는 과정이니까.

고작 러브젤을 조금 바른 정도로 시우의 대물을 받아 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던 것이다.

“큰...큰일이다...”

덕분에 예빈은 난처해졌다.

질경련이 일어날 것 같다.

어정쩡한 자세로 쪼그려 앉아야 하는 상태여서 다리도 엄청 저리다.

땀이 삐질삐질 흐를 것 같은 감촉에 예빈은 어쩔 수 없이 시우 위에 상체를 눕혔다.

“후우...후우....”

여성에 비해 피하지방이 현격히 적어 딱딱하게까지 느껴지는 시우의 피부, 그 안에 단단한 근육까지.

‘남자와 여자의 몸은 이렇게나 다르구나’ 하고 새삼 깨닫게 되었다.

“잠만, 잠만 가슴 좀 빌릴게요. 시우 씨...”

그냥 삽입을 위한 기승위일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얇은 천 위로 신체의 70%가량이 바짝 밀착하게 되자 새삼 이상한 기분이 든다.

마치 그의 품에 안겨있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집중 집중....”

예빈은 침착하게 되뇌며 씰룩씰룩 엉덩이를 뒤로 뺐다.

적당하게 살집이 오른 보짓두덩이가 서서히 벌어지며 귀두를 삼켜가기 시작했다.

눈으로 직접 보이지는 않았지만 장면이 생생히 그려지는 것 같았다.

몸 안을 파고든 시우의 물건에는 그 정도의 존재감이 있었다.

“하읏....!”

꼬물딱 꼬물딱 움직이며 천천히 그의 몸을 타고 내려가는 예빈.

몸 깊숙이 벌어지면 안 될 곳이 벌어지는 느낌과 동시에 점점 안으로 자지가 밀려 들어온다.

“하아....하우...시우 씨... 너무 큰 거 아니에요....?”

대물이 기분 좋다는 이야기야 곳곳에서 들어왔다.

언젠가 생길 남자친구도 고추가 컸으면 좋겠구먼 하고 막연히 생각은 해왔다.

그런데 막상 그걸 받아들이는 입장이 되자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뭐든 적당한 게 좋은거다.

“무슨.... 말도 아니고... 끄응....”

예빈이 시우의 가슴에 엎드려 꿈틀거리는 동안 드레스 한쪽 어깨끈이 내려갔다.

한 손으로 움켜쥐기 힘들 정도로 풍만한 예빈의 가슴이 옷 사이로 흘러내린다.

빼꼼 튀어나온 유두가 그의 맨살에 비벼지자 뭔가 오싹오싹한 감각이 척추를 간질였다.

“아, 진짜아아.....”

누가 보는 건 아니었지만 어깨끈을 고쳐맨 예빈은 달팽이가 기어가는 것만큼이나 느리게 그의 물건을 삼켰다.

그리고....

“핫....!”

위로 살짝 휘어있는 자지가 예빈의 끈적이는 속살의 민감한 구석을 스치고 지나갔다.

동시에 움츠러드는 허벅지.

예빈도 아무것도 모르는 숫처녀는 아닌지라 금방 그게 어떤 느낌인지 알아차렸다.

성감이 자극받을 때의 감각이다.

하지만 단순히 자위할 때와는 미묘하게 다르다.

“흐으음....”

처음이라 그럴까?

예빈은 머릿속에서 첫 자위 장면을 떠올려 감각을 비교해 보았다.

어쩌다 책상 모서리에 가랑이를 비비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깨달은 방과 후.

모든 학생이 귀가한 교실에 혼자 남아 열심히 책상과 사랑을 나눴었지.

“으.....”

본의 아니게 흑역사까지 되뇌게 된 예빈은 머리를 휘휘 저어 기억을 털어냈다.

아무튼 미지의 감각을 알아가는 중이라는 부분에서 비슷하다.

예빈은 그 이후에도 한참이나 끙끙거리며 시우의 물건을 끝까지 넣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살짝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며, 커다란 물건을 집어삼키듯이 차분히 움직인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웃웃....흐....읏....아... 진짜 쫌....!”

“.........”

다름이 아니다.

삽입을 위해서는 몸을 움직여야 하고, 그때마다 시우의 물건이 자꾸 안쪽을 긁어대는 바람에 자꾸 야리꾸리한 감촉이 골반 안쪽에서 퍼졌기 때문이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그저 거슬리는 정도의 감각이었는데.

한번 한번 움직일 때마다 무섭게 증폭하는 쾌감의 파동은 겁이날 정도였다.

예빈은 입술이 하얗게 질릴 때까지 꽉 깨물었다.

정신 차려야 한다.

“이건 기분 좋으려는 게 아니다... 평정심, 평정심... 정신차리자...”

그러나 그런다고 느껴질 쾌감이 어디론가 가버리겠는가?

이대로 계속 비비적거리고 있다가는 치료고 나발이고 다 엉망이 될것 같았다.

이제 절반 정도 넣었으니까.

안 쪽도 적당히 풀렸겠다 슬슬 일어나도 되겠지?

“후우....”

예빈은 엉금엉금 양팔로 그의 가슴을 밀어내며, 늑골의 끝, 배를 걸쳐 양 허리 옆에 손을 얹고 쪼그려 앉았다.

진짜 다리 사이에 남자의 자지가, 야동에서만 보던 자지가 들어와 있다니.

예빈은 그녀의 앞에 뻗어있는 시우를 보고도 쉽게 믿기지 않았다.

“웃...차....”

그리고 엎드린 상태로는 받아낼 수 없었던 곳까지 더 깊게, 자지를 집어넣기 시작했다.

한 번의 삽입도 없어 꽉 다물렸던 안쪽 질벽이 귀두에 의해 벌어진다.

비록 앞부분만 넣고 깔짝거렸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생겨난 예빈의 애액이 추가로 윤활제 역할을 해주었다.

“와....미쳤네.... 진짜 들어가 있어...”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듯 쪼그려 앉은 예빈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자신의 배를 꾹꾹 눌렀다.

그럴 때마다 말랑말랑한 뱃살 대신 뭔가 단단한 축이 만져진다.

말할 것도 없이 예빈이 안으로 밀어넣기 위해 고군분투를 했던 시우의 자지다.

예빈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이렇게 쪼그려 앉은 자세로는 인체공학적으로 이 깊이가 한계다.

나머지 분의 물건을 끝까지 삽입하기 위해서는 털썩 주저 앉아야 한다.

이제 딱히 넣고 있어도 아프지 않으니 괜찮겠거니 생각한 것이다.

그 판단이 오만이었다는 즉각 깨달았다.

“읏흥.....!”

새하얗게 눈을 치켜뜨고 입을 벌린 예빈.

쑤욱 처녀지를 파고 들어온 귀두에 자궁구를 강타당했다.

눈앞에 번쩍하는 듯한 불길과 함께 예빈의 전신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아...아... 미친, 개 아파......”

생전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고통이었다.

이런 일에 대비해서 자율방어를 제거해뒀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더라면 즉각 반격이 튀어 나갔을지도 모른다.

예빈은 눈가를 잔뜩 찡그린 채 자궁경부를 꾹꾹 압박하는 그의 물건을 느꼈다.

너무 아파서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하겠다.

“자, 잠시만 이대로 있자....”

어차피 자성마법의 효율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시우의 쾌감, 그리고 깊은 삽입이 필요하다.

예빈은 심호흡을 하며 통증을 다스렸다.

움찔거릴 때마다 자신의 점막이 그의 물건을 힘껏 조이는 것이 느껴진다.

그때마다 시우의 자지가 기분 좋다는 듯이 껄떡였다는 건 희소식이 아니었지만.

“그럼 이제, 움직일게요?”

그러나 과연 영체의 내구도는 우수했다.

보통 여자였더라면 눈물을 펑펑 쏟으며 꼼짝도 못 했을 강렬한 첫 삽입의 통증도 얼마 지나지 않아 가셨다.

예빈은 자꾸 출렁이며 옷 사이로 삐져 나가려는 가슴을 한 팔로 끌어모았다.

앞뒤로 살랑살랑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웃...우욱...!”

동영상에서 봤던 대로 하면 된다.

말을 타듯이 너무 빠르게 움직이지 말고 천천히 또 부드럽게 앞뒤로 흔들어주는 것이다.

“하...아...읏...훗...!”

그리고 예빈의 자궁구에 시우의 귀두가 마구 비벼지는 순간.

예빈은 태어나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던 강렬한 쾌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설마하니 이런 기분일 줄이야...

“뭐야... 이거....”

잠시 허리를 멈춘 예빈은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 기분 좋아서 어쩌겠다는 건가?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다.

애초에 말 한마디 나눠본 적 없는 남자와 첫경험을 하는 것도 모두 구명을 위해서이고.

“하아...하아....”

하지만 생경한 쾌감에 의해 집중력이 흐트러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대로 치료를 한다면 평소보다 훨씬 못한 수행능력이 나올 것이 분명하다.

그럴 바엔 차라리 조금 익숙해지고, 그러니까 성교에 익숙해진 다음에 본격적인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

“그래... 그렇게 하자...”

-쓰윽 쓰윽 쓰윽

예빈의 부드러운 안쪽 허벅지 살이 시우의 단단한 허벅지에 비벼지며 마찰음을 낸다.

“하아...앗... 거기...아....!”

예빈은 눈을 지그시 감고 시우의 물건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2.

아멜리아는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와 예빈의 뒷모습을 시선으로 쫓았다.

아무 할일도 없는데 괜스레 1층으로 내려간 아멜리아는 주방에서 럼을 꺼내고 안주를 대신해 담배를 피웠다.

속이 탄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 사랑이 진실인지 거짓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따름이었는데.

예빈이 거의 헐벗은 상태로 ‘치료’를 위해 시우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자마자 모조리 뒷전으로 밀려났다.

신경 쓰인다.

신경이 너무 많이 쓰인다.

제법 시간이 흘렀으니 저 위 시우의 방에서는 남녀 간의 방사가 이뤄지고 있을 것이다.

“.........”

아멜리아는 어느새 비어버린 잔을 보았다.

취기가 오르지 않았다.

이상한 약이라도 먹은 것처럼 얼굴이 붉어지지도 않았고, 살짝 들뜨거나 노곤하지도 않다.

“휴.....”

아멜리아는 길게 한숨을 뱉고 잔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았다.

다시 중앙계단을 올라오자 마주한 갈림길.

한쪽은 아멜리아의 방, 다른 한쪽은 예빈과 함께 있을 시우의 방.

알고 있다.

채신머리 없는 짓이라는 것을.

어쩌면 예빈에게도 커다란 실례를 저지르는 것이라는 것도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아멜리아는 어느새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발끝으로 걸었다.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 확인해보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는 쌉싸름한 충동이 아멜리아를 이끈 것이다.

“..........”

아멜리아는 침을 꿀꺽 삼켰다.

입자 마법을 사용한다면 어렵지 않게 안의 정황을 낱낱이 엿볼 수 있겠지만 차마 그럴 용기까지는 없었다.

마치 커다란 장벽으로 느껴지는 나무문에 슬쩍 귀를 가져다 대었다.

기본적으로 방음막을 쳐놓은 모양인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23 위계의 아멜리아가 19 위계의 예빈의 결계를 간파하지 못할 리 없다.

아무런 흔적도 기척도 남기지 않고 결계의 일부분을 뜯어고쳤다.

그러자 들려오는 목소리.

[하아... 하앙, 호옷....웃...웅...쿠욱....!]

달콤하게 젖어있고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예빈의 달뜬 교성이었다.

얌전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평상시 모습을 떠올리면 결코 떠올릴 수 없는 앙칼진 음색이기도 했다.

그 이외에도 살이 비벼지는 소리나 침대의 시트가 흐트러지는 소리가 여실히 전해져온다.

그 순간 가슴을 콱 짓누르는 듯한 불쾌감과 분노, 무기력함.

그리고 또 한 가지의 감정이 너무나도 선연하게 떠오른다.

질투.

시우가 쌍둥이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봤을 때도.

마차에서 오딜이 그의 성기를 입으로 애무해주는 것을 봤을 때도.

예빈이 치료를 위해 그와 성교해야 한다는 말을 전했을 때도.

이런 감정이 들었었다.

하지만 지금만큼 새빨갛게 마음을 멍들게 한 적은 없었다.

[아...아....읏, 읏....! 좋아요... 시우 씨....]

“......웃!”

시우 씨?

예빈이 그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아멜리아는 문을 박차고 들어서려는 자신의 손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목적이 어쨌건 성감대를 자극당하면 저런 신음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고 배웠다.

게다가 지금 예빈은 시우를 치료 중이다.

중간에 방해해서 어쩌겠다는 건가?

[항...앙.....아앙.....아아....]

아멜리아는 이를 꽉 물며 문고리에 올려진 손을 힘없이 떨어뜨렸다.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돌아가는 아멜리아의 등 뒤로는 환청처럼 예빈의 교성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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