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92화 (92/917)

#92

1.

아멜리아는 복잡한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안 그래도 신시우의 문제로 머리가 아픈 가운데 쌍둥이들이 날린 추가타.

‘교수님, 사실 저희가... 에로스의 묘약을 교수님께 몰래 드린 적이 있어요.’

오딜과 오데트는 거의 머리가 땅에 닿을 듯이 고개를 조아리며 아멜리아에게 석고대죄했다.

요지는 간단했다.

시우의 정액으로 만들어 낸 사랑의 묘약을 아멜리아가 먹었다.

그 당시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고 어차피 엉터리 묘약에 불과한 이상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서 넘어갔다.

‘그때 차에 섞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르고... 저희가 시험해보니 개인차가 좀 크더라구요... 어쩌면 교수님의 경우 아직 묘약의 효과에 빠져계신 게 아닌가 했어요.’

‘교수님도 아셔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죄송해요, 교수님.... 어떤 벌이든 받을게요...’

쌍둥이도 몇 달간 저택을 드나들며 아멜리아의 모습을 봐왔다.

시우를 대하는 아멜리아의 모습이 단순히 죄책감에서 비롯했다기에는 너무나도 농밀한 감정이 묻어나온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아챘다.

그녀가 시우로 인해 지나치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죄책감에 시달리다 소피아를 찾아가 일의 자초지종을 알리고 아멜리아에게도 솔직하게 전하러 온 것이다.

묘약의 효과와 작용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마약처럼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화학적인 작용이 아니기에 일일이 파헤치기에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복잡하고 말이다.

차라리 독약이었더라면 낙인의 자율방어 시스템이 알아서 걸러냈을 것이다.

그러나 에로스의 묘약 같은 경우는 감정을 고양해준다는 일종의 ‘버프’ 형식으로 작용하기에 아멜리아의 자율방어로도 잡아낼 수 없었다.

아멜리아는 아연해졌다.

이 모든 게 그저 거짓된 착각에 불과하다니.

시우가 쌍둥이와 노닥거리는 것을 보며 느꼈던 불쾌함도.

그의 분노에 어쩔 줄을 모르고 도망간 것도.

그를 향한 마음을 뒤늦게 깨닫고 이름을 부르며 달려갔던 그 해방감도.

그를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 목 놓아 절규케 했던 슬픔도.

그가 예전과는 다를지도 모른다는 경고에 느꼈던 공포도.

그를 치유하기 위해 예빈과 몸을 섞여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막막함도.

전부 다 거짓말?

모두 묘약의 효과에 불과했단 말인가?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닐 거예요... 묘약의 설명에 ‘이미 사랑하고 있는 상대에 한해서는 묘약의 효과가 발현되지 않는다’라는 말도 있었어요....’

덧붙인 오데트의 설명.

이미 사랑하는 상대에 한해서는 묘약의 효과가 발현되지 않는다라...

그렇다면 그 묘약을 마실 당시 이미 그를 사랑하고 있었단 말인가?

아멜리아는 고개를 내저었다.

감히 마녀의 밤시중 제안을 거부한 당돌한 노예에게 한 번 시선이 갔던 건 사실이다.

그 이후에 어떤 지시를 내리던 잔꾀 없이 수행하는 그의 성실함이 보였다.

이따금 불평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어떻게 노예 따위가 감히!’ 같은 생각이 들긴 했어도 막 밉지 않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괜스레 그의 얼굴이 떠오를 정도가 되었고 말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그건 분명 지금처럼 격렬한 감정이 아니었다, 라고 아멜리아는 반추했다.

‘나가 보세요.’

충격을 받은 아멜리아는 제대로 화도 내지 못하고 쌍둥이와 소피아를 내쫓았다.

너무나도 극심한 혼란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쌍둥이 말대로, 어쩌면 에로스의 묘약 때문에.

소피아의 말대로, 어쩌면 그것이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기 때문에.

바보처럼 자신의 거짓말에 계속 속아 넘어가고 있던 것은 아닐까?

“.........”

묘약의 작용을 인지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알아차리게 된 이상 그 효과를 정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피로의 향수를 날리는 것과 비슷한 요령이다.

지금 당장에라도 손가락 한 번만 튕기면 모든 효과를 없애는 것이 가능하다.

아멜리아는 손가락을 겹쳐 들었고.

이내 내려놓았다.

이 손가락질 한 번에 모든 게 편해질 수 있다.

이 무거운 마음.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를 힘들게 만들었다는 부채의식.

피로의 향수를 아무리 써도 잠들 수 없는 중압감.

한 치 앞도 모르는 결말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그의 손을 맞잡고 있을 때 느껴지는 따스함.

그의 체취를 맡을 때 두근거리는 가슴.

그의 성난 목소리라도 듣고 싶다는 그리움.

그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해주는 사랑,

그래, 사랑이라 불려 마땅한 그 감정까지.

바람에 날린 민들레 홀씨처럼 사라진다.

시우는 전속 노예가 되고, 아멜리아는 그의 전담 부교수가 된다.

아멜리아는 들어 올렸던 손을 힘없이 내려 가슴을 붙잡았다.

“잃고 싶지... 않아요...”

착각에 불과할 지라도.

아무리 괴롭고, 힘들지라도.

“잊고 싶지도 않아요...”

이건 아멜리아 메리골드의 것이다.

그 누구도 함부로 가져가거나 손댈 수 없다.

하물며 제 손으로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행위 따위 할 수 있을 리 없다.

-탁 탁 탁

그때 바깥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1층의 손님 방에서 중앙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오르는 예빈의 발소리였다.

아멜리아는 저도 모르게 문에 바짝 붙었다.

오늘밤이 정오에 예빈이 설명했던 시우의 수술 결행 일이다.

살짝 문을 열자 그의 방으로 걸어가는 예빈의 뒷모습이 보였다.

“.........”

달빛에 살이 고스란히 비치는 얇은 홀 겹의 드레스였다.

머리로만 알고 있던 사실이 가슴에 와닿는다.

이제 그녀는 시우와 살을 맞댄다.

신체의 가장 깊은 곳까지 시우에게 내어주고, 체액을 교환한다.

-쿵

문이 닫혔다.

몇 번 입술을 잘근거리며 갈팡질팡하던 아멜리아는 조심스럽게 방을 나섰다.

2.

예빈은 시우의 방에 들어서자마자 한숨을 푹 쉬었다.

치료를 위해 하루에도 열 시간 이상 머물렀던 방이지만 오늘따라 유독 낯설게 느껴진다.

오늘 진정한 의미의 어른, 이 아니라 의사가 되기 때문이려나.

“참, 골치 아픈 상황이네...”

머쓱하게 자신의 옷차림을 내려다본 예빈.

어차피 진짜 성교도 아닌 이상 다 벗을 생각은 없었기에 제공받은 옷 중에 가장 편해 보이는 것을 챙겨 입긴 했는데...

아랫기장이 너무 짧아 건강한 허벅지까지 훤히 드러낸 상태이다.

게다가 소매도 없고 어깨끈도 헐렁해서 금방 훌러덩 벗겨질 것 같았다.

그런 만큼 팬티만 벗으면 즉시 삽입이 가능한 점은 가산점일지 어떨지.

“위에 뭐라도 걸쳐 입고 올 걸 그랬나?”

좀 춥다.

아무리 다짐을 굳세게 했다 해도 워낙 ‘첫경험이 이런 식이라니...’라는 한탄에 젖어 있었기 때문인지 평소보다 생각이 짧았다.

그러나 싱숭생숭한 기분이라고 여기까지 와서 도망칠 수는 없다.

이미 성공적인 시술을 위해 처녀막도 손으로 제거했다.

욕실에 쪼그려 앉아 성기에 손가락을 넣고 있던 제 모습을 떠올리면 좀, 뭐랄까 좀...

“궁상맞았지...”

갑자기 조금 우울해진 예빈.

처녀막이 여성마다 형태가 다르다고 배운 적은 있는데 예빈의 경우 거의 피가 나지 않는 편이었다.

파과의 통증도 거의 없다시피 했고 말이다.

목욕재계하는 기분으로 오랜만에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샤워까지 끝내고 온 예빈은 치렁치렁 풀려있던 머리를 포니테일로 올려 묶었다.

“신시우 씨 떨리죠? 나도 떨려요.”

긴장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게다가 대답 하나 없이 침대에 누워있는 남자 위에 멋대로 올라갈 예정임을 생각하니 그건 그것대로 황량함을 더했다.

그 어색함을 어떻게든 줄이려고 예빈은 괜한 소리를 늘어놓았다.

혼자 살면서 혼잣말이 좀 잦아진 편이기도 했고 말이다.

“바지 좀 벗길게요.”

헐렁헐렁한 환자복이기에 예빈이 슬쩍 바지를 내리자마자 잠깐 걸리는 감각과 함께 드러나는 하반신.

“우와....”

이미 그의 몸을 몇 번이나 주무르고 검진했기에 성기의 크기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얼굴을 붉히거나 이상한 생각을 하거나 한 적도 추호도 없다.

사람 목숨이 오락가락하게 생겼는데 그까짓 고추 하나에 어머머 거리는 것도 우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색다른 행위가 추가되기 때문일까?

‘남성의 생식기’라고만 생각핬던 그의 물건이 오늘은 조금 다르게 보인다.

예빈은 괜스레 손을 쫙 펴 그의 물건과 비교해 보았다.

손목에서 중지 끝까지 길이와 거의 비슷하다.

“시우 씨, 알고는 있었는데 크긴 크네요. 어머, 이거 성희롱인가?”

“.........”

“여자친구 있어요?”

“.........”

“경험은 있나 몰라?”

“.........”

“잠자는 숲속의 왕자님, 그렇게 곤히 자고만 있으면 아쉬워서 어째요? 나같이 예쁜 사람이랑 하는데.”

“.........”

당연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애초에 기대한 것도 아니었고 예빈은 미리 챙겨왔던 시약을 챙겨 들었다.

초음파 검사에 사용하는 젤처럼 탐촉자인 예빈이 그의 사념과 마력의 파동을 오차 없이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물이었다.

겸사겸사 적당히 미끈하니 성관계 용 젤로도 적격이고 말이다.

“미안하긴 한데, 너무 나쁘게 생각 말아요. 나도 손해 본 거 많다고요.”

어쨌거나 당사자의 의지는 묻지도 않고 덮치는 것이니 작은 사과 정도는 했다.

먼저 손 위에 젤을 충분히 덜어내어 시우의 물건에 골고루 바른다.

말랑말랑한 고추가 젤 위에서 손 위에서 구른다.

왁싱을 어떻게 한 건지 털이 하나도 없었다.

마치 서양 야동배우 물건을 보는 것 같다.

“우선은 이렇게... 하던가?”

예빈은 축 늘어진 시우의 고추를 손으로 잡았다.

안 그래도 말캉한데 젤이 더해지자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위태로운 감촉이 느껴졌다.

“그리고, 위 아래로....”

-쪅 쪅 쪅

손 밑과 아랫배가 맞닿을 때마다 무척 부끄러운 소리를 낸다.

예빈은 위아래로 천천히 팔을 움직이며 시우의 반응을 살폈다.

혹시 흥분 과잉 상태가 되거나 겉으로 드러나는 이상 반응이 보이면 즉각 멈추기 위해서다.

그러나 시우는 여전히 평온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고.

대신 예빈의 손에 쥐여 있던 그의 물건만이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했다.

“와, 와, 와....”

한번 움직일 때마다 조금 더 커지고, 조금 더 뜨거워지고, 조금 더 단단해진다.

예빈이 대딸을 시작한 지 3분도 지나지 않아 그의 물건은 잔뜩 성이 난 채 반짝거리게 되었다.

“너무 큰데...?”

처음에도 ‘근데 이거 좀 크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무럭무럭 자라난 그의 물건은 무서울 정도로 위용을 뽐낸다.

과장 좀 보태어 아기 주먹만한 귀두와 살짝 위로 휘어있음에도 길어 보이는 장대의 험악함에 예빈은 질겁했다.

이미 손이니 뭐니 비유하며 표현할 만한 사이즈가 아니게 되었다.

“어.....”

예빈은 슬쩍 자지를 손에서 놓았다.

눈을 껌뻑이다가 배에 손을 가져다 대고 비교해 보았다.

“여기, 여기쯤인가?”

단순히 길이로만 봤을 때 거의 예빈의 배꼽 위까지 올라간다.

이쯤 되자 좀 무서웠다.

“.......흐음...”

곧은 눈썹을 모으며 고민에 잠겼던 예빈.

그러나 이내 큰 결심을 하고 침대 위에 오른다.

어차피 연인 간의 성교도 아니고 물건을 세웠으니 넣어서 정신감응을 시도하는 일만 남았다.

사정까지 받아내면 완벽하게 오케이.

“아, 맞아.”

예빈은 손에 남은 젤을 보지에 넣어 조금씩 발랐다.

성기에 충분히 윤활제가 도포되었다 해도 예빈은 첫경험이다.

아프지 않으려면 예빈 자신도 이 정도의 준비는 필요할 성싶었다.

“그럼, 실례할게....요....”

얇은 드레스 자락을 살며시 들치자 드러나는 예빈의 탱글거리는 엉덩이.

건강미 넘치는 허벅지를 타고 내려가다 보면 엷은 거웃이 있다.

젤로 조금 젖어있는 수풀 사이에는 아직 남자 경험이 없는 순결한 보지가 삽입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거 맞던가...?”

엉덩이 뒤로 손을 뻗어 다리 사이에 시우의 물건을 조준한다.

그의 뜨거운 귀두가 꽃잎을 살살 간질이자 괜히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다.

소변을 보는 모양새로 시우의 위에 쪼그려 앉은 예빈은 예습을 위해 봤던 기승위하는 법을 꼼꼼히 머릿속으로 검토하며 조금씩 허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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