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1.
당최 잠이 오질 않았다.
원래도 수면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모처럼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해 침대에 누웠거늘.
“후우....”
아멜리아는 깊은 한숨을 쉬고는 공연히 감고 있던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엉킨 실타래처럼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사념은 아마 피로의 향수로도 떨쳐낼 수 없을 것 같다.
한동안 뒤척이며 헝클어진 나이트가운과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창가에 섰다.
살벌하리만치 밝은 월광이 방안으로 스며든다.
창백한 빛의 세례 속에서 아멜리아는 멍하니 창문의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후우...”
다시 한숨.
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할 걸까?
무엇인가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는 감정.
오늘 하루를 곱씹던 아멜리아의 뇌리를 스치는 것은 그녀의 성실한 전속 노예였다.
“또 이런...”
말끝을 흐리며 붕붕 고개를 흔든다.
그러나 한번 머릿속으로 스며든 그의 잔영은 쉽사리 떨쳐내 지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이랬다.
아멜리아는 원래 누굴가를 떠올리거나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마도의 성취만을 추구하는 마녀에게 인간관계 따윈 무의미 혹은 사치.
간혹 떠오르는 스승님을 제외하고는 아멜리아의 가슴을 불쑥 열고 들어오는 사람 따위 없었을 터인데...
그런 의미에서 신시우는 몹시 낯선 존재였다.
마녀인 자신에게 커다란 모멸감을 안겨 준 당돌하고 뻔뻔한 노예이자, 아멜리아가 앙갚음을 위해 몇 번이나 괴롭혔던 노예.
처음에는 밤시중 제의(를 빙자한 초대)를 거절한 그가 무척이나 못마땅하고 싫기만 했다.
태어나서 그렇게 큰 분노를 느낀 적은 처음이었으니까.
그래서 괴롭혔다.
쓸데없는 잔업을 시키고, 허름한 숙소로 내쫓고, 만날 때마다 핀잔을 주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스승님 이외에 마음에 누구도 들여놓지 않았던 아멜리아의 머릿속에 불쑥불쑥 시우가 떠오르게 된 것은.
비록 두 감정의 종류는 애와 증이라는 완전히 상반된 감정이었지만 말이다.
여기까지였더라면 아멜리아가 그를 특별히 신경 쓰는 일 따위 없었을 것이다.
시간만 무난히 흘렀어도 아멜리아도 시우를 잊고 더는 그를 괴롭히지 않았겠지.
그러나 그는 조금 특별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멜리아의 예상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그가 일을 제대로 못 한다는 핑계로 한 두 번 갈구고 신경을 쓰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시우의 퍼포먼스는 언제나 아멜리아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그는 언제나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이 맡은 일을 완수했다.
복도를 먼지 한 톨 없게 청소하라고 하면 정말 그렇게 했다.
커다란 서고를 혼자 정리하게 시켜도 성실하게 시간을 들여서 청소해냈다.
어느 날에는 모든 시련을 완벽히 처리하는 그의 모습이 아니꼬워서 맨손으로 사슴을 잡아 오라고 보냈는데, 그것마저 성공적으로 포획해왔다.
이쯤 되면 반항하는 게 아닐까? 싶은 수준이었다.
상처투성이가 되어 사슴을 묶어온 시우를 보고 아멜리아는 마지못해 인정했다.
그는 성실했다.
시우의 성실함은 자꾸만 시선을 잡아 끄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아멜리아는 겉옷을 챙겨 입었다.
거창하게 입을 것은 없었다.
나이트가운에 검은색 케이프만 대충 걸쳐 입은 아멜리아는 방문을 닫고 나왔다.
잠은 이미 글렀으니 산책이라도 할 생각이었다.
1층 라운지로 내려가는 중앙 계단.
복도의 반대편의 시우의 방이 보였다.
“.........”
갑자기 소피아의 말이 떠올랐다.
‘친하게 지내고 싶다면 긍정적인 경험을 함께 공유하는 게 중요해.’
‘상냥하게 대해줘. 짜증 내거나 혼내기만 하지 말고.’
함께 밤 산책하자고 해볼까?
밤이슬을 맞으며 산책을 하는 것은 아멜리아의 몇 안 되는 취미 중 하나였다.
소피아의 말대로라면 이런 경험을 공유하면 친밀한 사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이겠지.
아무래도 그는 지나치게 이 생활을 불편해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멜리아는 그것이 시우가 낯섦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스스로 생각해도 시우에게 잘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친밀도가 올라가면 그도 좀 더 편하게 지내겠지.
시우를 대하던 마음의 전환점이 있다면 바로 자신의 심술로 그가 5년 동안 머물던 숙소의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였다.
그때 받았던 충격을 아멜리아는 아직도 잊을 수 없었다.
도저히 사람 사는 곳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빈궁했던 축사.
아멜리아가 앙갚음이랍시고 한 일이 그런 식으로 시우를 괴롭히고 있던 것이다.
물론 그 외에 이것저것 귀찮을 만한 일을 처리하게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었다.
저렇게까지 악랄하게 괴롭힐 생각은 없었다.
그 즉시 시우를 데려와 전속으로 삼고 최대한 편의를 봐주고 있다.
실수를 바로 잡기 위해서 말이다.
이걸 속죄라 말하면 우습게 들릴까.
하지만 엄연한 사실이었다.
아멜리아는 신시우에게 그 어떤 이성적인 특별한 감정도 없었다.
그저 앞으로도 긴 시간을 함께하고 일을 맡겨야 할 사람이니 조금, 아주 조금만 가까이 지낼 뿐이다.
그렇게 자신을 납득시키던 사이 그녀는 어느새 시우의 방문 앞에 서 있었다.
-똑똑
아멜리아는 망설이다가 그의 방문을 두들겼다.
아직 자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여차하면 내일 조금 더 쉬게 해주면 그만이다.
“신시우.”
-똑똑
재차 문을 두드려보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문을연다.
자고 있을까?
자고 있다면 역시 깨우지 않는 게 맞겠지?
굳게 닫힌 침실의 문을 바라보는 아멜리아.
“아니죠.”
왜 이러고 있던 걸까?
그는 전속 노예이다.
마녀가 전속 노예의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고 있다니 너무 마녀답지 않았다.
아멜리아는 가슴을 쭉 펴고 문을 부술 기세로 성큼성큼 방문 앞으로 걸어갔다.
“.......”
그러나 이내 생각을 조금 바꿔서 조용히 문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소풍을 갔더랬지.
생각해보면 아멜리아도 견습마녀 시절 잠을 방해하는 것을 무척 싫어했었다.
역시 밤 산책은 혼자 해야 하나?
그래도 여기까지 온 이상 편하게 자고 있는지나 확인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휘이이잉!
“....신시우?”
아멜리아는 텅 빈 침대를 보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화장실에 있나 기다렸지만 인기척이 아예 없다.
열린 창문으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 소리만 쓸데없이 요란했다.
대문이 열리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설마 이 창문으로 나간 건가?
“피곤할까 봐 푹 쉬게 해줬건만...”
뭔가 분했다.
그가 주인인 자신을 내버려 두고 견습마녀 쌍둥이와 영산에 놀러 가는 것도 허락해줬다.
그뿐이랴?
돌아올 시간에 맞춰 기다리다가 케이크도 주고, 담배도 줬는데.
말 몇마디 하지도 않고 홀라당 가버리더니 정작 필요할 때 없다니.
어디를 간 걸까?
아멜리아는 방문에서 나와 저택의 정원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어디에도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네요.”
어차피 그가 없다고 산책을 못 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마주칠 수도 있겠지.
일말의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아멜리아의 밤산책이 시작되었다.
2.
“흡....하응...하아...하앗....!”
“언니 엄청 크게 소리내네.”
“시...시끄러워... 오데트...히양...!”
뜨겁게 달궈진 열기.
마차 안은 오딜의 신음으로 한가득이었다.
벽을 짚은 채 엉덩이를 쑥 내밀고 있는 오딜.
선 자세 그대로 넣으려면 키 높이가 잘 맞지 않았기 때문에 오딜의 발치에는 책 한 권이 깔려 있었다.
그 옆에서 이죽거리는 오데트가 쪼그려 앉아 있었다.
아까부터 유심히 시우의 자지가 오딜의 뒷구멍을 넓히는 광경을 관찰 중이다.
“옷...우욱....하...하앗....”
맨 처음 했던 것보다 훨씬 쉽게 움직이는 자지.
오딜의 조그마한 뒷구멍은 조금까지 여동생의 후장을 쑤시던 자지가 박혀 빠르게 왕복하고 있었다.
쌍둥이 덮밥을 시식한 지 어느덧 두 시간.
오딜의 뒤에 한 번, 오데트의 뒤에 한 번 추가로 정액을 주입해주었다.
그 덕에 지금 오딜의 엉덩이와 살주름에는 크림처럼 변한 뿌연 정액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었다.
굉장히 음란해 보인다.
“후우...! 후우...!”
땀 범벅인 채로 오딜의 골반을 잡고 힘차게 자지를 박던 시우.
너무 숨이 차서 잠깐 멈추는 수밖에 없었다.
“몇 까지 했었죠?”
“모...몰라아...하으...하으... 못 샜어...”
“조수님, 슬슬 제 차례인 것 같아요.”
@쌍둥이덮밥을 맛있게 먹는 법.
1)쌍둥이를 준비한다.
2)애널에 자지를 넣고 100번씩 왕복하며 삽입한다.
3)100번의 용두질이 끝나면 여동생과 언니를 교체한다.
4)2로 돌아간다.
5)정액은 순서에 상관없이 쌀 때가 되면 싼다.
위 레시피대로 배가 터질 만큼이나 호화롭게 덮밥을 시식 중인 시우.
“그럼 슬슬 바꾸겠습니다.”
“흐...히읏....!”
끝까지 들어갔던 자지를 천천히 빼내자 오딜은 다리를 후들후들 떨면서 달콤한 목소리를 내었다.
애널 섹스를 하면서 알게 된 점이 있다.
아무리 꽉 조이는 애널이라 하더라도 계속 움직이다 보면 확실히 풀어진다는 것이다.
처음처럼 빡빡한 조임이 없는 것은 못내 아쉽지만 이건 이것대로의 맛이 있었다.
뭔가 흡수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조수님 이제 자세 조금 바꿔보면 안 될까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 오데트.
솔직히 말하자면 정력제 뽕은 다 뽑은 것 같다.
이미 두세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4발이나 쌌는데 문제는 섹스도 일종의 유산소 운동이라는 점이었다.
땀이 너무 많이 흐르고 체력도 빠지고 배도 고프고.
아무리 좆만 좋으면 그만이라지만 그것도 정도 껏이다.
“오늘은 이제... 쉬어야겠습니다.”
“네?! 그런 게 어딨어요! 아직 제 차례인데...! 게다가 언니가 먼저 시작했으니까 제가 마지막으로 끝나야 공평하죠!”
억울한 듯이 펄쩍 뛰는 오데트.
오데트도 목이 거의 갈 정도로 앙앙거렸는데 아직도 저렇게 팔팔하다니 젊음이 부러울 따름이다.
“대신, 다음에 이런 기회가 나면 또 하는 거 어떨까요?”
“다음이 언제가 될 줄 알고요... 그러지말구 조수님 좀만 더하면 안 될까요? 조수님이 힘드시면 제가 움직 일게요.”
오데트는 우두커니 서 있는 시우에게 다가오더니 자지를 쥐고 제 뒷구멍에 슬슬 문질렀다.
“네? 조수님은 가만히 서 계시면 되는 거예요.”
가만히 서 있어도 된다면 더 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시우의 침묵을 승낙으로 받아들인 오데트는 그의 마음이 바뀔까 잽싸게 엉덩이를 슬슬 흔들며 자지와의 도킹을 시작했다.
오딜도 오데트도 제법 요령이 생긴 모양이다.
손도 안 대고 안쪽 점막이 살짝 보일 정도로 구멍을 열어 보인 다음에 물건을 넣는 걸 보니.
“오옷....”
“하아앙.... 이거... 진짜 못하게 되면 아쉬워서 어떡하죠...?”
쫀득하게 감겨오는 오데트의 뒷구멍.
안 그래도 슬슬 쌀 것 같았는데 마지막 사정은 좀 편하게 하겠군 싶었다.
“자아~ 제가...제가... 하앙... 움직일게요...조수니임...”
오데트의 목소리는 자지에 박히기 전과 후로 나뉘었다.
약간은 앙칼진 느낌이 남아있는 오딜과는 다르게 순종적인 양처럼 사랑스럽게 신음을 하니 말이다.
오데트는 벽을 미는 느낌으로 하체를 움직이며 시우의 엉덩이를 앞뒤로 움직였다.
그녀의 뒷구멍을 자유롭게 왕복하는 자지.
문득 시우는 팔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 것을 느끼고 몸을 떨었다.
당황해 묻는 오데트.
“왜...왜 그러세요...?”
“아뇨, 그냥 등골이 좀 싸해서...”
“네?”
“아무것도 아닙니다.”
정력제를 먹었다지만 너무 스테미너를 소모한 모양이다.
시우는 으실으실 떨리는 몸을 무시하고 눈을 감은 채 오데트의 극진한 자지 접대(ver. anal)을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