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1.
"하음... 시작할게요?"
어차피 이쪽 말이 씨알도 안 먹힐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쌍둥이의 고집과 탐구심은 시우도 두손 두발 다 들 정도로 탐욕스러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시우라도 오데트가 시작부터 귀두를 덥썩 물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말랑말랑한 자지가 한입에 삼켜지자 오데트의 혀가 따뜻하게 귀두 밑부분에서 굴러다닌다.
"헉!"
자연스럽게 헛바람을 들이키게 됐다.
"흐으음.. 흠, 흠음..."
오데트의 웃음기 섞인 천진한 눈망울과 눈이 마주치자 영문모를 죄책감이 든다.
동시에 그 죄책감을 이겨낼 정도의 배덕감이 성욕을 곧장 자극한다.
곧이어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한 자지.
서툰 혀 놀림일지언정 오데트는 펠라치오에 있어 조금의 망설임도 덜어낸 상태였다.
"하압, 쮸압... 쯉... 푸하...! 어때요? 지난번보다 기분 좋죠?"
"그, 그렇네요..."
지난번은 고작 귀두를 입에 물리는 정도에 불과했는데 이번에는 뭔가 본격적이다.
옆에서 팔짱을 낀 채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오딜이 한마디 했다.
"오데트가 지침서에 꽂혀서 말이야. 혼자서 이것저것 연습한다고 야단법석을 치더라고."
"왜 나한테만 그래! 언니도 같이 연습했으면서!"
"네가 하도 열심히 하니까 호기심에 해본 거지. 난 너처럼 열심히 안 했거든?"
오데트가 쌍심지를 치켜세우며 따지자 거세진 콧김이 침이 묻은 자지를 간질인다.
그 미묘한 자극에 시우의 분노한 뭉둥이가 껄떡이며 오데트의 손에서 벗어나 아래턱을 때렸다.
"꺅!"
작게 놀라는 오데트.
노예가 자지로 견습마녀에게 어퍼컷을 날리다니.
매우 난감한 상황이었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조수님. 남자는 기분 좋으면 이렇게 움직인다고 배웠어요. 전 오히려 기쁜데요? 연습의 성과가 있는 거잖아요."
오데트는 검증된 연습의 성과에 언니랑 말다툼하던 것도 잊었는지 싱글싱글 웃으며 다시 펠라를 시작한다.
시우의 얼굴이 알듯 말듯 녹아내리는 한편 그 반응을 지켜보던 오딜은 계속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이었다.
"조수님, 그렇게 좋아? 개다래나무를 입에 문 고양이 같은데."
"오데트 님께서 상당히, 능숙해지셨네요."
"흐음, 그렇구나."
그러던 중 오딜이 별안간 시우의 양복 단추를 벗겼다.
넥타이를 옆으로 돌리더니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한다.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싶어 오딜을 바라보자 능청스러운 답변이 돌아왔다.
"나도 오데트만큼이나 능숙해. 새로운 걸 배우는 데에는 자신이 있거든."
그렇게 완전히 가슴팍을 드러낸 시우의 옆에 찰싹 달라붙은 오딜.
그녀는 어항을 청소하는 비파처럼 입술을 시우의 목덜미에 붙였다.
"이런 식으로 목덜미에 키스하면 기분이 어때? 정말 이런 거로 흥분이 되는 거야?"
한 손으로는 허리 뒤로 손을 넣어 끌어안고, 한 손으로는 옷깃을 풀어헤친 채 목에 키스를 퍼붓는 오딜.
"어떠냐니까?"
"간지럽고.... 기분 좋습니다."
단순한 쾌감과는 전혀 다른 감촉이다.
오소소 소름이 돋음과 동시에 느껴지는 간지러움에 가까운 기분 좋음에 가까웠다.
"언니! 지금은 내가 하고 있잖아. 끼어들지 마."
"조수님이 네 것인 것처럼 말하네? 너야말로 말도 없이 멋대로 먼저 시작했잖아."
여난(女難)이라.
그런 단어를 평생 사용할 날이 올 줄 몰랐는데.
지금 이 상황에 꼭 들어맞는 단어겠지.
설마하니 미녀 쌍둥이가 시우의 몸을 두고 다투는 날이 오다니.
"하지만 조수님은 틀림없이 내 입을 더 기분 좋아하실걸?"
"어머, 오데트 네가 그래서 안 되는 거야. 지침서에는 말초적인 쾌락보다 분위기에서 나오는 쾌락이 더 중요하다고 다루어져 있는데. 같은 책을 봐도 어쩜 이렇게 배우는 게 다를까?"
보란 듯이 뾰족하게 세운 혀로 시우의 목덜미를 핥고 내려오는 오딜의 혀.
촉촉한 타액을 머금은 말랑한 혀는 목덜미, 쇄골, 가슴팍을 지나쳐 시우의 젖꼭지로 향했다.
"큭!"
살포시 눈을 감은 오딜이 혀끝으로 시우의 유두를 간질이며 아기처럼 가슴을 빨기 시작한다.
젖꼭지를 빨려본 적이 없으니 설마 이런 기분일 줄은 몰랐는데.
생각 이상으로 황홀하다.
특히 이 각도에서 보이는 오딜의 옆얼굴이 너무나도 매혹적이었다.
오데트의 입에 있던 자지가 더욱 불끈불끈해지면서 힘차게 껄떡였다.
"어때? 봤지? 조수님 허리가 소파에서 붕 떴잖아."
"푸하...! 나 때문에 기분 좋아서 그러신 거겠지!"
당연하지만 이 시시콜콜한 싸움의 판정을 내려야 하는 몫은 시우에게로 돌아왔다.
"조수님! 누구 입이 더 기분 좋아?"
"조수님! 누구 입이 더 기분 좋아요?"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경락 마사지 받는 상황.
당연하지만 리스크가 존재한다.
시우는 땀만 뻘뻘 흘릴 뿐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사실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딱 단정 지어 말하기도 힘들다.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좋아서 판정이 힘드네요."
"그런 대답은 인정 못 해."
"맞아요! 조수님도 남자라면 화끈하게 결정하셔야죠!"
곤란한 부탁이다.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면 다른 쪽이 토라질 게 분명한 상황인데.
"제가 옛날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갑자기?"
"말 돌리시는 거죠?"
"아니에요, 일단 들어보시죠."
그렇게 시우가 갑자기 시작한 동화는 그 유명한 검은 소와 흰 소 이야기였다.
두 마리의 소로 밭을 갈던 농부에게 다가간 선비가 '두 소중 어느 소가 더 일을 잘하오?'라고 묻자 농부가 '검은 소가 일을 더 잘합니다'라고 귓속말을 했다.
그에 의아해진 선비가 '왜 이런 말을 귓속말로 하시오?'라고 하자 '아무리 짐승이라도 한쪽만을 칭찬하면 다른 한쪽이 기분이 상하기 마련입니다'라고 답해 농부의 현명함에 선비가 감탄했다는 그런 스토리다.
애무를 멈춘 채 시우의 조잡한 구연동화를 감상하는 오딜, 여전히 자지를 입에 물고 있는 오데트.
조용히 경청하는 건 좀 웃기다.
"이렇듯 제가 결정을 보란 듯이 내려버리면 오델 님과 오데트 님의 우애가 상할까 염려됩니다."
"인정 못 해요."
"나도, 오데트랑 나는 이미 라이벌 관계야."
"그러니까 두 분에게 각각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오딜 님 귀 좀 대시죠."
오딜은 귀를 쫑긋 세웠다.
시우는 오데트에게 들리지 않게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소곤댄다.
"오딜 님의 것이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을 들은 오데트 님은 슬퍼하시겠죠? 승자는 패자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자비로우신 마음으로 너무 기쁜 티를 내지 마시고 오데트 님께 칭찬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다음은 오데트.
물론 오데트에게는 반대로 말했다.
아무리 쌍둥이가 단순하다지만 이게 통할까?
"큼, 오데트. 그래도 연습한 만큼의 성과는 본 모양이네. 역시 내 동생이야."
"언니야말로.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파고들었다는 점이 훌륭해."
잘 통한다.
오딜과 오데트는 서로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참으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너무 쉽게 생각한 대로 풀려 도리어 어이가 없다.
2.
잠깐의 소강상태 이후 포지션 변경이 이루어졌다.
이번에는 오딜이 아래, 오데트가 위다.
"실례할게요, 쪽."
오데트는 입술을 뾰족하게 내밀어 가슴에 키스하는 것으로 애무를 시작했다.
오딜이 빨아들이는 것에 집중했다면 오데트는 혀끝으로 가슴을 콕콕 찌르는 것에 집중한다.
그것만으로도 분에 넘치는 쾌감인데.
아랫도리에서는 오딜의 파상공세가 이어진다.
"하암, 쭈웁.... 츄르릅...!"
오딜은 여동생보다는 조금 거친 압력으로 발그레한 뺨이 홀쭉해 질 때까지 자지를 쭈웁쭈웁 빨아들였다.
얼마 전에 느꼈던 소피아의 펠라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원숙한 마녀인 소피아에 비해 오딜은 풋풋하고 서툴기 그지없다.
그러나 여동생과의 경쟁심이 붙어 시우를 보다 기분좋게 하겠다는 마음만큼은 절대로 지지 않는다.
어색한 혀놀림을 최대한 정성껏 놀리려는 그녀의 시도 자체가 남성의 정복욕을 일부 채워준다.
그 마음만으로 가산점인 것이다.
"하음... 뽁... 츄웁, 츄르릅..."
-뽁!
시우의 표정 변화를 유심히 지켜가며 자지를 빨던 오딜이 별안감 입에서 자지를 빼냈다.
"쌀 것 같아?"
"네...이제 슬슬...!"
시우의 자지를 쥐고 앞에 조그마하나 유리병 하나를 댄 체 대딸을 시작하는 오딜.
"확실히 저번보다는 훨씬 빠르네."
그 얼굴에는 대담한 미소가 아로새겨져 있다.
향상된 자신의 테크닉에 뿌듯해하는 눈치라 시우는 알 수 없는 심정이 되었다.
"이렇게 링을 만들고 귀두를 위주로 자극해 주랬지?"
"와! 조수님 가슴이 움찔거려요!"
여전히 가슴을 가지고 놀던 빨던 오데트는 신기하다는 듯이 혀를 빙그르르 돌리며 사정을 재촉한다.
-꿀렁! 꿀렁! 꿀렁!
그와 동시에 오딜의 작은 손안에서 자지가 폭발하듯 움찔거렸다.
소리도 없이 마치 오줌 줄기처럼 맥동적으로 발사되는 백탁.
쌍둥이의 시선이 유리병 안으로 향한다.
"우와, 우와, 우와."
"엄청 오래 싸네."
조그마한 유리병이 가득가득 찰 때마다 감탄사를 연호하는 오데트와 저번보다 유달리 긴 사정 시간이 신기한 듯 바라보는 오딜.
가슴에 지속적인 자극을 받으며 사정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만족감을 선사해주었다.
뭔가 젖꼭지에도 자지가 하나 더 달려서 그곳으로도 사정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워낙 조그마한 병이었기 때문인지 병 안은 정액으로 끝까지 차올랐다.
분명 그다지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반쯤 강제로 착정을 당한 것임에도 시우의 마음은 여전히 음란 마귀로 가득한가 보다.
저 병이 쌍둥이의 자궁으로 보이니까.
언젠가 그녀들이 제머나이의 이름을 물려받으면 두 명을 나란히 놓고 진정한 자매덮밥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게헨나에서 당했던 설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아름다운 쌍둥이 마녀의 보지에 풀어놓을 수 있다면 아무런 여한이 없을 것 같다.
"헛!"
근묵자흑이렷다 아무래도 타카쇼에게 너무 물들어 버린 모양이다.
시우가 주섬주섬 옷을 주워입는 동안 오딜과 오데트는 병 안에 찰랑이는 정액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그래도 옷 입는 것 정도는 기다려주면 안 되나.
"문제 있습니까?"
"아니, 별다른 문제는 없어. 이제 섞기만 하면 그만이야."
"조수님, 저번보다 두 배는 나온 것 같아요."
오딜은 미리 챙겨왔던 에로스의 묘약에 정액을 퐁당 담갔다.
덩어린 진 정액에 함유된 마력 탓인지 아니면 에로스의 묘약 자체의 성질인지 따로 뒤섞지도 않았는데 사르르 녹아내려 버린다.
"이걸로 완성이군."
오딜과 오데트는 매드 사이언티스라는 말이 어울리는 열기로 좀 전보다 밝게 빛나기 시작한 시약병을 바라보았다.
"언니... 이거 너무 맛없을 것 같아."
쓰고 비리고 떫던 정액 맛을 기억하는 오데트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오딜도 썩 탐탁잖은 표정이다.
"하지만 이걸 먹으면 사랑이 무엇인지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거야."
"나는 티타임에 먹는 스콘을 사랑하는 거 같은데... 먼저 언니만 먹어보면 안 될까?"
"그렇게 내키지 않으시다면 안 드셔도 괜찮습니다. 오데트님."
헛된 만류를 시도하는 시우의 말은 당연히 무시당했다.
"안 돼! 오데트! 정확한 실험 결과를 위해서는 세 명 정도는 교차검증이 필요하다고!"
"으으...."
오딜은 미니바에서 작은 위스키 잔을 꺼내오더니 시약을 절반씩 나누어 담았다.
"한 사람당 20mL. 오데트, 남김없이 마셔야 해."
"으...."
"사랑의 탐구를 위하여!"
쌍둥이는 동시에 잔을 들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