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1.
타카쇼의 헛소리에 따르면 아무리 못생긴 남자라도 평생에 딱 한번.
여자가 줄줄이 꼬이는 날이 있다고 한다.
헛소리라며 웃어넘겼던 시우지만 요즘에는 타카쇼의 미신이, 실은 사실이 아닌지에 대해 고민이 됐다.
쌍둥이, 아멜리아에 이르러 오늘 거의 초면인 점장 라리사까지.
게헨나의 잡혀 온 이후 5년 동안 고생만 진하게 했었는데 갑자기 여자가 꼬이기 시작하다니.
"소리 좀 내도 되는데. 어차피 멀어서 안 들릴 거야."
"큭, 됐습니다."
시우의 발치에 쪼그려 앉은 채 현란한 혀 놀림을 자랑하는 라리사는 흐트러진 옆머리를 쓱 귀 뒤로 넘겨 쓸었다.
자지를 융해시키려는 듯한 뜨거운 혀 놀림도 혀 놀림이지만 시각적인 자극이 미쳤다.
멜론만한 모성의 상징이 중력에 의해 늘어져 그녀가 고개를 까딱이며 자지를 빨아들일 때마다 출렁출렁 흔들린다.
"이거 어때? 기분 좋지? 하압...."
자기 침으로 번들거리는 자지를 망설임 없이 움켜쥔 라리사는 귀두 밑살을 올려 모아 장미봉우리처럼 만들었다.
그리고는 과감하게 혀를 안으로 집어넣어 귀두와 표피를 동시에 자극한다.
-츄르릅 추릅 추릅!
시우는 저도 모르게 풀리려는 다리에 힘을 꽉 주어야만 했다.
오딜과 오데트가 했던 풋내기 펠라에 비하면 급이 다른 테크닉이다.
"털은 왜 없는 거야?"
빳빳하게 선 자지의 힘줄을 혀로 쓱 타고 내려온 라리사는 불알을 한껏 입에 머금고 대딸을 치며 물었다.
자신의 침이 듬뿍 묻은 자지인데도 전혀 거북해하는 모습이 없다.
행동의 연계 하나하나가 자연스러운 것이 마치 AV 배우를 눈앞에서 보는 것 같았다.
-찔걱찔걱찔걱
그녀의 손에서 미꾸라지처럼 번들거리는 자지는 쿠퍼액이 넘치다 못해 반쯤은 사정한 기분이다.
지금도 송글송글 요도에서 맑은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시우는 가까스로 입을 열어 변명했다.
"원래... 안 나는 체질입니다..."
"그래? 털이 복슬복슬한 것만 보다 보니까 신기하네. 아기 고추 같아."
'크기는 아니지만'라고 코웃음을 친 라리사.
요염하게 입술을 핥는 저 얼굴을 정액으로 더럽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남자의 숨은 욕망을 꺼내는 요망한 여자였다.
"벌써 싸면 안 돼? 아직 맛도 못 봤단 말이야."
그녀는 자신의 유두에 귀두를 빙글빙글 돌리며 샐쭉 웃었다.
제발 저 손이라도 멈추고 그런 말을 해줬으면 싶다.
"시간 없으니까 빨리하자."
자리에서 일어난 라리사는 옷도 제대로 추스르지 않고 선반을 짚은 채 허리를 쭉 내밀었다.
트레이닝 복과 끈팬티가 내려가면서 달덩이 같은 엉덩이가 드러난다.
"와우...."
시우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엉덩이가 어찌나 크고 탱글탱글한지 똥구멍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갈색 거웃이 성성이 뻗은 보지만이 애액을 머금고 반짝거릴 뿐이다.
"넣고 싶지? 빨리 넣어봐."
한쪽 엉덩이를 잡고 보지를 벌려 보이는 라리사.
사용감이 제법 있는 도톰한 보짓살이 벌렁거리며 분홍빛 속살을 내비치고 있었다.
시우는 고심했다.
지금 50걸음도 떨어지지 않은 매장 구석에 아멜리아가 있다.
즉, 이 섹스가 언제 들킬지 모르는 상황.
아멜리아는 시우를 좋아한다는 심증이 있다.
만약 요새 그녀가 보이는 은근한 호의가 시우를 독점하고 싶다는 마음의 발로였다면 섹스를 들키는 것은 위험하다.
딱 한 번 밤 시중을 거절한 대가로 5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괴롭혔던 성정을 미루어 볼 때 무슨 처벌을 내릴지 몰랐다.
"왜 이렇게 망설여?"
우뚝 서 있는 시우의 자지 위에 슬슬 음부를 비비기 시작한 라리사.
까슬한 음모와 깜짝 놀랄 정도로 뜨거운 육립이 스스스 소리를 내며 자지에 달라붙었다.
마치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다.
여체의 어느 곳보다도 쫀득하고 부드러운 보짓살이 민감한 귀두를 간질이고 있는 것이다.
"너 혹시 마녀님 좋아하니?"
"그럴 리가요."
갈등을 겪던 시우지만 라리사의 말에는 칼같이 대답했다.
아멜리아가 아름다운 건 반박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향한 감정이 호의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시우가 그녀에게 품는 감상은 경외와 두려움, 그리고 짜증에 가깝다.
"설마 너, 마녀가 진심으로 노예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아닙니다."
"네가 어수룩해 보이고 풋풋해 보여서 말해주는 건데."
라리사는 입술을 핥더니 시우에게 말했다.
"헛된 꿈이라도 꾸고 있다면 깨는 게 나아. 여기서 나고 자란 내가 마녀에 대해선 더 잘 알고 있어. 마녀들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아니? 인간은 인간끼리 놀면 되는 거야."
시우의 망설임을 끊고 빨리 섹스를 위한 말인지, 아니면 진심 어린 조언인지는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라리사의 표정은 꽤나 진지하다는 것이다.
"특히 높으신 마녀일수록 그렇지. 순간의 호기심으로 살을 섞을 수는 있어. 그런데 너 귀족의 남총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 줄은 알아?"
그녀의 말은 누구도 얘기해주지 않는, 이 사회의 어두운 부분에 맞닿은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조언이었다.
"죽어."
너무 무서운 말이라 발기가 조금 풀렸다.
"왜죠?"
"왜냐니? 마녀 중에서도 귀족은 특별해."
"아니 그거보다 저분이 귀족인 건 어떻게 아셨어요?"
"보면 알지. 내 가게에는 마녀 손님이 많거든."
아무튼 하고 잠시 숨을 고르는 라리사.
"오만하고 권위적인 마녀 중에서도 귀족은 더욱 그렇다는 말이야. 그 귀족이 자신의 성적 취향이나 부끄러운 모습을 알고 있는 남자를 과연 살려둘까? 얌전히 풀어줬다간 살롱이나 대욕장에서 입방아에 오르내릴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그렇게까지 할 분은 아닙니다."
시우는 저도 모르게 아멜리아를 변호하고 있었다.
어떤 마녀는 라리사의 말처럼 할지 모른다.
물론 아멜리아가 치기 어린 아이 같은 성격이고, 옹졸하고, 가끔은 분통 터질 정도로 짜증나는 건 맞지만.
왠지 라리사가 말한 정도로 쓰레기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달라진 시우의 분위기에 흐음 하고 웃은 라리사.
"웃차."
팬티와 바지를 다시 입고는 말려 올라갔던 나시티도 원상복구 했다.
시우가 더는 섹스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뻔히 마음있으면서 부정하는 것도 동정답네. 농담이었어."
"네?"
"남총 얘기 말이야. 수백년 전 마녀들이나 '추방자'나 그렇지 요즘엔 또 다르다고 하더라고."
"거짓말이었다는 말인가요?"
그녀는 시우가 눈여겨보던 팬티를 꺼내 들고는 손에 쥐여주었다.
"그래, 근데 어차피 저쪽이 신경쓰여서 하지도 못하고 있잖아. 이게 뭐람."
라리사는 시우의 자지를 바지 위로 턱 잡더니 말했다.
"나중에라도 시간 나면 찾아와. 그때는 가슴으로도 해 줄 테니까."
제 가슴을 손으로 모아 파이즈리를 하듯 위아래로 흔드는 라리사.
그냥 섹스할 걸 그랬나.
시우는 조금 후회했다.
옷매무새를 정돈한 두 사람은 진열대 사이를 누비며 나란히 매대로 돌아왔다.
매대 옆에 덩그러니 놓인 테이블에선 아멜리아가 홍차를 홀짝이고 있었다.
생각보다 엄청 가까이 있었네.
말소리가 들릴 정도의 거리는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시끄럽게 삐걱거렸다간 고스란히 들렸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골랐나요?"
"네, 이걸로 하겠습니다."
막 엄청 잘못한 일이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괜히 아멜리아의 얼굴을 보는 것이 힘들다.
시우는 종이 포장에 담겨있는 팬티 세트를 꺼냈다.
아멜리아는 가격조차 묻지 않고 말했다.
"담아주세요."
"고급스러운 상자에 담아드릴게요. 좋은 물건은 좋은 포장지에 담아야 하는 법이죠."
라리사는 힐끗 시우의 물건을 바라보고 고개를 조아렸다.
"......? 그래요."
살짝 어리둥절해 하는 아멜리아와 심장이 떨어질 정도로 놀란 시우.
아멜리아가 대금을 치르는 것으로 오늘의 쇼핑은 끝이 났다.
2.
아멜리아와 시우는 아까 내려온 길을 되돌아가고 있었다.
타이밍 좋게 비가 그쳐 우산 없이 나란히 걷는 중이다.
나란히라기에는 시우가 살짝 뒤처져서 걸었지만.
"부교수님, 늦었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하도 입을 꾹 닫고 있는 그녀가 답답했기 때문에 시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까부터 티 나지 않게 뒤를 힐끗힐끗 돌아보는 아멜리아의 모습에서 그녀가 대화를 원하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인만 모를 뿐이지 엄청 티난다.
생색을 무진장 내고 싶어하는 것 같다.
아멜리아는 곧장 돌아보지 않고 3초 정도가 지난 뒤에야 시우를 보았다.
상당히 흡족해하는 목소리를 감추며 답하는 아멜리아.
"제가 했던 이야기가 쓸데없는 것은 아니었네요."
예전보다 한결 고분고분해진 시우의 태도를 말하는 것 같았다.
실은 켕기는 것도 있고 신경이 쓰이는 것도 있어서 그런 거지만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지.
"제가 여태껏 잘못 생각해왔던 것 같습니다. 말씀대로 부교수님의 자비로움을 몰라보고 방만하게 굴었으니까요."
잘만 아부하면 이런 선물을 또 받을지도 모른다.
오늘 아멜리아를 위해 처마를 대신 받은 것은 큰 플러스 점수를 받은 듯하니.
앞으로도 어느정도 편안한 생활이 보장 될지도?
아멜리아는 마땅히 대답하지 않고 아까처럼 앞서 걸었다.
묘하게 발걸음이 가벼워진 것처럼 보인다.
그나저나.
아까부터 아랫배가 쿡쿡 쑤셨다.
그렇게 커다랗게 변해 놓고 사정하지 못해서인가 괜히 불알이 땡땡 부어있는 기분이었다.
거기에 오르막길이라는 특성상 바로 코앞에서 보이는 아멜리아의 엉덩이.
굴곡이 거의 없이 매끈하게 뻗은 종아리와 오금도 그렇고 얇은 드레스가 엉덩이에 부벼지며 살랑거릴 때마다 은은한 팬티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자꾸만 라리사의 알몸과 겹쳐 보였다.
자지에 몹시 해롭다.
아멜리아 몰래 아랫도리를 퍽퍽 쥐어박으며 따라가던 시우.
오늘 숙소에 가서 간만에 딸이나 쳐야겠다고 생각하며 포탈 플랫폼에 도착한 시우는 뜻밖에 소식을 전해 들었다.
"네? 오늘 포탈이 불가능하다고요?"
"오늘 정기점검인데 형씨는 정신을 어디 빼놓고 다니기에 그것도 못 들었나, 쯧쯧."
포탈의 유지보수 및 점검으로 앞으로 12시간 동안 포탈을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늙은 접수원에게 괜한 꾸지람을 받은 시우는 금화를 도로 들고 왔다.
"부교수님, 오늘은 점검으로 포탈 이용이 힘들다고 합니다."
오바스러운 감상이긴 하다만 썸녀와 여행을 와놓고 '오늘 막차 끊겨서 자고 가야 할 것 같은데?'라고 말하는 남자가 된 기분이다.
"마차를 수배할까요?"
아멜리아는 특별히 놀라지 않았다.
"됐어요, 마차를 타고 가기에 레노먼드 타운은 너무 멀어요."
하긴 마차를 타고 절반쯤 갈 시간이면 이미 포탈이 이용 가능할 시간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쩌겠다는 건지.
여기서 12시간을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쩌면 좋을까요?"
"근처에 친구의 별장이 있어요."
시우는 세 가지 의미로 놀랐다.
인간관계 스킬이 괴멸 수준인 아멜리아에게 친구가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우중충한 타운에 마녀의 별장이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그 까다로운 아멜리아가 보더 타운 따위에서 묵고 가는 것을 쉽게 결심했다는 것이다.
그녀 혼자 마법을 쓴다면 한두 시간 안에는 아카데미에 돌아갈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시우는 머리를 긁적이며 앞서나가는 아멜리아를 쫓았다.
예정에 없는 트러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아멜리아의 발걸음은 아까 전처럼 가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