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11화 (11/917)

#011

1.

오데트가 시녀들에게 책을 입수한 것은 2주일 전.

시녀들에게 책의 내용을 물어보아도 얼굴을 붉히는데 급급할 뿐 누구도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다.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언니에게 처음 책을 보였을 때 몇 장을 들춰본 오딜은 책을 재빨리 덮었다.

"왜, 왜 언니? 무슨 내용이길래 그래? 금서? 악마의 책이야?"

"오데트, 이건 이렇게 선 자리에서 읽을 물건이 아니야. 또 티타임에 가볍게 읽으면서 소진해 버릴 내용도 아니야."

"응? 그게 무슨 얘기야?"

"이 안에는 남녀의 신체와 관계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어."

오딜의 진중한 표정에 오데트는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그럼 설마?"

"몇 장밖에 보지 못했는데... 아마 '그 짓'을 위한 지침서일 거야."

"뭐가 그려져 있었는데? 나도 궁금해! 알려줘!"

"남성기. 그리고 벗고 있는 여자."

"설마..."

오데트는 짐작 가는 게 생겼다는 듯이 고운 입술을 달싹일 때.

"섹...?"

오딜은 재빠르게 여동생의 입을 틀어막았다.

"상스러운 말 하면 안 돼! 스승님께 혼났던거 기억 안나? 게다가 나도 확실하게 확인한 건 아니야."

누군가 엿들을까 두렵다는 듯 오데트를 끌어안은 채로 속삭였다.

"들키기 전에 책을 숨기자. 그리고 우리가 직접 알아보는 거야."

오데트와 오딜은 책을 품에 품은 채 살금살금 둘의 거처로 숨어들었다.

'보더 타운'의 밀수꾼들 심정이 이럴까?

어찌나 짜릿하고 재밌던지 타로 타운으로 처음 숨어 들어가던 날의 밤을 떠올리게 했다.

책상에 책을 둔 채 마주 앉은 쌍둥이.

아무 말도 없이 궁리에 잠긴 오딜을 보다 못한 오데트가 슬그머니 손을 뻗었다.

"언니. 나, 나도 조금만 보고 싶어."

"안 돼!"

"아파! 그렇다고 때릴 건 없잖아! 언니는 봤으면서!"

오데트가 책을 펼치지 못하게 손등을 찰싹 때린 오딜은 흥분한 오데트를 진정시켰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그냥 날릴 순 없었다.

"오데트 기억나?"

"뭐가."

억울한 듯 손등을 부여잡고 눈물을 글썽거리는 모자란 여동생.

"예전에 스승님 찬장에 쿠키를 몰래 훔쳐먹었을 때."

"그때 언니가 나 몰래 통째로 훔쳐 와서 나까지 걸렸잖아!"

"아니, 아니 그거 말고!"

빽 소리를 지르는 오데트를 오딜은 겨우 진정시켰다.

혼나기 위해 꺼낸 말이 아니다.

"우리가 쿠키 훔쳤을 때 그 자리에서 먹었어?"

"아니?"

"그럼 언제 먹었지?"

"밤에."

"왜 밤에 먹었는지 기억나?"

"언니가 따뜻한 우유와 함께 먹는 게 더 맛있다고... 어?"

아멜리아 교수님의 강연처럼 훌륭한 교수법이었다.

거듭된 질문을 통해 오데트가 스스로 답을 떠올리게끔 유도한 것이다.

그렇다.

이렇게 재미난 장난감이 생겼는데 극상의 상태로 소비하지 않는 것은 극심한 손해이다.

"그렇다면..."

"그래, 이 책은 섹.... 뿐만이 아니라 남성의 신체에 대해서도 상세히 기술하고 있어."

"이 책이 쿠키라면 우유는 뭔데?"

"당연히 남자지."

남자라는 말에 살짝 화색이 되었던 오데트의 얼굴이 다시 어두워졌다.

"하지만 어떻게? 남자들은 우리를 보기만 해도 줄행랑치기 바쁜걸?"

"바보 오데트, 나도 다 생각이 있어."

"뭔데! 나도 알려줘!"

"자, 들어봐."

오딜은 책을 꾹 누르며 오데트의 귀를 끌어당겼다.

여기까지가 시우가 하술할 모든 일을 겪게 된 전말.

2.

난데없이 성교육의 교보재가 되어버린 시우.

그 지척에 찰싹 달라붙은 오딜이 말했다.

"좋아, 오데트. 책을 펴도록 해."

오데트는 침을 꼴깍 삼켰다.

무려 2주 동안이나 펼쳐보고 탐독하고 싶은 마음을 자제해 왔다.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

"게헨나의 순결한 딸들, 그들의 행복한 첫날 밤을 위해 이 책을 저술한다."

오데트는 똘똘한 목소리로 책의 첫 장을 소리 내 읽었다.

"목차..."

"목차는 읽을 필요 없어. 바로 1장부터."

"응, 언니. 사랑을 나누기 위한 첫걸음."

책의 정체는 예상대로였다.

게헨나는 르네상스 시대의 생활상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 없다.

시민을 위한 학교도 없는 마당에 성교육이 존재할 리도 없다.

즉, 저 지침서는 첫날 밤을 보내는 남녀가 실수 없이 무사한 섹스를 끝내도록 도와주는 교재인 것이다.

그 와중에 시우는 성교육 교보재로 쓰이고 있는 것이고.

불행 중 다행으로 책의 두께 자체는 무척 얇았다.

군데군데 삽화가 들어가 있는 데다가 글자의 크기도 컸기에 안에 대단한 내용이 담겨있진 않으리라.

"남녀의 사랑이란 꽃을 선물하고, 함께 연극을 보고, 산책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야심한 밤 장래를 약속한 남녀에게는 또다시 넘어서야 할..."

"잠깐 오데트, 너무 길어. 본론부터 없어?"

오딜과 마찬가지로 생각보다 심심하고 뻔한 내용에 실망한 듯한 오데트.

하지만 세 장을 넘기기도 전에 힉 소리를 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왜? 왜?"

"나, 나 이건 못 읽겠어 언니."

"줘 봐."

오딜은 그것도 못 견디냐는 식으로 오데트에게서 책을 뺏어왔다.

한번 목청을 가다듬더니 낭독한다.

"남성의 성기는 특수한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어 성적 흥분을 느끼게 되면 커다랗게 변한다. 이를 발기라 칭하며,  남녀가 진정으로 결합하기 위해서는 발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성적흥분이라는 게 정확히 뭐야? 어떻게 하면 되는 건데?"

굉장히 어려운 질문을 받은 것처럼 눈썹을 찌푸리는 오딜.

"그러게, 뭐지?"

오데트와 오딜은 이마를 맞대고 한참이나 낑낑거리며 궁리했지만 답이 나올 리 만무하다.

그래서 오딜은 결론을 내렸다.

"조수님한테 물어보자."

"나도 방금 그 생각했어!"

쌍둥이의 결론을 듣자마자 시우는 비명을 지르고 싶어졌다.

전생에 어떤 죄를 지었기에 공개 딸딸이, 공개 대딸도 모자라 이런 수모를 당하게 되었는지 짐작이 가질 않았다.

"제발, 그냥 여기서 그만합시다. 예? 아카데미에서 실컷 봤었잖아요."

"조수님이 나한테 말대꾸할 처지라고 생각해?"

"그건 아니지만..."

"나는 마음이 약한 마녀라 끔찍한 협박 같은 걸로 조수님을 핍박하고 싶지 않아. 그래도 우리 2년 동안 얼굴 보면서 정 많이 들었잖아."

가증스럽게 눈물을 훔치는 시늉을 하는 오딜.

아카데미에서는 장난꾸러기이긴 했어도 꽤 점잖은 귀족 영애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밖에서 보니 영락없이 개구쟁이에다 폭군이다.

"어서 말해봐."

딸은커녕 결혼도 해본 적 없기에 정확한 비유는 아니겠지만 어느 날 딸이 순진무구한 얼굴로 '아빠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 거야?'라고 묻는다면 대충 심정이 비슷하지 않을까?

"저, 그게. 성적인 크흠, 흥분이란..."

시우가 어렵사리 입을 뗐을 때 오데트가 별안간 외쳤다.

"아, 언니! 여기에 나머지가 쓰여 있어!"

"그래?"

오딜은 치즈를 발견한 햄스터처럼 포르르 책에 달라붙었다.

개인의 입에서 나온 말보다는 공신력있는 책 쪽이 믿음이  간다는 모양새다.

겨우겨우 용기를 내 입을 열었는데 묘하게 방치된 시우는 와락 얼굴을 구겼다.

"일단 이게 흥분 전의 남성기래."

"비교해 볼까?"

오딜이 손짓을 하자 순식간에 시우의 팬티가 벗겨져 발목까지 내려갔다.

두 쌍둥이의 시선이 따갑도록 자지에 집중되는 것이 느껴진다.

오데트는 시우의 축 늘어진 물건 바로 옆에 책을 대고 비교하기 시작했다.

"그림이랑 비교하니까 진짜 비슷하네?"

"뭔가 시무룩해 보여서 딱하다."

서로를 마주 보고 키득거리는 오딜과 오데트.

"그러면 여기에 성적 흥분인가 뭔가를 가하면 커진다는 거지? 아멜리아 교수님은 손으로 주무르던데."

"이번에야말로 우리가 주물러보자!"

순식간에 의기투합한 쌍둥이는 장갑을 벗고 시우의 자지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쌍둥이의 수업에서 보인 적은 있어도 만져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민감한 하부에서 동시에 느껴지는 생소한 손길에 시우는 흠칫했다.

"뭔가 말랑말랑해."

"그러게."

아멜리아의 대딸 같은 손놀림은 아니었다.

어린아이들이 찰흙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주물럭거리는 게 전부인 손기술.

하긴 성적 흥분이 뭔지도 모르는 쌍둥이가 뭘 알고 제대로 만지겠는가?

그래서인지 자지는 미동도 없다.

여전히 축 늘어진 채 쌍둥이의 손길이 귀찮다는 듯 여기저기로 움직일 뿐.

시우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왜 안 커지는 거야?"

"그 질문엔 제가 답변을 드리죠. 남자도 컨디션이라는 게 있어서 가끔 컨디션이 안 좋으면 이렇게 기운이 없어요. 그러니 오늘 성교육은 여기까..."

잠깐 시우의 말에 귀 기울이는 듯했던 오딜과 오데트도 그의 뉘앙스가 그만두자는 말투임을 직감하자마자 관심을 거두고 책을 뒤적였다.

"오! 언니! 여기 봐!"

"어디? 첫날밤 남성은 극도의 흥분과 긴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그 경우 남성기가 발기되지 않는 일도 있다. 그럴 때는 먼저 뜨거운 키스로 서로의 긴장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

"키스?"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고개가 갸우뚱 기울어지는 쌍둥이.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이지? 키스는 입으로 하는 거고 성기는 아래 있잖아."

"일단 해보자."

이번에도 기가 막힌 호흡으로 동시에 시우를 바라보는 쌍둥이.

시우는 차라리 지그시 눈을 감는 것을 택했다.

이러다가 어물쩍 섹스라도 하게 된다면 틀림없이 죽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지를 세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침서에서 서술한 대로 거시기가 커지지 않으면 섹스는 불가능하니 말이다.

"내가 먼저 해볼게."

"오딜 님 키스는 사랑하는 사람끼리 하는 아주 숭고한 행위입니다."

시우의 상식적인 진언이 먹혀들 리 없다.

"그래? 그럼 이제부터 우리 서로 사랑하자."

오딜은 시우의 배에 털썩 걸터앉았다.

턱에 두르고 있는 리본을 풀고 보닛을 벗더니 천천히 얼굴이 가까워졌다.

오뚝한 코, 키스하는데도 똘망똘망하게 뜨고 있는 커다란 눈.

두툼한 입술이 가까워지면서 오딜의 달콤한 숨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이런 각도에서 올려보는 얼굴인데도 전혀 모난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침대에 'ㅊ'자로 속박당한 채 거시기만 덜렁 내놓고 강압적으로 당하는 키스만 아니었다면 참 행복했을 텐데.

오딜과 시우의 입술이 포개졌다.

마시멜로보다 말랑하고 이슬을 머금은 꽃잎보다 촉촉하다.

탐구심으로 빛나는 보석 같은 두 눈이 속눈썹 개수를 셀 수 있을 거리에서 끔뻑거린다.

아쉽게도 3초 동안 달라붙었던 입술은 금방 멀어졌다.

"언니, 키스는 혀도 넣어야 한대."

"혀를? 더럽잖아."

"하지만 여기에 혀를 받는 쪽은 부드럽게 빨아들이면서 사탕을 녹이듯이 빙빙 돌리라고 쓰여있어."

"알겠어."

빠른 피드백을 받은 오딜이 다시 한번 과감하게 키스한다.

이번에는 꾹 다물고 있는 시우의 입술을 뾰족한 혀가 비집고 들어왔다.

바로 코앞에 오딜의 동그랗게 뜬 눈이 반짝인다.

어색하기 그지없는 혀 놀림이 까칠까칠하게 혀의 위아래는 물론 입술, 그리고 구강 점막 구석구석을 자극했다.

오딜의 침에선 후식으로 먹은 상큼한 오렌지 맛이 났다.

1.

주어진 운명 앞에서 인간의 힘은 극히 미약할지도 모른다.

삶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시우도 최근 들어 운명의 얄궂음을 느끼고 있었다.

여기에 잡혀 오기 전에 시우는 나름 촉망받는 수학 인재였다.

전교생의 대부분을 명문대 혹은 해외 명문대로 진학시키는 과학고를 조기 졸업했다.

어려서부터 시우의 재능을 눈여겨본 교수의 추천을 받아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에 입학했다.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고 한국이 낳은 수학천재라며 신문에도 실렸다.

대학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국제 수학 대회에 여러 차례 입상, 개별적으로 준비한 본질적 특이점에 관한 논문은 학술지에도 실렸다.

특례를 인정받아 해당 논문으로 석사를 취득하고 박사 학위를 준비하기 앞서 21살부터 23살까지 당당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 육군 병장 만기전역.

짐도 덜었겠다. 원 없이 연구할 수 있다는 기쁨에 젖은 채 올라탄 비행기가 태평양 한가운데 추락.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마녀의 도시 게헨나로 납치되어 있었다.

이후 5년간 뼈 빠지게 게헨나의 톱니바퀴로 의무를 수행했다.

이대로는 여기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죽겠다 싶어 3년 전부터는 틈틈이 출게헨나를 위해 마법을 공부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마법은 수학과 기하학과 커다란 연관이 있었다.

예를 들어 위치에 따른 마력의 보존법칙을 계산하는 공식에는 선적분이 응용되었고, 마력이 운용될 시 발생하는 노이즈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테일러 급수와 푸리에 급수가 필수적이었다.

다행히도 시우가 전공한 복소해석학은 주요 마법 공식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았기에 괄목할 만한 속도로 탈출을 향한 방주가 완성해 갔다.

이제 1년 정도만 더 버티면 이 지긋지긋한 곳을 탈출할 방법이 생겼을 텐데...

"우우움...."

뜬금없이 못된 쌍둥이에게 걸려 죽음의 위기라니.

시우는 상체에 찰싹 달라붙어 진득하게 혀를 섞는 오딜을 지켜보며 머릿속에서 애국가를 불렀다.

인간의 인내심이라는 게 정말 대단하다.

이렇게 예쁜 미녀와 키스를 하면서도 미동조차 하지 않을 수 있다니.

"어때? 커졌어?"

"언니 그대로야."

시우의 물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오데트는 글러 먹었다는 듯 고개를 휘휘 저으며 시우의 위에서 내려왔다.

"만져도 안 커지고, 책에 적힌 대로 키스를 해도 그대로네."

"이런 날도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 이제 바지 입을 테니 이것 좀 풀어주세요."

잘됐다.

이대로 흥미가 가셔서 떨어나가 주면 그만큼 고마운 일이 없다.

그때 옆에서 지침서를 읽던 오데트가 오딜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언니... 이거 봐."

오데트에 비해 적극적이던 오딜조차 오데트가 내민 책장을 보는 순간 꽁꽁 얼어붙었다.

책장에는 다소 적나라한 장면이 있었다.

선 자세로 깨 벗고 있는 남자와 그 아래 무릎 꿇고 앉은 여자.

여자가 입을 벌려 남성기를 입으로 무는 삽화였다.

"......."

"......."

"......."

불편한 침묵.

오딜도 오데트도 시우도 지금 만큼은 입을 다물었다.

키스도 간신히 참아낸 격에 펠라치오?

그걸 어떻게 버티겠는가?

틀림없이 물건은 무럭무럭 자라날 것이고 어쩌면 그 격렬한 반응이 쌍둥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여지가 있었다.

게다가 저 책은 멋모르는 처녀들을 위해 섹스를 가르치는 지침서.

철없는 쌍둥이가 분위기를 타고 끝까지 따라 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었다.

"오데트 님, 여긴 오줌 나오는 곳입니다. 온갖 병균으로 더러워요."

"정말요?"

오딜과는 대화가 안 통한다.

오데트를 공략해야 했다.

"네, 제 생각엔 그 지침서가 상당히 구시대의 이론을 옮겨 적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게헨나의 중추가 되실 오데트 님이 저로 인해 몹쓸 병에 걸리실까 심히 염려됩니다."

그녀는 제법 시우의 진지한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그때 오딜은 아주 좋은 생각을 해냈다.

"오데트!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

그리고 오딜이 떠올린 참신한 발상은 시우에게 있어서는 악재 중의 악재였다.

2.

오줌이 나오는 구멍은 결국엔 요도.

즉, 귀두 부분만 입으로 직접 빨지 않는다면 위험하지 않다.

외부는 세균을 없애는 마법으로 잘 소독시키면 된다.

설령 병에 걸리더라도 치유의 노래라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이상 4가지의 근거를 들어 오딜이 내린 결정은 아주 간단했다.

장대 부분만 혀로 핥으면 된다는 것.

"그거 진짜 잘못된 책이라니까요? 후회하실 겁니다!"

"조수님 입 다물어."

"조수님 조용히 해주세요."

시우가 아무리 발악을 하며 악을 써도 이미 결심을 굳힌 쌍둥이는 전혀 들을 마음이 없었다.

하긴 노예의 말을 고분고분 듣는 쌍둥이었더라면 아멜리아가 골머리를 앓을 일도 없을 것이다.

시우의 허벅지를 쿠션처럼 품에 안은 채 지그시 자지를 바라보고 있는 두 소녀.

찌릿한 시선과 간지러운 호흡이 불알 언저리를 스치는 것이 느껴졌다.

"오데트, 동시에 하는 거야."

"응, 언니."

시선 교환을 끝낸 두 소녀는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혀를 내밀었다.

실험 시 육안 관찰을 위해 매끈매끈하게 제모 되어 있는 불알 위를 민달팽이처럼 기어가는 뜨뜻한 감촉.

"윽!"

시우는 숨을 집어삼켰다.

처음엔 간지러움이었다.

뱃속의 성욕을 부지깽이로 긁어내는 듯한 감각.

간신히 잠재우고 있던 자지가 곧장 움찔 움직였다.

"오?"

"움직였어!"

오딜과 오데트는 동시에 같은 표정으로 놀라며 자신들의 업적을 자축했다.

"고환이 들어 있는 알주머니를 키스하듯이 살살 빨면 더 좋다고 쓰여있어."

먼저 키스의 경험이 있던 오딜이 나섰다.

점차 단단해지고 있는 불알을 혀로 빙글빙글 돌려가며 장난을 치다 새빨간 입술을 벌려 한 입으로 머금는다.

언니의 능숙한 시범을 본 오데트도 코를 바짝 붙인 채 반대알을 물었다.

그렇게 시작된 쌍둥이의 더블 펠라.

고귀하기 짝이 없는 마녀가 창녀처럼  불알 애무를 해준다는 점에서 흥분감이.

쏙 빼닮은 두 자매가 둘이서 동시에 해준다는 점에서 배덕감이.

뜨겁고 복잡한 구강 점막 내부에서 느껴지는 육체적 쾌감이.

시우의 인내심을 가볍게 때려 부쉈다.

하반신이 녹아 흐물흐물해질 것 같다.

피가 몰리는 감각과 함께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한 자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쌍둥이는 입을 뗐다.

"됐다!"

"커졌어!"

주인의 마음은 알지도 못하는 자지는 어서 더 해달라는 듯이 위아래로 힘차게 꺼떡거렸다.

시우는 눈을 감았다.

이젠 모르겠다.

그냥 즐기자.

솔직히 이 도시에서 얼마나 박해받고 구박만 받아 왔던가?

그냥 좋은 경험 했다 생각하자.

들키면 그때 가서 죽든가 해야지.

"몰라 시발."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했다.

온갖 자극을 받으며 발기를 참아야 했던 지옥이었던 현실이 현생에선 돈 주고도 못했을 천국으로 변모한다.

이게 원효대사 해골물인가 그건가.

"다음은 헤릅, 뭐라고 적혀 있어? 쭈우웁...!"

기껏 살린 물건이 죽지 않게 하기 위해 오데트가 열심히 장대를 핥는 동안 오딜은 책을 읽어나갔다.

"남성의 쾌감이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면 정액을 배출하게 된다... 이건 알고 있고, 이걸로 아기를 만드는 거지?"

"츄웁.... 응, 우리는 어차피 못 만들지만!"

이미 다 알고 있는 부분이라는 양 사정에 관한 설명을 넘기던 오딜이 입이 떡 벌어졌다.

잔뜩 고상한 척 하던 오딜의 입에서 욕설이 쏟아진다.

"이거 완전 미, 미친 거 아니야?"

"왜?"

자포자기한 채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시우를 보고 흠칫하던 오데트는 오딜이 보고 있는 페이지를 보더니 똑같이 경악한다.

거기엔 남성과 여성의 본격적인 성교 방법이 적혀있었고 포개진 두 남녀와 성기 접합부를 확대한 모습이 삽화로 들어가 있었다.

일단 여자도 옷을 벗고 부끄러운 부위를 전부 보여야 한다는 것이 1차 쇼크였고, 다리 사이에 갈라진 틈으로 저렇게 커다란 것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 2차 쇼크였다.

평소엔 왜 있는가 싶은 구멍이었는데...

"....이건 쫌...."

"....언니, 나 매스꺼워."

오딜의 안색이 파랗게 질렸고 옆에선 오데트가 헛구역질을 했다.

물론 직접 섹스를 해 볼 생각은 없었다.

그래도 최소한 비슷하게라도 시연을 해 보려 했건만 그들에게 주어진 진실은 너무나도 충격적인 것이었다.

"발기한 남성기를 애액이 분비된 질에 삽입한 뒤 피스톤 운동을 한다. 그렇게 사정된 정액에는 아기씨가 있는데 아기씨가 자궁에 있는 난자를 만나면 수정 후, 착상. 36주 이후에 아기가 태어난다...."

이성의 끈을 놓으려던 시우도 자극이 멀어지자 간신히 정신줄을 붙잡았다.

"이제 아셨죠? 섹스라는 건 무척 망측하고 야한 겁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끼리만 해야 하는 거고요."

보아하니 사정의 매커니즘은 이해하고 있지만 섹스의 모든 것을 알고 있던 건 아닌 모양.

커다란 충격을 받은 오딜과 오데트를 보니 잘 구슬려 탈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 이만 가봐도 될까요? 슬슬 춥기도 하고."

눈앞에서 긴급회의가 열렸다.

"어쩌지 언니? 조수님한테 우리 알몸을 보여 줄 순 없잖아. 얼마나 망측해."

"........"

스승님으로부터 여성의 알몸은 매우 중요한 것이기에 남성에게 결코 보여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듣고 배워왔다.

그 대상이 노예에 불과한 신시우라도 변함은 없을 것이다.

"어쩔 수 없네."

오딜은 한숨을 푹 쉬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현명한 결단이십니다!"

속박이 풀려난 시우는 반색하며 발목에 걸쳐졌던 팬티를 입으려 했다.

쌍둥이의 침이 아직도 불알에 축축하긴 한데, 둘의 미모를 생각해보면 못 견딜 정도로 찝찝한 것도 아니다.

"잠깐!"

시우가 허름한 팬티를 다 올리기 직전, 오딜의 제지가 들어온다.

"이대로 끝나는 건 뭔가 아쉬우니까. 싸는 거라도 보려고."

"나도 찬성이야."

"항상 정액을 쌀 때마다 움찔움찔하던데 그럴 때 어떤 감촉인지 항상 궁금했어."

직접적인 삽입 섹스는 전혀 하지 않았지만 이 저택에서 남사스러운 성교육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어차피 죽는다.

땡기는 아랫배를 부여잡고 엉거주춤 돌아갈 바에는 어여쁜 쌍둥이들의 대딸을 받으며 시원하게 배출하고 가는 것이 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어쩌면 아까처럼 입으로 해줄지도 모르고.

지극히 타카쇼스러운 발상으로 시우는 속 편하게 팬티를 내렸다.

"그건 좋은 생각이네요!"

오딜은 책을 탁 덮고 시우에게로 다가왔다.

"좋아 그럼 이견은 없다는 거로 받아들이고..."

"오딜 님, 이런 방법은 어떻겠습니까? 남성의 사정 순간을 아주 면밀히 관찰할 방법이 있는데."

"호오? 갑자기 아주 적극적인데?"

"이것만 끝나면 숙소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시우는 뻔뻔하게 고개를 들었다.

어차피 이용당할 대로 이용당하고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 상황이라면 기분이라도 좋아지자.

시우는 덜렁 자지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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