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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다섯 시간.
다섯 시간 동안 신영이를 안았다. 아니 신영이에게 박았다.
처음에는 이를 악물고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아니 간간이 욕은 했지. 개새끼야. 씨발 놈아. 하지 마. 이러면서.
한 시간 정도 혼자 떠들라고 하고 계속 박았다.
아마 정상적인 섹스였다면 내 자지나 신영이의 보지, 둘 중의 하나는 까졌을 거다.
그만큼 격렬하게 박았으니까.
초인의 체력 패시브의 진면목을 본 느낌?
게다가 지속 체력 회복 증가의 효과도 있었겠지.
허리를 끊임없이 움직여도 몸의 피로가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니까.
그리고 상태 회귀.
정액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신영의 보지는 흥건한 애액만 남았다.
그때 신영이의 표정은 정말…. 꼴렸다.
이를 악물고 참았겠지. 내 정력에는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참았을 거야.
하지만 나의 변화를 알아채고 그녀는…. 무너졌다.
허물어지는 표정. 그게 고작 한 시간이 조금 넘었을 때의 상황이다.
그리고 그다음부터는 조금씩 신음이 새어 나왔다.
본인이 내고 싶어서 내는 게 아니다.
안에 삑삑이가 들어간 고무 장난감을 누르면 삑삑 소리가 나오는 것처럼, 그녀는 내가 자지를 밀어 넣을 때마다 약하게 신음을 냈다.
참으려고 애를 쓰는 모습도 보였지만…. 그녀는 그럴 수 없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지. 어떻게 참아.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멀쩡한 인간이라면 절대 참을 수 없어.
온몸을 자극하는 염력 때문이기도 했을 거다.
가슴, 입, 겨드랑이, 옆구리, 허리와 골반, 허벅지 안쪽, 무릎 뒤쪽, 복숭아뼈, 발가락 사이.
내 시야가 닿는 곳은 모두 염력이 발동했고 그녀의 몸을 애무했다.
가냘프게, 거칠게, 살짝 꼬집기도 하고 꾹꾹 누르기도 했다.
이 여자는 이제 평범한 섹스는 할 수 없는 몸이 되었을 거야.
일반 남자의 어설픈 터치로는 만족은커녕 지루함만 느낄 거다.
물론…. 그렇게 두진 않지. 일반 남자를 만나게 할 리가 없잖아?
세 시간이 조금 넘었을 때는 그녀는 나에 대한 증오 같은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저 그녀의 몸은 감각에 대한 반응만 남아있었다.
고작 세 시간. 세 시간 만에 그녀의 정신은 함락당했다.
젠장. 이렇게 쉬운걸. 왜 지금까지 그 개지랄 염병을 떨었는지.
물론…. 이 여자가 완전히 내게 마음을 연 건 아니다.
그렇게 쉬울 리가 없지.
몸이 식고 머리에 정신이 돌아오면 나에대한 증오는 숨어있던 불씨처럼 다시 타오를 거다.
하지만 그런 건 신경 안 쓴다.
어차피 몸과 정신은 이어져 있잖아? 증오 따위는 신경 쓸 필요 없어.
그저 나만 봐도 자동으로 가랑이를 벌리고 애액을 질질 흘리게 만들면 되니까.
네 시간이 넘었을 때는 그녀에게 키스했다.
저항하지 않는 신영. 아니. 저항하지 못하는 여자.
내가 입술을 핥고 빨 때도 꼼짝도 못 한 그녀.
거기에 용기를 얻은 내가 혀를 집어넣었을 때, 그녀는 내 입술을 깨물려고 한번 시도했었다.
짜악
번개같은 반사신경은 역시 좋은 스킬이야.
바로 혀를 거두고 그녀의 시도를 물거품으로 만든 나는 그대로 뺨을 때렸다.
힘을 별로 주지 않고 때렸지만, 힘없이 돌아가는 고개.
"한 번만 더 쓸데없는 짓 하면 지금처럼 신사적으로 대하지 않아."
어디가 신사적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녀는 알아들은 듯했다.
때릴 거라고는 생각 못 했나? 겨우 싸대기 한 대 맞았다고 넋이 나가?
다시 입술을 맞대고 혀를 집어넣는다. 내 혀에 닿은 신영의 혀.
그러면서 가슴을 만지고 꼭지를 비빈다.
그렇게 만져졌는데도 만질 때마다 격렬하게 몸을 움찔거리는 신영.
만족스러운 반응이야. 너무 좋아.
그런 그녀를 보고 빙긋 웃으며 말했다.
"잘했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고 했지?
칭찬은 신영이도 웃게 만들 수 있을까?
기억을 건드리지 않고 매혹도 걸지 않은 채 섹스하면서?
어휴. 바랄 걸 바라야지. 미친 소리를 하고 자빠졌네.
그렇게…. 다섯시간동안 신영의 몸을 범하고 그녀의 몸에서 내 자지를 꺼냈다.
주르륵하고 흐르는 정액. 이미 시트는 잔뜩 더러워진 상태지만 크게 걱정 안 한다.
"상태 회귀."
이번엔 나와 신영에게 모두 걸었다.
정액과 애액이 모두 사라지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 깨끗해진 시트.
그리고 뽀송뽀송해진 신영이의 보지.
그렇게 다섯 시간 동안 섹스한 게 마치 꿈처럼 돼버렸다.
몸에 느껴지던 오르가슴과 절정이 모두 사라져 약간 허망한 표정이 되어버린 신영.
그런 그녀의 귓가에 귀를 가져다 대고 말했다.
"잠깐 나갔다 올 거야. 그때까지 여기 잠자코 있어. 이 벙커 안에 있는 건 상관없어. 다만…. 밖으로 나가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내 말을 들은 신영이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래도 텅빈 눈은 아니라서 다행이네. 지난번처럼 죽은 눈은 아냐.
어차피 추적이 걸렸으니 상관없다. 빠져나가든 말든 걱정할 필요 없지.
내가 오로지 걱정하는 것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다. 그건…. 내가 막을 방법이 없으니까.
차라리 이렇게 자리를 비우고 도망갈 기회를 주는 게 낫지.
매혹을 걸면 속 편하겠지만…. 그러고 싶진 않다.
매혹과 기억 스킬 없이 이 여자를 굴복시킬 거니까.
자살한다면? 그건 뭐…. 내 패배지. 잠깐 가슴 아프고 말 거야.
아니, 잠깐이 아니겠지. 조금 오래갈지도? 모르겠다. 어느 정도일지는.
나답지 않게 정말로 무책임한 일 처리다.
이렇게 허접하게 일 처리를 하는 건 정말…. 처음인듯한데.
모르겠다. 어찌 될지.
그저 강간당한 여자가 자살하지 않기를 속으로만 빌어야 한다는 게 우스울 뿐.
신영이는 됐고.
추적에 걸려있는 클로에 에반스를 떠올린다.
캄캄한 시야. 자고 있나보네. 가도 되겠어.
적당히 옷을 입고 LA로 순간이동 했다.
새벽이 된 LA. 밤하늘을 날아 클로에 에반스의 집이 있는 베버리 힐스로 향했다.
혹시나 제이슨 그놈이 있을까 해서 살펴보지만 아쉽게도 없다.
그놈도 다시 추적을 걸어놔야 하는데. 언제 마주치려나.
자고 있는 여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수면. 클로에 에반스의 머리 위로 수면시간이 뜨는 걸 확인하고 잠시 생각한다.
내가 기억 복구를 쓰고 있는 동안 제이슨 녀석이 오면 골치 아파지는데.
뭐….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
자고 있는 여자의 이불 속으로 들어가 허리 밑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겹쳐있으면 바로 코앞에서 탐지를 써도 내 기척은 못 느끼겠지.
탐지로 느끼는 기척은 이렇게 붙어있으면 기척을 구분할 수 없으니까.
다만…. 중년 여자의 냄새가 난다.
뭐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좋은 냄새는 아니다.
그래도 기억을 읽으려면 어쩔 수 없지. 제이슨 녀석에게 무방비로 발각되는 것보단 이게 낫지.
그렇게 여자의 허리에 손을 대고 스킬을 쓴다.
"기억 복구."
떠오르는 기억들. 누군가가 그녀의 기억을 삭제한 흔적.
단 한 번의 스킬로 지워졌던 기억들이 모두 떠오른다.
그걸 굳이 복구시킬 필요는 없다. 그냥 보기만 하면 될 뿐.
생각보다 기억이 많다. 그랜드마스터 새끼. 많이도 지웠네.
하나하나 살펴본다. 아직 시간은 많아.
아. 이 여자가 평소에 몇 시에 일어나는지부터 확인해봐야겠네.
삭제된 기억을 읽는 데는 네 시간 정도가 걸렸다.
다행히 제이슨은 오지 않았다. 뭐…. 날마다 기억을 읽는 건 아닌 거 같으니까.
그렇게 기억을 다 읽고 다시 순간이동을 쓴다. 목적지는 다시 수원.
벙커 안에 돌아온 나는…. 비어있는 벙커를 보고 피식 웃었다.
나가지 말라고 했는데. 나갔네?
역시…. 고작 다섯 시간 동안 섹스했다고 마음이 열릴 리가 없지.
일단 자살한 건 아니니까 됐다. 자살보단 탈출이 낫지. 어차피 추적에 잡히니까.
그러면 됐어. 잡으러 가면 되지.
벙커 바깥으로 나가서 신영이가 있는 곳을 확인해본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 걔는 순간이동도 없어서 그리 멀리 도망갈 수는 없다.
비행 속도라고 해봐야 시속 50킬로미터.
네 시간을 날아도 200킬로미터 밖에 못 도망간다는 소리.
게다가 그만큼이나 도망간 것도 아니다. 아무리 멀리 잡아도 수원시를 못 넘은 거 같은데.
신영이가 있는 곳으로 느긋하게 날아가면서 클로에 에반스 그 여자의 기억에서 삭제된 부분을 생각한다.
그랜드마스터. 녀석의 이름과 생김새를 알아낸 게 가장 큰 수확이다.
스티븐 포웰. 아마 지금은 마흔 정도 됐을 거 같은 남자.
그리고 웃긴 건…. 제이슨과 레이첼의 기억도 있었다.
그러니까 결국은 그랜드마스터는 세 사람이었다.
포웰, 제이슨, 레이첼.
번거롭네. 왜 죄다 세 명인데.
삼인 체제가 그렇게 좋은 거야?
짱개놈들도 셋이더니 여기도 셋이네…. 진정한 강함은 솔플에서 나오는 거라고!
이 멍청이들아!
귀찮네. 귀찮아. 근데 의문이다. 저놈들은 과연 최후의 한 명을 듣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상태 회귀를 배운거 보면 아마 나와 같은 해답을 냈을 거 같긴 하다.
서로를 적대하지 않고 살다 살다 지쳐서 먼저 삶을 포기하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버티기.
물론….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어쨌든 이름을 알았으니 됐다. Q&A로 스티븐 포웰,
그놈의 현 위치를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을 테니까.
물론…. 제이슨 녀석처럼 빨빨거리면서 싸돌아다니면 의미 없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만 쓸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일단…. 그건 조금 있다가 해야겠다.
신영이가 있는 곳에 다 왔으니까.
신영이는 그림 같은 저택 안에 있었다.
딱 봐도 고급 주택이다. 상당히 크고 화려한 주택.
아마 벙커에서 살기 전에 대호 그룹 놈들이 살던 집인 거 같다. 신영이었나? 고성연이었나?
암튼 기억에서 본 거 같은데.
집 안으로 들어가 신영이가 있는 2층으로 걸어 올라갔다.
천리안과 투시로 그녀가 뭘 하나 봤더니 침대 위에 앉아 내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 있다.
똑똑
방문을 노크하자 화들짝 놀라는 신영.
그녀의 대답 같은 건 듣지 않고 바로 문을 열지만, 문은 잠겨 있다.
귀엽네. 문을 잠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닐 텐데.
똑똑한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가볍게 잠금 해제를 쓰고 안으로 들어간다.
"돌아가자. 신영아."
그렇게 말하고 게이트를 썼다.
나는 그녀를 핍박하지 않을 거다. 제 발로, 자력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니까.
하지만 머뭇거리며 침대에서 꼼짝하지 않는 신영.
"벙커 밖으로 나가면 용서하지 않는다고 하긴 했지만, 처음이니까 한 번만 봐줄게. 그러니 돌아가자."
"대체…. 나에게 왜 이러는 거야…."
그러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여자.
나는 그런 여자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내가 침대 위에 올라와 앉자 흠칫하며 몸을 움츠린다.
"여기가 세상이 망하기 전의 니 방이었니?"
최대한 다정한 목소리로 물어본다.
물론…. 신영이에겐 그저 소름 끼치는 목소리겠지.
그녀가 봤을 때 나는 개새끼 중에 개새끼일 테니까.
"나는 이 방에서 너랑 섹스해도 기분 좋을 거 같은데. 너는 어때?"
내 말에 다시 그녀의 눈빛에서 혐오가 피어난다.
크. 그래. 이 맛이야. 이러한 눈빛은 신영이하고 고성연 그 여자 말고는 힘들지.
"게이트를 넘어갈 생각 없으면 닫을 게. 여기서 하지 뭐."
"제발…. 나를…. 놔주면 안 될까?"
언제 그녀가 벙커를 나섰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사라지자마자 나갔다고 하면 네 시간 정도.
갈 곳이 없는 그녀는 결국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안전한 곳으로 왔을 거다.
그리고 안도했을까? 아니면 두려움에 떨었을까?
대호 그룹이 망한 건 얼마 안 됐기에 주택은 아직도 멀쩡했다.
아마 망하기 전까지도 관리가 됐었나 보다. 상태가 좋아.
신영이는 그런 집안에 틀어박혀서 작은 소음에도 귀를 곤두세우며 혹시나 내가 나타날까 봐 걱정했을 거다.
그리고…. 내가 진짜 나타남으로 그녀의 작은 소망은 산산조각 났겠지.
아무래도 공포와 절망이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건 맞나 봐.
이 여자는 지금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할 정도로 멍청해졌어.
"내가 너를 놔주면? 너는 나에게 뭘 해줄 건데?"
내 예상 밖의 질문에 신영은 눈을 끔벅이면서 내 말뜻을 생각한다.
"뭘…. 해주냐고?"
"응. 거래를 하려면 상응하는 대가가 있어야지. 내가 널 놔주면 너는 나에게 뭘 해줄 거냐니까?"
"니가…. 나에게 한 짓이 있는데 인제 와서 뭘 더해줄 거냐고!?"
어지간히 화났나 보네. 방금까진 멍청이 같았던 표정에 감정이 돌아온다.
그래. 이런 모습이 좋지. 바보 같은 얼굴이나 멍청한 얼굴은 보고 싶지 않아.
"쯧. 거래의 기본이 안 돼 있네."
하나하나 꼼꼼하게 따져봐도 나의 개소리긴 하지만, 나는 뻔뻔하게 나간다.
어쩔 수 없지. 그게 이 망해버린 세상의 이치인걸.
나도 나보다 강한 놈이 있으면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겠지. 그리고 결국 죽을 거야.
그 짓을 당하고 싶지 않아서 필사적으로 노력한 거고.
세상일이라는 게 그렇지 뭐. 약육강식이잖아?
"신영아. 헛소리하지 말고 들어가. 니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야. 부드럽게 말할 때 들어가는 게 좋을 거야."
결국, 나를 노려보는 것을 멈춘 신영. 그러더니 꾸물거리며 몸을 움직인다.
느릿느릿 침대에서 일어난 그녀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힘없는 걸음으로 게이트를 향해 들어간다.
그리고 나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웃었다. 기분 좋게. 쓰레기 같은 미소를 지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