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삼각 관계
장룡은 여전히 자신의 아지트에 박혀있다. 아직은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건가?
왕룡 역시 마찬가지. 호텔에서 자신의 연인과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
무명도 자신의 방에 있고…. 다들 생각보다 여유롭네. 어차피 자신들은 마지막에 등장하면 된다 이건가?
허브 역시 지금은 조용하다. 그걸 지켜보는 왕룡의 염탐꾼들만 열일하고 있는 모습.
폭풍 전야가 이런 느낌이겠지? 긴장되네. 아니…. 나만 긴장하고 있나?
철근 생성 숙련을 하고 싶지만, 일단은 기다린다.
이따 얼마나 스킬을 써야 할지 모르니 지금은 그냥 기다리는 게 맞다.
장룡과 왕룡. 이 룡룡이 놈들이 어떻게 부딪칠지 모르니 체력은 온존해 놔야 해.
근데 녀석들은 과연 어떻게 할 셈이지?
현급 파견대들을 전부 이곳 허브로 모으는 건 쉽지 않다.
게이트 하나당 특수 파견대 하나, 지급 파견대 일곱에서 아홉 사이, 현급 파견대는 셀 수 없이 많다. 몇백 명은 되니까.
500명이라고 잡으면 특수 파견대가 300명 정도 되는 거 같았으니까 만오천 명 정도 되는 거네?
그 많은 놈들을 전부 이곳 허브로 오게 할 수 있을까?
아니 뭐…. 오는 건 어떻게 할 수 있겠지. 그럼 그놈들을 어떻게 처리하지?
한 번에 즉살할 수 있는 스킬이 있나? 자신들을 공격한다는 걸 알면 분명 이놈 저놈 다 도망갈 텐데.
특수 파견대 하나를 잡아서 기억을 읽어보면 가장 편할 텐데.
하지만 녀석들은 상당히 경계가 심하다. 함부로 건드리기가 좀 힘들어.
어디서 딴짓하고 있는 장룡 녀석의 파견대 없나? 하나쯤은 땡땡이칠만한데.
그렇게 장룡 녀석의 허브와 왕룡 녀석의 염탐꾼을들 지켜보는데 염탐꾼 녀석들의 움직임이 살짝 변했다.
녀석 중의 하나가 대장에게 뭐라고 귓속말을 했고, 대장은 게이트 안으로 급히 들어간다.
얼마 뒤 세 명의 파견대를 데리고 나온 대장.
그리고 염탐하던 세 명을 보고 뭐라고 지시했고, 지시받은 녀석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게이트로 들어간다.
아니. 게이트로 들어간 게 아니었다. 녀석들은 블링크를 했어.
기가 막히게 게이트에 들어가는 척을 했지만, 내 탐지에는 녀석들의 기척이 느껴졌다.
저 먼 곳으로 블링크 한 녀석들. 그리고 그 셋은 크게 돌면서 한곳에 멈추더니 한쪽을 바라본다.
음? 뭘 보는 거지? 그쪽은 허브가 아닌데?
세 놈이 바라보고 있는 쪽을 쭉 훑어본다. 뭐가 있지? 딱히 뭐가 없는데? 더 먼 곳인가?
그 방향으로 계속 가다 보니 기척이 느껴진다. 제법 먼 거리 그리고 그곳에 있는 세 명의 특수 파견대.
옷 색깔로 봐선 장룡 쪽 녀석들이다.
그렇구나. 녀석들도 염탐꾼이 있다는 걸 파악한 거였어.
그리고 그 파악한 녀석들도 염탐꾼에게 걸린 거고.
이야. 이 먼 곳에 있는 걸 어떻게 발견했데?
신기한 놈들이네. 음…. 이놈들의 전투 교리나 정찰 방법 같은 게 있나?
포인트 선정하는 법이라던가? 하긴, 없을 리가 없겠지.
서로를 잘 알고 있으니 이런 걸 쉽게 파악한 건가? 어쨌든 흥미진진해졌네.
장룡의 허브를 훔쳐보는 왕룡의 염탐꾼을 파악한 장룡의 파견대를 알아챈 왕룡의 별동대를 지켜보는 나.
어질어질하네 정말.
아. 장룡에게 파견대 놈들이 수시로 들락날락한 게 이것 때문인가 보구나.
그럼 결국 장룡과 왕룡은 서로서로 노리고 있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다.
그리고 가장 맘에 드는 건 아직 나의 존재는 모른다는 것.
이거…. 장난질을 하고 싶어지는데? 녀석들을 조금 바쁘게 해줄 수 있겠어?
부가 수입도 얻고?
좋은 생각이 났으면 바로 해야지.
이쪽의 리스크는 전혀 없는 신나는 장난질. 그건 안 하면 바보다. 게다가 정보도 얻을 수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지.
자…. 그러면 보자.
왕룡 녀석의 별동대 셋. 저놈들이 먼저야. 좋아. 그럼…. 바로 가자.
버프를 모두 걸고 바로 블링크를 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장룡 녀석의 파견대를 지켜보고 있는 셋.
바로 무효화와 수면을 날렸다. 상태 회복을 패시브 화 시킨 놈이 아닌 이상 이런 놈들은 우습지.
녀석들을 재우자마자 세 놈의 옷을 바로 벗겼다. 파견대 옷이 위에 걸치는 스타일이라서 가능한 일.
그리고 세 놈을 바로 테이프 칠하고 수원 게이트로 보낸다. 이제 이건 됐고.
다행히 파티 같은 건 안 걸려있었나 보네. 왕룡의 염탐꾼 녀석들은 아직 눈치 못 챈 거 같다.
바로 축소와 투명화를 풀고 왕룡의 파견대 옷을 걸쳤다. 음…. 파견대처럼 보이나? 옷을 제대로 입었는지 모르겠네.
아우. 근데 옷에서 뭐 이리 냄새가 나냐. 짜증 나게.
그렇게 왕룡의 특수 파견대 옷을 입은 채로 이번엔 염탐꾼들을 지켜보고 있는 장룡의 파견대 셋에게 블링크 했다.
무효화, 그리고 두 명만 수면.
일부러 수면을 걸지 않은 한 놈이 깜짝 놀라더니 바로 사라졌다.
기척에 안 잡히는 거 보니 순간이동인가? 좋아. 일부러 보내준 건데 그것도 도망 못가면 병신이지.
됐어. 녀석은 왕룡의 파견대가 자신들을 덮친 걸 자기 눈으로 똑똑히 봤다. 이제 그걸 장룡에게 바로 보고 하겠지?
장룡의 파견대 두 녀석의 옷을 벗기고 역시 테이프 칠해서 수원으로 보냈다.
그리고 이번엔 장룡의 파견대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네. 그래도 한다.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어.
장룡의 파견대 옷을 입은 나는 그대로 염탐꾼 놈들이 있는 곳으로 블링크 했다.
그리고 무효화와 수면.
암만 특수 파견대니 어쩌니 해도 결국은 크게 무서울 거 없는 놈들이다.
고룡 그 새끼에 비하면 뭐…. 우습지. 무효화와 수면도 못 막는 놈들이니까.
염탐꾼 녀석 중에 대장 녀석을 놓아줄 생각이었기에 그 녀석만 빼고 수면을 걸었다.
간발의 차이로 녀석을 놓치는 척하기 참 힘드네. 어쨌든 대장 녀석은 블링크로 잘 도망갔다.
좋아. 이제 장룡과 왕룡에게 각각 보고가 들어가겠지?
서로가 서로를 공격했다고 알 거야. 그럼 녀석들도 이제 정신없어지겠지.
염탐꾼 네 명까지 테이프 질을 잘 한 다음 수원 벙커에 던져놓고 먼저 장룡 녀석의 아지트부터 가봤다.
마침 아까 내가 도망가게 해준 놈. 그놈이 장룡에게 보고를 하고 있다.
여전히 서리 폭발을 쓰면서 파견대 쪽은 바라보지도 않는 녀석. 표정 변화도 하나 없네.
저 새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까? 이런 일 하나 제대로 못 하는 파견대들이 한심하다고 느낄까?
고개를 끄덕이던 파견대는 다시 장룡의 방을 나선다.
어디 그럼…. 왕룡은?
싱가포르로 순간이동 해서 왕룡의 호텔을 지켜보니 역시 아까 그 대장 놈이 왕룡에게 보고 하고 있다.
미간을 찌푸리며 뭔가를 잠시 생각하는 녀석. 그러더니 대장에게 뭐라고 지시한다.
고개를 끄덕인 대장은 그대로 왕룡의 곁에서 물러났고,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무명이 있는 곳. 거기로 간 녀석은 무명에게 뭐라고 말했고, 무명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가자는 듯한 제스쳐를 한다.
오. 무명 녀석. 드디어 출격인가.
근데 녀석이 대체 뭘 어떻게 할 수 있으려나?
염탐을 시키기엔 고급인력인데. 뭔가 액션을 취하려는 걸까?
녀석들이 호텔에서 나와 게이트를 여는 걸 확인하고 나는 다시 허브로 돌아왔다.
장룡에게 뭔가를 지시받은 녀석과 무명.
이제 녀석들이 무슨 짓을 할지가 문제인데.
일단은 많이 떨어진 곳에서 허브를 지켜보며 수원 벙커에 있는 놈들을 하나씩 꺼냈다.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는 놈들. 나의 USB같은 녀석들.
이제는 정보를 업데이트 받아야 할 시간.
뭐…. 이녀석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들 역시 최신 버전은 아니지만, 그래도 녀석들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정도는 알 수 있겠지.
허브를 주시하며 한 놈씩 기억을 읽는다.
그다지 쓸모 있는 정보는 그렇게 많지 않다.
특히 왕룡 녀석들의 파견대는 뭐 아는 게 거의 없다. 수준도 떨어지고.
장룡 녀석의 파견대 녀석들에게는 그나마 얻은 게 꽤 있다.
녀석들의 처리 계획과 코인을 집결시키는 방법에 대한 계획.
오늘 자정이 되면, 현급 파견대는 임무를 무사히 마쳤다는 이유로 수상식과 포상을 받으며 연회 비슷한 걸 한다.
그리고 녀석들은 강력한 약물이 들어간 술과 음료를 먹고 모두 뻗을 거다. 그걸 지급 파견대들이 전부 처리하고.
지급 파견대들은 자신들을 특수 파견대로 승급시키고 전 세계를 점령하러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멍청한 놈들이지. 그게 말이 되냐고.
근데 뭐…. 그렇게 희망 사항에 젖어있는 것도 이해가 된다.
녀석들은 세상에 마지막 한 사람만 남아야 한다는 걸 모르니까.
그리고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도 전 세계를 점령하려면 어느 정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겠지.
실상은 녀석들도 코인 지갑이겠지만.
그렇게 지급 파견대가 모든 코인을 회수하면 그대로 허브에 모인다. 그리고 장룡이 나타나서 짜잔 하고 녀석들을 다 죽이는 것.
현급 파견대를 한데 모아 잡아 죽이는 것보단 나아 보이긴 하는데…. 저게 되나?
지급 파견대도 숫자가 꽤 될 텐데. 게다가 녀석들은 순간이동이랑 게이트도 있을 것이고.
뭐…. 그거야 장룡 녀석이 알아서 하겠지. 방법이 있으니 저러는 걸 거야.
특수 파견대 놈들은 그런 계획을 들었어도 자신들까지 처리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하는 거 같다.
하긴, 저놈들도 똑같은 생각을 하겠지. 어쨌든 장룡을 수행할 인원은 필요할 테니까.
아마 지급 파견대 놈들을 보면서 속으로 비웃고 있을거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안전할 거라고 생각할 거고.
내가 보기엔 다 똑같은데 말이지.
뭐…. 특수 파견대는 살려둘 수도 있다. 잡일 하는 녀석들은 있는 게 좋지.
아무튼, 얼추 계획을 알았으니 이제 내 차례다.
과연 어떻게 해야 저놈들이 가진 코인들을 싹 빼돌릴 수 있을까?
장룡과 왕룡. 그놈들은 아직 무리야. 과감하게 포기할 필요가 있어.
물론 두 녀석이 격돌한다면 좋겠지만 녀석들도 쉽게 맞부딪치지는 않을 거니 큰 기대는 안 한다.
오로지 코인. 그것만 노려야 해.
오늘의 내 목표는 현급 파견대를 다 죽이고 코인을 먹은 지급 파견대가 허브에 다 모이는 그 순간을 노리는 것.
얼추 계획은 머릿속에 그려졌어. 그럼…. 일단 이 필요 없는 파견대 놈들은 다 처리하고.
앞으로 남은 시간 네 시간. 물론 자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바로 녀석들이 모이는 건 아닐 거다.
지급 파견대들이 연회니 뭐니 이런 걸 하면서 곯아떨어진 다음 다 처리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
한두 시간 정도 되려나? 으음. 그래. 그쯤 되겠지. 그건 그렇다 치고.
장룡에게 지시받은 특수 파견대, 그리고 왕룡의 지시를 받은 무명.
이 녀석들이 무슨 짓을 할지가 궁금한데.
가만히 앉아서 허브를 바라보며 녀석들이 무슨 짓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어차피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뇌피셜이라도 굴려봐야지.
녀석들은 서로의 위치를 알까?
Q&A를 썼으면 알 수 있을 거야. 고룡이 그렇게 알아냈으니까.
근데 장룡은 위치가 알려지면 치명적이긴 하지만, 왕룡 녀석은 아니다. 그냥 옮겨버리면 끝이잖아?
아마 싱가포르의 호텔에 그러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일 수 있다. 아지트를 고정으로 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수상하다 싶으면 그대로 튀어버리면 되니까.
근데 장룡은 그게 안 된다. 딱 봐도 거기는 쉽게 옮길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아마 녀석은 그렇게 숨어있긴 하지만, 자신의 아지트가 알려져도 상관없다는 느낌이야.
올 테면 와봐라? 그런 느낌.
그럼…. 왕룡이 할 수 있는 건?
무명으로 허브를 치게 하고 자신이 장룡의 아지트로 간다? 그건 말이 안 된다. 핵심은 코인이지 장룡이 아냐.
반대로 돼야겠지. 무명으로 장룡 녀석의 아지트에서 겐세이를 놓게 하고 본인이 그 틈을 타서 코인들을 쓱싹하는 그림이 맞지.
아. 모르겠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건 이정도야. 일단은 주변을 둘러보자.
허브 주변, 장룡 녀석의 아지트 주변, 왕룡 녀석의 호텔 주변.
장룡과 왕룡이 직접 나서는 게 아니라면 얼쩡거리는 놈들을 찾는 건 어렵지 않을 거야.
아직 시간이 좀 있으니 둘러보자. 뭔가를 꾸민다면 티가 날 수밖에 없어.
먼저 허브를 둘러본다.
허브를 기준으로 주변을 빙 돌아서 살핀다. 축소를 쓴 채로 탐지를 켜놓고 빙빙 돌아봤지만, 허브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페이즈 아웃이나 축소를 쓴 놈은 발견할 수 없다는 게 조금 걸리긴 하는데….
그것까지는 지금 다 확인할 수 없지. 일단은 여긴 됐고.
다음엔 장룡의 아지트를 둘러봤지만 역시 뭘 찾기는 힘들다.
아. 너무 넓어…. 쉽지 않아. 진짜 10킬로미터 밖에서 천리안과 투시로 지켜보고 있다거나 이러면 답이 없잖아.
다음은 왕룡의 호텔 주변.
여기는 더 귀찮다. 차이나타운에 사람이 있어서 오히려 더 피곤해.
숨으려면 이런 곳에 숨는 게 더 편하지. 파견대 옷 한 개만 벗으면 일반인이랑 구별하기도 힘드니까.
맘에 안 드네. 특히 너무 조용한 게 가장 맘에 안 들어.
하지만 내가 맘에 안 든다고 뭘 어떻게 할 수는 없다.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그렇게 별 수확 없이 시간은 흘러갔고, 결국 약속된 자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