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602화 (63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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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특수 파견대 놈이 지껄인 내용에서 다른 내용은 볼 필요가 없다.

특별 포상? 임명?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물론 저놈들에겐 달콤한 말로 들릴 수 있을 거다. 저놈들은 이 세상의 목적을 모르니까.

자신들은 쓸모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놈들이잖아.

그리고 그건 사실 인간의 역사 이래로 당연한 이야기였고.

정복 군주든, 황제든, 폭군이든 어쨌든 병사는 필요했으니 자신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자신들은 선택받았다고 생각하겠지. 그렇기에 주민들을 싹 정리하는데 망설임이 없을 것이고.

하지만 현실은 아니다. 사정을 모두 아는 내 눈엔 저들은 그저 코인 셔틀일 뿐이다.

바닥까지 코인을 싹싹 긁어야 하는데 하나하나 줍기 어려우니까 대신 일을 시키는 잡부 정도.

저놈들이 이 넓은 땅덩이에 퍼져있는 짱개들을 다 죽이고 닷새 뒤에 한곳에 모이면? 이제 저놈들을 죽이겠지.

지급 파견대 놈들도 무사할 리 없다. 특수 파견대들도 마찬가지다.

서로 자신들은 아니라고 생각하겠지.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들 정도까지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사실은 모두 필요 없는데 말이지.

아마…. 특수 파견대 정도까지는 남겨놓지 않을까 싶다.

아직 인도가 완전히 정리 된 건 아니니까. 그리고 세상엔 아직 수많은 사람이 살아남아 있으니까.

그놈들을 싹 정리할 때까진 그래도 인력이 필요하긴 할 거야.

어쨌든 장룡 그놈의 의도는 확실히 알았다.

더는 중국 땅에 안주하며 머물러 있지 않겠다는 뜻이겠지.

목표가 확실히 정해졌으니 녀석은 이제 적극적으로 모든 인간의 학살에 나설 거다.

그동안은 단지 코인을 모으기 위할 학살이었지만, 이제는 이유가 하나 더 추가 됐잖아?

닷새라.

이건 나에게도 기회다.

아직 중국 땅덩이에 남은 짱개들의 숫자는 어마어마할 거다. 1억 명만 남아있다고 해도 500억 코인이다.

그리고 1억만 남아있진 않을 거야. 아무리 적어도 두세 배는 되겠지.

숫자 단위가 어지러워질 정도로 많은 코인. 그걸 다 강탈할 수 있으면 앞으로는 코인 생각은 절대 안 해도 되겠지.

대신….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 장룡 그놈의 독주를 막아설 방법은 없다.

어떻게든 빼돌려야 해. 전부가 아니어도 상관없어. 하다못해 반 정도는 얻어낼 수 있어야 해. 그래야 승산이 있지.

닷새 뒤. 결국, 그때가 중요하네.

환영 제작을 하며 녀석들을 지켜본다.

현급 파견대 녀석들은 민간인을 처리하는 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고 의외로 능숙했다.

혼란을 일으키지 않고 마을 단위로, 거주구 단위로 깔끔하게 짱개 민간인들을 죽여나가는 모습.

하긴. 닷새면 상당히 짧지. 아무리 현급 파견대가 숫자가 많더라도 저 많은 인간을 죽이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거다.

그래. 열심히 잡아 죽이라고. 그래야 중간에 빼돌릴 수 있지.

오후 네 시. 벙커로 돌아왔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네 여자. 하나씩 침대에 누우라고 하고 가볍게 키스한 뒤 수면을 걸어준다.

승미세안은 이제 됐고. 나는 어쩐다?

굳이 잠을 잘 필요는 없지. 나야 뭐 잠 좀 안 자는 건 크게 상관없으니까.

짱개들이 죽어 나가는 걸 더 지켜볼까 하다가 관두고 다시 장룡 녀석이나 관음하러 이동한다.

결국, 핵심은 그놈이야. 그놈의 움직임을 지켜봐야지.

다시 녀석의 아지트로 순간 이동해서 봉우리에 앉아 녀석을 훔쳐본다.

상당히 한가해진 녀석의 아지트. 장룡 녀석은 훈련실 같은 곳에서 한쪽 구석에 얼음 화살을 쏘고 있다.

숙련 중인가? 그것도 얼음 화살?

음…. 그렇다는 건 아직 눈보라까지는 없다는 이야기네. 근데 저걸 지금 왜 찍지?

아. 설마 저놈도 이제 천국의 문을 찍어보려는 건가?

하긴…. 천국의 문 조건이 조금 거지 같긴 하다.

아무리 스킬을 3~40개씩 배웠어도 12개나 마스터 해야하는 건 손이 잘 안 갔겠지.

미나를 그쪽에 투입한 건 잘한 일인 거 같아. 물론 이래저래 손해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되고 있잖아?

게다가 내일이면 화염 지대도 마스터 할 수 있다.

그러면 바로 메테오를 찍고 천국의 문도 찍을 수 있겠지.

선행 트리를 존나 저 지랄로 해놨으면…. 효과가 나쁘진 않을 텐데.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데스 윈드 보다 좋기가 힘든데 말이지.

뭐…. 금방 찍을 수 있을 테니 기다려보자. 효과는 내일이면 알 수 있으니까.

장룡 녀석은 끊임없이 얼음 화살을 쏜다.

새끼. 존나 열심이네. 고룡이든 저 새끼든 저 지랄을 하니까 저렇게 성장이 빠르지.

밥 잘 먹고 안전한 벙커 안에서 스킬만 쓰는데 저걸 어떻게 막냐고.

인프라가 다 갖춰진 놈이 노력까지 하면 답이 없는 거잖아?

초인의 체력을 찍었으면 스킬 하나 마스터 하는데 이틀이다.

그러니 녀석들이 나보다 한 달 먼저 티어24를 찍었다면 이론상 스킬이 15개가 더 있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근데 그 말은 결국 저놈들이랑 나의 격차는 한 달 정도밖에 안 된다고 볼 수도 있는 거다. 길게 봐도 두 달 정도.

씨발. 그럼 나도 어지간히 열심히 했네. 하긴. 내가 숙련을 게을리하지는 않았지.

이만큼이나 따라온 것도 다행인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스킬 사용 불가 지대를 봉인하는 걸 알게 된 게 진짜 다행인 거 같다.

야쿠자의 왕 그 새끼에게 소주 따라주러 가야 하는데.

아. 일본놈이니까 사케로 해야지. 내가 배려심이 부족했네.

스킬 숙련을 쉬지 않는 녀석.

징한 새끼. 좀 여유 좀 부리라고. 느긋하게 놀란 말이야.

옆에 보니까 존나 이쁜 여자도 여섯이나 있잖아? 섹스 파티하면서 쉬라고! 저 새끼는 마약 같은 건 안 하나?

저 아지트의 물탱크가 어딨는지 알면 좋을 텐데.

그런 거기에 펜타닐 같은 걸 잔뜩 부어버리면? 굳이 싸우지 않고 맛탱이가 가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한데.

아니면 옆에 있는 저 여자들을 매혹해서 시도해볼까?

근데…. 그렇게 쉽지는 않을 거야. 저 정도 위치에 있는 놈이 자기 관리를 그렇게 허술하게 하지는 않겠지.

저 여자들도 어쩌면 이미 매혹이 걸려있을 수도 있다.

나라면 그럴 거 같네. 저놈이 저 여자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아닌 그저 성욕처리용이라면 그게 안전하겠지.

거의 자정이 다 됐기에, 나는 일단 LA로 순간 이동했다.

호텔 위에 도착하니 이미 도착해있는 레나와 신영, 가인.

"오셨어요! 주인니임!"

레나가 특유의 콧소리를 내며 반기지만…. 예전 같은 텐션은 아니다.

왜지? 설마 저번에 매혹을 한번 풀어줘서 그런가?

으음…. 모르겠네. 암튼 시간이 없으니 빨리 처리하자.

"너희 숙소로 안내해."

앞장서서 날아가는 레나, 그 뒤를 따르는 신영과 가인.

그리 멀지 않은 호텔 최상층에 도착한 그녀들은 호텔 테라스에 착지한다.

"여기야?"

"네에."

테라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야. 역시 최상급 호텔의 펜트하우스는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 있던 호텔들 가장 좋은 방들도 몇 번 가보긴 했지만, 여긴 약간 급이 다른 느낌이다.

하긴. 여긴 전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부자들도 오는 곳이니까.

"여긴 누구 숙소야?"

"셋이 한곳에 있기로 했어요오. 보시다시피 여기 방이 엄청 많아서."

"하긴, 그렇네."

저장 위치를 여기로 덧씌우고 세 여자의 매혹을 리필했다.

지금 매혹은…. 어디 보자. 어휴. 벌써 지속시간이 52시간이나 되네.

패시브 하나 찍을수록 시간이 팍팍 늘어나니 역시 좋다. 그래 패시브만큼 중요한 게 없지.

"이틀 뒤에 다시 올 거야. 그때까지 여기 라스베이거스에 아무도 없게 만들어놔."

"네에. 알겠습니다아."

"그리고 여기에 마약쟁이들 치료해주는 놈들이 올 거야. 그놈들도 잡아. 그놈들 본거지가 어딘지 확인하고 거기까지 박살 내."

"네에."

"이틀 뒤에 보자."

다시 벙커로 순간 이동. 이젠 네 여자를 몰디브에 보내줄 차례.

지금 장룡 녀석의 상황이 수상하긴 하지만, 이미 말해놓고 온 거니 이건 이거대로 진행해야지.

어차피 닷새 뒤니까. 아직은 시간이 있어.

승미세안 네 여자를 깨웠다.

잠을 자고 일어났지만, 그다지 상쾌한 반응은 아닌 것처럼 보이는 네 여자.

하긴. 잠은 너무 많이 자도 찌뿌둥하지. 하지만 그런 찌뿌둥한 모습은 금방 사라질 거야.

아. 반응 기대되네. 적어도 시시한 반응은 보이지 않겠지.

"다들 준비됐지?"

"어딜 가는데 이렇게 번거롭게 구는 거야…."

아직 완전히 정신이 안 돌아온 듯한 세아가 툴툴거리지만, 신경 쓰지 않고 바로 게이트를 연다.

"게이트."

게이트를 열자 따듯한 바람이 훅하고 게이트에서 불어온다.

그리고 느껴지는 상쾌함, 그리고 짭조름한 바다 냄새.

미나와 세아, 안나의 눈이 확 커진다. 가장 뒤에서 그걸 흐뭇하게 바라보는 승희.

"오오오와!!!"

냅다 뛰어들어가는 세아. 그리고 미나와 안나도 바로 뛰어들어간다.

크크. 그래. 원했던 반응이야. 맘에 드네.

세 여자가 들어가는 걸 보고 나는 승희에게 살짝 속삭인다.

"뭐해. 빨리 연기해야지."

"알아요. 안 그래도 준비하고 있어요."

그렇게 대답한 승희는 아아 하고 목을 가다듬더니 역시 소리치면서 게이트로 뛰어들어간다.

아이고. 이게 무슨 짓이냐. 힘들다. 진짜.

게이트를 넘어가니 다들 급격하게 텐션이 올라가 있다.

특히 툴툴거리던 세아가 가장 흥분해있는 거 같은 모습.

후다닥 달려오더니 나를 잡고 다급하게 물어본다.

"여기 어디야!? 여기 괌이야!? 내가 말했던 괌 거기야!?"

"아니. 거기보다 더 좋은 곳."

"어!? 더 좋다고!? 어딘데!?"

"몰디브."

"몰디브!??? 몰디브으으!???"

그러더니 다시 휙 돌아서서 승희와 미나, 안나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며 외친다.

"승희야! 미나 언니! 안나! 여기 몰디브래! 몰디브으!"

저런 걸 보면 역시 애라니까. 귀여워죽겠네.

네 여자는 이곳저곳을 구경하기 시작한다.

승희는 한번 왔던 곳이지만 마치 처음 왔다는 듯 능숙하게 호들갑을 떨면서 밝은 모습으로 재잘거린다.

숙소들을 들어가 보고, 감탄하고, 놀라고, 신나하는 모습.

나는 그런 모습들을 보다가 느긋하게 해변에 있는 선베드에 몸을 눕혔다.

아으. 좋네. 근데 여기서 이렇게 긴바지를 입고 있는 건 좀 아닌거 같긴 하네.

적당히 반바지를 입고 윗옷은 귀찮아서 아예 벗어버렸다.

아. 이제야 좀 괜찮네. 마음 같아서는 알몸으로 있고 싶지만…. 그건 좀 나중에 하고.

시간상으로는 여긴 아침일 거다. 이제 막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곳.

방금까진 어두컴컴한 자정이었는데 이런 밝은 곳으로 오니 몸이 정신을 못 차리는 느낌이다.

깜빡 속는 느낌? 그래서 그런가? 약간 몽롱한 느낌이네.

네 여자는 우르르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하다가 내 앞쪽의 바다로 온다.

그래. 시설도 시설이지만 저 바다를 보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겠지.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은 넷은 그대로 바다에 들어간다.

첨벙거리며 해맑게 웃는 모습. 이야. 무슨 영화의 한 장면 같네.

보기 좋다. 데리고 오길 잘했어.

한참을 그러던 넷의 시선이 내 쪽으로 향한다.

어…. 이게 뭐야. 왜 나를 보는데.

우르르 달려오는 넷. 그리고 서로 히죽거리며 웃더니 그대로 나를 잡고 들어 올린다.

"어어. 뭐 하는 거야?"

물론 충분히 뿌리칠 수도 있다. 어렵지는 않지. 하지만 그냥 당해준다.

여기서 스킬까지 쓰면서 버티면…. 그건 진짜 눈치 없는 놈이잖아?

풍덩!

바닥이 환하게 보일 정도로 맑은 바다. 거기에 빠지니 정신이 확 든다.

"꺄하하하."

정말 시원하게 웃는 세아.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이다.

"이제 내 차례인가?"

"으아아악! 도망가!"

도망가다가 비행으로 날아오르려는 세아.

나는 바로 봉인을 쓰고 스킬 사용 불가 지대를 썼다.

풍덩!

세아는 떠오르자마자 다시 물에 빠졌고, 어푸어푸하며 몸을 일으킨 세아는 나를 보더니 소리친다.

"으악! 반칙이야!"

"걱정 마. 나도 스킬 안 쓸 테니까."

그러면서 첨벙거리며 세아에게 뛰어갔다. 그제야 상황을 파악하고 으아아 하며 도망가는 모습.

하지만 금방 잡혀버린 세아는 내 손에 모든 옷이 벗겨지고 잔뜩 만짐 당했다.

"더럽혀졌어…."

"뭔 헛소리야."

그리고 알몸이 된 세아 옆에 우뚝 서서 주변을 쓱 돌아본다.

"다음은 누굴까?"

"꺄아아악!"

"으아악!"

"도망가자!"

승희와 미나, 안나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도망간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미나를 쫓아가자 승희와 안나는 그 자리에서 멈추고 웃으면서 눈치를 본다.

스킬을 쓰지 못하니 금방 잡히는 미나.

"꺄아앙."

역시 옷이 다 벗겨지고 잔뜩 만짐 당하며 이상한 소리를 낸다.

"다음?"

눈치를 보는 승희와 안나. 승희를 쫓아가는 척하다가 안나에게 달려들었지만, 어우. 쟤 생각보다 빠르네.

그렇게 다시 안나를 쫓는 척하면서 갑자기 승희에게 달려갔다.

결국, 승희도 알몸이 되었고 만짐 당하면서도 좋다는 듯 꺄르륵 웃는다.

"마지막 하나!"

이미 알몸이 된 셋. 그리고 남은 안나 하나.

근데 쟤는 잡기 쉽지 않단 말이지…. 이런 생각을 하는데 안나가 자기 스스로 옷을 훌렁훌렁 벗기 시작한다.

"어?"

"내가 벗어버리면 썽철은 나를 이길 수가 없어!"

"어? 천잰데?"

그러더니 아예 내게로 다가오는 안나. 잡아서 만지긴 했는데…. 역시 이긴 느낌이 나지 않는다.

안나. 이 똑똑한 여자. 조금 야하게 만져줘야지. 에잇. 당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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