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601화 (6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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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600화 내용이 러브돌 만드는 이야기라니...하

정리

"오셨어요. 주인님. 다들 불러올까요?"

이제는 나를 보자마자 물어보는 신영. 역시 학습 효과는 중요하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신영은 바로 나간다.

얼마 뒤 바로 들어오는 세 여자.

"웬일로 안 달려들지?"

"주인님이 별로 안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요오."

의외로 차분한 레나. 왜 저래? 쟤도 드디어 학습 효과가 먹히는 건가?

"따로 특별한 사항은?"

"아아! 저희요! 신주쿠까지 전부 정리했어요. 그리고오 이제는 주변에 사람이 별로 없어요오."

"그래? 벌써? 그래…. 그럼 이제 큐슈로 가야 하나."

굳이 거기를 정리해야 하나 싶다. 어차피 거기서 뭔가를 얻기도 힘들 거고.

무엇보다 무명 놈이 살아있다면 다시 큐슈에 돌아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면 레나 정도는 살 수 있겠지만, 신영이와 가인이는 금방 죽을 거야.

얘들은 아직 나약하니까.

"그럼…. 너흰 이제 미국으로 간다."

"네!? 미국이요?"

"신영. 비행 숙달했나?"

"네. 했습니다."

"투명화 배워."

"알겠습니다."

"가인은? 탐지 마스터 했나?"

"네. 그렇습니다."

"너는 데미지 감소 배워라."

"네."

"어디 보자. 지금이 자정이 조금 넘었으니까…. LA는 오전 8시. 좋아. 따라와. 다들 비행 써라. 게이트!"

LA 게이트를 열었고 세 여자는 나를 따라온다.

하늘 위에 떠있는 나와 세 여자. 나는 바로 레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 위치 저장해."

"네."

"잠깐 기다리고 있어. 10분 정도 뒤에 돌아올테니까."

세 여자를 두고 바로 라스베이거스 쪽으로 날아간다. 악당이라면 일단 아지트부터 있어야지.

블링크를 섞어서 금방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 나는 바로 게이트를 열었다.

"넘어와."

한때는 관광객들과 도박의 열기로 가득 찼던 도시. 지금은 모래바람에 낡아가는 약물 중독자들의 터전.

"따라와."

근처에 있는 그럴듯한 호텔 위로 날아가 옥상에 서자 다들 따라온다.

주변을 보면서 신기한 듯 기웃거리는 레나와 가인. 신영이는 되게 담담하네. 와봤나?

"여기 시간으로 내일 오전 8시까지 여기에서 보자. 먼저 그럴듯한 숙소를 찾아. 최대한 깔끔하고 시설 좋은 곳으로. 셋 다 같은 방을 쓸 필요는 없어. 대신 방은 붙어있어야 해. 그리고 푹 쉰 다음 내일 보기 전까지 여기 주변은 최대한 정리해놔."

고개를 끄덕이는 세 여자. 레나가 반응이 차분한 게 뭔가 안 어울리네. 매혹은 제대로 걸려있는데…. 왜 저러지?

세 여자의 매혹을 리필하고 이 자리를 저장한다.

"나는 갈 테니 일단 시킨 것들 해놔. 신영이랑 가인이는 스킬 숙련 부지런히 하고."

"네. 알겠습니다."

"간다."

그렇게 말하고 벙커로 순간이동 했다.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어 보이는 레나였지만, 뭐 상관없겠지.

집으로 돌아와 씻고 침대에 누우며 내일 할 일을 생각한다.

어차피 할 일은 별로 없지. 장룡 녀석을 지켜보면서 환영 제작 숙련하는 것?

일단 코인이 넉넉한 이상 당분간은 숙련에 전념해야지. 그래야 원트를 찍으니까.

문제는 아직 원트를 배워도 무슨 스킬을 패시브 화 하거나 조합해야 할지 정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하아. 그것도 머리를 굴려야 하는데. 뭔가 치명적이고 압도적인 스킬. 그런 게 필요한데.

이건 자고 일어나서 생각하자. 지금은 머리가 안 돌아가.

그리고…. 일단은 몰디브도 가야겠다. 이제 슬슬 보여줘도 되겠지.

또...장룡 그놈도 지켜봐야 하네. 하. 할 일 참 많아.

적당히 정했으니 나 자신에게 수면을 건다. 이제는 잘 시간이야. 잠을 자야 해.

근데…. 아. 상태 회복. 그건 패시브 화 해야 하는데.

이 빌어먹을 불면증이 문제네.

씨발. 스킬이 이렇게 많이 나오고 온갖 개 짓거리를 다 할 수 있는데 왜 이 불면증은 안 고쳐지는 거야.

안돼. 안돼. 이런 생각 하면 또 잠 못 자. 빨리 잠이나 자자. 그래야 내일 또 뭔가를 하지.

자꾸 불쑥불쑥 생각들이 더 튀어나오기 전에 계속 수면을 건다. 진짜…. 힘들다. 잠 한번 자기가.

그렇게 다음날이 되고 또 하루가 시작된다.

느긋하게 일어나서 승미세안과 아침 겸 점심을 먹었고 나는 이야기를 꺼냈다.

"오늘은 다들 갈 곳이 있어."

의아한 표정의 미나, 세아, 안나.

승희는 눈치챈 듯하지만, 짐짓 모른 척한다. 에구. 귀여운 자식.

"어디요? 사냥하러 가는 거예요?"

미나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가보면 알아. 아마 다들 좋아할 거야. 어디 보자. 여기서 자정에 갈 거거든? 그러니까 오늘은 조금 일찍 자야 해."

"왜요? 그냥 자정까지 기다리면 안 돼요?"

"그럼 가서 피곤하잖아. 이따 내가 오후 네 시쯤에 재워줄게. 안 졸려도 푹 자고 자정에 다시 일어나자."

"아아. 오늘 화염 지대 마스터 하려고 했는데."

"안되면 내일 하면 되지."

"그래요. 알았어요."

"그럼 이따가 네 시에 올 테니까 준비하고 있어."

다들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들. 이야기할 건 했으니 나도 이제 볼일을 보러 가야지.

장룡의 아지트 근처로 순간이동 한 나는 건너편 봉우리에서 또다시 녀석의 벙커를 관음하며 환영 제작 숙련을 했다.

만들고 만들고 만들고…. 그나마 만들다 보니 요령은 생긴다.

이제는 제법 금방 만들 수 있게 됐어.

하루카를 닮은 환영, 아키를 닮은 환영, 레나, 신영, 가인…. 그렇게 환영을 만들지만 승미세안의 환영은 만들지 않는다.

나도 참 이상 한데서 결벽을 부린다니까. 하여간 웃겨.

하루카와 아키의 모습을 보니 약간 궁금하기도 하다. 녀석들은 뭐 하고 지내려나.

걔들은…. 이상한 여자들이다.

하루카는…. 그래. 하루카는 이해할 수 있다. 걔는 내가 확실히 구해줬으니까.

백치미는 아니란 걸 알긴 했어도 약간 외골수적으로 맹신하는 경향이 있으니 나에 대해서 막연하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건 이해해.

하지만 아키는? 걔는 그 정도는 아니잖아.

친구와 마을 사람의 복수를 해주고 코인을 벌어주긴 했지만, 그정도로 나를 호의적으로 볼 필요는 없어.

아니…. 가장 이해 못 하는 건 나다.

지금의 나는 조금 이상해. 확실히 이상하다.

하루카와 아키. 걔들에겐 조금 강하게 굴어도 될 거다.

하루카야 내가 요구하면 얼마든지 나에게 몸을 내줄 거야.

그 녀석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정도는 둔한 나도 알 수 있으니까.

귀여운 햄스터 같은 여자. 얼마든지 안을 수 있겠지.

아키도 마찬가지다. 그 녀석은 툴툴대긴 하지만, 강하게 밀고 나가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내 근거 없는 자신감일 수도 있지만…. 될 거 같다.

비록 좋아한다는 소리까진 들을 자신은 없지만, 강하게 밀고 나가면 안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해.

근데 그걸 주저하는 건 나 자신이다. 나는…. 그 둘까지 잘해줄 자신이 없다.

승희나 미나, 세아, 안나 만큼 잘해줄 자신은 없어. 그렇다고 가볍게 안고 싶지도 않다.

어중간한 상태. 끝까지 책임질 자신이 없는 거야. 그 둘은.

내가 놓아버린 여자들.

나를 좋다고 표현까지 했지만, 이제는 얼굴 한번 보러 찾아가지도 않는 여자들.

펜스에 있는 윤서나 송이, 정현, 지원이와 지아.

청평에 있는 지연이나 안겠다고 해놓고 아직 손도 대지 않은 식물 자매. 연서와 미연.

분명 그런 꼴이 날거다. 점점 찾아가는 게 뜸해지고 결국은 내버리겠지. 책임감 없이.

그러느니 아예 건드리지 않는 것이 낫지 않을까?

내가 멍청한 걸까? 살인을 숨 쉬듯이 하는 내가 여자를 먹고 외면하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는 게 맞나?

아. 모르겠다. 씨발. 나는 잘난 남자인 적이 없어서 이럴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서민준 그 새끼한테 물어봐야 하나? 분명 그 새끼는 이런 일에 대해서 존나 잘 알겠지?

어휴. 추하네. 추해. 나 자신이 이렇게 추한 적이 없었는데.

승희,미나, 세아, 안나. 그리고 민희. 딱 그 정도. 처음부터 그렇게만 안고 갔었어야 했었어.

쓸데없이 좆 대가리를 놀리고 다니니 이런 팔자에도 없는 고민을 하는 거지.

사람 죽이는 거라면 이런 고민을 안 할 텐데. 진짜…. 아이러니다 아이러니.

그렇게 머릿속으로 재미없는 생각을 잔뜩 하고 있는데 장룡 놈의 아지트 안쪽이 부산스러워진다.

뭐지? 무슨 일 있나?

최하층. 비행기와 헬리콥터가 있는 활주로, 그 옆에 있는 커다란 공터.

그쪽으로 짱개들이 몰리고 있다.

보아하니 아지트 안에 있는 모든 특수 파견대 같다.

식자재 생산이나 벙커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원만 남겨놓고 다 모이는 거 같은데?

그리고 열리는 게이트.

모인 녀석들이 그 안으로 차례차례 들어간다.

뭐지? 여기를 버리고 도망가나?

아닌데. 그럼 최소 인원을 남길 필요가 없지 않나?

로테이션인가? 하긴, 녀석의 스케일이라면 이런 곳이 한군데만 있으리라는. 법은 없지.

근데 왜 장룡 저새끼는 가만히 있지? 나중에 혼자 순간 이동으로 넘어가나?

뭐가 됐든 이러고 있을 게 아니야. 가서 녀석들이 어디로 가는지는 살펴봐야지.

일단은 탐지를 봉인하고 버프를 다 건 다음 바로 아지트 위쪽으로 블링크 했다.

그리고 페이즈 아웃. 그런 다음 산 아래쪽으로 다이빙.

어두컴컴한 산속을 뚫고 계속 내려가자 이내 건물 안쪽이 나온다.

창고처럼 보이는 곳. 다시 아래로 내려간다. 또 아래로, 아래로.

가장 최하층에 있는 활주로와 공터. 거기까지 내려온 나는 구석에서 페이즈 아웃을 풀고 스킬 사용 불가 지대를 봉인했다.

그리고 버프. 그런 다음 게이트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파견대 옷을 입은 녀석 옷자락까지 블링크를 했다.

한참을 기다리자 내가 매달린 녀석의 차례가 왔고, 녀석은 게이트를 넘었다.

하늘이 보이자 바로 하늘 멀리 블링크 했다. 역시나 작은 공간을 두고 또 게이트를 타는 녀석들.

아. 진짜 보안 철저하네. 까다로운 새끼들.

다시 옷자락에 붙어 게이트를 넘었다.

또 야외. 근데 이번엔 왠지 익숙한 곳이다.

하늘로 다시 블링크 해서 보니…. 공항이다.

허브인가? 싶었는데 건물이 다르다. 바닥에 그어진 지명도 다르고.

아…. 여기는 이 장룡 녀석의 허브인가 보구나.

바닥에 그려져 있는 그림과 지명을 보니 딱 알겠다. 저건 중국 지도네. 그리고 실제 위치에 게이트를 여는 거고.

좋은 곳을 알았네. 좋아. 여기도 일단 저장.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서 녀석들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지켜본다.

장룡의 아지트에서 건너온 특수 파견대 녀석들은 빠르게 각자 위치한 지역 쪽으로 가서 게이트를 열었다.

음…. 성 단위는 아닌거 같고. 지급 단위 인가보다. 인원도 딱 그 정도 되는 거 같네.

지급 행정 구역이 300개 넘는다고 했잖아? 한 사람당 하나의 구역이라고 생각하면 얼추 인원이 맞아.

하나씩 떠나는 놈들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서 한 녀석의 옷자락에 붙었다.

게이트를 열고 넘어가는 녀석. 지역이 순식간에 바뀌고 녀석은 관청 같은 곳 앞에 나타났다.

바로 그 옆 건물로 바로 향한 녀석은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간다.

안에 있는 일곱 명의 남녀. 옷을 보아하니 지급 파견대.

"지금 이 시간부로 너희들의 명령권은 나에게 귀속된다."

그러자 녀석들은 바로 그대로 일어서서 척하고 경례를 한다.

뭐지? 뭐야? 존나 흥미진진한데?

"각자 이동하여 현급 파견대를 전부 모아 이곳으로 돌아온다. 한 시간 이내에 모두 돌아오도록."

내가 붙잡고 있는 녀석이 말을 마치자 녀석들은 바로 건물 바깥으로 나가더니 그대로 흩어졌다.

뭐야? 현급 파견대도 있었어? 그런 녀석들은 본적이 없었는데? 워낙 좆밥이라 알아보지도 못했나? 그런 건 아닌데.

다시 건물 바깥으로 나온 녀석. 나는 녀석을 잡고 있던 걸 놓고 하늘 위로 블링크 했다.

현급 파견대를 전부 모은다고? 무슨 일이 있나? 궁금하니 계속 지켜봐야겠다.

한 시간이랬으니 그만큼만 기다리면 되겠지.

내가 따라온 특수 파견대 녀석은 그대로 관청 안으로 들어갔다.

천리안과 탐시로 녀석을 지켜보는데 녀석은 관청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깜짝 놀랄 짓을 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정장 입은 남자를 그대로 적수로 찔러 버린 것.

정장 남자는 바로 빛이 되었고, 파견대 녀석은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코인을 먹은 뒤 바로 다음 타겟을 찾기 시작한다.

뭐야? 왜 지들끼리 죽이지?

녀석은 관청 안을 돌면서 한층 한층 모든 인원을 죽이기 시작했다.

블링크, 적수. 블링크. 적수. 마치 기계 같은 그 움직임에 당하는 놈들은 자기가 뭐에 당했는지도 모르고 하나하나 빛이 되어간다.

미쳤네. 왜 다 죽이는 거야?

한 시간이 안돼서 관청에 있는 모든 짱개들을 다 죽인 파견대 녀석.

그리고 다시 밖으로 나와 당당한 모습으로 그 앞에 모인 이들을 바라본다.

현급 파견대. 내가 모를만 했다. 딱히 파견대 옷을 입고 있는 것도 아니고 스킬도 그리 많아보이지 않는다.

그냥 보면 일반인들과 그리 구분이 안 가는 모습들.

한 시간이 되었고 아까 떠났던 현급 파견대들이 모두 돌아왔다.

특수 파견대 앞에 서서 뭐라고 보고 하는 녀석들.

아 목소리가 안 들리네. 내려가 봐야 하냐?

그렇게 블링크를 써서 내려가려는데 특수 파견대 놈이 갑자기 소리친다.

"지시를 하달한다!"

약간 웅성거리던 현급 파견대 녀석들이 잡담을 멈추고 특수 파견대 놈을 바라본다.

"지금부터 5일 뒤 자정까지! 파견대별로 흩어져서 각 지역에 있는 모든 주민을 정리하고 코인을 회수한다! 가장 많이 모은 개인과 가장 많이 모은 파견대는 확인 후 지급 파견대로의 임명과 특별 보상을 지급할 것이다! 별도의 질문은 받지 않는다! 당장 실행하도록! 해산!"

...뭐야? 저 새끼가 지금 뭐라고 지껄인 거지? 모든 주민을 정리? 씨발. 이 새끼들...화끈하네.

장룡 그 새끼는 중국에 있는 모든 짱개들을 다 정리하고 코인을 모을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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