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600화 (629/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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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590화 동향5에서 민희에게 코인 1,300만 주웠던 남자를 건네는 장면을 늦게 추가했었습니다.

혹시라도 못 보신 분이 있을 것 같아서 노파심에 적어봅니다. 감사합니다.

스물여덟 번째 스킬

스킬을 마스터 했는데도 신나지 않은 건 처음이다.

항상 뭔가를 기대하고 새로운 스킬을 얻을것에 대해 두근두근하는 마음이었는데.

새로 나올 스킬도 없고, 배울 스킬에 대한 기대도 없다.

어휴. 앞으로 이렇게 여섯 개를 더 마스터 해야 한다는 건데.

일단 스킬 선택 창은 열었다.

그리고 기계적으로 패시브를 찾아 찍는다.

스킬 반경 증가22, 스킬 지속 시간 증가22, 스킬 최대 수치 증가16, 스킬 한계 돌파16.

3,640만 코인이 빠져나갔는데도 별 감흥이 없다. 아직 남아있는 19억 코인.

근데 분명 나중에는 이것도 모자라게 되겠지?

반경 증가랑 지속 시간 증가야 뭐 부담되는 금액은 아니다.

문제는 최대 수치 증가랑 한계 돌파. 이건 지금은 상관없지만 나중이 문제지.

단순 계산으로 해도 앞으로 티어 10개를 올리면 대충 4억 남짓.

안 찍자니 아깝고, 찍자니 묘하게 부담되는 코인 양.

일단 지금은 찍자. 나중에 슬슬 힘들어지면 그때부터 안 찍으면 되니까.

새로운 스킬. 당연히 없다. 삭제된 스킬도 없다. 음…. 없는 거 맞지? 없네. 좋아. 그럼 그건 됐고.

스킬 삭제로 Q&A를 눌러본다.

얼래? 또 사용 중이야? 아니…. 분명 고룡 그 새끼가 쓰고 있어서 못 지운 건지 알았는데.

아. 다른 놈이 또 있을 수도 있겠구나. 장룡이랑 왕룡 녀석도 비슷한 수준이라면 이게 없을 리가 없겠지.

게다가 그 둘 말고도 다른 놈이 세상 어딘가에선 지금 열심히 계속해서 질문하고 있을 수도 있고.

근데 짱개 말고 쓸 놈은 미국 정도밖에 생각 안 나는데….

유럽은 어떻지? 유럽을 다 합치면 미국 정도 인구 나오던가?

생각해보니 미국은 한번 둘러봤지만, 유럽은 안 가봤네.

언제 한번 모스크바 한번 가야겠어. 가서 유럽 탐방 한번 해봐야겠네.

암튼 그건 그렇고…. 이젠 스킬을 고를 시간인데.

아. 진짜 싫다. 뭘 찍어도 즐겁지 않잖아?

생산 스킬들은 진짜 손이 안 간다. 포션 제작이랑 회복 포션 제작도 마찬가지고.

계약서? 그걸 찍을까? 근데 그건 숙련이 힘들어 보여. 어쨌든 상대가 있어야 하는 거잖아.

게다가 계약서 성공 시에만 숙련이 오르는 거면 좆되는 거야. 이건 패스. 놔두자.

결국, 고를 건 환영 제작밖에 없다. 그나마 찔끔 이라도 활용도가 있는 스킬은 이것밖에 없지.

성능이 어떻든 찍어야지 뭐. 어쩌겠어.

그렇게 환영 제작을 찍었다. 아. 자존심 상해. 아. 기분 나빠.

이딴 스킬을 골라서 마스터 해야 하다니. 으으. 진짜 속상하다. 정말.

기분이 어떻든 배웠으면 바로 써봐야지. 숙련도 빨리 올리고. 빨리 올린 다음 치워버려야지.

"환영 제작."

스킬을 썼는데, 생각 보다 놀랐다. 나랑 완전 똑같은 모습의 환영.

와. 씨발. 진짜 재수 없네. 이게 도플갱어인가 그거냐?

동족 혐오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한방에 이해했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약간 불쾌한 느낌이 드네.

음…. 그럼 이제 이걸로 뭘 할 수 있나 보자.

일단 내 움직임을 따라 하게 해봤다.

손을 들자 같은 손을 드는 모습.

굉장히 이질감이 느껴진다. 거울과는 다른 모습이니까.

거울은 내 모습을 좌우 반전으로 보여주는 거니 내가 오른손을 들면 같은 방향에 있는 손을 들지만, 환영은 아니다.

내가 오른손을 들면 저놈도 오른손을 든다. 그 이질감. 상당히 크다.

게다가 다른 건 몰라도 나랑 똑같은 얼굴이 계속 걸린다.

아. 이거 뭐 어떻게 못 바꾸나? 연구소 놈들의 기억에서는 못 바꾸는 거로 됐었는데.

잠깐. 녀석들은 제약 해제를 안 배웠었지 않아? 가능할 수도 있어. 어디 한번….

"오!"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재수 없던 내 얼굴에서 다른 얼굴로 변하는 모습. 게다가 키도 커지네?

근데 왜 얼굴이 서민준이 그 새끼냐. 솔직히 잘생긴 모습으로 변하라고 생각하긴 했었는데….

이놈 얼굴이 딱 나오네.

하. 씨발. 그래. 이놈이 잘생기긴 했었지. 딱 봐도 알파메일이잖아. 키도 크고 잘생기고 운동도 잘할 것 같은 새끼.

게다가 그 이전에도 대기업 재벌 집 아들이었고, 이제는 아예 회장이니까.

젠장. 솔직히 외모에 대해서 별생각 없이 살긴 했지만, 그래도 녀석을 보면 불공평하다는 생각은 들긴 해.

근데 뭐 어느 정도 차이 나야 억울하지, 그놈은 아예 전의를 상실시키는 급이긴 하니까.

아. 그놈도 안 본지가 된 지 꽤 됐는데. 한번 보러 갈까?

가더라도 일단 이거 테스트부터 조금 하고 가자. 거기가 급한 건 아니니까.

다른 사람의 얼굴로 바꿀 수 있다는 건 확인했다. 그럼…. 이제 중요한 건 그거지. 성별을 바꿀 수 있느냐.

여자로 바꿔봤다. 생각한 것은 승희. 그리고…. 환영의 얼굴이 바꼈다.

"미친…."

내가 아는 승희와 똑같이 생긴 승희.

아까 나와 똑같은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 때는 존나 기분이 더러웠는데, 지금은 아니다.

사랑스러운 모습. 하지만 역시 원본과는 다르다. 미묘하게 느껴지는 이질감.

아. 그래. 표정이 없어서인가? 그렇게 생각했는데…. 환영이 웃었다.

하. 씨발. 웃어?

승희의 환영이 웃자 이질감은 사라졌다. 완전히 구분이 안 될 정도.

그나마 구분할 수 있는 건 만질 수 없다는 거다. 내가 손을 대자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고 안으로 쑥 들어가는 팔.

으으음…. 그럼 이건 또 방법이 있지.

그런데 승희로 하기가 조금 미안해서 다른 여자로 바꿔본다.

누가 있을까? 음. 그래. 신영이로 하자.

환영이 신영이로 바뀌었다. 그리고 나는 알몸을 상상했고, 환영은 알몸이 됐다.

웃는 모습을 생각하니 웃는다. 와. 이거 좆되네.

폴터가이스트를 써서 환영의 안쪽을 채운다.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어차피 상상은 하기 나름이잖아?

얼추 된 느낌이지만 어차피 염력은 눈에 안 보이니 어쩔 수 없지. 손을 뻗어서 가슴을 만져봤다.

"아…."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그래. 염력은 딱딱하지. 가슴을 만지면 물컹해야 하는데 딱딱하면 어떻게 해.

이래서야 마네킹이랑 다를 게 없잖아.

촉감 좋은 러브돌 같은 걸 환영 안에 넣으면 되나? 그러면 진짜 느낌이 날 수도 있겠네?

움직임은 폴터가이스트로 하고? 그럼…. 적당히 야한 짓은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쩝. 갑자기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게 자괴감이 확 들었다.

일단 옷이나 입혀주자. 어. 옷도 막 만들 수 있나? 그럼. 바니걸.

"오."

좋네. 신영이 원판 자체가 이뻐서 그런가 바니걸을 입히니 분위기가 괜찮다.

그럼…. 역바니.

"크…."

나도 모르게 감탄했다.

이야. 이건 좀 괜찮네. 스킬 찍은 게 아깝진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

그런 신영이를 걸어보게 했다.

환영만 걷게 하는 건 상당히 자연스럽다. 크게 어색한 기분이 안 들어. 내 상상력이 알아서 보정을 해주는 거겠지?

그럼 폴터가이스트를 안에 넣고 하면?

움직이는 환영의 팔을 잡았다.

딱딱하긴 하지만 팔에 잡히는 느낌이 난다. 오…. 대박.

근데 염력은 딱딱한 감촉만 되나? 내가 머리를 조금 더 혹사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두뇌를 풀 가동해서 염력의 촉감을 바꿔본다.

아니, 솔직히 안될 리가 없어. 어차피 내 상상이잖아.

뾰족한 렌스나 염력 촉수, 실이나 이런 것도 만드는데 물컹한 촉감을 못만 들 리가 없지.

억지로 만들 생각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상상해본다.

자. 너는 할 수 있어. 권성철! 상상해라! 너의 삽질은 새로운 시대로의 도약이 될 수 있어!

그리고…. 잡고 있는 신영이 환영의 팔이 말랑말랑해졌다.

크으으으으.

나 자신에게 리스펙이다. 나는 해냈어. 나는 해냈다고.

아마 세상을 이렇게 만든 놈이 이 장면을 보고 있다면 기가 차서 헛웃음을 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지. 오! 이러면서 자기도 해보고 있을지도.

그리고 평소에 자신을 갈구던 미녀 상사의 모습을 환영으로 만들어서 개처럼 따먹을지도 모르겠네.

암튼. 팔이 됐으면 가슴도 안되라는 법이 없지.

역바니 옷을 입고 가슴에 하트 모양 패치 하나만 붙이고 있는 신영의 환영.

가슴에 손을 가져가며 상상력을 발휘한다.

이래 봬도 가슴 만진 횟수는 많다 이거야. 그걸 상상 못 하면 안 되지. 자. 해보는 거야! 오오옵!

물컹.

내 손에 닿은 감촉은 분명 물컹 이었다.

놀라운 건 환영의 모습이 내 손 모 양에 따라 진짜 만진 것처럼 변했다는 거다.

그치. 내 상상력이니까. 환영도 내 상상력이고 폴터가이스트도 내 상상력이지.

어차피 모양을 연성하려면 같은 상상력으로 만들 테니 씽크 되는 건 어렵지 않을 거야.

이번엔 양손으로 가슴을 만진다.

손안에 만져지는 감촉. 하. 미쳤네. 진짜 같잖아?

가슴에 붙은 패치가 없다고 생각하자 이쁜 분홍색 유두가 까꿍하고 나타났다.

손가락으로 만지니…. 역시 감촉이 느껴진다.

이제…. 마지막 단계.

아래쪽에 붙어있는 하트 패치. 사라져라. 얍!

드러난 음부. 그리고 손으로 만지자 나는 내 상상력에 감탄했다.

음모의 질감까지도 구현한 거야? 나도 모르게?

하. 씨발. 나는 역시 소질이 있는 거였어.

이제부터 나를 이메진 아티스트라고 불러주시겠어요?

까슬한 음모를 지나 부드러운 살의 감촉이 손에 느껴진다.

사실 자세히 보게 되면 약간의 이질감은 있다. 있긴 한데…. 그 정도는 뇌가 알아서 바로잡아준다.

솔직히 이 정도 했으면 됐잖아. 적당히 속아주는 거지.

손가락이 아래쪽 안으로 들어간다. 실제와 같은 감각. 문제는…. 환영은 애액이 나오지 않는다는 거?

그렇기에 완벽한 안쪽의 감각은 구현하기가 힘들다. 음. 그러면…. 잠시만.

수납을 열어 러브젤을 꺼냈다.

하. 씨발.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자괴감이 2차로 엄습했지만, 참았다.

이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연구다. 꿈이고 미래이며 발전이라고.

이 정도는 이겨낼 수 있어야 해. 암. 물론이지.

러브젤을 손에 짜서 묻히고 다시 아래쪽으로 손을 넣었다.

오…. 그래. 이제 좀 리얼한 느낌이 드네. 일단 여기까진 성공인데.

문제는 반응이다. 이래서야 목석이나 다름없지.

물론 내 움직임에 반응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자위랑 똑같지 뭐. 내 손의 움직임은 내가 조절할 수 있으니 내 상상으로 움직이는 반응은 큰 소용이 없다.

아주 리얼한 러브돌. 딱 거기까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만지면…. 그건 좀 다르겠지.

그 반응에 따라 내가 움직이면 그 사람은 진짜로 착각할 수는 있겠네.

근데 그건 좀 역겹네. 여자 환영을 만들면 그걸 쓰는 건 남자잖아?

남자 놈이 하고 있는걸 지켜보면서 반응을 만들라는 건 좀 거지 같은 상황이야.

반대도 마찬가지. 다른 남자의 환영을 만들어서 여자를 박는 건…. 음. 이건 뭐야. 뭐라고 불러야 해?

자의적 NTR인가? 존나 혼란스럽네.

아니면 내 환영을 만든 다음에 환영과 여자를 섹스하게 하면?

이건 내가 두 명인 3P인가? 아니면 내가 초대남이 되는 건가? 어휴. 씨발. 혼란하다 혼란해.

그만 생각해야지. 머리가 맛이 가는 느낌이네.

"해제."

역바니 차림을 한 신영이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환영 생성."

다시 나타난 신영의 환영. 손으로 가슴을 만지니 다시 말캉한 감촉은 느껴진다.

음…. 없어지게 했다가 바로 만드는 건 크게 어렵지 않네.

이정도 리얼리티면 어지간한 녀석들은 속일 수 있을 거 같은데.

아. 여기에 섬광 스킬만 있으면 죽는 모습도 연출 할 수 있지 않을까?

오. 이건 좀 끌리네. 아. 피가 없구나. 썰리거나 찔리거나 베이거나 이런 거에는 못하겠네.

근데 급사하는 장면까지는 가능할 거 같기도 하고?

좋아. 암튼 됐어. 그럼…. 이제는 수량.

"환영 제작."

역바니 차림의 신영이 또 나왔다.

"환영 제작."

역바니 신영 셋. 계속 반복한다. 아마도 내가 지금 최대 수치 증가 16이니 20체까지는 만들 수 있겠지?

그렇게 20체까지 만들 수 있긴 있었는데…. 전부 조종은 무리다.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하나만 움직이는 건 가능하고.

두 개는? 아. 안되네. 이건 상상력의 문제가 아니니까.

이건 뇌가 듀얼코어가 아닌 이상은 불가능할 거 같네.

피아노 같은 걸 잘 치는 사람은 두 개가 가능할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들은 오른손 왼손이 따로 노니까.

어쨌든 역바니 신영 20체는 좀 장관이긴 하네.

근데 폴터가이스트가 전부 커버는 하기 힘들꺼 같기도 하다.

아니 되려나? 어차피 염력 총량은 무게로 따져서 체적은 상관 안 하긴 하는데…. 아. 거기까진 머리 아파서 못하겠네.

"해제."

전부 사라지는 걸 생각하며 해제하자 신영의 환영이 전부 사라졌다.

음. 뭐 나쁘진 않았어. 이거라면 뭐 언제든지 써먹을 수는 있겠지. 효과가 생각보다 나쁘진 않으니까.

어떤 미친놈이 환영 안에다가 폴터가이스트로 촉감 구현을 해서 오토마타를 만들 생각을 하겠어.

아니…. 하고 싶은 놈들은 있을 거야. 문제는 그럴 능력이 안 된다는 거지. 나는 마땅한 스킬이 있으니까 한 거고.

게다가 환영 제작이 본인만이 아닌 다른 성별도 가능하게 된다는 건, 다른 쪽에서도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다.

가장 기대되는 건 역시 변신.

변신으로 여자가 가능해진다면? 그리고 만약에 제약 해제로 스킬을 쓸 수 있게 된다면?

그럼 뭐 매혹의 효과는 한 이십만 배 정도 늘어나는 거지.

내가 배울 여력은 없으니, 승희나 미나, 안나가 봉인까지 찍으면 한번 변신 찍어보라고 꼬셔봐야겠다.

궁금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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