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638화 (62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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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 회귀

손바닥으로 눈물을 닦은 안나는 마치 꿈을 꾸는 듯한 표정으로 저택에 다가간다.

저택의 입구. 문손잡이를 잡은 그녀는 잠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힘겹게 문을 연다.

그런 그녀를 따라 들어가자…. 화려한 집안의 모습이 우리 둘을 맞이한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바닥, 화려한 장식품들, 고급스러운 가구, 멋들어진 조명.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내부.

"이야…. 전에도 느꼈었고 기억을 봐서 알긴 했지만, 안나 너 정말 진짜 부자였구나."

살짝 충혈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웃는 안나.

그런 그녀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고, 나는 바로 그 손을 잡았다.

앞장서서 걷는 안나. 어디로 가는지는 알 거 같다.

2층에 있는 안나의 방. 분명 거기겠지.

방문을 열자 지난번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 된 안나의 방이 제 주인을 반긴다.

화사하면서도 귀여운 느낌이 드는 방. 고급스럽긴 하지만, 소녀의 방이라는 생각이 드는 곳.

하긴, 안나가 이 방을 썼을 때는 이런 나잇대였으니까. 이게 맞지.

지난번에 왔을 때는 누가 잔뜩 뒤진 데다가 방치된 채로 시간이 지나서 멀쩡한 물건이 없었는데, 지금은 예전의 모습을 간직한 채로 그대로 있다.

옷장을 열어보는 안나. 자신이 예전에 숨겨 놨었던 귀중한 물품들.

그걸 다시 꺼내보더니 웃음 짓는다.

"이것들도 다시 여기 돌아왔네요. 씅희나 미나, 세아에게 준 것도 있었는데. 없어진 걸 알면 당황하겠어요."

"그러게."

그렇게 귀중한 물건들을 자신의 수납 안에 넣는 안나.

그리고 옷장 안의 옷들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는다.

"그리워라. 그거 알아요? 여기 있는 옷들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옷들이었어요. 이 옷장이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넣어 놓는 곳이었거든요."

"어…. 그런 드레스 같은 옷도?"

"네. 이쁘죠?"

그러면서 옷을 꺼내 자신의 몸에 대보는 안나.

"근데 안나 너는 그때랑 크게 몸이 큰 거 같진 않다? 그치? 기억에서 봤을 때도 크게 차이는 없었어."

"음…. 약간 컸나? 그래도 그때면…. 미나 만큼은 될걸요?"

"하긴. 서양 사람들은 빨리 크긴 하더라."

"동양 사람들이 어려 보이는 거죠. 부럽게."

"부럽기는. 일부 사람들이나 그런 거지.“

내 얼굴을 가리키며 말하자 안나가 웃기다는 듯 깔깔 웃는다.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방을 계속 구경한다.

"아. 이 피아노도 가져갔었던 거잖아? 그럼 우리 벙커 위에 있는 집 거실에 올려놨던 그 피아노는 없어졌겠지?"

"그렇지 않을까요? 아까 물건들이랑 같겠죠."

"그렇겠지? 음…. 근데 이건 좀 다르겠다. 이 피아노는 조율도 다 돼 있을 거 아냐."

내 말을 들은 안나는 바로 피아노 앞에 앉는다.

그리고 시작되는 연주.

지난번에도 연주했던 그 곡. 내가 막귀라 그런지 뭐가 어떻게 좋아졌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

조금 더 선명해진 느낌? 뭐든 상관없지. 듣기 좋으면 됐잖아.

그렇게 연주를 마친 안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다가와 안긴다.

내 몸을 꼭 끌어안는 그녀에게서 감사함이 느껴질 정도.

"너무 좋아요. 정말. 당신을 만난 이후로는 좋은 일만 일어나."

가늘게 떨리는 그녀의 몸이 자신이 얼마나 좋은지를 말해주고 있는 거 같다.

그런 그녀의 등을 천천히 쓸어주자 떨리는 몸이 조금 진정되는 게 느껴진다.

"물어볼 게 있어요."

"뭐?"

"그 스킬…. 저한테 쓴다면 저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렇게 말하더니 조용히 눈물 흘리는 안나.

진정되는 것 같던 몸은 다시 떨리기 시작한다.

"왜 또 그런 말을 해.”

“그랬으면 좋았을테니까요.”

“안나. 잘 들어. 나는 너의 과거를 전부 알아. 니가 보라고 허락해줬으니까. 그리고 나는 그걸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아. 그러니 너도 니 상처를 스스로 후벼 팔 필요는 없어."

"그게 쉽지 않아요. 늘 생각나는 걸요. 조금 더 순수하고 깨끗했던 몸으로 당신을 만났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

아마…. 이 상처는 영원히 치유되지 않겠지.

아무리 내가 그녀의 흉터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해도 그녀는 언제나 자신의 상처를 보며 아파할 거다.

이것도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네. 나 역시 다른 여자들에게 이런 상처를 주고 다니는 남자일 뿐인데.

이런 고민은 오히려 내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물론 나는 죽어도 그런 생각은 안 하겠지만.

"써줘요.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안고 있던 그녀를 놓아줬다.

뒤로 한걸음 물러나서 눈물을 닦고 나를 바라보며 이쁘게 웃는 안나.

"혹시 알아요? 열다섯 살의 제가 될지?"

"될 리가 없어. 그리고 나는 지금 너의 모습에 아무런 불만이 없다고."

"내가 불만이에요. 그리고 안 써봤잖아요. 써봐요. 어서요."

의외로 강경한 안나의 모습. 약간 집착이 느껴질 정도.

"나는 잘 모르겠어. 만약 그게 된다고 한다면 너의 기억은? 열다섯이 되는 거야? 그러면 그건 싫은데?"

내 말을 듣고 입술을 깨무는 안나. 그런 것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겠지.

"될 리가 없어. 세상을 이렇게 만든 놈들의 의도대로라면 몸이 어려지는 게 될 리가 없지."

"무슨 소리에요?"

아…. 이런. 아직 Q&A와 최후의 한 명에 대해서는 말을 한 적 없는데.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지금 바로 다 말해줘야 하나?

아니지. 이건 조금 천천히 하자. 굳이 지금 전부 말할 필요는 없어.

"세상을 이렇게 만든 놈들은 서로를 죽이는 걸 강제하고 있다고. 녀석들은 어떻게든 죽게 만드는 걸 생각하는 놈들이지 오래 사는 걸 바라진 않아. 말이 안 돼."

"아니에요. 말이 돼요. 그럼 질병 해제는 왜 있어요? 힐은요? 그런 것들은 사람을 오래 살게 해주는 스킬들인데?"

안나의 말을 들으니 할 말이 없어졌다.

생각해보니 그러네? 사람이 죽기만을 바란다면…. 그런 스킬은 없어야 하는 게 맞다.

체력 증가도, 초인의 체력도 회복 포션도 말이 안 되긴 해.

복잡해지는 생각. 아니지 복잡할 게 없는데.

아직 이 스킬이 사람에게 적용이 되는지 안되는지도 모르잖아?

"해봐요. 일단 해봐요. 기억이요? 걱정 마요. 설마 내가 썽철 당신을 잊을 거 같아요?"

내가 고민하는 걸 보고 재촉하는 안나.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잖아. 이런 걸 시도 하는 것 자체가…."

"해요. 해줘요. 제발."

재촉의 수준을 넘어서서 간절한 요청이 되어버린 안나.

나는 그런 그녀를 보고 단호하게 말했다.

"만약 쓴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써서 확인을 해보고 쓸 거야.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함부로 너에게 쓸 수는 없어."

"당신의 문제점은…. 너무 신중하다는 거예요."

"당연하지. 내가 너에게 위해가 갈 수도 있는 짓을 할 거 같아?"

"괜찮아요. 나를 믿어요."

"하아. 대체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네."

"자신감이 아니에요. 사랑이죠. 만약에 내가 어려져서 당신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걱정하지 마세요. 난 또 한 번 당신에게 반할 거니까."

사랑이라니. 맙소사. 그런 치트키를 쓰다니. 게다가 저렇게 뻔뻔한 말을 하다니.

"어휴. 나도 모르겠다.“

“잘 될 거에요. 그러니 써봐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나를 바라보는 안나. 신뢰와 사랑이 가득한 표정.

하아. 나는…. 안나의 고집을 꺾을 자신이 없다.

“상태 회귀."

안나에게 상태 회귀를 썼다.

분명 아무 일 없을 건데…. 이렇게 실랑이를 할 필요도 없는데.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안나의 키가 조금씩 작아지기 시작했으니까.

"어…!?"

안나 역시 놀란 모습.

자신의 몸을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 된다.

"안나!? 괜찮은 거야?"

"네!? 네. 괜찮아요. 괜찮은 데 몸이…."

스타르체바 저택처럼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지만…. 나도 안나도 알 수 있었다.

안나는 분명히 어려졌다. 안나의 기억 속에서 봤던 그때 그 모습.

약간 더 앳되어졌고, 키도 한 5센치? 그 정도 줄어든 거 같다.

진짜 미나 정도 키가 됐네. 그보단 약간 크긴 하지만. 하…. 이게 된다니.

"세상에!!!"

약간 헐렁해진 옷. 크게 티는 나지 않아도 차이는 확실히 났다.

자신의 변화를 확인한 안나는 바로 벽에 걸린 전신거울로 달려간다.

"됐어! 됐다고요!"

"너…. 괜찮은 거야? 기억은?"

"모르겠어요! 근데…. 변화는 없는 거 같아요! 스킬도 그대로고!"

아…. 맞다. 스킬. 그래. 기억이나 그런 게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스킬이 없어져야 할 거다.

그럼, 말이 안되지. 갑자기 스킬이 리셋이 되는 건데.

아니. 근데 사람 몸이 어려지는 것도 말이 안 되긴 하잖아? 아. 진짜 나도 모르겠다.

애초에 이 망할 세상을 전부 이해한다는 게 말이 안 되지.

게다가 더 생각할 수 없는 건…. 안나가 옷을 훌훌 벗기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안나?"

"안아줘요."

그러면서 나에게 와락 안기는 안나.

"어?"

"안아달라고요! 나는…. 나는 지금 깨끗한 몸이에요!"

"그거에 그렇게 진지하지 않다니까…."

"내가 진지해요. 정말로 원했던 거라고요!"

머리가 살짝 아픈 느낌이다.

정작 남자인 나는 괜찮다고 하는데 본인이 이렇게 그렇게 집착하다니.

아니. 집착이라고 부를 수는 없겠지. 아무래도 본인에겐 중요한 일일 테니.

"빨리요."

그러면서 내 옷을 벗기는 안나.

그녀의 행동에는 조급함 마저 들어있다. 그러면서도 내 옷을 벗기는 손이 가늘게 떨리는 게 느껴진다.

"내가 할게."

안나의 손을 잡고 내려놓은 뒤 내 옷을 벗었다.

웃고 있으면서도 당장이라도 울먹일 것 같은 안나의 모습.

게다가…. 알몸 역시 지금껏 봐왔던 모습과 약간 다르다.

키가 약간 작아진 것만으로 느낌이 이렇게 다른가?

가슴 크기는 그대로 인 거 같은데….

나 역시 알몸이 됐고 안나의 알몸 덕분에 내 물건은 슬며시 발기돼있다.

솔직히…. 안될리가 없지. 근데 약간 배덕감이 들긴 하네.

그녀는 스물세 살의 안나긴 하지만 지금 몸은 열다섯이라는 이야기잖아.

원래의 모습과 키 말고는 큰 차이는 없지만 그렇게 생각 하는 것만으로도 약간 아찔한 기분.

내가 손을 내밀어 안나의 팔을 잡자 그녀는 움찔하고 놀란다.

확실히 가까이에서 보니 이전보다 어려지긴 한 거 같네. 특히 피부.

예전에도 피부가 좋았던 안나지만, 지금은 아주 장난 아니다. 무슨 하얀 백자 도자기 같네.

그런 안나를 바라보고 있자 그녀가 먼저 내 목을 끌어안더니 그대로 키스한다.

열정적인 키스. 입술과 혀가 녹아버릴 것 같은 느낌.

그렇게 입술이 떨어지고 안나는 나를 바라보며 수줍게 말한다.

"그거 알아요? 저…. 이거 첫 키스에요."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첫 키스나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니다. 그저 그렇게 말하는 안나가 미치도록 귀여워서 그렇다.

안 그래도 이쁜 애가 귀여운 짓까지 하다니…. 이건 사기네. 생태계 교란이야.

아마 단언컨대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놈은 나일 거다.

이보다 더 행복하기가 힘들지. 암.

그대로 안나를 안아 들어 그대로 살포시 침대에 눕혔다.

자신의 이룰 수 없었던 소망이 이루어지기 직전인 안나는 나를 보고 언제나 보여줬던 그 환한 미소를 보이며 두 팔을 벌린다.

"어서요."

그런 그녀의 위에 올라탄다. 그리고 다시 한번 키스.

수줍은 소녀의 표정인 그녀는 두번째 키스를 한 뒤 나를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바라본다.

"그럼 이건 첫 가슴 애무인가?"

가슴을 만지자 허리를 쭉 펴는 안나. 손끝에 걸리는 이쁜 핑크색 꼭지.

검지로 살짝 만져주자 이번엔 몸을 움츠린다.

어린 몸이 되어서 그런가? 더 민감해진 거 같은데.

"그럼 이건 첫 가슴 빨기?"

한쪽 가슴을 만지며 다른 가슴을 입에 넣었다.

"아…."

야한 신음. 저건 첫 신음인가?

혀로 젖꼭지를 살살 굴리자 안나의 몸이 잔뜩 움찔거린다.

그렇게 한참을 애무해주자 안나의 몸이 달아오른 게 느껴질 정도가 됐다.

"이제 그만…. 넣어줘요."

결국, 참지 못하고 말해버리는 여자.

가슴에서 입을 떼고 그윽하게 바라보자 부끄러운 듯 고개를 살짝 돌린다.

정말 소녀가 된 거 같은 모습이네. 미치겠어.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물건을 잡고 아래쪽에 가져다 댄다.

이건…. 범죄네. 범죄야. 말도 안 되는 상황이긴 해. 이런 세상이니까 가능한 짓이지.

애액으로 잔뜩 젖은 여린 속살. 거기에 문질러지는 물건.

그것만으로도 골반이 움찔거리는 안나.

"넣을게."

짧게 말한 나는 끝부분부터 천천히 안나의 안에 밀어 넣었다.

확실히…. 좁아. 하지만 충분히 젖어있는 안나의 아래쪽은 차근차근 내 물건을 빨아들인다.

"읏…. 아파."

아직 반 정도밖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안나.

"아파?"

"아니에요…. 아픈 건 맞는데…. 기뻐요."

자신의 첫 경험을 강간으로 빼앗긴 여자.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왜 그녀가 회귀를 원했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거 같다.

눈가에 살짝 맺힌 눈물. 아픔의 눈물보단 기쁨의 눈물로 보이는 눈물.

"끝까지…. 넣어줘요."

그녀의 요청대로 나는 천천히 허리를 밀어 넣었고, 내 물건은 안나의 안쪽으로 완전히 들어갔다.

그리고 살짝 흐르는 피.

그렇게 나는….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안나의 첫 경험을 가져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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