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서른넷, 서른다섯, 서른여섯, 서른일곱 번째 스킬
소주 생성이 맘에 드는 것 하나는 숙련하기 편하다는 점. 딱 그거다.
어느새 고급 90퍼센트.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드디어 위시와 원트, Q&A가 눈앞이야.
크라켄 본사는 뭐 별일 없다. 느긋한 일상.
정오에 게이트를 열고 인간들을 학살하러 나간 세팀이 여섯 시에 돌아왔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저녁을 먹으러 갔었다.
그리고 운동, 여가, 휴식.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삶이라니.
사실 쟤들은 이 망한 세상에 딱 맞는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어쨌든…. 그런 녀석들을 바라보며 소주를 외친다.
10퍼센트. 500번. 소주를 중얼거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빠르게 차오르는 숙련도. 그리고…. 드디어 소주 생성도 마스터 했다.
크으으으.
힘들었다. 힘들었어.
똥 같은 스킬…. 아니지. 그래도 철근은 좋았어. 환영 제작도 쓸만하긴 했지.
어쨌든 힘들었던 고난의 시간은 끝났다. 이제는 다시 도약할 시간.
일단 패시브를 다 찍고….
['위시' 스킬을 배우는데 50만 코인이 소모됩니다. 배우시겠습니까?]
바로 예를 누른다. 그리고 나타난 패시브. 바로 또 배운다. 그리고 그다음은?
['원트' 스킬을 배우는데 50만 코인이 소모됩니다. 배우시겠습니까?]
역시 예. 또 패시브가 나오고 바로 또 배웠다.
이제 대망의 스킬.
['Q&A' 스킬을 배우는데 50만 코인이 소모됩니다. 배우시겠습니까?]
예를 누르는데 약간 가슴이 벅찬 느낌이 들 정도다. 사실 이 정도로 오바할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 주접은 떨어도 되겠지.
바로 배웠다.
스킬 목록에 나와있는 Q&A. 좋아. 이제 이건 됐고….
잠시 고민. 원트를 눌러보고 다음 스킬을 고를까? 아니면 상태 회복부터 바로 배울까?
추적을 찍고 싶기도 한데…. 일단 놔둬 보자. 원트가 시급하니까. 원트부터 하자.
"원트."
눈앞에 창이 하나 열렸다. 이야. 이건 이런 것도 뜨네.
커다란 창. 그리고 반으로 나뉜 화면.
한쪽은 스킬 조합. 한쪽은 패시브 화.
먼저 뭘 해볼까 고민하다가 일단 스킬 조합부터 해본다.
뭐가 좋을까.
근데 막상 스킬 조합을 하려고 해도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음…. 이럴땐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조합해보면 되지. 뭐 어렵게 생각해.
먼저 수면부터. 어쨌든 이게 내 가장 중요한 스킬이긴 하니까.
탐지, 이건 뭐 없고. 매혹…. 수면을 걸면서 매혹도 건다? 의미 있나?
반사. 오. 이거 한번 해볼까? 수면과 반사면 혹시 반사를 무시할 수 있는 수면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스킬 조합을 눌렀다. 그러자 건조한 메시지가 떠오른다.
[첫 번째 스킬을 선택하세요.]
그러면서 목록이 떴고, 내 스킬들이 전부 나타났다.
일단…. 수면을 고르고.
[두번째 스킬을 선택하세요.]
바로 반사를 고른다. 뭐지? 이거 그냥 다 되는 건가?
[조합하시겠습니까?]
어? 진짜? 되는 거야? 그냥?
당연히 예를 눌렀다. 그러더니 바로 메시지가 뜬다.
[조합할 수 없는 스킬입니다.]
에이. 씨발. 그럴 줄 알았어. 뭐든지 다 될 리가 없지.
괜히 기대했네. 그럼 다음 스킬로 해보자. 오. 광역 스킬 무효화? 이것도 해봐야지.
수면과 무효화를 스킬 창에 올리고 바로 돌려본다.
과연? 이것도 까일까?
['피할 수 없는 수면' 스킬이 조합되었습니다. 스킬을 배우는데 1억 코인이 소모됩니다. 배우시겠습니까?]
어? 뭐야 됐어?
그냥 질러 본 건데 돼서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게 되네. 어이없게.
근데 스킬 이름이 참 맘에 든다. 피할 수 없는 수면이라니.
광역 스킬 무효화를 섞어서 그런가? 음…. 어쨌든 조합이 되면 됐어. 일단 킵.
지금 바로 배울 필요는 없지. 급할 건 없으니까.
아니오를 누르고 다음 조합을 눌러본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롭긴 하지만, 뭔가 사기 스킬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전혀 지루하진 않다.
가만히 앉아서 오랫동안 스킬 조합을 해본 결과 몇 가지 스킬 조합이 가능한 것을 발견해냈다.
아까 맨 처음 발견한 수면과 무효화의 조합. 피할 수 없는 수면.
수면과 축소의 조합. 선잠.
매혹과 무효화의 조합. 피할 수 없는 매혹.
매혹과 축소의 조합. 호감.
침묵과 무효화의 조합. 피할 수 없는 침묵.
침묵과 축소의 조합. 묵묵부답.
무효화와 축소의 조합. 부분 스킬 무효화.
여기까지 해놓고 보니…. 대충 감이 잡힌다.
스킬 조합에는 일정한 공식이 있는 거 같네.
베이스가 되는 스킬이 있고 거기에 추가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스킬이 있어.
CC기에 무효화를 섞으면 '피할 수 없는'이라는 효과가 나오고 축소를 넣으면 효과가 간략화된 느낌의 스킬이 나온다.
대충 알겠네. 고룡 그놈은 암석 탄환에 추적 스킬을 섞어서 유도 암석 탄환을 만들었지.
아마 그럼 추적은 어지간한 논타겟팅 스킬들에 전부 섞일 수 있을 거 같다.
파이어 볼에 섞으면 유도 파이어 볼이 나올거고, 얼음 화살에 섞으면 유도 얼음 화살이 나오겠지.
바람 칼날에 섞으면 유도 바람 칼날…. 뭐 그런 식이 될 거야.
그렇다는 건 결국은 조합 필수 스킬을 익혀야 한다는 소리네.
일단 추적은 확실하고. 또 뭐가 있지? 성장? 성장도 뭔가 붙으려나?
가속화? 이것도 의심이 가네. 또 뭐가 있을까.
어쨌든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스킬들이다. 앞으로 머리가 많이 아파지겠어.
어쨌든 스킬은 됐고, 이제 패시브 차례.
스킬 조합은 패시브도 가능하다. 목록에 있으니까 된다는 소리겠지.
근데 반경 증가, 지속 시간 증가, 최대 수치 증가, 한계 돌파는 목록에 안 뜬다. 통역이랑 번역도.
체력 증가와 신체 능력 증가, 초인의 체력. 이거 세개만 올라와 있네.
그렇게 이번엔 패시브를 일반 스킬과 조합해본다. 이건 뭐가 되려나.
그렇게 눌러보는데…. 스킬 하나가 떴다.
체력 증가 패시브와 지속 회복 포션 제작의 조합.
지속 체력 회복 증가.
오…. 뭔가 그럴듯해. 역시 지속 체력 회복 포션을 배우길 잘했어. 이런 느낌일 거 같았지.
지속적으로 체력 회복이 된다는 말이잖아?
맞지? 맞나? 맞겠지?
어쨌든 따로 패시브 화를 하지 않아도 패시브의 향기를 내는 스킬.
이건 바로 배워봐야겠네. 어차피 더는 조합해볼 것도 없으니까.
['지속 체력 회복 증가' 스킬을 배우는데 1억 코인이 소모됩니다. 배우시겠습니까?]
망설임 없이 예를 눌렀다.
1억 코인이 빠져나갔지만, 뭐…. 티도 안 나네. 아직도 272억이나 남았으니까.
문제는 이걸 어떻게 효과를 확인하냐 이건데.
결국은 몸으로 체득하는 수밖에 없잖아? 씨발. 뭐 원래 인생이 그런 거지.
근데 이건 조금 이따가 하자. 스킬 새로 배운 다음에 그거 숙련하면서 확인해도 될 테니까.
어쨌든 그럼 스킬 조합은 됐어. 이건 됐고…. 다음엔 스킬 패시브 화.
하나씩 다 눌러본다. 패시브 화가 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
수면, 매혹, 천리안, 투시, 기억 읽기, 기억 삭제, 기억 조작, 침묵. 이 정도네.
투명화와 축소, 페이즈 아웃 같은 건 패시브 화가 안될 걸 예상은 했다.
근데 반사가 패시브 화가 안되는 건 의외다.
기준을 정확하게 모르겠네. 이거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게 너무 적어.
아니. 내가 할 수 있는 스킬이 별로 없는 거겠지.
근데 아무 스킬이나 다 패시브 화가 안되는 게 맘에 안 드네.
가속화는 패시브 화가 됐는데 비행은 왜 안 되지?
장룡 그놈이 비행을 패시브 화 안찍은 이유가 있었어.
어쟀든 지금 당장은 패시브 화 할만한 스킬이 없다. 아니지. 천리안을 찍을까? 투시랑?
아니다. 일단은 급할 건 없지. 천천히 하자.
아. 피할 수 없는 수면을 조합해볼까? 그리고 패시브 화를 시켜볼까?
되는지 안 되는지는 모르지만…. 하면 나쁘지 않을 거 같은데.
일단 해보자. 어차피 코인도 많은데 뭐.
['피할 수 없는 수면' 스킬이 조합되었습니다. 스킬을 배우는데 2억 코인이 소모됩니다. 배우시겠습니까?]
아. 맞다. 한 개 하고 나면 1억씩 오르지.
이러면 다음 조합은 3억일 텐데.
확실하지 않은 스킬을 배우면서 억 단위로 코인을 태워야 한다니.
하. 씨발. 아무리 코인이 넘쳐나도 이건 좀 걸쩍지근하네.
그래도 배운다. 적어도 상대 반사나 상태 이상만 벗겨내고 수면이 들어간다면 그것만큼 좋은 스킬이 없잖아?
공중에 떠 있는 놈들도 그냥 보이기만 하면 바로 재울 수 있다는 소리니까.
즉, 보이는 족족 재워버릴 수 있다는 소리. 게다가 범위 증가의 효과를 받기에 얼마든지 멀리서 쓸 수 있잖아.
바로 배웠다. 고민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어. 남자는 지르는 거지.
일단 이건 됐고, 패시브 화는 나중에 하자. 일단 스킬부터 배워야지.
어차피 할 게 많아. 위시도 한번 봐야 하고 Q&A를 테스트해 봐야 하잖아.
게다가 원트는 언제든지 할 수 있어. 굳이 지금 머리 싸맬 필요가 없지.
일단 스킬부터 배운다. 근데…. 뭘 할까.
상태 회복과 추적.
지금 고민 중인 스킬은 이거 두 개가 가장 큰데.
역시 상태 회복이 가장 먼저겠지.
잠에서 해방되는 스킬. 내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스킬.
잠시 고민하다가 바로 배웠다.
굳이 패시브 화를 시키지 않아도 이걸 쓰고 있으면 앞으로는 잠을 안 자도 되는 거잖아?
근데…. 실수로 풀리면 어떻게 되지?
한 열흘 안 자다가 상태 회복이 풀리면…. 그냥 픽하고 쓰러지나?
그건 좀 대참사네. 무시무시한 상황이야. 신경 좀 써야겠네.
그럼…. 스킬을 배웠으니 아까 배운 패시브 효과를 확인해 봐야지.
지속 체력 회복 증가. 참 맘에 드는 이름이야. 어떻게 딱 필요한 단어들만 뽑아서 스킬로 만들어졌는지.
이게 다 장룡 그 녀석 덕분이야. 아. 술 부어준다는 걸 자꾸 깜빡하네. 진짜 한번 부어줘야지.
벌 받을라.
초인의 체력 덕분에 스킬은 80번을 쓸 수 있다.
80번을 쓰면 체력이 바닥났다는 걸 몸이 알려주니까 알기 쉽지.
그럼…. 테스트를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 체력을 다 뺀 다음 1분 있다가 얼마나 회복됐는지 또 스킬을 써보면 되겠네. 그럼…. 바로 해보자.
"상태 회복."
스킬이 걸렸지만 뭔가 달라진 느낌은 없다. 좋아. 그럼 바로 체력을 빼볼까.
손으로 숫자를 세면서 스킬을 쓴다.
상태 회복과 해제를 반복해서 체력의 한계까지 스킬을 써보니….
86번 정도를 쓸 수 있었다. 얼래? 왜 늘었지?
아. 스킬을 쓰면서도 체력이 회복된 거구나. 그럼…. 일단 1분을 쉬고.
다시 스킬을 써보니 2번 정도를 더 쓸 수 있었다.
와. 계산하기 편하네. 1분에 2번? 그럼 30초에 한 번꼴이야?
그 말은 30초에 한 번씩만 스킬을 쓰면 포션 없이도 스킬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는 소리잖아?
좋네. 맘에 들어.
게다가 중간 중간에 포션까지 섞어서 먹으면 그보다 더 효율적으로 스킬 숙련을 할 수 있다는 소리네.
어디 보자.
30초에 1번. 1분에 2번. 1시간에 120번. 10시간이면 1,200번. 20시간이면 2,400번.
그러네. 얼추 계산이 맞네.
장룡 그놈도 이걸 배웠을 거야. 그러니 녀석이 포션 멀미 없이 계속 숙련을 했지.
멀미를 극복한 게 아니고 포션을 적게 먹은 거였어.
중간중간에 포션 한 병씩만 마셔주면 얼마든지 무제한으로 스킬 숙련을 할 수 있어.
이야…. 이건 좀 사기네.
앞으로 포션 값은 안 들어도 된다는 소리잖아. 어차피 찔끔이긴 하지만.
어쨌든 됐다. 드디어 이 빌어먹을 포션하고도 작별이네.
아니지. 중간중간 한 번씩은 먹긴 해야 하는구나. 완전히 작별은 아니야.
어쨌든 예전만큼 미친 듯이 먹을 필요는 없어졌어.
그래. 그럼 이 패시브 효과는 확인했으니 됐고, 피할 수 없는 수면에 대해 확인해 봐야겠네.
시간을 보니 여긴 저녁 시간이지만, 한국은 오전이다.
바로 벙커로 순간이동하고 안나를 찾는다.
"안나!"
밖에서 들개들에게 침묵 숙련을 하는 미나.
그리고 그 옆에 앉아서 세아와 함께 봉인 숙련을 하는 안나.
"안나. 나랑 테스트 좀 하자."
"좋아요. 어디로 가요?"
"아. 여기서 해도 돼. 바로 할 수 있는 거니까."
내 말에 약간 실망하는 표정이 얼굴에 스쳤다가 바로 웃는 얼굴이 된다.
아. 쟤도 코에 바람 좀 넣고 싶은 건가? 한번 같이 나가긴 해야 할 텐데.
"어떻게 하면 돼요?"
"일단 상태 회복 써봐. 지금 반사 켜있니?"
"네. 반사 켜있어요."
"그럼 반사 해제하고 상태 회복만 써봐."
"반사 해제. 상태 회복."
"일단…. 수면."
그냥 수면을 써봤지만, 상태 회복으로 면역이 돼 있는 안나는 잠들지 않는다. 그래. 이건 당연한 거고.
"피할 수 없는 수면."
새로 조합한 스킬을 쓰자 안나가 앉은 상태에서 바로 고개를 아래로 떨군다.
크…. 역시 이런 거구나.
"어? 뭐야? 뭐한 거야?"
"어머."
놀란 세아와 미나. 바로 무효화를 쓰자 안나가 바로 일어난다.
"안나. 이번엔 반사 써볼래?"
"네. 반사."
군말 없이 말하는 대로 해주는 안나.
다시 피할 수 없는 수면을 썼고 안나는 다시 잠든다.
아…. 이거 좋네. 말도 안 돼. 그럼…. 이번엔 마지막 시도.
다시 무효화로 안나를 깨우고 반사를 쓰게 한 다음 머릿속으로 피할 수 없는 수면을 생각하고 짧게 말한다.
"수면."
역시나 잠드는 안나. 좋아 좋아.
수면이 두 종류 있지만 머릿속으로 피할 수 없는 수면을 생각하고 그냥 수면이라고 말해도 이게 나간다는 거잖아?
나이스하네. 완벽해. 이로써 수면이 압도적인 개사기 스킬이 되었다.
이제 당하는 놈들은 대체 뭐에 당했는지도 모르고 잠들어버리겠지. 하. 진짜. 얼마나 억울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