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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마리
숨어있는 놈들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미국에 있는 놈들은 상당히 지능적이다. 자신들을 드러내는 일을 거의 안 하고 있잖아?
지난번에 죽였던 뉴욕의 빌런인 파괴자 로모도.
만약 그놈에게 나타났던 정장 녀석을 보지 않았으면 뭔가를 꾸미는 세력이 없다고 믿었을 거다.
하지만 있었잖아. 그러니 적어도 뭔가가 있어.
Q&A를 쓴 게 미국 놈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어떠한 방식으로라도 엮여있을 거야.
미스터 샤이닝은 포기할까?
차라리 위치스 얘들이 그냥 날뛰는 게 더 나을 거 같은데.
아니…. 그것도 확실하지 않다.
얘들이 아무리 민간인을 잡아 죽인다고 해도 뭔가 확실한 반응이 있을 것 같지도 않네.
아마 히어로 협회 그놈들은 미스터 샤이닝 저놈을 지켜보고 있을 거야.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방법으로 이미 접선했을 수도 있지.
가서 기억을 한 번 더 읽어볼까?
뭔가 접선을 했다면 그 기억이 남아있겠지?
아…. 아니다. 그럴 리가 없네. 언제든지 매혹을 당할 수 있는 저놈에게 뭔가를 지시했을 리는 없다.
만약 했더라도 그건 함정이겠지. 그렇게 허술하게 일 처리를 할 리가 없어.
"레나."
"네에?"
"철수해."
"에에? 그럼 저 남자는요오?"
"내버려 둬. 돌아가자."
다시 라스베이거스로 돌아와 소파에 앉아 곰곰이 생각한다.
좋은 방법이 없네. 하. 이제 뭘 해야 하지?
이게 정말 싫다.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고 싶은 놈들이 작정하고 숨으면 답이 없어.
내가 그러하듯이.
"레나."
"네에?"
"너희는 이제부터 스킬 숙련에 집중해. 위치스의 리더는 너다. 신영이와 가인, 엠마를 성장 시키는 데 집중해. 최소한 티어13은 만들어."
"애 보기를 하란 말씀이신 거죠?"
그리 내키지 않아 하는 레나. 사실 저 여자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매혹이 걸린 상태에서 다른 매혹 당한 여자는 그저 자신의 경쟁자일 뿐이다.
그런 여자들을 지도하라니…. 맘에 들 리가 없지.
하지만 어차피 그녀 또한 매혹에 걸린 상태이기에 거부할 수는 없다.
까라면 까야지. 반항 같은 건 생각도 못 하잖아?
"그리고 너희 전부 잠금 해제 스킬을 배워."
"네에? 잠금 해제요? 은행 금고라도 열 생각이신 가요오?"
"배우라면 잔말 말고 배워. 엠마 쟤는 매혹도 배우게 하고."
매혹을 제대로 쓰게 하려면 제약 해제는 필수다.
광역 스킬 무효화 한방에 위태로워지는 매혹은 언제든지 자신의 목을 조르는 양날의 검일 뿐이니까.
잔챙이 밖에 남지 않았던 일본에서야 그냥 썼지만, 미국에서는 다르다.
제약 해제의 비밀을 알려주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어차피 내가 매혹 유지만 잘하면 상관없으니 괜찮을 거야.
"필요한 코인이 있을 때만 사냥을 나가. 그리고 숙련에 집중해. 레나 너는 내가 뉴욕의 게이트를 열어 줄 테니 거기도 저장해놔. LA에서만 사냥할 게 아니고 동부와 서부, 필요하면 남쪽이나 북쪽까지 전부 돌아다니면서 골고루 사냥해."
"알겠어요오."
"다들 그럼 쉬고…. 레나 너는 따라와."
뉴욕의 게이트를 열고 레나와 함께 넘어간 다음 바로 닫았다.
바람이 부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옥상. 거기에 도착한 나는 바로 레나에게 키스했다.
도톰한 입술에 내 입술이 닿자 자연스럽게 벌어지며 혀를 내미는 여자.
그렇게 키스하며 그녀의 치마 사이로 손을 집어넣는다.
내가 손을 넣자 그 손길을 몹시 반기며 손이 들어오기 쉽게 나에게 매달리며 한쪽 다리를 드는 모습.
한참을 그렇게 키스하며 레나의 아래쪽에 손가락을 넣고 움직였다.
갑자기 찾아온 기회에 몸을 움찔거리며 기쁜 내색을 잔뜩 하는 여자.
입술이 떨어지고 상기된 표정으로 나를 보는 그녀의 몸을 뒤로 돌렸다.
그리고 바로 팬티를 내리고 자지를 밀어 넣는다.
"하아. 마스터의 자지…."
위험천만한 고층 빌딩 위에서의 섹스지만, 비행을 쓸 수 있으니 그런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중에서도 가능한 일이잖아? 그렇기에 고소공포증 같은 것도 생길 리 없다.
그저 조금 더 아찔함을 추가하는 요소 중의 하나일 뿐.
중앙 벽면을 잡고 내 움직임에 맞춰 헐떡거리는 레나
내 자지가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조이는 타이밍을 조절하며 오히려 나보다 더 즐기고 있는 모습.
제법 격렬하게 한데다가 애초에 길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금방 그녀의 안쪽에 사정했다.
레나는 내가 자지를 빼내자 몸을 돌려 아쉬운 듯 나를 바라본다.
그런 그녀에게 내가 내 자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냉큼 입으로 문다.
다소곳하게 무릎을 꿇고 손으로 내 고환을 만지며 빨기 시작하는 여자.
아직 빳빳한 내 자지를 목구멍까지 넣으며 입술과 혀로 정성껏 청소한다.
"됐어. 이제 그만해."
자지를 입에 넣은 채로 나를 올려다보지만 이미 꺼낸 말을 듣지 않을 수는 없다.
천천히 입에서 자지를 꺼내면서도 한번 쪽 빨아내는 그녀.
"입에는 안 싸주셨는데에…."
내가 무표정하게 바라보자 그렇게 중얼거리며 일어나더니 느긋하게 속옷을 다시 입는다.
"내가 시킨 걸 잘 하면 얼마든지 해줄 거야."
"애 보기요오?"
"그래. 쓸만할 정도로 만들어 놔. 절대 강자씩이나 됐으니 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네에."
"여기 저장하고."
작게 저장이라고 중얼거리는 레나.
이제 할 거는 다 했고….
"아. 그리고 주인니임."
"마스터."
"아참! 마스터어."
"그 말꼬리 늘이는 거. 귀엽긴 한데 안 하면 안되나?"
"왜요오? 귀여운데 왜 하지 말라는 거에요오?"
"난 귀여운 여자보다 도도한 여자가 좋거든."
"에엑! 알겠어요! 안 할게요!"
단순하기는.
"왜?"
"아. 그…. 추적 걸라고 했던 남자 말인데요."
"서민준? 왜?"
"그 사람에 대해서 보고 드릴 게 있어요."
"말해봐."
"그 사람 LA에도 나타났었어요."
"엥? 뭐라고?"
"어제 LA에 왔었어요. 그래서 무슨 소리를 하나 들어봤더니 아예 미국으로 건너올 거라는 이야기를 하던데요?"
"어?"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미국이라니? 그놈이? 갑자기?
"그래서? 지금 위치는?"
"지금은…. 거리로 봐서는 한국이네요. 자고 있어요. 아무 소리도 안 들리네요?"
"레나. 잠깐 따라와."
청주 게이트를 바로 열었다. 레나를 밀다시피 해서 넘어간 다음 녀석이 있는 곳으로 가라고 하자 바로 앞장서는 레나.
녀석이 있는 곳은 자신의 집이었다. 천리안과 투시로 살펴보니 자신의 집 방에서 잠들어있는 모습이 보인다.
"잘했어. 레나 너는 앞으로 신영이랑 가인, 엠마 성장하는 거 도우면서 이놈이 미국 올 때마다 뭘 하는지,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체크해."
"네에."
"좋겠네. 레나는 앞으로 상 받을 일만 잔뜩 있겠어."
내 말에 그녀의 표정이 밝아진다. 매혹이 이래서 무서워.
박아주기만 해도 그게 포상이 되니까.
"이제 돌아가. 추적은 리필 안 해도 되나?"
"마킹은 한번 찍으면 제가 취소하기 전까진 계속 유지 되니까요."
"알겠어. 돌아가."
"네!"
레나가 순간이동으로 돌아갔고, 나는 다시 잠들어있는 서민준을 바라봤다.
하. 이 깜찍한 새끼. 미국이라고? 갑자기?
일단 어떻게 된 일인지 기억을 읽어보자.
아니…. 근데 저번에 기억 읽었을 때는 왜 몰랐을까?
아니지. 모를 수밖에 없구나. 이놈이 미국에 갈 거라는 생각을 전혀 안했으니까.
미국이라는 키워드로 기억을 읽었으면 모를까…. 나는 녀석의 거점이랑 스킬만 읽었으니 그럴 만하지.
녀석의 집으로 바로 블링크 한 다음 페이즈 아웃을 썼다.
그렇게 벽을 넘어서 녀석의 방으로 간 나는 잠시 서서 녀석을 지켜본다.
모습을 보면 자는 게 확실하긴 한데. 조금 불안하단 말이지?
조심성이 많은 놈인데 방안에 뭔가 장치라도 해놓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일단 방구석에서 페이즈 아웃을 해제한 뒤 축소를 비롯한 버프를 다 걸었다.
뭐…. 축소면 문제없겠지. 만약 함정이나 트랩 같은 게 있어도 이러고 있으면 걸릴 일은 거의 없으니까.
몸을 적당히 숨긴 채로 신중하게 녀석 쪽을 향해 무효화와 수면을 걸었다.
녀석의 머리 위에 떠오른 시간. 됐어. 수면은 걸렸어. 걸렸으면 됐지.
무효화의 범위 때문에 나도 버프가 모두 꺼지긴 했지만, 다시 버프를 다 걸고 자는 녀석의 이마 위에 앉았다.
그럼 어디 보자고. 이 새끼. 무슨 꿍꿍이가 있길래 미국씩이나 간 거야?
서민준의 이마 위에 앉아서 제법 오래 기억을 읽었다.
그렇게 아침 동이 틀 때까지 기억을 읽었고, 그제야 녀석의 이마에서 내려와 다시 방구석으로 날아갔다.
하하. 씨발. 고마운 새끼. 진짜 고마운 새끼네.
그대로 갈까 하다가 아직 수면 시간이 다섯 시간 정도 남았기에 무효화를 써주고 바로 집으로 순간 이동했다.
수면 시간이 점점 길어져서 문제가 되다니. 이것도 좀 웃기네.
기본 수면 시간 20분짜리가 어느새 12시간 지속이 되어버렸어.
이제는 집에서 잠들 때도 일찍 일어나려면 승미세안에게 깨워달라고 해야겠네. 거참.
어쨌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서민준의 깜찍한 짓을 생각하며 웃었다.
하. 이새께. 고마운 새끼.
어떻게 보면 녀석이 본심을 드러낸 게 잘된 일이 되었다. 전화위복이랄까?
서민준은 한국에 남아있는 자신의 모든 것들을 처리하고 미국으로 넘어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전략연구소를 비롯한 SG 그룹의 모든 것들을 자기 손으로 정리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역시…. 자기 손으로 아버지와 형을 재낀 놈 답네. 하는 짓이 화끈해.
그리고 그렇게 한국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넘어가려는 곳. 그곳이 중요하다.
루프 코퍼레이션. 그곳의 특수 고문으로 서민준을 받아준다고 한다.
그리고 그건 기업가로서의 서민준을 받아주는 게 아니다. 스킬 열다섯 개를 마스터한 서민준을 받아주는 거지.
아무래도 냄새가 나네. 전혀 엉뚱한 곳에서 단서를 얻게 됐잖아?
안 그래도 막막한 미국이었는데, 뭔가 해볼 수 있는 게 생긴다는 건 좋은 일이지.
근데 또 귀찮아지는 건, SG 시티다.
SG 시티는 그대로 남아있어야 한다. 내 도시락인데. 남이 뒤집는 꼴은 못보지.
서민준 녀석의 계획은 코인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 놈들은 싹 죽이고 이곳을 뜨는 거다.
그렇게 되면 SG 시티의 유지는 상당히 힘들어진다.
아무리 코인이 없어서 서로 죽일 이유가 없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데 코인만 이유가 되는 건 아니니까.
음…. 방법이 필요하겠네.
서민준의 기억에서 읽은 이사회의 기억. 그리고 거기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야망 있어 보이는 녀석.
조 이사. 조민철이라는 남자. 그 녀석을 부추겨 봐야겠어.
서민준 그놈이 아직 루프 코퍼레이션 그쪽으로 넘어가려면 시간이 조금 남았다.
넘어가는 게 확정 나기 전에는 함부로 정리하진 않을 테니 아직 시간은 조금 있어.
다음날.
점심쯤에 느긋하게 청주로 향했다.
목표는 서민준이 아니다. 조 이사. 서민준의 역할을 대신해야 할 사람.
아무리 이사라고는 하지만 회사 생활을 해야 하는 월급쟁이라 이 시간에는 회사에 있어야 한다.
참…. 찾기 쉬워. 게다가 이사들은 자기 방도 있잖아?
점심을 먹고 들어온 조 이사. 혼자가 되는 타이밍을 노려 녀석의 방으로 블링크와 페이즈 아웃을 썼다.
그리고 방 안으로 들어가 해제. 녀석에게 바로 무효화와 수면을 날리고 수원 벙커로 데려간다.
스킬 능력은 뭐 별 볼 일 없는 녀석.
그런 조 이사를 깨웠다.
수면에서 깨어나더니 주변을 한번 돌아보고 나를 바라보더니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툭툭 터는 녀석.
"볼일이 있으면 방문 요청을 해야지 다짜고짜 납치하는 건 무슨 예의입니까?"
하. 이것 봐라?
상당히 침착한 모습이다. 그리고 나는 그 모습이 상당히 맘에 들었다.
머리에 흰머리가 희끗희끗 있는 50대 남자.
이런 상황에서도 담담한 모습이 인상적이야. 보통은 이러기 힘든데.
그럼 또 대접을 해줘야지. 예의와 당당함을 갖춘 사람에겐 거기에 걸맞은 대우를 해야 하잖아?
"제가 예의랑은 별로 친하지 않아서 본의 아니게 실례를 저질렀군요. 만약 다음에 방문 요청을 하면 받아 줄 겁니까?"
"지금 죽일 생각은 아니라는 소리군요."
역시. 이 남자도 정 부장과네. 정 부장이 나이를 먹으면 이렇게 될 거 같아.
"조 이사님을 선택한 보람이 있네요. 그럼…. 이사님의 귀중한 점심시간을 함부로 뺏을 수는 없으니 바로 본론부터 이야기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