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615화 (6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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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번째 스킬

다시 집으로 돌아온 나는 네 여자가 집에 없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탐지를 해도 기척이 없기에 이게 뭔가 싶었지만, 바로 몰디브로 순간 이동했다.

그러자 잡히는 네 명의 기척. 어휴. 놀라라. 나도 정말 별걱정을 다하네.

"어! 오빠다!"

비키니를 입고 수영하고 있는 네 여자. 그리고 승희가 나를 발견하고 소리친다.

나는 그렇게 놀고 있는 여자들에게 다가갔다.

근처까지 다가가자 파도가 치며 내 발 근처에서 돌아갔고, 나는 신발을 벗어 수납 안에 던져넣은 뒤 양말까지 벗었다.

이번에는 파도가 치더니 내 발을 그대로 적신다. 휴. 신발 안 벗었으면 귀찮을 뻔했네.

"수영복은 어디서 났데."

"아까 나가서 백화점 다녀왔지요."

"아아. 그렇구나. 일단 너네 파티 받아라."

파티를 생성하고 전부 다 파티에 들어오니 그제야 좀 안심이 된다.

근데 솔직히 쟤들을 누가 잡겠어. 정말 그 삼룡이급이 아니면 건드리지도 못할 텐데.

내 걱정이 너무 큰가 싶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걱정되는걸.

"재밌어?"

"완전!"

그렇게 승희랑 대화하고 있는데 세아가 쓰윽 다가오더니 나에게 물을 뿌렸다.

순식간에 젖어버린 옷. 아…. 이 가스나가.

"꺄하하하. 이런 데서 그렇게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잘못이지!"

젖어버린 옷을 벗어 짧게 회귀라고 외쳤다.

그러자 바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옷들.

그런 옷들을 바로 수납 안에 넣는데 이번에도 세아가 막 소리 지른다.

"꺄악! 여기 변태가 있다! 알몸의 남자가 우릴 훔쳐보고 있어!"

블링크로 세아를 잡고 입고 있는 까만 비키니 안으로 손을 넣었다.

"요놈의 가스나. 이렇게 당하고 싶어서 일부러 긁는 거지?"

"으악. 어딜 만져! 변태가 막 만진다!"

그렇게 가슴을 만져진 세아는 기분 나쁘다기보단 장난기가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역시 이 녀석 이런 걸 즐기는 거야. 당하려고 긁는 거라고.

작년에 승희랑 양양에 갔을 때 구했던 수영복이 다행히 수납 안에 있었다.

하긴, 가지고 있는 걸 몽땅 수납 안에 쑤셔 넣었으니 없을 리가 없지.

그렇게 수영복을 입고 선베드를 가져와 바닷가에 놓은 뒤, 느긋하게 누워서 스킬 숙련을 한다.

"으엑…. 바닷가에 왔으면 놀아야죠. 스킬 숙련이 뭐에요."

미나가 내 옆에 와서 대단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잠깐 짬이 나서. 이따가 또 나가야 하니까 그 틈틈이 하는 거지. 게다가 금방 마스터 할거 같거든."

"오빠가 여기서 숙련하고 있으니 다들 눈치 보이잖아요. 자기들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아냐. 나는 내 컨디션에 맞춰서 하는 거니까. 다들 알아서 각자 하는 거지. 눈치 볼 필요 없어."

"알았어요. 그렇게 말할게요. 많이 바빠요?"

"막 몰아쳐서 바쁜 건 아닌데…. 바로바로 끝나는 것들은 아니니까. 미안해. 조금만 기다려줘."

"아아. 데이트 때문에요? 너무 신경 쓰지 마요. 오빠랑 멀리 사는 것도 아니고.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 그렇게 말해주면 고맙고."

미나는 역시 사람 본성이 착한 거 같다.

자기 때문에 남이 걱정하는 것을 못 보는 성격. 어떻게 이런 애가 아이돌을 할 생각을 했지?

별거 아닌 거로 악플이나 안 좋은 소리 많이 들을 텐데…. 그런 걸 어떻게 버텼나 몰라.

미나는 다시 물놀이하러 갔고, 나는 계속해서 철근 생성 숙련을 한다.

마스터가 아닌데도 장룡 녀석이랑 싸울 때 쏠쏠하게 써먹은 스킬.

공격 스킬이 없는 나에게는 이런 스킬도 도움이 많이 된다. 뭐…. 스킬이야 쓰기 나름인 거니까.

그렇게 철근을 만들어 수납 안에 넣기를 반복한다.

제약 해제가 없었으면 골치 아팠겠어. 생성물은 수납 안에 못 넣으니 생성한 철근을 처리하는 것도 일이었을 거다.

아니면 정말 빈 공터 같은 곳에다가 잔뜩 쌓아놨어야 했을 거야.

이렇게 바닷가에서 따듯한 바람과 시원한 광경을 두고 숙련하긴 힘들었겠지.

그렇게 숙련을 반복한 끝에 철근 생성을 마스터 했다.

후. 이제야 제작, 생성 스킬 세 개. 아직도 네 개나 남았네. 징그럽게.

스킬 선택 창을 열어 확인한다. 새로 생긴 스킬은 없다. 특이사항도 없고.

일단 패시브를 다 찍는다. 이건 뭐 필수니까. 코인도 넘쳐나니 얼마든지 찍을 수 있어.

그리고 이제 스킬 삭제.

코인도 많은데…. 하나 정도 지워볼까?

근데 뭘 지워야 할지 모르겠다. 딱히 생각나는 건 없어.

무엇보다 원트를 아직 못 찍었기에 함부로 막 지울 수가 없다.

나중에 원트로 조합할 때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 그때 가서 괜히 후회하는 것보단 낫지.

일단…. 미루자. 지금은 좀 참자고.

아. 맞다. Q&A는 확인해 봐야지. 바로 스킬 삭제해본다.

['Q&A' 스킬은 현재 답변 진행 중이라 삭제할 수 없습니다.]

씨발. 이럴 줄 알았지.

그래. 짱개 삼룡이 말고도 어딘가는 더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최소한 미국 정도는 있겠지.

만약 지금 삭제 가능했다고 나왔으면 난 아마도 위치스고 뭐고 그냥 미국을 전멸시켰을 거야.

남아있는 놈들은 다 시시하다는 소리가 되는 거니까.

쉬고 있을 틈이 없네. 어휴. 지금도 어디에선가는 최소 한 놈이 삼룡이 같은 짓을 하고 다닌다는 소린데.

바로 기름 생성을 눌렀다.

이제 또 숙련해야지. 근데 이건 또 어떻게 쓸 수 있을지가 궁금하네.

지금까지 봐왔던 기름 생성은 평범했다. 기름통을 생성하는 게 가장 흔했지. 그리고 식용유나 참기름 같은 것도 생성했고.

그럼 화장품은? 베이비 오일 그런 건 되나?

"기름 생성."

됐다. 내가 옛날에 봤던 화장품. 음…. 옛날에 애들이 이걸로 딸친다는 소리도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이걸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예전에 안나가 해줬던 오일 플레이. 그런 것도 가능하지.

게다가 회귀 한방이면 오일을 다 원복할 수도 있잖아?

생성된 물품은 회귀가 안 됐는데, 지금은 되려나?

베이비 오일을 들고 잠시 망설였다. 아…. 이거 따라버릴 곳이 없네.

평소라면 그냥 바닥에 부어버렸겠지만, 여기는 너무나 아름다운 해변이다.

바닥에 기름을 버린다는 게 좀 그렇다.

"게이트."

이제는 갈 필요가 없어진 우한. 거기로 통하는 게이트를 작게 열고 베이비 오일을 따라버렸다.

"회귀!"

오? 오일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잠깐만……. 이게 된다면 포션도?

상점에서 포션을 사서 회귀를 썼지만…. 포션은 안된다.

하긴, 세상을 만든 놈들이 이런 짓을 허용하진 않겠지.

이게 된다면 무한동력이 되는 거잖아? 게다가 회복된 체력이 다시 빠지게 하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어쨌든, 상점 물건은 안되지만, 생성 물건은 회귀가 된다는 걸 알았으니 됐다.

오일 플레이라…. 조만간 한번 해야겠어.

게이트를 열어놓은 김에 여러가지를 테스트한다.

꼭 어딘가 용기에 담겨있는 기름만 생성할 수 있나? 그건 아닐 거 같은데.

집중하면서 통에 담겨있지 않은 휘발유를 생각하고 바로 기름 생성을 썼다.

그러자 허공에 기름 덩어리가 생겨났고 그대로 떨어져 게이트 밑으로 빠진다.

오. 됐어. 역시. 이건 될 줄 알았지.

그럼…. 다른 걸 해볼 수 있겠네. 어디 보자….

"승희야!"

"네!?"

"잠깐 와봐!"

물놀이하고 있던 승희가 내게 다가온다.

"잠깐 나랑 어디 좀 다녀오자. 한 5분 안 걸릴 거야."

"어…. 그럼 옷 입고 가야겠네."

"그냥 가자. 이러고 가도 상관없어. 미나야! 우리 잠깐 금방 스킬 테스트 좀 하고 올게!!!"

"알았어요!!!"

"가자."

인도 벵갈루루의 게이트를 열었다.

그리고 바로 게이트를 닫은 다음 그 자리에서 바로 스킬을 쓴다.

"기름 생성!"

거대한 기름 덩어리가 생겨나더니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대로 촤아악! 하면서 바닥에 뿌려진다.

"음…. 더 크게는 안 되나."

기름을 몇 번 더 뿌려보니 제법 큰 기름 덩어리를 만들 수 있었다.

그렇게 떨어진 기름은 역시 바닥에 부딪혀서 폭발하듯이 사방으로 튀며 뿌려진다.

"저기 폭발 한 번만 써볼래?"

"괜찮아요? 방금 기름 생성이라고 한 거 같은데."

"응. 맞아."

"위험한 거 아니에요?"

"글쎄. 우리는 하늘 위에 있으니 괜찮겠지. 저기 사거리 되나?"

"될 거 같은데요. 그럼 할게요?"

"어. 해봐."

"폭발!"

퍼어어어어어어엉!

씨발. 괜찮다고 한 말은 취소다.

나는 재빨리 승희를 안아 들고 하늘 위로 피했다.

화염이 닿은 것까진 아니지만, 엄청난 그을음과 연기가 우리가 있는 곳까지 도달했으니까.

"으아아…."

깜짝 놀란듯한 승희.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서울에서 짱개 동네에 불 지를 때의 화염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건 무슨 대폭발이잖아?

"위험하다고 했잖아요…."

"그러게. 내가 잘못 알았네. 미안."

지상에선 정말…. 끔찍한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내가 기름을 그정도로 많이 뿌렸나? 어…. 그러네. 하긴. 많이 뿌리긴 했지.

"불장난 함부로 하는 거 아닌데."

"음…. 나는 너랑 불장난 하고 싶은데?"

그러면서 느끼하게 승희를 바라보자 질색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아…. 진짜."

"왜. 못 참겠어?"

"네. 주먹질을 못 참겠네요."

그러면서 장난스럽게 나를 막 때리는 승희.

밑에서 불은 활활 타는데 이러고 있다. 어휴.

"고마워. 이제 돌아가. 나도 금방 갈게."

게이트를 열어주고 승희가 넘어갔다.

그리고 게이트를 닫은 나는 바로 다음 테스트를 한다.

조금 전의 위력을 봤으니, 하늘로 훨씬 더 올라간 나는 이번엔 긴 모양의 기름 덩어리를 생각하며 기름 생성을 썼다.

그대로 생성돼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휘발유.

불길에 닿자마자 화르륵 하고 거세지는 화염.

음…. 괜찮네. 기름 생성 하나면 불 계열 기능들의 위력을 몇 배로 더 높일 수 있어.

근데 문제는 불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거네. 당분간 그런 스킬을 찍을 수도 없고.

발화통? 그런 걸 가지고 다녀야 하나? 아. 홍염 같은 것만 있어도 될 텐데. 아니면 분수 폭죽? 지포라이타?

뭐든 되겠지. 그건 천천히 준비하고.

앞으로는 불 지를 일도 많을 테니…. 기름 생성은 뭐 나쁘지 않다.

또 나올지도 모르는 장룡 같은 놈이랑 싸울 때도 써먹을 수 있을 거야.

불 지르면 뭐…. 패시브고 나발이고 끝이지. 초회복이고 뭐고 화상을 이길 수는 없을 거니까.

문제는 불로 공격하면 상대가 살아있기를 바랄 수가 없다는 거다.

그건 어쩔 수 없지. 이번 삼룡이들과 싸우면서 많이 깨달았다.

진짜 강한 놈들과 싸울 때는 포획 같은 말랑말랑한 생각은 접어둬야 한다고.

암튼…. 됐어. 이젠 돌아가자. 가서 숙련이나 해야지. 앞으로 마스터 해야할 스킬이 넘쳐나잖아?

다시 몰디브로 돌아가 선베드에 누웠다.

그리고 느긋하게 음료를 마시며 경치 좋은 바다와 거기에서 놀고 있는 아름다운 네 여자를 보면서 스킬 숙련을 한다.

수납을 열어놓고 휘발유를 만들어 채워놓기.

무슨 일이 있으면 이제 수납에서 바로 쏟아버리면 되니까.

폭탄이 없어진 세상. 하지만 대량의 기름을 투하하면 그건 폭탄이랑 다른 바가 없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는 거지. 어쨌든 효과만 같으면 되잖아?

그렇게 스킬 숙련을 하다가 옷을 입고 라스베이거스로 순간 이동했다.

자정에 간다고 했으니까…. 가야지. 근데 이거 시차 계산하는 것도 귀찮네.

뭐 좋은 방법 없나?

내가 가자 나를 기다리고 있던 네 여자.

쉐도우 쟤는 아주 자연스럽게 레나랑 신영이, 가인이 옆에 서있네.

하긴, 매혹에 걸렸으니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어…. 니 이름이 엠마였지?"

"네."

"넌 이제 쉐도우가 아냐. 엠마다. 알겠지?"

"네. 알겠습니다."

"그 쫄쫄이…. 보기는 좋은데 그건 쉐도우의 잔재니까 벗어버려."

"네."

그러더니 바로 입고 있던 라텍스 재질의 쫄쫄이를 그대로 벗는다.

노브라로 입고 있던 옷이라 그런지 티팬티 차림이 된 엠마.

어우. 가슴 봐라. 훌륭하네.

"다국적 빌런 그룹이니 금발 여캐 하나 정도는 더 있어도 되겠지. 근데 쟨 매혹이 없네. 레나?"

"네에."

"내일부터 얘도 데리고 다니면서 코인 먹게 해."

"알겠습니다아. 주인님."

"아. 그리고…. 주인님은 별로다. 앞으로는 마스터라고 하자. 우리도 이제 글로벌하게 놀아야지."

"마스터요오?"

"어."

"알겠습니다아. 마스터."

"신영이랑 가인이도."

"네. 주…. 아니. 마스터."

좋아. 그럼 일단 여자는 됐고.

"쟤를 어쩐다."

흐리멍덩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서 있는 미스터 샤이닝.

으음. 저놈을 어떻게 써먹어야 잘 써먹었다고 소문이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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