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563화 (56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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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마녀 레나

저걸 갱 뱅, 혹은 윤간이라고 하지?

스킬이 없으면 절대 강자니 유혹의 마녀니 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저 힘없는 여자. 목숨을 건지기 위해 남자들의 분노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모습.

입에 하나, 양손에 하나씩, 그리고 밑에 두 개.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해서 남자들의 자지를 감당하고 있는 레나.

"이거 실제로 해보니까 그렇게 좋거나 하진 않은데?"

"그러네. 이년 자꾸 손이 놀아. 똑바로 안 해?"

레나의 왼손에 자지를 잡힌 남자가 젖가슴을 찰싹하고 때리니 거의 멈췄던 손이 다시 바삐 움직인다.

하지만 역시 뭔가 어정쩡하다. 특히 보지와 애널에 동시에 꼽고 있는 두 남자는 특히 더 그렇다.

"야. 이거 좀 힘들다. AV에서는 잘만 하던데."

"AV랑 실제랑 같냐? 아고고. 야. 이건 좀 아닌거 같다. 위아래로 한 명씩만 하자. 한 명씩만."

결국, 남자들은 여자를 침대에 눕혔고, 자기들끼리 순서를 정하기 시작한다.

그 사이에 한 놈은 여자의 얼굴에 정액을 싸지르고 있다. 아주…. 가지가지 하고 있네.

근데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처음엔 대체 저 많은 인간이 어떻게 윤간을 하나 궁금해서 지켜보고 있긴 했는데, 이건 뭐 그럴듯해 보이지도 않고 꼴리지도 않는다.

그냥 너저분하고 추하기만 할 뿐이야. 더 볼 가치를 못 느끼겠어.

순서를 다 정하고 남자 둘이 여자의 입과 보지를 두고 슬슬 다시 넣으려고 하자 나는 녀석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휴. 즐거우신가 봐? 매혹 걸린 분풀이는 잘 하고 있나?"

손뼉을 치면서 그렇게 나가자 남자 여덟 명과 여자 하나의 시선이 나에게로 모인다.

잔뜩 경계하는 남자들, 약간의 희망이 얼굴에 떠오르는 여자.

"넌 뭐야!?"

"아.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해. 대신 좀 이쁘게 해. 존나 추하게 하지 말고. 보는 사람이 감탄할 정도로 하란 말이야. 아 참. 그리고 여자는 죽이지 마. 쓸 일이 있으니까."

스킬을 쓰지 못하니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

그런 남자 하나가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윗옷에서 나이프를 꺼내더니 나를 겨눈다.

"뭐 하는 녀석인데 나타나서 시건방진 소리를 하는 거야!?"

"하. 저건 또 뭐야. 상황 파악 존나 못하네."

내가 말하자 칼을 든 남자와 다른 남자 셋이 나에게 덤벼든다.

남자 넷이 자지를 덜렁거리고 덤비는 모습은 그야말로 토할 것 같은 모습이다.

이건…. 정신공격을 가미한 육탄 공격인가?

염력 촉수 하나가 칼 든 놈의 목을 붙잡고 그대로 벽에 패대기쳤고 다른 촉수 세 개로 달려오던 놈들의 목을 찔렀다.

벽에 처박힌 녀석은 핏자국을 남기면서 그대로 주르륵 바닥에 떨어졌고 목을 찔린 세 놈은 그대로 빛이 됐다.

남은 네 놈은 충격받았는지 그대로 얼어붙었고 그때를 틈타 여자가 소리 지른다.

"살려줘요! 살려줘! 나 좀 살려줘요! 꼭 사례할게요! 나 좀…."

"시끄러우니까 좀 닥쳐. 너부터 죽이기 전에."

바로 입을 틀어막는 여자. 그래도 사리 분별은 되나 보네. 한마디만 더하면 진짜 죽일 생각이었는데.

이미 세 놈을 죽였으니 나머지도 마저 처리한다.

스킬을 쓰지 못하는 공간에서 폴터가이스트를 쓴다는 건 정말 사기야.

몇 놈이든 순식간에 잡아 죽일 수 있으니까.

뻗어 나간 촉수 네 가닥이 남자 네 명을 바로 빛으로 만들었고 벽에 처박혀 아직 죽지 않은 녀석까지 마무리한다.

깔끔해진 호텔 방. 아니네. 약간 비릿한 냄새가 남았어.

"너. 가서 씻어. 꼼꼼하게."

후다닥 화장실로 향하는 여자. 그리고 물소리가 들린다. 음…. 일단 저 여자는 됐고.

바닥에 떨어진 코인들을 전부 주우니 고작 10만 코인이 나온다.

파티로 엔빵됐다고 해도 50만.

남자 여덟 명에 50만이라니. 어휴.

하긴, 저 여자가 조금만 신경 쓰면 코인들은 자기가 독식할 수 있으니까.

게다가 남자들이 코인이 조금 쌓인다 싶으면 죽이고 다른 남자를 매혹하면 되고.

근데 매혹은 결국 단점이 명확하다.

광역 스킬 무효화만 맞아도 기껏 매혹 걸어놓은 녀석들이 다 풀리잖아?

게다가 풀리고 나서가 더 문제다. 방금까지는 매혹자의 충실한 종이었던 놈들이 순식간에 적으로 변한다.

매혹 걸린 동안 무슨 대우를 받았는지에 따라 그 정도는 다르겠지만 어쨌든 좋은 마음은 아니겠지.

게다가 기억은 전부 남았기에 아지트 위치나 버릇, 행동 패턴, 스킬 같은 것도 전부 알 수 있어.

그야말로 치명적인 약점.

그렇기에 최신영을 빌런으로 쓰려는 것도 사실 위험하다. 매혹 원툴인 여자.

조금만 강한 녀석이 온다면 바로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매혹은 쪼렙 학살용이지 고렙을 상대하는 용이 아니야.

이 유혹의 마녀 레나라는 녀석도 마찬가지.

스킬 사용 불가 지대 한방으로 상황이 역전됐잖아? 그렇기에 내가 가장 궁금한 건 그거다.

대체 지금까지 무슨 능력으로 절대 강자씩이나 되는 소리를 들었는지. 그게 궁금할 뿐.

매혹이 허무하게 풀렸다는 건 제약 해제는 없다는 소린데…. 일단 나오면 알게 되겠지.

기억을 읽으면 끝이니까.

샤워를 마치고 나온 여자. 내가 보고 있지만 전혀 부끄러움 없이 알몸을 당당하게 드러낸다.

오히려 나를 유혹하려 드는 것 같은 모습이다.

수건으로 몸을 닦으면서 은근히 자신의 가슴을 계속 강조하고 힐끗힐끗 보지까지 노출한다.

지랄하네. 진짜.

이쁜 편이긴 하지만 저 정도는 하루카 선에서 정리되잖아…. 진짜 한심하네. 정말.

근데 저 여자의 심정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절대 강자랍시고 나대다가 된통 당해서 방금 윤간까지 당했다.

그리고 눈앞에서 남자 여덟을 순식간에 털어버린 놈과 함께 있으니 어떻게든 목숨을 구걸하고 싶겠지.

"쓸데없는 짓 그만하고. 이 방 말고 옆방 키 있어?"

"네. 이…. 있어요."

"앞장서."

옷도 안 입고 서둘러 서랍으로 가더니 카드키를 하나 집어오는 여자. 그리고 바로 옆방으로 향한다.

느긋하게 여자를 따라가니 문을 열고 다소곳하게 기다린다. 음…. 처세술은 있네? 맘에 들어.

"가서 침대에 누워."

내 말에 얼굴에 약간 화색을 보이는 모습.

그런 걸 보니 처량할 정도다. 자신의 시도가 먹혀들어 갔다고 생각하겠지.

여자가 침대에 가서 눕자 조용히 스킬 사용 불가 지대를 해제했다. 그리고 반사부터 건다.

그리고 무효화와 수면. 그렇게 침대로 다가가 기억 읽기를 시작한다.

일단 스킬 확인부터.

투명화, 비행, 탐지, 반사, 보호막, 데미지 감소, 수납, 매혹, 마리오네트, 금제, 광역 스킬 무효화, 적수, 추적, 마크, 블링크, 순간이동, 게이트.

이야. 씨발. 스킬로만 보면 훌륭하네. 괜히 절대 강자 소리를 들은 게 아니었어.

게다가 히든 스킬도 있다. 공격력도 있고 방어도 충실하고 블링크에 게이트 트리도 있고….

신영이를 빌런으로 만들 게 아니고 얘를 그냥 미국에 던져 놓으면 되겠네.

그것만으로도 쑥대밭을 만들 수 있을 거 같은데?

이 여자의 패턴은 크게 세 가지였다.

간단한 놈들은 매혹으로 꼬신 놈들로 처리.

조금 급 있는 놈들은 매혹한 인간들을 죽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던져 놓고 자기가 블링크에 적수로 마무리.

아니면 숨어서 마리오네트를 활용한 내부 분열.

유혹의 마녀라는 이름으로 매혹 원툴인것 처럼 보이게 해놓고 결국은 자기 손으로 확실한 마무리를 한다.

이런 걸 보면 이렇게 쉽게 당할 녀석은 아니었어.

그냥 스킬 사용 불가 지대랑 상성이 최악이었을 뿐이지.

제약 해제만 알았어도 거의 상대할 놈들이 없었을 거 같은데. 아쉽게 됐네.

가면 그놈이랑 비교하면…. 그놈은 정말 운이 좋은 거다. 그 실력으로 절대 강자 소리를 들은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거야.

그냥 무주공산인 홋카이도를 털어먹어서 절대 강자 소리를 들었던 거지 절대 대단한 놈이 아니었어.

아니다. 아키에게서 살아 도망갔으니 대단한 거 맞나? 아무튼.

상당히 탐나긴 하는데…. 첫 만남이 아쉽네. 게다가 얘는 아키처럼 친하게 지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으음. 그렇다고 죽이기도 아깝고. 그래. 코인으로 보자. 코인이 천만 넘으면 죽여야지. 안 넘으면 살리고.

음…. 뭐야? 220만? 꼴랑? 근데 이렇게 놀고 있었어?

근데 기억을 읽어보니 어느 정도 이해했다. 스킬 최대 수치 증가와 한계 돌파. 이걸 찍고 거지가 됐네.

아. 그래. 이건 인정이지. 그거 패시브 두 개가 코인 잡아먹는 괴물이잖아.

어쨌든 이 녀석은 목숨을 건졌다. 그럼…. 이 여자를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 그냥 신영이랑 같이 두자. 빌런이 둘이면 훨씬 더 쓸만하겠지.

어차피 신영이는 매혹 리필하러 날마다 봐야 하잖아. 하나나 둘이나 그게 그거지.

빌런 이름도 좋네. 위치스.

바니걸 옷에 망토 두르게 하고 마녀 모자랑 빗자루만 들려주면 되겠다.

음…. 좀 구린가? 그럼 바니걸 옷만 입히자. 아니면 역바니?

레나에게 매혹을 걸고 무효화를 썼다.

잠에서 깬 여자. 그리고 나를 보고 환하게 웃는다.

"어때? 유혹의 마녀가 매혹에 걸린 소감은?"

"에…. 잘 모르겠어요. 그건 그렇고…. 저랑 엣찌한거 하지 않으실래요?"

방금 엣찌라고 했나? 이건 번역이 안되나 보지? 웃기네. 아주 제 맘대로야.

"글쎄. 니가 하는 거 봐서."

"아아앙. 해줘요. 네? 해줘요."

"너 몇 살이냐?"

"저요? 어머…. 저도 잘 모르는데. 아! 저 열아홉이에요!"

"헛소리하면 너랑 죽어도 야한 짓 안 해."

"아니에요! 죄송해요! 스물일곱이에요! 죄송해요!"

"그 정도 나이 먹었으면 귀여운 척은 좀 자제하고. 가서 옷이나 입고와."

"옷은 여기 있어요. 수납!"

수납을 열고 하나씩 옷을 꺼내 입는 여자.

속옷을 꺼내고 나보고 보라는 듯 중요 부위를 그대로 노출하며 입는다.

얘는 뭐 스트리퍼야? 옷을 왜 이렇게 입어.

허벅지까지 오는 검은 스타킹에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또 귀여운 척하며 제자리에 풀썩 앉는 여자.

"자꾸 쓸데없이 섹스어필 하지 말고. 너무 그러면 꼴 보기 싫으니까. 천박해 보여."

냉정한 내 말에 충격을 받았다는 표정을 짓는다.

하아. 존나 피곤한 성격이네. 아무리 생각해도 나잇값을 못한다는 느낌이야.

"궁금한 게 있는데."

"네! 물어봐 주세요!"

"왜 남자를 여덟 명이나 매혹해 놓고 있었지? 방금처럼 광역 스킬 무효화나 스킬 사용 불가 지대 한방이면 그대로 니가 위험해지는데."

"아…. 그거요. 그건…."

레나의 설명. 뭔가 길고 장황하게 설명하지만 요약하면 별거 아니다.

평소에는 혼자 다니는데, 내일 교토로 쳐들어가려고 쓸만한 남자들을 모아놨다는 것.

"교토? 패왕?"

"패왕은 무슨 패왕이에요. 그냥 힘만 센 멧돼지 같은 놈이죠!"

"그놈도 절대 강자 아냐?"

"그 녀석은 그럴 자격 없어요! 힘도 괴력으로 키운 거지! 그냥 무식한 똥 같은 놈이라고요!"

반응이 격렬한 게 웃기네. 근데 지금까지 못 잡고 있었으면 얼추 비등비등한 거 아냐?

"손."

"냥?"

"냥은 무슨…. 귀여운 척하지 말라고 했다."

"네…."

레나의 손을 잡고 잠시 기억을 읽어본다. 패왕. 패왕….

아. 대충 알겠네.

이 여자가 천리안이랑 투시가 없어서 멀리에서 본 기억밖에는 없지만 어떤 스킬을 가졌는지는 얼추 파악할 수 있을 거 같다.

괴력, 가속화, 비행, 블링크, 강화 주먹, 번개 주먹도 있는 거 같고….

근데 굳이 가속화를 써야 하나? 왜 잘 다니다가 갑자기 땅으로 붙어서 냅다 달리지?

바본가? 진짜 무식한 새낀가? 그냥 겉멋?

"됐어. 손 놔. 손 올리고만 있으랬지. 누가 깍지끼래?"

"아이잉."

"귀여운 척하지 말라고 했다?"

"네…."

아. 피곤한 성격이야. 왜 한번 말해서 안 듣지? 분명 매혹을 걸면 하라는 대로 해야 할 텐데.

이해를 못 하겠네. 암튼…. 이만하면 됐고.

"근데 그놈을 왜 잡으려는 거야?"

"어…. 별거 아닌데요. 그냥 코인이 필요해서…. 그동안 번번이 이것저것 방해받기도 했고."

"아. 코인? 그거면 됐지. 별다른 이유가 필요하나."

"그렇죠? 역시! 저를 이해해주는 건 어…. 어….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너도 주인님이라고 불러라."

"아하! 딱 좋네요! 주인님이라니. 그럼 주인님…. 저 여기가 욱신거리는데 조금 봐주시겠어요?"

그러면서 자신의 치마 안쪽을 손으로 만진다.

하. 씨발. 진짜 성격 이상한 여자네.

여기서 조금 넘어가면 날파리 년처럼 되는 건가? 그 정도까지는 아닌거 같지만…. 존나 저돌적이네.

"나는 그렇게 들이대는 거 싫어해. 천박한 거 싫다고 했잖아. 알겠어? 그러니까 입 좀 다물어."

"히잉."

입을 삐죽 내밀고 또 귀여운 척한다.

하. 스물일곱 살 먹고 이러고 싶을까? 대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온 것인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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