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547화 (547/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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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언제나 즐거운 정산 시간.

이보다 더 신나는 시간은 없다. 이미 성급 파견대 두 팀과 제복 짱개들을 잡아 죽여서 번 코인만 해도 560만 코인. 5를 곱하면 2,800만 정도.

아직 구덩이랑 감옥에 있는 여자들은 건들지도 않았는데도 이만큼이다.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없어.

애피타이저 치고는 훌륭하다. 게다가 이제는 메인 디쉬의 시간.

일단 연구소 안쪽에 있는 여자 연구원들을 다 나오게 했다. 남아있는 여자는 넷.

그렇게 나온 여자 짱개들을 바라보고 물어본다.

"이 중에 비행 있는 사람?"

여자 하나가 손을 든다.

"너는 그럼 저기 구덩이 들락날락하면서 코인 다 주워와. 서둘러."

"네."

바로 구덩이로 향하는 여자. 그럼 일단 구덩이는 됐고.

"너희 셋은 따라와."

바로 감옥으로 간다. 코인을 잔뜩 들고 있을 감옥에 있는 여자들.

하나도 빠짐없이 수거해야 하니 시간이 없다. 언제 짱개놈들의 지원군이 올지 모르니까.

"여기 키 어디 있는지 아나?"

"네. 제가 알아요."

"그럼 가져와."

연구원 하나가 바로 뛰어갔고, 나는 그걸 기다릴 수 없어서 바로 자물쇠에 잠금 해제를 썼다.

"내가 자물쇠 풀면 안에 들어가서 안에 있는 여자들 다 죽이고 코인 먹어."

"네."

"네."

그렇게 자물쇠를 열자 연구원들은 바로 들어가서 안에 있는 여자들을 모조리 죽인다.

감옥에 갇혀있어서 다 죽어가는 여자들이지만 죽음을 앞두니 필사적으로 반항하며 소리 지른다.

하지만 암만 그래도 보잘것없는 스킬이기에 저렇게 된 여자들.

스킬을 쓰는 연구원을 이길 수는 없다.

곧 열쇠를 가져온 여자 역시 자물쇠를 열기 시작했고 그렇게 감옥에 있는 여자들을 하나씩 지워간다.

비명이 끊이지 않는 감옥. 음. 어쩌겠어. 어차피 이렇게 될 거였는걸.

감옥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작업은 금방 끝났다. 그럼 이제 구덩이도 마무리 해야 하는데.

여자들을 데리고 구덩이 쪽으로 향했다. 혼자서 구덩이를 하나씩 오르락내리락 하는 연구원.

어휴. 아직 멀었네. 이걸 언제 줍지?

그러다가 내 뒤에 있는 여자 셋을 보고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게 될까? 되겠지?

일단 세 여자를 재웠다. 그리고 염력 세 가닥을 뽑아서 여자들의 허리를 움켜잡고 들었다.

음. 할만하네. 가능하겠어.

그렇게 여자 셋을 들고 구덩이 끝으로 간 뒤 여자들을 구덩이에 던져넣다시피 했다.

염력 끝이 바닥에 닿았고 여자에게 코인에 빨려 들어간다. 그렇게 코인을 먹으면 낚싯대를 당기듯이 끌어올린다.

그리고 다음 구멍으로 또 던져넣는다. 여자가 구덩이에 부딪혔지만, 뭐 신경 쓸 필요 없다.

코인 줍는 게 급해.

한참을 그렇게 줍다 보니 구덩이 벽에 부딪힌 여자가 신음을 내며 일어난다.

다시 수면. 시끄러운 건 질색이야. 기절이었으면 좋았을걸. 그럼 깨지도 않을 텐데.

세 발 달린 괴물이 구덩이만 밟고 지나가는 것처럼 빠르게 코인을 줍는다.

그러면서도 탐지는 소홀히 하지 않는다. 언제 짱개놈들이 올지 모르니까.

구덩이가 300개였지? 이거 정말 기대되네. 이걸 다 먹으면 얼마나 나오려나. 정말 1억 4천이 나올까?

그렇게 구덩이에 있는 코인들을 전부 줍는데 거의 30분이 걸렸다.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주웠네.

대신 염력 끝에 붙잡혀있는 여자 셋은 정말 엉망진창이 됐다. 눈에 보일 정도로 멍이 들어있고 머리에 피도 나고 있는 모습.

근데 뭐…. 어차피 죽을 거니까. 저렇게 되는 게 무슨 상관이야.

비행이 있던 연구원을 그대로 수납으로 삼켰고 바로 염력 끝에 매달려있던 여자들도 수납에 던졌다.

[15,723,40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10,982,33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12,221,01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11,390,41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오…. 미쳤네. 잠깐, 이게 얼마야. 5천만…. 정도 되나?

아니…. 5로 나눈 거잖아? 그럼 2억5천이야? 돌았네. 돌았어.

예상 수익이 1억 4천이었는데. 무려 1억 이상을 더 벌었다.

제3 연구소가 코인이 가장 적은 곳이었던 건가? 아니면 출하가 된 지 얼마 안됐던 건가?

뭐가 됐든 춤을 추고 싶을 정도네. 씨발.

탐지에 아무도 안 걸리는 적막함과 엄청난 양의 코인들.

이보다 더 즐거울 수가 없다. 그게 짱개 땅이라는 건 그 즐거움을 배로 만들어준다.

하. 내가 이래서 짱개 새끼들 잡는 걸 그만두질 못해. 어떻게 그만두겠어.

이렇게 알차고 아름다운 결과를 내놓는데.

게다가 수확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수원 벙커에 있는 소장 녀석.

그놈을 훑어보면 정보가 더 나올 거잖아? 디저트까지 있다는 소리.

소리라도 크게 한번 지르고 호탕하게 웃고 싶지만 참는다.

그런 건 여길 완전히 뜨고 난 다음에 해야지.

연구소는 아까 발화를 쓴 여자가 낸 불 때문에 점점 불길이 커지고 있다.

얻은 게 많아서 그런지 그렇게 불타고 있는 연구소도 상당히 아름다워 보일 정도.

아. 저기 안에 연구 자료도 가져가야 하는데.

일단 소장실에 있는 것만 가져가 볼까? 그래. 그것만 가지고 가자. 다른 건 뭐 녀석의 머리속에 있겠지.

소장실로 가서 투시를 쓰고 주변을 둘러본다.

벽에 걸린 붓글씨가 쓰여 있는 액자. 그 뒤에 있는 금고.

액자를 집어 던지고 잠금 해제로 금고를 열었다.

제법 큰 금고 안에 들어있는 종이 뭉치. 뭔진 몰라도 일단 수납 안에 쓸어 넣는다.

그리고 금붙이와 금괴. 세상이 이렇게 됐는데도 역시 금은 금고 안에 있구나.

모조리 수납 안에 넣으니 슬슬 여기에도 연기가 차오르기 시작한다.

됐어. 이정도면 됐지.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일단 수원에 잠시 순간 이동해서 소장 녀석이 잘 있는지 확인했다.

잠에서 깨어 어떻게든 테이프를 벗어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녀석.

나를 보더니 흠칫하며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짓는다.

에휴. 븅신. 그러면 뭐가 더 나아지니?

녀석을 재우고 테이프로 눈까지 가려버린 다음 몸을 몇 바퀴 더 감았다.

이제 됐고. 그럼…. 다시 연구소로 가자.

뭐가 됐든 연구소에 변고가 생겼으니 몰려오는 놈들이 있을 거다. 차를 끌고 오든 게이트를 뚫고 오든 무조건 올 수밖에 없지.

확인이라는 걸 해야 할 테니까.

적어도 뭐가 남았는지, 얼마나 피해가 있는지는 확인하러 와야 한다. 무조건.

그놈들까지 먹어치우자. 그게 맞지.

제3 연구소 때는 기억 읽기가 급해서 안 그랬지만 지금은 여유가 있잖아? 그러니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지.

연구소로 순간이동 해서 거리가 제법 있는 곳으로 이동해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천리안과 투시를 쓰고 연구소 쪽을 바라본다. 점점 연구소를 잡아먹고 활활 타오르는 불길.

웃기는 놈들이네. 물도 무제한인데 건물에 왜 스프링클러 하나 없어?

역시 메이드인 짱개라 이건가? 뭐, 그거라면 이해 가지.

가만히 있기는 뭐해서 느긋하게 축소를 숙련한다.

굳이 내 몸을 축소하지 않아도 사물을 축소하는 것만으로도 숙련이 오르는 건 다행이야.

계속 커졌다 작아지기를 반복했으면 그것도 제법 어지러웠을 거야. 기분 이상했을걸.

한 시간? 정도 그렇게 축소 숙련을 한 거 같다.

너무 빨리하면 포션 멀미가 나니까 느긋하게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그렇게 숙련하고 있는데, 드디어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게 왔다.

저 멀리 보이는 자동차 라이트. SUV 세대.

꽤 먼 거리에서 멈췄지만, 이 근처에서 이 시간에 저렇게 차가 무리 지어서 갈만한 곳은 연구소밖에 없다.

그렇게 멈춘 차에서 사람 하나가 내리더니 연구소 쪽으로 향한다.

그렇게 조금 둘러본 녀석은 연구소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듯 다시 차로 돌아갔고, 차는 다시 움직여 연구소로 들어온다.

근데 왜 차야? 게이트 없어? 아니 게이트 그거 티어9 밖에 안 되는데 왜 안쓰지?

뭐가 됐든 나야 좋지. 그냥 다 먹어버리면 되니까.

아니다. 정보를 캐야지. 어디서 온 것인지는 알아야지. 그냥 다 먹어버리면 안 되겠네.

그래서 일단 가만히 두고 근처로 슬금슬금 이동했다.

연구소에 도착한 SUV 그리고 차에서 내리는 인원들.

한 차에서 네 명씩. 총 열두 명. 오. 여자가 있네. 그럼 나야 좋지. 매혹 옵션도 쓸 수 있는 거니까.

차에서 내린 녀석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불타는 연구소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런 놈들을 향해 여자가 뭐라고 소리친다. 얼래? 저 여자가 저 중에서 제일 높아?

의외네. 뭐, 나야 좋지. 정보 캐기가 훨씬 더 수월해지니까.

여자의 지시에 녀석들은 불타는 연구소 쪽을 살펴보고 구덩이도 살펴본 뒤 감옥까지 한 바퀴 빙 돌았다.

완전히 털렸다는 걸 확인하고 허탈한 표정을 짓는 놈들.

음. 그럼 더는 봐줄 필요가 없지? 처리해야지.

적당히 거리를 잡고 바로 무효화. 여자는 수면.

블링크를 해서 쓰러지는 여자의 뒤로 간 다음 바로 남자들의 머리 위에서부터 수납을 덮어씌웠다.

"으아아…."

비명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침묵만이 남았다.

아니, 타닥타닥하고 연구소가 불타는 소리랑 자동차의 엔진음은 남았네.

바닥에 쓰러진 여자. 이쁜 편이긴 한데 짱개라 손이 안 간다. 그래도 이정도 외모면 몸으로 영업해도 될만하겠는데?

여자의 팔을 잡고 기억을 읽었다. 뭐 하는 여자인지, 소속은 어디인지, 가진 스킬은 뭔지.

"얼래? 이것 봐라?"

바로 무효화와 매혹을 걸었다. 부스스 일어나 나를 보고 환하게 웃는 여자.

"됐고. 야. 너 감사위원장 맞아? 중국과학보 산하 연구소 감사위원회?"

"네. 맞습니다."

"그럼 니가 이 연구소 감사하는 역할이야?"

"네. 맞습니다."

"아니 니가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런 역할을 하냐."

"네?"

"아. 아냐. 이건 혼잣말. 암튼, 근데 넌 게이트도 있으면서 여기 왜 차 타고 왔냐?

"본 위원회 규정상 위급 신호 발생 시 바로 게이트로 오면 위험에 처할 수 있기에 근처에 게이트를 열어 직접 이동으로 출동하게 되어있습니다."

으잉?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생각해보면 일리가 있다.

위급 신호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지만, 어쨌든 그게 울렸다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는 뜻이고 괜히 함부로 게이트를 열었다가 줄줄이 당할 수도 있으니까.

근처에 게이트를 열고 저렇게 출동하는 게 맞지. 그래. 그건 그렇고.

"이제 어떻게 하려고 그랬어?"

"위원회로 게이트를 열어서 추가 지원을 받으려고 했습니다."

"추가 지원? 파견대?"

"네."

"지급 파견대? 아니면 성급 파견대?"

"그 체계와는 조금 다릅니다. 과학보 산하 특수 파견대입니다."

"특수 파견대는 또 뭐야. 그럼 그놈들이 지금 대기 하고 있어?"

"네. 지금쯤이면 전부 대기 하고 있을 겁니다."

"몇 명인데."

"아홉 명입니다."

"아홉. 그럼 그놈들이 성급 파견대보다 강해?"

"그건 조금 확인이 힘듭니다. 성급 파견대는 자신들이 더 위라고 하고 특수 파견대는 자신들이 위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비슷하다는 소리네. 그럼 니가 게이트 열면 바로 나오는 건가?"

"네. 그렇습니다."

"그럼 그 아홉이 다야? 더 올 놈들 있나?"

"아니요. 없습니다. 위원회에 할당된 무력은 그 정도가 다입니다."

하. 그래? 디저트가 또 있어? 일단은 잠시 머리를 굴린다.

어떻게 하면 무난하게 녀석들까지 잡아먹을 수 있을까.

역시 생각해봐도 수납으로 꿀꺽 먹는 게 최고다. 게다가 이 여자는 게이트도 있잖아?

지난번에 세아가 했듯이 게이트에서 나오는 놈들을 수납으로 하나씩 잡아먹는 게 최고일 거야.

상대의 능력이 뭔지 내가 알 바 아니지. 쓰기 전에 죽이는 것만큼 좋은 게 없잖아?

"너. 잠시 서 있어 봐. 움직이지 말고."

"네?"

"움직이지 마라. 소리 내지도 말고. 잘못하면 죽으니까."

염력 끝을 뾰족하게 만들어 여자의 허벅지와 뺨을 긁었다.

송골송골 맺히는 핏방울. 하지만 여자는 내가 말한 게 있어서 그런지 꼼짝도 하지 않고 소리도 안 낸다.

그런 다음 연구소 쪽으로 가서 잿가루를 조금 집어다가 여자에게 뿌렸다.

머리도 조금 헝클어뜨리고 입고 있는 옷도 엉망으로 만든다.

"됐다. 이제 따라와."

여자를 데리고 구덩이 쪽 조금 으슥한 곳으로 데려갔다.

"이제 니가 할 일은 여기에서 게이트를 열고 특수 파견대 놈들을 부르는 거야. 한 명씩 천천히 들어오라고 해. 핑계는 니가 만들어. 최대한 자연스럽게. 꼭 소리를 죽이고 천천히 들어오라고 해야 해. 알겠지? 설마 그 정도도 못하는 건 아니지?"

매혹이 걸려있기에 이 여자는 나에 대해 어떻게든 잘 보이고 싶어 할 거다.

그러니 진심으로 최고의 연기를 펼칠 거야. 나는 그걸 그대로 잡아먹기만 하면 되고.

고개를 끄덕거리는 여자. 그 표정은 너무나 결연해서 웃음이 나올 정도다.

"절대 게이트 너머로 완전히 넘어가지 마. 몸 일부만 넘어가라."

특수 파견대 녀석이 이 여자의 모습을 보고 매혹이 걸려있으리라는 생각은 안 하겠지만, 혹시나 몰라서 광역 스킬 무효화를 걸 수도 있다.

하지만 게이트가 있으면 함부로 쓰진 못하겠지. 음…. 조금 부실하긴 한데.

어차피 이 여자만 완전히 넘어가지 않으면 된다.

만약 문제가 있어도 이 여자만 확보하면 돼. 그럼 됐지.

"자. 그럼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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