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545화 (54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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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그렇게 알차게 묵혀서 잡아먹겠다는 생각은 고작 두 시간 만에 박살 났다.

드디어 닫힌 인도 게이트. 그리고 철수하는 인원들.

그걸 보고 나도 슬슬 철수하려고 했는데…. 뭔가 다른 부산함이 느껴진다.

감옥에서 여자들을 데리고 나오는 제복 짱개들.

여자의 숫자는 21명. 그리고 도르래가 달린 지게차가 구덩이 쪽으로 향한다.

여자를 그 끝에 앉게 하고 구덩이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게 하는 모습.

씨발. 저건 아무리 봐도 출하잖아? 기껏 모아놓은 코인들을 바로 출하하는 거야?

원래 저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코인들도 있을 거다. 연구소를 옮길 때 코인을 먹었으니까.

어쨌든 이대로 가다간 소중한 코인들이 엄한 곳으로 갈판이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원하는 그림이 아닌데?

그렇게 초조해하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나쁜 게 아니다.

저 여자들. 결국은 누군가에게 간다는 거다. 그게 어떤 놈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시시한 놈은 아닐 거야.

그럼 저놈들을 따라가면? 그놈도 잡을 수 있겠지? 그것참 맘에 드네. 좋은 생각이야.

문제는 놈들이 게이트로 가면 골치 아파진다는 건데.

대호에 왔던 여자들은 게이트로 안 오고 배로 왔다고 했는데. 그건 우리나라라서 그랬던 걸까? 가까워서?

일단은 지켜본다. 부디 게이트로 안가길 바라면서.

코인을 다 먹은 여자들은 차례로 연구소 쪽으로 이동했다.

샤워장 같은 곳으로 이동하더니 입고 있던 넝마를 벗고 안에서 씻기 시작한다.

아무런 잡음 없이 씻고 있는 거 보니까 저건 빼박 매혹이다.

조금도 반항을 할 생각을 안 하는 거 봐.

굳이 협박하고 윽박지를 필요가 없어. 매혹이면 충분히 가능하지. 어디 보자. 저기 복도에 서 있는 여섯 명.

저 녀석들이 매혹을 가지고 있는 놈들인가?

뭐…. 최대 수치 증가 패시브를 찍었으면 매혹 쓰는 놈이 덜 필요하겠지만, 그 정도 되는 놈이 저렇게 뒤치다꺼리를 하진 않겠지.

어쨌든 그렇게 자기 몸을 다 씻은 여자들은 알몸인 상태로 물기만 닦고 일렬로 걸어서 연구소 지하로 간다.

그리고 하나씩 방 안으로 들어간다. 들것이 올려져 있는 실험대 같은 곳에 눕는 여자.

바로 주사를 들고 온 연구원 하나가 여자의 팔에 주사를 놓는다.

음…. 저렇게 만드는 거구나. 코인 지갑을. 그렇게 눈을 감은 여자는 제복 짱개 둘이 들것째로 들고 가기 시작한다.

관처럼 생긴 나무 상자에 옮겨지는 여자. 그렇게 뚜껑이 닫히고 이번엔 나무 상자째로 옮겨진다.

밖에 세워져 있는 트럭. 얼래? 트럭? 그럼 게이트는 아니라는 소리네.

근데 편한 게이트를 두고 왜 트럭이지? 이해를 못 하겠네. 뭐…. 덕분에 나야 좋지. 트럭만 쫓아가면 되는 거니까.

여자 21명은 그렇게 상자에 담겨 트럭에 실렸고 차가 출발한다.

그리고 트럭을 호위하듯 따라가는 SUV 두 대. 차 한 대에 4명씩 제복 짱개가 타 있다.

연구소는 이제 오늘의 일과를 전부 끝냈다는 듯 정리를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둘씩 불이 꺼진다.

음…. 그래. 연구소는 됐어. 그럼 맘 놓고 저 차를 쫓아가도 된다는 소리지.

연구소를 떠난 차는 한참을 이동하더니 한 건물로 들어간다.

뭔가 굉장히 거창한 공장인데 뭐 하는 곳인지 모르겠네. 근데 공장이 목적이 아닌거 같다.

거기에 서 있는 차 한 대와 사람 둘. 그리고 트럭 하나.

여자를 싣고 오던 트럭이 멈춰섰고, 운전하고 있던 제복 짱개가 내린다.

뒤따르던 SUV에서도 따라온 제복 짱개들이 내렸고 공장 주차장에 서 있던 검은 세단에서도 사람 하나가 내렸다.

아. 대화하려나?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자.

마침 페이즈 아웃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으니 바로 써봐야지.

페이즈 아웃을 쓰고 녀석들의 근처로 갔다. 혹시 다짜고짜 광역 스킬 무효화나 스킬 사용 불가 지대를 깔지는 않겠지? 그럴 분위기는 아니니까.

그래도 만약 그렇게 된다면 염력 산탄으로 다 죽여버릴 생각을 하면서 근처로 다가갔다.

세단에서 내린 정장 짱개와 제복 짱개 중 한 놈이 가까이 붙더니 서로 악수를 했고, 정장 짱개는 제복 짱개에게 담배를 권한다.

흔쾌히 그걸 받아든 제복 짱개에게 불을 붙여주는 정장 짱개. 그렇게 서로 담배를 피우며 정장 짱개가 말한다.

"고생 많으십니다. 저희의 부탁에 이렇게 빠르게 준비해주시고."

"하하. 장 대인 요청이면 저희가 서둘러야 하는 게 맞지요. 저희 장관님께서 특별히 신경 써서 준비하라고 하셨습니다."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근데 사소한 문제가 있다고 들었는데 별일 아니었나 봅니다."

"물론입니다. 딱히 문제라고 할 정도도 아니지요. 보시다시피 이렇게 바로 준비가 됐지 않습니까?"

"역시,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쓸데없이 떠드는 사람들 말을 귀담아들을 필요는 없지요. 알겠습니다. 그럼 인수증에 사인해야지요?"

"아. 네. 어이!"

제복 짱개가 손짓하자 다른 제복 짱개가 파일 하나를 건넨다.

그걸 펼치자 정장 짱개는 펜을 받아들고 사인했다.

"상자 중에 검은 꽃이 그려져 있는 상자는 춴 주임님 몫입니다."

제복 짱개가 조용히 말하자 춴 주임이라고 불린 정장 짱개는 입가에 슬쩍 미소를 짓는다.

"하하하. 역시 장관님만큼 챙겨주시는 분이 없다니까요. 직접 뵙고 인사드리고 싶지만 저 같은 놈이 함부로 찾아뵙기도 폐가 될 테니 꼭 감사하다고 전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럼 옮기겠습니다."

꾸벅 인사를 하며 말하는 제복 짱개. 춴 주임은 그런 그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리며 손짓한다.

그러자 여자를 싣고 온 트럭과 주차장에 서 있던 트럭이 서로 가까이 붙고 안에 있던 상자를 옮기기 시작했다.

아. 저래서 트럭으로 온거구나. 중간에 받아가려고.

보안 때문인가? 그래서 게이트로 안 옮겼구나. 서로 거래는 하지만 본거지들은 알리고 싶지 않은 거야.

상자는 금방 옮겨졌고 상자 중의 하나는 내려져 춴 주임 앞으로 놓였다.

발로 상자 뚜껑을 밀고 안에 들어있는 여자를 바라보는 춴 주임.

그리고 그는 주머니에서 잭나이프를 하나 꺼내더니 상자 안에 있는 여자의 목을 꾸욱 찔렀다.

빛이 되어버리는 여자. 그리고 상자 안에 남게 된 코인 주머니.

바로 코인을 먹은 춴 주임은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환한 얼굴로 제복 짱개를 바라보며 엄치를 치켜들었다.

그걸 본 제복 짱개들 역시 미소를 짓는데 별로 유쾌한 표정은 아니다. 억지로 웃어주는 느낌?

어쨌든 그렇게 상자가 다 옮겨졌고 춴 주임은 세단에 다시 올라탄다.

제복 짱개들이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세단이 공장을 빠져나간다. 그리고 그 세단을 따라가는 트럭.

"웃고 지랄이야."

그렇게 짧게 중얼거린 제복 짱개는 자신들의 부하를 향해 손짓했다.

SUV와 트럭에 올라탄 그들은 공장을 빠져나와 왔던 길을 돌아간다.

흐음…. 그래. 그럼 어쨌든 거래는 끝난 거지?

저 춴 주임인지 뭔지가 어쨌든 저 코인들을 인수한 거잖아?

그렇게 생각하고 잠깐 고민해본다.

본거지로 돌아갈 때까지 따라간 다음 거기 있는 놈들을 싹 잡아 죽이는 게 좋을까?

아니면 중간에 가지고 튀었다는 식으로 만드는 게 좋을까?

저놈들이 뭐 하는 놈들인지는 모르겠지만…. 본거지가 털리면 연구소 놈들도 그 소식을 들을 수밖에 없다.

그럼 또 뭔가 조치를 할지도 모르지. 안돼. 그건 별로 일거에 같다.

차라리 저 춴 주임인지 하는 놈이 중간에 먹고 쨌다는 게 낫지.

그렇게 결정했으면 바로 한다. 즐거운 날치기의 시간.

세단과 트럭을 따라가며 으슥한 곳으로 가기를 기다린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지나가는 녀석들의 차. 음…. 이 정도가 좋겠네. 여기쯤이면 뭐 문제없겠지.

바로 차를 지나가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산길을 오르는 세단과 그 뒤를 따르는 트럭을 향해 날아간다.

"수납."

가로세로 26미터의 수납이 그대로 그 입을 열었고 순식간에 세단은 물론 그 뒤를 따르는 트럭까지 한꺼번에 삼켜버린다.

[415,82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4,832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9,32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200,10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200,22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200,10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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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을 얻었다는 메시지가 계속해서 떴고….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씨발. 존나 편하네. 다른 개 짓거리를 할 필요 없이 순식간에 끝나버린 수금.

캬. 인생 진짜 편하네. 다시 한번 외쳐본다. 히든 스킬 만세다! 씨발.

들어온 코인들을 확인해보니 443만 정도.

파티가 유지되고 있으니 다 합치면 2,200만 정도다.

얼래? 여자 하나당 50만이 아닌가 보네? 100만인가?

계산해보니 대충 그게 맞는 거 같다. 흐음…. 뭐가 됐든 개이득이네. 어차피 수금할 코인을 먼저 당겨 받은 거지만.

어쨌든 됐다. 이제 대충 뒷마무리를 해야지.

수납을 열어 상자들만 하나씩 산길 밑에다가 뿌렸다.

그렇게 스무 개의 상자를 전부 내다 버리고 이번엔 트럭과 세단도 떨어뜨린다.

쿠웅! 쾅! 콰드드득

산길을 구르는 트럭과 세단. 이 정도 되면 아까 그 정장 새끼가 여자들을 빼돌리고 차를 처리한 것처럼 보일까?

뭐 알아서 조사해보겠지. 거기까지는 내가 신경 쓸 필요 없어. 난 시간만 벌면 되는 거니까.

그럼 이제 돌아가자. 연구소도 오늘 다 잡아 죽여야겠어.

어지간하면 계속 코인이 쌓이게 두고 싶지만, 이런 식으로 출하가 계속되면 결국 쌓아놓는 의미가 없다.

오늘은 내가 먹었지만 이런 일이 연속으로 일어나면 결국엔 녀석들이 수상하다고 생각하겠지.

그렇게 두면 안 된다. 아깝더라도 그냥 다 밀어버리는 수밖에.

일단 연구소로 순간 이동했다.

전부는 아니지만 여기저기 불이 꺼진 연구소.

조용한 그것을 보며 탐지를 한번 돌린다. 연구소 곳곳에 불은 꺼졌지만 아직 움직이는 기척들은 많다.

좋아. 그럼…. 아까 나갔던 제복 놈들부터 처리하자.

트럭이 향했던 길로 날아갔다.

그렇게 연구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까지 가서 기다리니 조금 뒤에 아까 그 SUV 두 대와 트럭이 돌아오는 게 보인다.

좋아. 그럼…. 한 번 더.

빠르게 SUV 쪽으로 날아가며 또다시 수납을 열었다.

SUV 두 대, 그리고 트럭까지 먹어치우는 수납.

[934,772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342,09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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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해서 뜨는 코인 획득 메시지.

크. 짜릿하다. 맛있어. 게다가 코인도 많다.

제복 짱개 여덟에 트럭 운전하던 놈까지 해서 총 아홉. 근데 나에게 들어온 코인이 220만.

그럼 총 합쳐서 1,100만이라는 소리네. 크. 달다 달아.

아까 그 가장 높은 제복 짱개놈이 코인이 꽤 있었나 보네. 고맙게도.

어쨌든 깔끔하게 해치웠으니 됐다. 아. 수납 안에 있는 건 뱉어내야지.

우한 게이트를 열고 그 위에서 수납을 열었다. SUV 두 대와 트럭이 수납에서 빠져나와 우한 게이트로 들어간다.

정말…. 우한엔 별걸 다 버리네. 진짜 쓰레기통이야.

저장 포인트를 한번 바꾸긴 해야겠어. 거기에 이것저것 다 내다 버렸으니 밑에 뭐가 많이 쌓여있을거 아냐.

일단 처리는 다 했으니 이제 연구소 차례다.

소장. 특히 제1 연구소 소장 그놈. 일단 그 녀석부터 납치해야지.

바로 연구소로 순간 이동했다. 그리고 천리안과 투시. 소장 놈이 있는 곳을 확인한다.

아까 소장 둘이서 대화하던 곳, 그 근처.

소장실이라고 적혀있는 곳에 옆 방. 거기에 제1 연구소 소장이 누워있다. 여자 한 명이랑.

이야. 이런 상황에서도 계집질이라니. 나이도 꽤 있어 보이는데.

저 여자는…. 연구원인가? 옆에 벗어 놓은 거 보면 연구원이 가보네. 흰 가운이 있네.

크. 야망이 넘치는 연구원이야. 그래. 연구 성과가 중요한 게 아니지. 몸으로 하는 게 더 빠르시겠지.

하긴, 그것도 어느 정도 반반한 얼굴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거지. 저 여자처럼.

어쨌든, 하기로 했으면 빨리해야지.

소장의 방 옆으로 블링크. 그리고 페이즈 아웃. 벽을 통과하고 해제한 뒤 바로 무효화와 수면을 건다.

늘 하던 패턴이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잠들어있던 남녀는 뭐 할 수 있는 게 없이 그대로 더 깊은 잠에 빠진다.

수원 벙커 게이트를 열고 침대에 누워있는 남녀를 염력으로 들어서 던져 넣었다.

그리고 나도 따라 들어가 바로 소장을 테이프 질을 한다.

여자는…. 뭐 필요 없지. 바로 죽였다. 잠든 채로 죽으면 행복한 죽음이라고 볼 수 있을까?

어휴. 뭔 개소리를.

그렇게 소장은 확보했다. 일단 반은 성공했고.

다른 소장을 잡아야 하나? 아마 이놈이 모든 정보는 다 알고 있을 텐데.

빠르게 기억을 읽어본다. 아. 그래. 히든 스킬 정보는 다 알고 있네.

그럼 제2 연구소 소장은 굳이 잡을 필요 없겠다. 그럼 이제 연구소 안에 있는 놈들은 다 죽여도 된다는 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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