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542화 (54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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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지

"오."

열심히 날아간 제2 연구소. 그곳은 이주가 한창이었다.

역시나 비슷하게 생긴 구조. 저기는 감옥일 거고, 저긴 구덩이고 연구소는 저쪽이고.

일부러 똑같은 구조로 지은 건가? 뭐가 됐든 알아보기 쉬워서 좋네.

어쨌든 연구소 앞쪽과 감옥 앞쪽에는 게이트가 하나씩 열려있다.

크기로 봐선 4미터가 넘네. 가서 실측했으면 좋겠는데. 그럼 게이트 연 녀석의 수준을 알 수 있잖아?

암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문제는 저길 어떻게 따라 들어가냐는 건데.

일단은 제3 연구소 저장해 놓은 곳을 여기로 저장했다. 그리고 녀석들의 이사를 지켜보며 빈틈을 찾아봤다.

아. 저 건너편이 어딘지를 모르니 이번엔 함부로 들어가기가 좀 그런데. 방법 없나?

추적 같은 거라도 배워야 하나. 영 불편하네. 역시 축소를 배워야겠어. 그러면 저런데 들어가기도 쉽겠지.

아. 추적? 잠깐만…. 굳이 내가 배울 필요 없잖아? 그래. 반사가 있잖아. 그리고 저 녀석들 은근히 추적 배운 놈들이 많아.

해보자. 이론적으론 가능한데…. 일단 해보면 되겠지.

이사하느라 정신없는 녀석들. 그런 녀석 중에 혼자 있는 한 놈에게 다가가 재웠다.

그리고 기억 읽기. 연구원 중에 축소가 있는 여자가 있길 바라면서 기억을 읽는다.

오! 있다. 있어. 있으면 됐어. 어디 보자. 별 네 개의…. 씨발. 이름이 이게 뭐라고 말하는 거야? 뭐라는 건지 모르겠다.

암튼 이름까진 알 필요 없지. 얼굴만 알면 되니까.

그렇게 다시 건물 바깥으로 나간 나는 하늘 높이 올라가 천리안과 투시로 추적이 있다는 그 여자를 찾아본다.

어딨냐…. 어딨냐…. 어딨냐. 아. 저깄다.

가만히 서서 짐 나르는 걸 지시하는 여자. 별 네 개의 직급이라 그런지 상당히 여유 있어 보인다.

이제 저 여자가 혼자가 되면 되는데…. 분명 기회는 온다. 그러니 기다리자.

한참을 기다리다 보니 드디어 기회가 왔다. 여자가 어딘가로 향하는 모습.

보니까 화장실에 가는 거다. 좋아. 화장실이면 편하지. 부디 화장실에 아무도 없어야 할 텐데.

다행히 여자가 가는 화장실 쪽에는 아무도 없다. 나이스. 일이 잘 풀리네.

화장실로 들어가 변기에 앉는 여자. 나는 바로 페이즈 아웃을 써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해제와 동시에 무효화, 그리고 매혹.

볼일을 다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여자는 나를 보고 환하게 웃는다.

아. 씨발. 이런 자리에서 그렇게 웃어봐야 기분만 나빠. 이쁘지도 않은 게.

"지금 연구소 옮기는 거. 어디로 가는지 위치 아나?"

"아뇨. 모릅니다. 어디로 가는지는 알려주지 않았어요."

"그럴 줄 알았다. 너 추적 있지?"

"네."

"잠깐만. 반사."

반사를 쓰고 다시 여자에게 말한다.

"나한테 써봐. 추적."

"추적!"

여자가 건 추적은 반사 때문에 오히려 여자에게 걸렸다.

됐어. 생각대로 됐다. 문제는 이제 이 여자에게 무효화를 쓸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내가 페이즈 아웃을 못쓴다는 것?

"너. 페이즈 아웃 없지?"

"네."

"광역 스킬 무효화는?"

"없습니다."

"자라."

여자를 재웠다. 그리고 방금 화장실에서 있었던 기억을 모두 지워버렸다.

이제부터는 타임 공격이야. 너무 늦어지면 곤란해져.

순간이동으로 아까 밖에 저장한 위치로 간 나는 바로 연구소 근처의 도시로 향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대로 사람들에게 매혹과 수면을 걸었다.

수면과 매혹을 써서 한계 수치를 밀어내야 해. 그래야 아까 그 여자에게 걸려있던 게 자연스럽게 풀리지.

그렇게 열네 명째에 수면과 매혹을 걸고 난 다음 바로 순간이동으로 제2 연구소로 향했다.

굿. 좋아. 추적은 문제없이 걸려있다. 그리고 여자는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전혀 모르고 있는 거 같다.

그저 볼일 보다가 깜빡 졸았다고 생각하겠지? 보니까 여기 연구원들은 좀 빡쎄게 굴리는 거 같으니까.

잘 됐어. 그럼 이제 나는 지켜보기만 하면 돼.

저 여자가 스킬 사용 불가 지대에 들어가거나 누군가 저 여자에게 광역스킬 무효화를 쓰지 않는 이상 나는 저 여자가 어디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패시브 적용을 안 하고도 마스터하면 2주 지속 이랬던가?

이렇게 반사가 됐을 때 내 패시브가 적용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건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아무리 봐도 오늘 이동하려는 거 같으니까.

그렇게 멀리 공중에 떠서 여자를 지켜본다. 게이트만 들어가면 여기서 이러고 있을 필요가 없는데.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여자는 들어갈 생각을 안 한다. 어휴. 지겨워. 그래도 기다리는 건 자신 있다.

이 정도는 우습지. 오히려 저 추적이 풀리는 게 걱정일 뿐이지.

제법 시간이 지나고 연구소의 모든 것들이 전부 게이트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연구원들도 하나씩 게이트로 넘어간다.

제발. 제발. 일단 넘어가기만 해라. 어딘지 위치만 알면 된다. 위치만.

드디어 추적 걸린 여자의 차례. 게이트 앞에서 한차례 확인을 하고 게이트로 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넘어간 여자. 그리고 저 멀리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오케이! 됐어! 좋아. 그럼 바로 간다.

한가롭게 날아갈 시간은 없다. 블링크를 연속으로 사용하며 빠르게 향한다.

근데 사라져버린 기척. 뭐지? 씨발? 왜 사라지지? 걸렸나? 걸리면 안 되는데?

일단은 계속 그 방향으로 블링크 한다. 대충 거리감은 잡았으니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있으니까.

빠르게 블링크를 섞어가며 날아가다 보니 딱 봐도 저 멀리에 연구소인듯한 건물이 보인다.

다행이야. 나이스. 발견만 했으면 됐다. 저 여자에게 걸린 추적은 이제 없어도 돼.

그렇게 도착한 곳. 일단 위치부터 저장했다.

그리고 아래를 살펴본다. 한가운데 있는 게이트.

그리고 거기에 나온 이들이 줄을 맞춰서 이동하며 또 한 번 검사를 받는다.

추적은 왜 풀린 거지? 들어온 사람에게 무효화를 쓰나? 근데 잘못 쓰면 게이트도 사라져버릴 텐데.

아. 바닥에 스킬 사용 불가 지대가 깔려있나? 그럴 수도 있겠네. 그거라면 이해가 가지.

매혹 같은 게 걸려있을 수도 있으니 미리 저렇게 싹 세탁하는 건가?

새끼들 치밀하네. 근데 아쉽게 됐어. 이미 나에게 발각됐으니까.

어쨌든 위치를 알았기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다. 내가 급할 건 없어졌어. 그러니 느긋하게 아래쪽을 살펴본다.

제2 연구소나 제3 연구소에 비해 모여있는 사람의 규모가 큰 거 봐서는 아마 제1 연구소의 인원도 이쪽으로 모았나 보다.

거의 두 배 정도 되는 거 보니 그럴 거 같네. 하긴, 갑작스럽게 옮겼으니 어쩔 수 없었겠지?

근데 여기는 구덩이가 없다. 음…. 그럼 그 코인들은 다 어디로 갔지?

감옥에 있던 여자들에게 먹였나? 결국, 죽여야 한다면 연구원에게 먹이진 않았을 거다. 아마 감옥 여자들이 먹은 게 맞겠지.

그런 여자들이야 죽여도 얼마든지 충원 가능하니까. 그럼…. 감옥은 어디냐.

아. 저긴가? 저긴가 보네. 근데 독방이 아니네? 서너 명씩 넣어놓은 거 보니 감옥이 부족한가?

하긴 비어있는 감옥은 없어 보이네. 좋아. 그럼 일단 그건 됐고.

연구원들은 검사를 모두 마치고 연구소 건물로 들어간다.

제복을 입은 짱개들의 엄중한 감시 속에 한쪽으로 차례로 들어가는 연구원들.

그래. 연구소 간에 서로 정보 교류를 하는 건 별 여섯 개의 소장밖에 없다.

나머지 연구원들은 정보 차단 때문이라도 다른 연구소의 연구원이 누군지도 모르니까.

급하게 이쪽으로 모은 거라 저렇게 감시하는 건가? 그럼 저 제복 입은 놈들도 실력 있는 놈들일까?

하긴 시시한 놈들은 아니겠지. 저 연구원들은 전투경험은 전무해도 스킬은 많이 가지고 있다.

뭐, 시너지 없이 엉망진창으로 스킬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적어도 스킬 이해도는 훨씬 높은 놈들이니까.

오히려 기상천외한 방법을 조합할 수도 있겠지.

그럼 저 제복 녀석들은 그걸 제압할 수 있는 놈들일 거고.

주의해야겠네. 어차피 방심 같은 건 안 하지만 말이지.

소장. 별 여섯 개 있는 소장 두 놈이 있을 거야. 다른 연구원들은 별 의미가 없어. 소장 두 놈. 그 두 놈만 잡으면 돼.

어디 있나. 어디 있지? 이번 연구소는 제법 커서 살펴보기가 힘들다. 고작 스킬 연구하는데 뭔 놈의 연구소가 이렇게 넓어?

하긴, 이놈들은 스킬에 대해서 위력이나 범위,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수치로 측정까지 하는 놈들이다.

저 연구소에 있는 저 장비들은 그런 걸 측정하는 장비들이고.

신기한 놈들. 과학으로 스킬을 측정하는 건 맘에 드네.

물론 그 연구 서류들을 봐도 반도 이해를 못 했지만.

어쨌든 제3 연구소의 서류는 중요해 보이는 건 전부 내 수납 안에 들어있다.

나중에 느긋하게 천천히 읽어봐야지.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계속 살피다 보니 드디어 소장을 찾았다. 제1 연구소와 제2 연구소의 소장이 서로 대화를 하는 모습.

붙어있었구나. 그러니 아무리 찾아도 안보였지. 어쨌든…. 저놈들이 저렇게 있으면 지금이 기회인가?

주변에 별 다섯 개 연구원들이 여섯 명 정도 있긴 하지만, 저들을 납치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 없을 텐데.

근데 지금 그래 버리면 아마 코인을 포기해야 할 거다.

연구소 두 군데에서 모인 코인. 그걸 포기하긴 너무 크지.

제3 연구소에서 먹은 코인만 해도 7천만이다. 두 군데면 1억4천. 다섯이서 엔빵해도 2,800만씩인데…. 그걸 포기할 수는 없지.

그러니 조금 더 기다려본다. 저 소장 놈들과 코인을 모두 챙길 수 있을 타이밍. 그때를 노려야지.

연구소는 됐으니 여기를 지키는 놈들이나 더 살펴보자.

아마 성급 파견대가 두 개는 있을 거다. 연구소당 하나씩은 지키고 있으니까.

아. 저깄네. 저놈들인가 보다. 게이트 저편에서 무게 잡고 지켜보고 있는 놈들. 일곱과 여덟. 합이 열다섯이라.

쟤들도 짭짤하겠지? 아. 저놈들을 어떻게든 다 잡아먹어야 하는데.

한번 당했으니 녀석들의 경계는 지금 최고조일 거다. 아마 당분간은 건드리기 힘들 거야.

지난번처럼 운 좋게 한 번에 일망타진할 수 있으면 좋은데. 쩝.

일단은 지켜봐야겠다. 녀석들의 긴장이 풀릴 때까지. 지금은 너무 경계가 심해서 뭘 어쩌진 못하겠네.

괜히 건드려서 또 녀석들이 움직이거나 아예 찾기 힘든 곳으로 숨어버리면 골치 아파져.

조심스럽게 다뤄야 해.

오히려 이놈들에게 원한 있는 놈들이 여기로 쳐들어오면 괜히 함부로 건들지 말라고 그 녀석들을 내가 잡아 죽여야 할만한 상황일 정도네.

그렇기에 느긋하게 가기로 했다.

녀석들을 지켜보면서 잠금 해제 스킬 숙련을 하기로 한 것.

물론 그 전에 기회가 나면 언제라도 들이칠 생각이지만, 잠금 해제를 마스터 하고 제약 해제를 배우면 녀석들을 잡아 죽일 확률이 더 높아질 거다.

나로서는 절대 손해 보는 일이 아니잖아? 그러니 열심히 잠금 해제 숙련을 한다. 느긋하게.

중간에 하루카에게도 다녀오면서 느긋하게 연구소를 지켜봤다.

하루카 쪽은 아무런 소식이 없다. 벌써 10일인데 왜 안 오지? 가면 그 새끼는 죽었나?

아무리 생각해도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게 아닐까? 근데 하루카 혼자 있는 걸 보면 궁금증이 생겨서라도 접촉을 해볼 텐데.

왜 접근을 안 하지? 지켜보는 게 아닌가?

아니면 어디 가서 뒤졌을 수도 있지. 그래. 뭐 한순간에 골로갈 수 있는 세상이잖아.

절대 강자니 어쩌니 해도 목숨이 여벌로 있는 게 아니니까.

어쨌든 거기는 뭐 날마다 확인하면 되고….

그렇게 이틀이 더 지났다.

중간중간에 미국도 한번 슬쩍 가보고 하루카도 또 보고 왔지만 뭐 별다른 것들은 없다.

연구소 이놈들은 빠르게 자리를 잡으면서 다시 원래 하던 짓들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스킬 숙련을 하면서 그걸 지켜본다.

구덩이는 없는 게 아니었다. 단지 부지가 좁아서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 만들었을 뿐.

연구소 두 개가 합쳐서 구덩이가 2백 개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마 사라진 제3 연구소의 것까지 포함된 것인지 구덩이는 3백 개가 만들어졌다. 그것도 이틀 만에.

그리고 오늘은 그 구덩이에 코인들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사람. 기존에 감옥에 있던 여자들이 하나하나 차례로 구덩이로 던져졌고 기척이 사라지는 게 확실하게 보인다.

참…. 대단하네. 되게 능숙하게 저 짓을 하고 있잖아?

게다가 감옥에 있던 여자들만 떨구는 게 아니었다.

웬 녀석들이 나타나서 게이트를 열었고, 거기에서 사람들이 꾸역꾸역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하나하나 차례차례 구덩이에 밀어 넣는 짱개들.

근데 저 사람들은 아무리 봐도 짱개가 아닌데? 저건…. 아무리 봐도 인도 쪽 사람들이잖아?

생각해보니 그렇네. 굳이 자국민들을 밀어 넣을 필요가 없어.

어차피 게이트만 있으면 거리는 무관하니까. 저놈들은…. 인도로 가서 인도놈들을 잡아다가 이리로 끌고 오는 거야.

그리고 코인을 합치는 거고. 코인이 합쳐지는 데는 국경이나 인종은 상관없으니까.

하. 독한 새끼들. 그럼 지금 인도는 정상 상태가 아닌가 보네.

이렇게 짱개들에게 유린당하고 있는 거 보면 대충 어떨지 상상이 된다.

게이트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인도인들. 이야. 대체 저게 몇 명이냐. 정말…. 짱개 놈들은 상상 이상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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