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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
"오빠! 일어나봐! 빨리!"
눈을 떴을 때 눈앞에 헐렁한 티와 거기 안에서 흔들리는 가슴골이 보인다면 그것 또한 즐거운 일이리라.
"히익. 뭐 눈뜨자마자 가슴을 만져!"
그렇게 말하는 승희지만 몸을 빼거나 내 손을 밀어내진 않는다.
아. 좋다. 가슴. 너무 좋아.
"아. 일어나보라니까. 이 오빠야! 빨리!"
"니가 누우면 되지 않을까?"
"어어?"
승희의 몸을 끌어당겨 내 품에 안는다.
깜짝 놀라는 듯하지만 안정적으로 내 품에 안긴 승희. 덕분에 나는 제대로 승희의 가슴을 움켜잡을 수 있었다.
"아잇…. 진짜. 만져주는 건 좋은데 내 이야기부터 들으라고! 앗. 꼭지를 그렇게 잡으면 아파!"
"미안. 뭔데 그래…."
"제약 해제! 생겼어!"
"어?"
정신이 번쩍 났다. 몸을 벌떡 일으킨 나는 승희를 바라봤고, 역시 몸을 일으킨 승희가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잠금 해제 마스터 했어?"
"어. 그랬더니 생겼어. 제약 해제."
"오…. 그럼 바로 배워야지."
"패시브 배우고 제약 해제도 배운다?"
"당연하지. 근데 코인은 있나?"
"있어. 아직 많아."
허공을 이리저리 누르며 스킬을 배우는 승희.
"배웠어!"
"그럼 바로 테스트해야지. 아. 잠깐만. 나 화장실 좀 갔다가."
"오줌 마려워?"
그러면서 나에게 올라타는 승희. 손으로 내 물건 쪽을 만진다.
"뭐 하는 거야. 화장실 간다니까."
"그러니까 이러지."
아침이라 발기돼있는데 오줌까지 마려운 상황. 거기에 승희의 공격.
오우. 살짝 위험할뻔했어. 지릴뻔했네.
염력으로 승희를 살짝 들어 옆으로 옮기고 재빨리 화장실로 간다.
"악! 이거 너무 반칙이야! 좀 더 괴롭힐 수 있었는데!"
화장실에 들어가 변기 앞에 섰지만…. 역시 쉽지 않다. 발기된 상태에서 오줌 싸는 건 정말 할 짓이 아냐.
미친 자지 놈아. 하나만 하자 하나만.
그렇게 볼일을 다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승희가 아쉽다는 표정으로 아직 있다.
"내 차례네?"
"어? 히익."
염력으로 양팔을 잡고 승희의 가슴을 입으로 물었다.
"하윽…. 미안. 미안. 내가 잘못했어. 미안하다구웃."
그런 승희의 항복 선언은 무시하고 헐렁한 옷까지 들춰서 실컷 가슴을 빨았다.
살짝살짝 야한 소리를 내면서 다리를 꼬는 승희. 계속해서 항복을 외치다가 결국에는 나한테 잔뜩 당하고 가쁜 숨을 몰아쉰다.
"나가자. 테스트하러."
"하아. 하아. 어우. 나도 쌀뻔했네."
그 말에 나는 바로 또 승희에게 달려들었다.
이번엔 가슴이 아니고 아래쪽. 내가 손으로 아래를 만지자 승희가 질색하며 외친다.
"으악. 하지 마. 하면 안 돼. 아윽. 앗. 하지 마!"
조금만 더 하면 꼼짝없이 실수할 것 같은 승희의 모습에 잡고 있던 걸 놔줬다.
그러자마자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는 승희.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나왔고, 나를 살짝 노려본다.
"위험했다고!"
"니가 먼저 했잖아."
"우씨…. 그러네."
그렇게 웃기는 짓을 그만두고 밖으로 나온 나와 승희. 미나와 세아, 안나도 궁금한지 따라나왔다.
"그래도 히든 스킬이 바로 나왔네. 결국, 별다른 조건은 더 없었어."
"근데 조건 치곤 너무 간단한 거 아니에요?"
승희의 물음.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같은 생각이라는 듯 나를 바라본다.
세아는 아직 표정이 썩 좋은 편은 아니네.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근데 너희들이 너무 쉽게 생각하는데, 티어13이 간단한 건 아냐."
"음. 그런가?"
"지금 세상을 돌아봐도 스킬 세네 개 있는 놈조차 그리 많지 않다고. 우리가 비정상인 거야."
"하긴, 우리는 오빠한테 다른 걸 다 지원받으면서 스킬만 배웠으니까."
"그래. 음식, 안전한 거주지, 보호자, 포션 값, 스킬 배우는 코인. 이게 다 갖춰져야 너희처럼 쑥쑥 클 수 있는 거지. 저거 중에 하나만 비어도 배우는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질 거라고."
"그래도 어딘가 우리 같은 사람들은 더 있겠죠?"
"있겠지. 없을 리가 없어. 우리보다 더한 놈들도 분명 있을 것이고."
절대. 절대로 내가 세상에서 가장 대단한 놈은 아닐 거다. 분명 그럴 거야.
그저 이 지구가 더럽게 넓어서 아직 못 만났을 뿐.
그리고 앞으로도 안 만나는 게 좋을지도 모르고. 아니지. 방심하고 있을 때 만나는 게 가장 좋지만.
"어쨌든. 테스트해보자. 음…. 니 스킬이…. 힐, 투명화, 비행, 폭발, 블링크, 진동파, 보호막, 데미지 감소, EMP, 반사, 테이밍, 탐지, 동물 탐지 그리고 지금 마스터한 잠금 해제. 맞지?"
"이야…. 나도 가끔 내 스킬을 헷갈리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바둑 같은 거지. 어떤 순서로 했는지 앞뒤 상황을 다 기억하니까."
"신기하네."
"암튼, 힐부터…. 근데 힐은 제약이라고 할만한 게 없네. 패스. 투명화? 패스, 비행도 패스. 폭발. 폭발. 폭발이라."
"폭발도 딱히 제약 없는 데요."
"아니지. 지면에만 쓸 수 있잖아."
"엥?"
"공중에 떠 있는 사람에겐 못 쓰지."
"아. 맞죠. 근데 그건 어떻게 테스트해요? 파티광 여자와 공중에 있는 사람 맞춰보면 되나?"
"그러면 되겠네. 일단 파티 받고."
"당신이 맞게요? 당신은 데미지 감소도 없잖아요."
옆에서 끼어든 안나. 걱정하는 표정으로 나에게 말한다.
"데미지 감소가 필요하나? 어차피 파티 걸면 폭발 데미지 안 받는데."
"그래도요. 걱정돼요. 내가 맞아볼게요."
"상관 없을 거래도."
"싫어요. 내가 할래요. 씅희? 나한테 써. 공중에 뜨면 되지?"
"어? 어."
"나에게도 파티 줘요. 데미지 감소!"
하여간 고집은. 나는 안나에게도 파티를 줬고 주는 김에 미나와 세아에게도 줬다.
파티를 받은 안나는 고개를 끄덕이곤 공중에 떴고 바로 외친다.
"써봐!"
"폭발!"
바로 폭발을 외친 승희.
펑!!!
공중에 떠 있던 안나에게서 폭발이 일어났다.
"히익!"
자기가 써놓고 깜짝 놀라는 승희. 보고 있던 미나와 세아도 마찬가지.
하지만 폭발이 사라지고 안나가 자신의 옷을 툭툭 털면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우리를 바라보며 말한다.
"무슨 걱정들을 그렇게 해요."
하여간…. 대범한 여자야. 눈 하나 깜짝 안 하네.
"제약 해제…. 됐네?"
그렇게 되면 상당히 좋아진다. 안 그래도 기본 스킬치고는 단점이 별로 없는 스킬인데.
이젠 공중에 떠 있는 사람도 맞출 수 있다니…. 보호막 없으면 그냥 뒈지겠네.
"좋네. 그럼 다음 테스트하자. 블링크는 됐고…. 진동파."
"진동파는 제약이 있나요?"
"글쎄. 내가 아는 건 모르겠네."
"그럼 넘어가죠. 보호막, 데미지 감소도 모르겠고…. EMP는요?"
"글쎄. 그것도 제약은 딱히 모르겠네. 반사도 그렇고 테이밍, 탐지, 동물 탐지…. 승희는 테스트 할 게 없네. 괜히 승희에 배우라고 했나?"
"괜찮아요. 이제 제약 잔뜩 있는 스킬 배우면 되죠."
"그래. 긍정적이라 좋네. 게다가 네 덕분에 다른 사람들도 다 맘 놓고 배울 수 있게 됐으니까. 게다가 이건 필수라고 볼 수 있으니 배워두는 게 맞긴 하지."
"그쵸. 좋게좋게 생각하자고요. 그래서, 나 이제 뭐 배워요?"
"이제 코인 탐지 배울 차례지?"
"네. 그거 배워요?"
"음…. 배우는 게 좋지. 좋은데…."
잠시 고민. 히든 스킬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스킬은 몇 개 있다.
있긴 있는데…. 코인 탐지를 계속 미뤄야 하나? 뭐가 좋으려나.
"음…. 히든 스킬이 있을 거라고 예상되는 스킬 배울래? 아니면 코인 탐지부터 끝낼래?"
"예상 스킬이 뭔데요?"
"얼음 회오리, 번개 파동, 광선, 채찍, 식물 조종, 염력은 내가 하고 있고, 발화, 금속화, 성장, 추적, 축소. 그 정도?"
"잠깐만요. 잠깐. 천천히 좀 말해봐요. 무슨 랩 해요? 근데 오빠는 그걸 다 외우고 다니는 거예요?"
"아까 말했듯이 바둑 두는 거랑 같아. 앞뒤 상황을 생각하면…."
"알았어요. 굳이 다시 말해주지 않아도 돼요. 뭐라 그랬죠? 얼음 회오리랑 번개 파동이랑 또 뭐요?"
"광선, 채찍…."
몇 번 더 스킬을 말해주자 스킬 이름들을 되뇌며 곰곰이 생각하는 승희.
"일단 코인 탐지부터 배울게요."
"그럴래? 알겠어. 그럼 그다음에 배우고 싶은 것도 미리 생각해 놓고."
"알겠어요."
"그럼 승희는 됐고, 미나랑 세아도 오늘 스킬 마스터 하나?"
"네. 저는 오늘 마스터 해요."
"어."
"오. 역시 비슷하게 가네. 그럼 미나는 오늘 눈보라까지 배우고 파이어 볼 배우겠네?"
"그렇죠. 눈보라는 숙련 필요 없으니까."
"그치. 그럼 미나는 됐고. 세아는? 세아도 동물 탐지 마스터 하면 코인 탐지부터 마스터 할래?"
"몰라."
시큰둥한 세아의 반응. 그런 그녀의 반응에 승희와 미나, 안나가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나와 세아를 바라본다.
나는 세아에게 다가가 그녀 앞에 섰고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미안해."
"아. 왜 또 사과하는데? 됐어. 사과도 그만해."
"세아야."
"아. 왜?"
나를 바라보는 세아. 나는 그런 그녀에게 바로 키스해버렸다.
"읍! 뭐 하는 거야! 다들 보고 있는데!"
얼굴을 붉히며 나를 밀어내는 세아. 하지만 밀어내는 힘이 약하다. 시늉만 하는 모습.
"자꾸 그러면 또 키스할 거야."
"아니 이게 뭐 하는 거야? 사과 맞아? 무슨 협박 하니?"
"맞아. 협박이야. 니가 웃을 때까지 계속 키스할래."
"미쳤어! 이게 뭐 하는 거야! 정말 제정신 아니네!"
누가 봐도 내가 하는 짓은 제정신 아닌 짓이지만, 차라리 세아에겐 이러는 게 낫다.
맨날 투덜거리면서도 강하게 밀어붙이면 결국은 넘어가는 녀석.
계속 저자세로 비굴하게 구느니 차라리 이렇게 뻔뻔하게 나가는 게 효과가 좋을 거다.
적어도 내가 아는 세아는 그래.
"악! 진짜! 알았어! 알았으니까 적당히 해! 제발!"
"그래? 그럼 웃어줘."
"적당히 하라고. 그만하면 됐으니까. 정도껏 해야지."
음. 너무 뻔뻔했나? 그래도 세아의 표정은 아까보단 많이 풀렸다. 효과가 없는 건 아니네.
"그래서. 코인 탐지부터 배울 거야?"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또 키스한다?"
"아! 진짜! 미치겠네! 알았어. 코인 탐지부터 할게. 됐냐?"
"응. 알겠어. 고마워."
"진짜. 내가 저런 인간이 뭐가 좋다고 이렇게…. 어휴."
"그래. 나도 너 좋아. 매우 많이."
"진짜!"
승희와 미나, 안나는 아까까진 몰래 웃다가 이제는 아예 대놓고 웃는다.
쟤들이 웃는 거 보면 내가 하는 짓이 선 넘는 짓은 아닌거 같아서 다행이다.
진짜로 막장 짓이었으면 정색했겠지.
어쨌든 그렇게 넘어가고 다들 각자 할 일을 한다. 그럼…. 나는 뭘 하나.
염력을 마스터 하긴 해야 하는데. 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가야겠다.
가서 빌런 놈이 나타나는지 지켜보면서 숙련해야지.
"다녀올게!"
그렇게 인사를 하고 순간이동. 뉴욕을 저장해 놓은 건 성연의 집이기에 그곳으로 향한다.
"어! 엄마 만나게 해준 아저씨!"
성연의 집에 도착하자 성연의 아들이 나를 보고 아는 척한다.
"아저씨 아니고 형."
"형?"
"그래. 기왕이면 형이라고 해라. 아직 애라서 사회생활 할 줄을 모르는구나."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느새 성연이 다가오더니 애를 자신의 뒤쪽으로 슬쩍 숨긴다.
"왜 그래. 내가 뭐 애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애한테 접근하지 마요."
"그럼 너한텐 접근해도 되고?"
내가 한 걸음 다가서자 성연이 주춤거리며 물러난다.
"흠. 쟤 이름이 뭐라 그랬지? 민후라 그랬나? 민후야. 안 졸리니?"
"네?"
내가 말하자 성연은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크. 순도 100퍼센트의 경멸. 나는 저걸 보고 싶어서 이러는지도 몰라. 오싹오싹하거든.
"너. 초코바 좋아하니?"
하루카에게 보여줬던 것과 똑같이 수납을 작게 열어 공중에서 손에 초코바를 꺼낸다.
그걸 보고 깜짝 놀라는 녀석. 이번엔 다른 손에도 초코바를 꺼냈다. 그리고 녀석에게 내밀자 냉큼 받는다.
"최민후!"
"네!?"
성연이 소리 지르자 깜짝 놀라며 자신의 엄마를 바라보는 민후.
자기도 소리를 지르고 깜짝 놀랐는지 주춤하는 모습의 성연.
"아. 니가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안 하고 받아서 그러나 보다."
"아아. 감사합니다. 아저씨. 아니 형."
"그래. 예의 바르네. 착하다."
그렇게 초코바를 받고 희희낙락하는 녀석을 보다가 몸을 일으켜 성연을 바라본다.
근데 저 녀석 좋아하는 모습이 역시 미국에 있던 놈인가 보네. 여기는 초코바가 그렇게 희귀한 게 아니니까.
한국에 있던 놈이 받았으면 아주 좋아서 난리를 피웠을 텐데.
“왜 애꿎은 애한테 신경질이야.”
"민후한테 함부로 말 걸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럼 니가 말 상대 해줄 거야? 다른 상대도 괜찮은데."
차마 애가 옆에 있어서 쌍욕을 하고 싶은 걸 참는 모습이다.
계속 이렇게 이죽거리고 싶지만 그만하자. 뭐든 적당히 해야지. 적당히.
"신영이하고 이야기할 거니까, 함부로 들어오지 마. 신경도 쓰지 말고. 알았지?"
그렇게 말하고 신영의 방문을 열었다.
아. 마지막에 저 눈빛. 진짜 중독되겠네. 진짜 벌레 보는 듯한 표정이잖아? 왜 이렇게 저 표정이 좋지?
나도 확실히 정상이 아니야. 진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