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493화 (49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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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번째 스킬

자는 게 확실해 보이는 성연. 자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편집 점을 만들지.

조금 더 지켜본다. 자는 거 맞지? 자야 하는데? 내가 재우는 건 의미가 없다. 본인이 스스로 잠들었어야 해.

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게 묘하게 이상하단 말이지. 투시로 손 밑을 보니 눈은 감고 있긴 한데.

30분을 지켜봤는데 미동도 없으면 그건 자는 거라고 봐야겠지? 숨 쉬는 것도 그렇고.

됐어. 그럼 가자. 테스트하러.

반사만 두른 상태에서 바로 방 안으로 들어간다. 잠든 게 확실한지 내가 들어오는 것도 모르는 성연.

바로 옷을 벗어서 수납에 넣었다. 그리고 자는 성연의 이불을 들쳤다.

화들짝 놀라서 깨는 여자. 그런 여자를 힘으로 제압하면서 옷을 벗기기 시작한다.

"뭐야! 너 뭐 하는 거야! 미쳤어!?"

악다구니를 쓰면서 반항하는 성연. 하지만 이미 해봐서 안다. 힘으로는 나를 이길 수 없지.

성연의 두 손을 머리 위로 모아 한 손으로 눌렀다. 미친 듯이 몸부림치며 발로 나를 걷어차려고 하지만 소용없다.

오히려 다리를 발버둥 쳐준 덕분에 입고 있던 바지를 벗기기 쉬워졌다. 돌핀 팬츠 비슷한 짧은 바지. 그리고 속옷.

"놔! 놔! 미친놈아! 이럴 줄 알았어! 미친 새끼!"

뭐라고 하든 나는 내 할 일을 한다. 알몸이 된 하반신. 그 다리 사이에 몸을 끼워 넣었다.

그것만으로도 다리를 어떻게 할 수가 없어진 성연.

나는 자유로운 한쪽 손으로 이번엔 윗옷을 올린다.

브라는 하지 않고 있어서 좋네. 바로 가슴을 움켜잡았다.

"익…. 이익…."

이젠 소리 지르진 않고 이를 악물고 붙잡힌 팔을 빼려고 힘을 쓴다.

풀릴 리가 없지. 내가 놔주지 않는 한 불가능해.

하지만 몸을 뒤트는 건 조금 짜증 난다. 배를 한 대 때리면 좀 얌전해지려나? 근데 때리는 건 좀 싫다. 그러고 싶진 않아.

웃기는 새끼. 강간하고 있으면서 때리는 건 싫다니. 뭐라는 건지. 참나.

어쨌든 그런 상태에서 계속 성연을 붙잡아 놓는다. 잔뜩 힘을 쓰고 있기에 금방 지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래간다.

꾸준히 운동한 덕분인가? 생각보다 체력이 좋네. 하지만 그것도 여자 기준이다.

게다가 이 여자가 한 건 유산소 위주의 러닝이잖아? 그…. 뭐냐. 근력운동. 그런 건 아니라 결국엔 금방 쳐진다.

한결 힘이 빠진 성연. 그리고 벗은 상태에서의 몸부림은 오히려 나에게 짜릿한 자극을 줬다.

잔뜩 커져 있는 자지. 그걸 한 손으로 잡고 아직도 몸을 비트는 성연의 보지 입구에 맞춘다.

"씨…. 발…. 새끼."

음. 역시 이런 반응 좋아. 어차피 욕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그렇게 잔뜩 이를 악문 성연의 뻑뻑한 보지살을 내 귀두가 헤치고 들어간다.

그리고 천천히 비빈다. 욕을 하든 반항을 하든 여자의 몸이란 건 어쩔 수 없다. 젖어 드는 건 스스로 조절할 수 없어.

남자가 발기를 맘대로 못 푸는 거랑 마찬가지야.

내가 귀두로 비비자 찌걱거리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렸다.

성연의 이를 악문 절망적인 으르렁거리는 목소리. 그에 반해 천천히 젖어 드는 보지.

결국, 내 자지는 점점 안으로 파고 들어간다. 가뿐하게 두세 번의 움직임으로 결국 안쪽 깊숙한 곳까지 다 들어가 버렸다.

"죽일 거야. 죽여버릴 거야. 감히 너 같은 새끼가…. 두고 봐. 너 내가 죽여버릴 거라고."

저주하듯 나를 똑똑히 노려보면서 무섭게 읊조리는 여자. 좋아 좋아. 감정이 격할수록 좋다.

이것도 다 테스트의 일환이니까.

어디 한번 뇌에 각인할 수 있을 정도로 화내보라고. 과연 그 기억이 남아있을 수 있는지 궁금하니까.

성연의 저주와 악담은 한 귀로 흘리고 나는 내 할 일을 한다.

말하는 것과 다르게 흥건하게 젖어버린 아래쪽. 잔뜩 비아냥거리고 싶은데 관둔다.

어차피 의미 없는 조롱이니까.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지.

입으로는 험한 말을 계속 내뱉고 있지만 어쨌든 성연은 이쁜 여자다. 몸매도 좋고 가슴도 크고 허리도 잘록하고 떡감도 좋다.

아이를 낳은 여자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 몸이잖아? 이럴수록 최 이사 그 새끼는 정말 뭐하는 새끼인지 의심이 된다.

김유리가 그 정도였나? 이해를 못 하겠어.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과격하게 성연의 몸에 내 자지를 박아넣은 나는 금세 사정감을 느꼈다.

크. 자극이 너무 심했나 봐. 조금 빠르네.

참을 때까지 참다가 최후의 순간에 자지를 빼내서 성연의 배에 정액을 쌌다.

여자의 몸에 정액을 뿌리는 건 뭔가 묘한 기분이 든다.

안에다가 싸는 거랑은 조금 느낌이 달라. 이걸 무슨 느낌이라고 하지?

동물이 마킹하는 거랑 비슷한 느낌인가? 잘 모르겠네.

"조루 새끼. 별 볼 일 없는 새끼. 병신. 섹스도 못 하는 새끼."

계속해서 중얼거리는 성연. 어우. 귀담아듣지 말아야지. 무섭게.

무효화를 쓰고 재웠다. 자. 이제 뒷정리할 시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는다.

안에다 안 싸고 배에다 싼 이유가 그거다. 안에다 싸면 뒤처리하기가 힘드니까.

배에 쌌던 정액, 흐트러진 이불, 벗겨놓은 옷…. 전부 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는다.

최대한 똑같이 해놓고 마지막에 얼굴에 있던 손까지 올려놨다. 아. 기억부터 지워야지. 바본가?

성연이 잠들었던 이후의 기억. 그러니까 내가 등장해서 강간한 기억을 통째로 지웠다.

내가 하고 싶은 테스트는 그거다. 조작된 기억. 그리고 그 이후에 있었던 일을 기억 삭제해버리면 어떻게 되는가?

내 생각으로는 당연히 강간 당한 건 없던 일이 되어버리니 아까의 감정 그대로 이어질 거 같다.

근데 이 스킬이란 게 내 마음대로 안 되잖아? 괜히 또 일어나서 머리 아프다고 웅크리면 골치 아파지니까.

그렇게 기억을 모두 다 지우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성연을 점검했다. 음. 됐나? 된 거 같지?

근데 살짝 벌려진 입 사이로 뭔가 불그스름한 게 보인다.

자세히 보니 피다. 아니…. 웬 입에 피가. 아까 입술이라도 씹었나? 아니면 혀?

어쨌든 그냥 둘 수는 없지. 바로 포션을 하나 샀다.

그냥 먹여도 되나? 근데 성연의 입술이 너무 탐스럽다. 으음. 좋아. 어차피 재웠으니까. 괜찮겠지?

포션을 입에 한 모금 한 다음 성연과 입을 맞췄다.

여자의 입술은…. 상당히 부드럽다. 이렇게 입을 맞출 때마다 느끼는 생각.

가슴이랑은 또 다른 느낌이야.

입안에 포션이 들어오자 무의식중에 그걸 삼키다가 사례가 걸린 듯 기침을 하는 성연.

그래도 잠은 안 깬다. 음. 이 기억도 남으려나?

어쨌든 입안에 피는 더 안 보이는 거 같다. 아마 포션이랑 같이 쓸려갔겠지. 입안에 상처는 포션이 치료해줬을 거고.

다시 한번 기억 읽기로 뭔가 기억이 있는지 살펴본다. 방금 사레들린 건 기억이 없네. 무의식이라 이건가.

어쨌든 됐다. 테스트 끝. 이제는 결과만 확인하면 돼.

다시 아까 있던 모습 그대로 돌아간 성연. 그녀의 기억에서 강간당한 기억은 없다.

참…. 무서운 스킬이야.

이 기억 스킬들 때문이라도 이젠 누군가와 함부로 접촉하는 게 힘들 거 같아.

물론 기억 읽기와 삭제, 조작은 잠깐의 터치로는 불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모르는 일이잖아?

만지기만 해도 기억을 조작할 정도로 능숙한 놈도 있을 수 있으니까. 아예 몸에 닿지 않는 게 낫지.

그렇게 방을 나섰다. 성연은 세팅이 끝났어. 이젠 신영의 차례.

웬만하면 성연의 테스트 결과를 보고 신영을 건드리고 싶지만, 저 여자도 이제 자연스럽게 깰 때가 됐다.

그래야 앞뒤가 맞으니까. 자는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는데 멀쩡했다고 했으니 오래 자게 둬선 안 돼.

신영의 방으로 들어가 그녀의 기억도 조작한다.

한번 해봐서 그런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아직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신영 역시 성연처럼 그 가상의 괴한에게 스킬 같은 것을 맞고 잠든 것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신영의 기억도 조작 완료. 이제…. 이들의 작업은 끝났어.

이제는 두 여자가 자연스럽게 깨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둘 다 두 시간이 넘게 남은 수면. 그냥 강제로 깨울까? 아니다. 그냥 둬야지. 자연스럽게 두어야 해.

억지로 뭔가를 하는 건 어색함만 생길 뿐이야.

그대로 놔두고 그냥 벙커로 돌아간다. 가서 한숨 자고 오자. 오늘 하루는 꼬박 이걸로 날렸네.

아. 올가나 잠깐 보고 와야겠다. 그 여자는 죽으면 안 되니까. 뭐…. 자살할 정도로 독한 여자는 아닌거 같으니 걱정은 안 하지만.

멀티 벙커로 가서 올가를 보니 그냥저냥 잘 있는 거 같다.

흑흑 거리면서 울고 있는 게 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뭐 저런 기억이야 다 지워버리면 되니까.

아. 기억 삭제랑 기억 조작. 진짜 좋은 거 같네. 자잘한 것들은 전부 다 지워버리면 되니까 신경을 덜 써도 돼서 좋다.

지극히 편리한 스킬들이잖아? 성연의 테스트가 잘 나와야 할 텐데. 그래야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올가도 확인했으니 바로 집에 돌아간다.

가자마자 바로 한숨 때려야지. 내일도 뭐가 됐든 바쁜 하루가 될 테니 피로는 풀어두자.

다음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바로 수원으로 넘어갔다.

과연 어떻게 됐을까? 최신영은 일어났을 거고.

둘이 무슨 이야기는 했으려나?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네.

벙커 구석에서 투명화만 쓴 채 투시로 여자들을 살펴본다. 어차피 여기 있는 여자들은 탐지가 없으니 이래도 상관없지.

우두커니 인공정원에 앉아있는 신영. 그리고 역시나 운동을 하는 성연.

정말 얘들은 변하는 게 없구나? 저게 무슨 기본 자세야? 신기한 여자들이야 정말.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을 들여다보고 싶지만 일단 참는다. 지금은 할 일이 따로 있어.

바로 페이즈 아웃을 썼다. 그리고 비행장으로 올라갔다.

벙커로 내려가는 비상계단. 내가 흙으로 막아버린 그 계단.

거기로 내려갔다. 그리고 수납을 이용해서 흙을 퍼내기 시작했다.

아. 막을 땐 편했는데 퍼내는 건 겁나 귀찮네.

그래도 한다. 수납을 써서 하는 거라 그리 소음이 나지는 않지만, 최대한 요란스럽게 흙을 치운다.

그래야 성연과 신영이 이쪽에 관심을 가지잖아? 그렇게 한참을 작업하고 있으니 투시에 내 쪽으로 다가오는 두 여자가 보인다.

아마 지속적인 소음이 들리니 와본 거겠지? 그런 두 여자의 표정에 일말의 희망감이 떠오르는 게 보였다.

좋아. 배우들은 모두 모였어. 그러니 빨리 치우자.

흙을 거의 다 치웠을 때까지도 성연과 신영은 문 안쪽에서 계속 이쪽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거의 한 시간이 넘었는데도 계속 서 있네. 그만큼 기대하는 건가?

음. 이제 나도 연기를 해야겠네. 흙을 한줌 집어 일부러 옷에다가 뿌렸다.

얼굴에도 조금 바르고 손이랑 머리에도 조금 묻힌다. 정작 나는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흙을 퍼냈는데 말이지.

그렇게 비상계단 문이 열릴 정도로 흙을 치운 나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 상황에 몰입한다.

자. 연기할 시간이야. 잘해보자. 권성철.

비상계단 문을 열자 보이는 두 여자.

"뭐에요. 여기에서 뭐 하고 있는 거예요? 아. 그쪽 분은 일어났네. 다행히."

다행이라는 투. 하지만 무덤덤하게 내가 열었던 문을 다시 한번 여닫아본다.

저들에겐 관심 없다는 듯 무심하게. 그렇게 문을 여닫은 뒤 여자들을 바라본다.

"저기…."

나를 향해 조심스럽게 말을 거는 성연.

오. 저런 태도를 보니 적어도 어제 강간한 건 기억 못 하나 보다. 좋아. 이러면 걱정은 없어졌다.

조작 이후에도 기억 삭제는 맘대로 해도 된다는 거네.

"말한 대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통로는 치워놨어요. 이제 나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나갈 수 있어요. 그럼. 이만."

"잠깐!"

내가 어제처럼 사라지려고 하자 후다닥 다가와 내 옷을 잡는 성연.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나는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캬. 이런 짜릿함이라니. 하지만 내색할 수는 없지.

담담한 척. 아무것도 아닌 척. 그렇게 성연을 바라본다. 상처받았다는 듯이, 거기에 귀찮다는 듯이.

"왜요."

"미안해요. 진심으로 사과할게요. 어제 내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어요."

"알아요. 신경 안 써요."

크. 내가 했지만 정말 연기 괜찮았다. 신경 안 쓴다고는 했지만, 정이 뚝 떨어졌다는 듯 쌀쌀맞은 말투.

성연 역시 그걸 못 느낄 정도로 바보가 아니다.

아니 이정도면 내가 빈정 상했다는 걸 유치원생도 알겠지.

내 옷을 붙잡고 있는 성연의 손을 정중하게 떼어놓자 그녀가 다시 다급하게 나를 잡는다.

"자꾸 그렇게 가려고 하지 마요. 아직 신영이도 고맙다는 인사를 못 했는데."

성연이 그렇게 말하자 신영이 주춤거리며 내게 다가오더니 말한다.

"구해주셨다고…. 들었어요. 감사합니다."

아. 저렇게 다소곳한 여자였나? 신기하네. 게다가 이렇게 보니 진짜 이쁘고.

어쨌든 이 상황이 엄청 맘에 들었다.

원하는 대로 딱딱 맞아 떨어진 상황. 내가 가장 바라던 전개.

처음에 완전히 잘못 끼워졌던 단추. 그 단추가 제대로 끼워진 셈이다.

물론 그사이에 기만과 스킬. 속임수와 사기가 잔뜩 들어가긴 했지만…. 어쨌든 저들은 그걸 모르니 상관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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