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477화 (477/703)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정보 수확자

불쌍한 파룬궁 녀석들에게 정보를 얻고 집으로 바로 돌아가 죽은 듯이 잠들었다.

물론 셀프 수면은 썼다. 힘들다고 잠들 수 있었으면 나는 날마다 내 몸을 혹사했겠지.

다음날. 간략하게 네 여자에게 어제의 한파에 대한 것들을 설명해줬다.

그리고 혼자서 어제의 격전이 있던 곳을 살펴보러 갔다. 혹시 뭐라도 더 건질 게 있나 싶어서.

습격을 받아 엉망이 된 감옥은 공산당 짱개들이 부산스럽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럴듯한 광역 스킬 하나만 딱 있으면 그냥 내다 꽂아버리고 싶네. 진짜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니는 게 바퀴벌레 같잖아?

어차피 저놈들에겐 얻을 게 없다. 운 좋은 놈들. 고마운 줄 알아라.

다시 우한으로 빠르게 블링크를 섞어서 이동한다.

그리고 저장. 게이트를 열고 승미세안 네 여자를 불러온다.

어제의 한파는 사라졌기에 다시 훈훈한 날씨로 돌아온 우한.

파티를 하고 물고기를 테이밍 해 강에 풀어놓은 다음 모두 벙커로 돌려보낸다. 그리고 나는 러시아로 이동한다.

다시 시작된 지겨운 비행. 하지만 오늘은 그나마 낫다.

어제 읽었던 기억들. 곱씹어 볼 게 많으니까.

파룬궁 녀석들. 규모나 아지트조차 명확하지 않은 놈들.

워낙 점조직으로 이뤄져 있으니 핵심 간부들조차 총인원이 정확하게 어느 정도 되는지 알지 못할 정도.

하지만 주요 핵심 간부는 총 열 명. 그냥 간부까지 합치면 스무명 정도. 그중 어제 나한테 죽은 간부가 둘.

'쓸만한' 활동 인원이라고 하면 거의 백여 명 정도 된다.

쓸만하다는 정의는 스킬이 여덟 개 이상 되는 놈들을 말한다.

약간씩 부족한 게 있겠지만 어쨌든 기본기는 전부 갖추고 특별한 스킬들 한두 개씩은 가지고 있는…. 딱 그 수준.

공산당 녀석들의 지급 파견대와 성급 파견대에 비하면 초라한 세력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정예들의 수준으로 따지면 크게 뒤지진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 강할지도?

가장 스킬이 많은 녀석은 파룬궁 무리의 리더 옆에 있는 돌격대장 녀석.

그게 어제 감옥에 갇혀있던 그놈이다. 호리호리하던 그놈.

생긴 건 지능캐처럼 생겼는데 의외로 돌격대장이다. 하긴. 스킬이 있으니 외모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지. 아무렴.

알려진 바에 의하면 녀석의 스킬은 열네 개다. 다만 말로만 그렇게 들은 거라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

하긴 누가 자기 스킬 개수를 막 흘리고 다니겠어. 게다가 가진 스킬을 하나씩 꼽으며 알려주거나 할 리도 없다.

자기들끼리도 정확하게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녀석들. 신중한 것인지 아니면 지휘 체계가 엉망인지 잘 모르겠다.

근데 신중한 게 맞겠지. 스파이나 프락치 같은 놈들이 껴있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으니까.

아니다. 매혹이 있으니 스파이나 프락치는 있기 힘들겠구나.

사상검증 따위는 스킬 한방이면 끝이니까.

아마 못 믿어서가 아니라 아마 이런 식으로 잡혔을 때 정보 유출이 되지 않기 위함인지도 모르겠다.

정보를 빼갈 수 있는 방법이 많잖아? 예전처럼 무식하게 고문하지 않아도 엘레강스 하게 정보를 뺄 수 있어.

무려 매혹만으로도 모든 게 가능하지. 결국은 기승전매혹이네. 어휴. 하긴 매혹이 개씹사기 스킬인건 맞긴 하지만.

어쨌든 녀석들의 근거지나 조직 구성도 같은 건 별로 알고 싶지 않다.

그런 걸 몰라도 갸들도 잘 살고 나도 잘 살겠지. 그러니 필요 없어.

중요한 건 스킬이다. 정보 중에서도 가장 값진 정보.

다행히 기분 좋게도 녀석들에게 스킬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었다.

내가 모르는 스킬들의 효과를 안다는 건 정말 정말 좋은 일이야.

알아서 배우고 테스트까지 해주다니. 고마운 녀석들.

일단 지옥. 직접 눈으로도 본 스킬.

범위 안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시야를 빼앗는 어둠을 내린다.

일단 그것만으로도 효과는 확실하다. 어쨌든 사람은 눈으로 뭔가를 봐야 하는 동물이니까.

물론 투명화 때문에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이 투명화를 배운 건 아니잖아?

투명화와 마찬가지로 탐지가 없으면 그냥 끝이다.

게다가 더 무서운 건 환각과 환청, 정신 착란이라는 추가 효과가 따라온다.

사실 이게 핵심이다. 정신계 공격이라 보호막으로도 막을 수 없는 가드불능의 치명타.

한자리에서 가만히 웅크리고 있으면 된다고는 하지만…. 그게 쉬울 리가 없다.

당장이라도 누가 모가지에 칼을 찔러넣을지 모르는데 그렇게 침착할 수가 있을까? 안되지.

거기에 추가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기에 블링크 같은 것도 불가능하다.

순간 이동이나 페이즈 아웃 같은 거로 자리를 이탈하지 않는 이상은 답이 없는 스킬.

그렇게 정신계 공격에 당하면 그것만으로도 사망에 이른다. 아. 이것도 직접 봤지.

범위 안에 있는 놈들은 다 사라져버렸잖아. 스킬 사용 불가 지대 안쪽에 있는 놈들 말고는.

그게 진짜 웃기다. 티어12의 스킬임에도 스킬 사용 불가 지대에 막힌다는 게.

따지고 보면 스킬 사용 불가 지대 저게 최강 스킬인 거 같아. 하여간…. 정말 꼴 보기 싫은 스킬이야.

암튼 그렇긴 해도 지옥 스킬은…. 생각보다 괜찮다.

시야를 막아버린다는 게 좋다. 일단 타겟형 스킬들은 전부 못쓴다고 봐야 하니까.

타겟팅을 하지 않는 방출형 스킬들이야 마구 난사할 수 있겠지만 주변에 동료가 있거나 한다면 그런 짓도 힘들 거고.

미나가 천국의 문을 배우고 나면 이것도 배워보라고 할까?

지옥 역시 토네이도처럼 페널티는 있었다. 하루에 한 번. 제한적인 사용.

그렇기에 고티어 광역 스킬들은 여러 개 배우는 게 나을 거 같다.

근데 그 개고생을 해서 배워놓고 하루에 한 번이라니. 존나 감질나네.

물론 위력이 씹사기니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그래도 좀 그래.

사용하고 싶을 때 마음껏 못쓴다는 건 활용도가 너무 떨어진다. 내 스타일은 아냐.

다음 스킬은 티어14의 카타스트로피.

간부 두 놈의 기억을 읽고 제법 쓸만한 정보를 많이 얻었다.

카타스트로피 역시 하루에 한 번밖에 쓰지 못하는 스킬.

그리고 이걸 배운 그 돌격대장 녀석은 나흘 전에 이 스킬을 배우고 딱 네 번 썼다.

그렇게 쓴 스킬로 해일 한 번, 지진 한 번, 메뚜기 떼(!?) 한 번이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허베이에 몰아닥친 한파까지 총 네 번.

아니 씨발…. 메뚜기 떼라니. 게다가 해일, 지진, 한파…. 이건 아무리 봐도 자연재해다.

카타스트로피는 자연재해를 불러오는 스킬이 맞나 보다. 효과가 그렇잖아.

근데 메뚜기 떼도 어처구니없지만 지진도 어이가 없다.

솔직히 궁금했다. 왜 지진 스킬이 없는지.

메테오와 지진. 무조건 있어야 하는 스킬이잖아? 그것도 무지막지하게 센 형태로?

메테오는 나왔는데 지진이 나오지 않아서 의아했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다니. 의외다. 단독으로 쓸 수는 없는 건가?

어쨌든 황당한 스킬임은 틀림없다. 해일…. 산샤댐을 부숴본 나는 이제 그 위력을 확실히 안다.

물 그까짓 거 정신 차리고 피하면 살 수 있는 거 아냐? 암만 해봐야 고작 물인데?

이런 식으로 말하는 새끼가 있으면 친히 녀석을 묶어놓고 눈앞에서 아무 댐이나 박살 내줘야지.

그럼 놈도 이해할 거다. 자기 주둥이가 대단히 큰 실례를 저질렀다는 걸.

어쨌든 대량학살에는 그만한 스킬이 없어보인다. 근데 조금 아쉽긴 하다.

단독으로 쓰자니 살상력이 부족한 느낌?

다수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건 사실이지만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되긴 힘들다.

스킬이 있으면 다들 피할 수 있는 것들. 스킬로 강해진 인간이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할 수는 있잖아?

진짜 그야말로 양민 대량학살용 스킬이다. 세상을 이렇게 만든 놈들의 취향이 잔뜩 들어있는 거 같아.

그 새끼들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죽일까? 하고 날마다 아침 회의때 커피 한잔씩 들고 진지하게 고민할 거야. 개새끼들.

어쨌든 그렇게 지옥과 카타스트로피가 있고…. 티어12의 효과 공유라는 스킬도 성능을 알았다.

어떻게 보면 이 스킬이 가장 개쩌는 스킬이라고 생각한다.

시야 공유- 공유 - 효과 공유로 이어지는 스킬 트리.

시야 공유는 말 그대로 시야를 공유하는 거다. 녀석들의 기억에도 시야 공유를 받는 모습을 봤었다.

내가 천리안을 쓴 것과 마찬가지로 줌인과 줌아웃이 되는 시야. 문제는 '공유'라서 공유 당한 사람은 자유가 없다.

공유해준 사람이 보는 대로 볼 수밖에 없는 스킬.

그리고 그냥 공유 스킬. 이건 시야 공유의 확장이다. 시야뿐만 아니라 다른 감각까지 공유가 가능한 스킬.

느낌, 기분, 촉감, 냄새, 불안감이나 기쁨까지 공유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쩌는 건 야한 짓도 된다는 거다.

공유를 쓰고 섹스를 하면 상대가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스킬.

오오. 진짜 이런 스킬이 있었어. 이름만 보고 혹시나 했는데 말이지. 진짜 있을 줄이야.

스킬 만든 새끼들도 어지간히 미친 새끼들인가보다. 이런 스킬을 만들어 놓은 거 보면.

암튼 갑자기 겁나 배우고 싶어졌다. 이 스킬을 쓰고 여자에게 걸고 절정에 보내면 그 느낌을 공유할 수 있어.

단숨에 내 위시리스트에 바로 등재됐다. 물론 이 스킬만 보고 시야 공유를 배운다는 건 낭비일 수도 있지만…. 다음 스킬이 사기니까.

효과 공유. 말 그대로 버프 스킬을 공유한다.

투명화가 없는 이에게 투명화를. 천리안이 없는 이에게 천리안을. 탐지가 없는 이에게 탐지를…. 암튼 그런 식이다.

가속화, 금속화, 반사…. 아무튼 버프류는 다 되는 거 같다.

카타스트로피를 배운 그 호리호리 돌격대장 놈이 1차 스킬을 열개나 찍을 수 있었던 것도 이 스킬 때문이다.

아무래도 쓸만한 버프는 죄다 1차 스킬에 많으니까. 겸사겸사 배우게 된 것.

상당히 좋은 스킬이다. 스킬 배우는 것을 굉장히 절약해 줄 수 있어.

아마 서포터로 따지면 가장 완벽한 스킬 트리가 아닐까 싶다.

1차 스킬과 버프 스킬 위주로 10개를 배우고 시야 공유, 공유, 효과 공유를 배운 다음 카타스트로피 까지.

여러 명과 다니는 이라면 정말 든든한 팀원이 되는 거지. 상당히 괜찮아.

생각해보면 티어 17에 나온 오토스펠 스킬과도 궁합이 맞다.

반사, 상태 회복, 괴력, 비행, 투명화, 축소, 가속화, 금속화를 전부 배워야 배울 수 있는 오토 스킬.

결국, 스킬 만든 놈들의 최종 스킬 테크는 이게 아닌가 싶다.

1차 스킬들 위주로 배우고 효과 공유도 배운 다음 카타스트로피도 챙기고 오토 스킬까지 얻는.

어차피 어중간한 티어의 어중간한 스킬보다는 차라리 이런 쪽이 더 효율적이긴 한 거 같긴 하다.

근데 또 이렇게 대놓고 의도하면 찍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는데 말이지.

누구나 다들 마음속에 청개구리 한 마리 정도씩은 키우고 있잖아?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하고 싶은 마음은 들기 마련이라고. 아닌가? 나만 그런가?

어쨌든 내가 모르는 스킬들을 알아냈기에 상당히 큰 소득이라고 본다.

이제 어지간한 스킬은 다 알아낸 셈이니까. 뭐, 완벽하게 파악한 건 아니지만.

그나저나 공유…. 계속 생각나네. 나도 오르가즘을 느껴볼 수 있는 거잖아? 하. 머릿속에서 자꾸 떠나질 않아.

그렇게 공유 스킬과 오르가즘, 절정과 암컷 타락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하다 보니 어느새 오늘의 러시아 할당량을 다 채웠다.

이제 남은 거리는 한 2천 킬로미터 정도. 앞으로 4일만 더 날면 된다.

음. 미국은 조금 천천히 가고 러시아에 몰빵 할까? 굳이 4일이나 더 기다릴 필요가 없을 거 같은데.

오늘은 미국 쪽은 날지 말고 러시아 쪽을 더 가자. 그러면 이틀 뒤 정도면 모스크바에 도착할 수 있잖아.

그래. 차라리 그게 낫겠다.

고성연도 상당히 맘에 들긴 하지만, 안나와는 비교할 수 없다. 그리고 어차피 그녀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할 확률이 높다.

그러니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겠지. 만에 하나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면 며칠 더 살아있는 건 문제가 아닐 거다.

죽었으면 애초에 죽었을 거고.

절대 지루한 바다 위를 날기가 귀찮아서 이러는 건 아니다. 그냥….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시간이 온 거지.

어차피 최신영의 기억도 다 지우지 않았잖아? 게다가 성연은 매혹도 못 걸고. 아. 젠장. 그것도 해결해야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조금 골치 아파지면 다 뒤집어버리는 방법밖에 없다.

성연은 나에게 그정도로 소중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맘에 들 뿐이지 그런 여자는 어디를 가도 찾을 수 있다.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딨어. 다 누구나 아픔과 상처 정도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잖아?

그렇게 다시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부지런히 날아야지. 앞으로 이틀. 곧 도착할 수 있을 테니까.

존나 쎈놈들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병신인 러시아. 그 심장부인 모스크바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