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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469화 부터 업로드가 꼬인걸 이제야 발견했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겪으신 독자님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이상 기온
잠깐의 대치상황. 과연 이 상황이 어떻게 될까?
손바닥만 한 나이프로 죄수 하나의 목을 겨누고 있는 간수.
볼수록 웃기네. 손에서 불이 나가고 한 번에 몇백 명을 죽일 수 있는 세상에서 목에 칼이라니.
그게 저 스킬 사용 불가 지대의 위력이겠지.
기껏 익숙해진 스킬 만능 세상에서 다시 원래 세상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공간.
인질이 된 죄수는 호리호리해 보이는 남자였다.
잡혀 온 하루 만에 많은 일을 당했는지 셔츠는 온통 피범벅이 돼 있다.
산발한 머리, 멍든 눈, 터진 입술. 근데 그런 상태에도 불구하고 눈빛은 살아있다.
저 눈빛만 보면 저 녀석이 저런 몰골을 하고 잇는 건 고문이나 폭행 때문이 아니라 연기를 위해 분장을 한 거라고 믿어도 될 정도.
그리고 그런 녀석은 지금의 상황에 당황하거나 하진 않은 거 같다.
오히려 자신들을 구하러 온 파룬궁의 정예 무리 중 한쪽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뭔가를 말하는 듯한 눈빛. 그리고 약간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
간수 녀석이 흔들어서 고개가 끄덕여진 건 아니다.
저 죄수 녀석은 뭔가를 꾸미고 있어.
파룬궁 구출대는 아직 아무 짓도 안 하고 그저 거리를 벌리고 있는 상황.
그리고 잔뜩 흥분한 채로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는 간수.
그리고 그 간수의 이마에 칼이 하나 날아와 박혔다.
와. 깜짝 놀랐네.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고 있길 잘했어.
그야말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칼이 이마에 꽂히고 간수가 쓰러지면서 빛이 되어버렸으며 죄수 녀석이 그 구속에서 벗어나면서 빙긋 웃는 모습.
그런 그에게 우르르 몰려가는 파룬궁 구출대 녀석들.
그리고 한 남자가 구출대의 다른 한 남자를 향해 뭐라고 삿대질하면서 혼낸다.
아마도 혼내는 남자는 저 구출대의 대장인 거 같고, 혼나는 놈은 방금 칼을 던진 놈인 거 같다.
왜 위험하게 일을 이렇게 처리했냐고 혼내는 건가?
그런 칼 던진 녀석을 옹호해주는 죄수 녀석. 그래. 저 죄수 녀석이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인 게 저 칼 던진 놈인가 보다.
어쨌든 상황은 파룬궁 구출대 녀석들의 완승인 상황.
이미 구출된 죄수 하나와 방금 구출된 녀석. 어쨌든 저 녀석들의 목표는 저 둘이잖아?
그러니 구출대의 임무는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짬짜미로 기억을 읽어서 완전한 정보를 얻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녀석들에 대한 정보는 대충 얻었다.
구출대 열두 명. 죄수 둘까지 해서 열 네 명.
파룬궁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놈들. 물론, 밖에 열 명 정도가 더 있으니 핵심 전력의 전부는 아니지만.
어쨌든 저놈들 중 어느 놈 하나라도 납치할 수 있으면 제법 상세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티어12의 지옥 같은 스킬을 써대는 놈이 있을 정도의 놈들이다.
티어12.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나름 저놈들도 산전수전 다 겪은 놈들이라는 거지.
이렇게 짱개놈들의 성급 파견대 감옥까지 털어버릴 정도의 녀석들. 저렇게 뭉쳐 다니면서도 스킬을 열 몇 개씩 배운 놈들.
저놈들이 죽인 중국 정부 쪽 인간만 해도 엄청나다. 간단하게 읽은 기억들만으로도 그 정도인걸.
어쩐지 짱개놈들이 함부로 막 못나다는 이유가 있었어.
저렇게 억제기들이 곳곳에 깔려있으니 딴짓을 못 하는 게 당연하지.
근데 중국 땅에서 민란이 일어나는 건 유구한 전통이잖아? 저 파룬궁 놈들은 그저 민속놀이를 하고 있을 뿐이야.
신소리는 치우고….
아마 저놈들은 스킬 사용 불가 지대를 나서면 바로 게이트로 돌아갈 거다.
밖에 놈들도 안의 상황을 파악했는지 어느 정도 상황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감옥의 입구 쪽. 아마 구출대가 걸어 나오게 될 곳. 그쪽으로 하나둘씩 모이는 게 보인다.
감옥을 지키는 놈들도 싸우는 것을 멈추고 한쪽으로 모이는 상황.
게이트라. 좋지. 근데 녀석들이 게이트를 지상에서 또 쓴다면 그건 머리가 조류라는 걸 증명하는 꼴이다.
지난번에 그렇게 해서 나한테 왕창 당했는데, 설마 또 그러겠어? 그럴 리가 없지.
아마 쓴다면 공중에서 쓸 거다. 적어도 저놈들 중 비행 없는 놈은 없어 보이니까.
그리고 공중에 게이트를 쓴다면 광역 스킬 무효화로 취소시키고 납치할 수 없다.
음…. 드디어 생각만 해보고 제대로 써보지 못한 스킬을 시험해 볼 차례네.
변변찮은 공격 스킬 하나 없는 몸이라 어떻게든 가진 스킬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사람에게 직접 써본 적은 없지만…. 지금 같을 때 써보는 거지. 실패해도 리스크가 없는 이런 상황에서.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파룬궁 구출대 녀석들이 스킬 사용 불가 지대를 걸어 나오는 걸 지켜본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상황. 그리고 스킬 범위 밖에서 구출대를 기다리는 다른 녀석들.
숫자가 조금 줄었지만 크게 신경 쓰진 않는 거 같다. 아니, 신경 쓰여도 어쩔 수 없지. 뭘 어떻게 하겠어. 방법이 없는데.
완전히 모두 밖으로 나온 녀석들. 그리고 녀석들은 자신들의 머리가 조류는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냈다.
그대로 전부 날아오르는 녀석들. 저 멀리에서 지켜보고 있는 감옥의 간수들을 경계하며 하늘로 떠오른다.
아. 감옥 놈들이 있어서 다행이네. 시선이 분산되잖아?
어차피 나에 대해서는 존재 자체를 모를 확률이 높다. 당한 녀석들도 간수들에게 당했다고 생각하겠지.
나에겐 더없이 좋은 상황. 그렇게 하늘로 떠오르는 놈들을 계속 주시한다.
지금은 숫자가 많으니 쓸 수 없다. 내 공격 타이밍은 녀석들이 반 정도 게이트를 통과했을 때다.
게이트가 아무리 넓어도 한 번에 몽땅 들어갈 수는 없다. 무사히 다 끝났다는 안도감이 스멀스멀 머리를 잠식할 그때.
끝까지 경계는 하겠지만 성공을 한 발짝 앞둔 그때. 그때가 내 공격 타이밍이야.
제법 높은 곳까지 올라간 녀석 중 한 녀석이 바로 게이트를 열었다.
침을 꿀꺽 삼키고 녀석들을 주시한다. 죄수 두 명을 앞세운 무리가 먼저 게이트로 들어가는 모습.
남아있는 녀석들은 끝까지 간수들을 지켜보며 경계하고 있고 하나둘씩 계속해서 게이트로 들어간다.
그렇게 금방 반 정도가 들어가 남은 인원은 아홉. 좋아. 지금이야. 간다.
바로 블링크. 그리고 열려있는 게이트 앞으로 내가 게이트를 열었다.
한계 돌파 덕분에 다른 녀석들의 게이트와는 차원이 다른 12미터 크기의 게이트.
그리고 거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바닷물.
갑자기 열린 게이트와 쏟아져 나오는 바닷물에 놀란 녀석들이 놀란 사이 나는 게이트를 사방에 더쳤다.
예전 미나에게 보호 목적으로 썼던 전후좌우 위아래 육 면을 게이트로 둘렀던 방식.
그때와 지금이 다른 건 크기가 왕창 커졌다는 것과 보호가 아닌 공격이라는 것. 그리고 바닷물이 있다는 것.
공간 자체를 바닷물이 쏟아지는 게이트로 순식간에 막아버리고 마지막에 뚜껑을 덮듯이 게이트로 막아버렸다.
이 안은 말 그대로 바닷속과 다를 게 없어졌다.
게이트에서 쏟아져 나오는 바닷물들은 공간이 막히면서 공중에 생긴 어항이 된 것.
안에 가두어진 놈들은 정신없겠지? 일단…. 숨을 못 쉬잖아?
탐지로 게이트 안쪽을 살펴본다. 쏟아진 바닷물에 정신없이 휘말리는 녀석들.
블링크로 도망갈 수도 없고 보호막 같은 것도 쓸 수 없다. 보호막은 물이나 기체를 막아주지 못하니까.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건 순간이동이 있는 놈이나 페이즈 아웃이 있는 놈뿐.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을 거다. 말을 못 하면 스킬을 못 쓰지. 갑자기 들이닥친 물 안쪽에서 말을 하는 건 어려워.
이 안에서 나갈 방법은 딱 하나. 오히려 물이 쏟아진 게이트로 들어가는 것.
그러면 게이트를 넘어서 수면 위로 올라갈 수 있다. 근데…. 그것도 어려울 거야.
일단 게이트를 통과하기가 힘들다. 쏟아지는 수압이 있으니까.
숨을 참기도 힘들고 수압을 거스르기도 힘들다. 게다가 물이라도 한번 먹으면 뭐…. 그걸로 끝이지.
물의 감옥에 갇힌 녀석들. 한 1분쯤 지났을 때 밑에다가 게이트를 하나 다시 열었다.
그리고 물의 감옥을 이루고 있는 게이트들을 전부 닫았다.
엄청난 양의 물과 함께 공중에서 밑에 깔린 게이트로 빠지는 녀석들.
내가 밑에 열었던 게이트는 아까 숨어서 지켜봤던 건물 옥상으로 통한다.
바로 그곳으로 블링크 해서 가니 게이트로 휩쓸려 나와 옥상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파룬궁 놈들이 보였다.
몇 놈은 기절한 거 같고 몇 놈은 기침을 해대는데…. 녀석들에겐 불행하게도 여긴 옥상이다.
바로 무효화와 수면. 녀석들의 숫자는 아홉. 이제는 아홉 정도는 전부 수면을 걸 수 있잖아? 후후.
물바다가 된 옥상에서 잔뜩 젖어 기절하고 잠든 아홉의 파룬궁 친구들.
으. 불쌍한 녀석들. 왜 이놈들은 맨날 나에게 당할까.
정말 안타까운 놈들이야. 안쓰러울 정도라고.
근데 이놈들을 죽이면 오히려 짱개 공산당 놈들에게 도움을 주는 거 같아서 찝찝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약해지려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어차피 이놈들도 짱개다.
착한 짱개는 죽은 짱개뿐이지. 흘린 과자부스러기를 깨끗이 치워줬다고 바퀴벌레가 고마운 생물이 되는 건 아니잖아?
게다가 이놈들이 못 죽이는 공산당 짱개들은 내가 죽이면 된다. 그러니 그런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하자.
감옥과 거리가 조금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간수 놈들이 이곳까지 올 수도 있기에 일단은 자릴 옮긴다.
역시 가장 좋은 곳은 수원이지. 내 작업장 같은 곳이니까.
바로 수원의 게이트를 열려고 하는데, 생각해보니 벙커 안쪽에 저장해놨다.
아. 젠장. 귀찮네. 뒷정리하기 귀찮은데.
게다가 비행장 바깥으로 나가려면 페이즈 아웃을 써야 하잖아. 테이프 질을 먼저 해야 하나? 안돼. 시간이 너무 걸려.
러시아로 가던 길. 저장해둔 그쪽으로 순간 이동해서 땅으로 내려와 주변을 살펴봤다.
아무도 없는 기척. 비어있는 한 가게. 아마 술집인듯한 곳. 그곳으로 들어와 짱개들이 있는 옥상의 게이트를 열었다.
그리고 아홉 명의 짱개들을 하나하나 옮겼다. 잔뜩 젖어서 무거운 녀석들을 질질 끌고 와 전부 옮기고 게이트를 닫는다.
휴. 힘드네. 그래도 이정도는 웃으면서 할 수 있지.
예전에는 코인이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정보가 우선이다.
정말 마음 같아서는 직접 스킬 테스트 공장이라도 차려놓고 싶네.
서민준 그놈에게 말은 해놨지만, 막연하게 그놈만 믿고 있을 수는 없잖아? 고의로 정보를 누락시킬 수도 있으니까.
나중에 가서 따지면 몰랐다고 해버리면 할 말 없지. 크로스 체크 정도는 할 수 있으면 좋은데.
문제는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과 코인 수급이 쉽지 않다는 것.
코인이야 뭐 테이밍 조금 돌려주면 스킬 배우는 비용은 금방 나오니 어렵지 않은데…. 결국은 사람이다.
믿을 만한 사람. 이야. 그게 됐으면 세상이 이 꼴 나지도 않았겠지.
암튼 그건 조금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이 파룬궁 놈들부터 손써야지.
하나하나 테이프 질을 해서 이쁘게 고치로 만들어준다.
이제는 나의 루틴 같은 게 되어버린 일과. 이건 승리자의 세레모니 같은 거다.
차선 변경을 해서 끼어든 다음 깜빡이를 켜는 것과 마찬가지지. 근데…. 운전을 하면 정말 그러나? 내가 뭐 해봤어야 알지.
테이프 질을 마친 뒤 기억 읽기를 시작한다. 파룬궁 녀석들의 정보는 지난번에 제법 얻었었다.
그렇기에 이번엔 조금 더 중요한 것들을 알아낼 수 있겠지.
하루를 날렸으니 그에 걸맞은 대가를 얻어야지? 정성 들여서 꼼꼼히 기억을 읽는다.
그렇게 알아낸 정보. 새벽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기억 읽기.
더 읽고 싶지만, 포션 멀미가 날 정도라 자칫 잘못하면 그대로 쓰러질 것 같다.
어우. 무리했나? 근데 알고 있는 스킬 정보들이 많아서 멈출 수가 없었다.
졸려 죽겠는데 재밌는 책을 끊지 못하고 계속 읽는 느낌이야.
아침에 일어나면 분명 후회할 거고 하루가 힘들 테지만 읽는 걸 멈추지 못하는 그런 느낌.
어쨌든 일단 마무리는 해야지.
여기 있는 아홉 명 중에 두 명이 핵심 간부라고 할 수 있는 놈들이다.
일단 일곱은 망설임 없이 마체테를 찍어 줬다.
중간 간부라고 할 수 있는 놈들 일곱. 합이 220만 코인.
쯧. 럭키하게 천만 정도 나오면 얼마나 좋아. 시시하게 220만이 뭐냐? 일곱이나 되면서.
하긴, 이렇게 몰려다니면 코인 먹기 쉽지 않겠지. 그래. 니들의 입장도 이해는 한다.
어차피 죽은 놈들을 이해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마는.
남은 두 놈을 놓고 조금 더 고민한다.
어디 짱박아 두고 한잠 풀로 때린 다음 와서 또 읽을까?
하루 정도는 그냥 던져놔도 죽거나 하진 않을 텐데. 근데 또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아무리 테이프 칠을 해놨다 할지라도 이런 놈들을 방치해 놓는 건 말이 안 되지.
그냥 죽이자. 뭐…. 기억은 또 필요하면 녀석들을 잡으러 가면 되니까.
그렇게 남은 두 놈 역시 동료들의 곁으로 보내줬다.
둘이 합쳐서 코인 400만. 역시 티어가 높은 놈들은 가진 것도 많네. 하긴, 그건 어느 정도 당연한 거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