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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간질
쪼오금 부자연스러웠지만, 어쨌든 상황은 의도한 대로 흘러갔다.
레테. 자신들의 동료인 여자가 야쿠자들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그거에 대해서 항의하니 맞을 뻔했다.
그래서 제지하느라 스킬을 썼다. 고작 수면에 당한 거지만 풀썩 쓰러지는 모습을 보면 수면인지 기절인지 정확하게 알 리 없다.
그리고 이어져서 쓰러진 레테 녀석들.
야쿠자 중 누군가가 반격했다…. 라고 생각되게 썼지만 조금 어설펐다.
하지만 동료가 쓰러졌기에 그런 걸 세심하게 따질 여력은 없다. 급격하게 험악해지는 상황.
그래도 누군가 죽은 것은 아니기에 상황이 끝까지 가지는 않았다.
제법 인내심이 있는 친구들이네. 상당히 냉철해.
그래서 일촉즉발의 이 분위기를 깨기 위해 깜짝 파티를 연다.
여자의 옆으로 블링크. 그리고 그런 여자의 귓가에 짧고 조용하게 한마디 한다.
"모두 죽여."
내 지시를 들은 여자가 갑자기 옆에 남자에게 바로 스킬을 쓴다.
아마도 기절, 당한 놈은 반사가 없었는지 그대로 풀썩 쓰러진다.
"매혹이다!!"
외친 건 다름 아닌 나. 그리고 누구의 외침인지 모르는 레테의 놈들은 깜짝 놀라서 여자 쪽을 바라본다.
그들이 본건 같이 온 한 팀이라고 생각한 여자가 팀원들을 공격하는 모습.
순간적인 당황. 그리고 어찌 해야 할지 몰라 주저하는 모습.
그러는 사이에도 여자는 기절한 남자에게 컴뱃 나이프 같은 것을 찔러넣었다.
그제야 모두 볼 수 있었다. 충격적인 장면을. 자신들이 주춤했기에 동료가 죽어버렸다.
급격하게 사나워지는 분위기. 바로 여자를 제지하는 주변의 레테 놈들.
그리고 나는 그사이에 이미 두 번째 여자에게 지시를 내렸다.
이어지는 두 번째 여자의 공격.
그리고 나는 세 번째, 네 번째 여자에게도 지시를 내리고 바로 블링크로 튀었다.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어버린 상황.
매혹은 미친 스킬이다.
아니, 매혹이란 이름은 틀렸다. 매혹이 아니라 최면이지. 이성 한정 최면.
시전자의 얼굴을 한 번도 못 봤어도 목소리만으로 지시를 따른다. 거부? 그런 건 못한다.
오히려 예전의 날파리 년처럼 과잉반응을 보이면 보였지.
그러고 보니 또 완전한 최면이라고는 할 수 없네.
나 말고 다른 남자랑 섹스하라는 지시 같은 건 안들을 테니까.
아니 되려나…? 모르겠네. 굳이 알고 싶지는 않네.
어쨌든, 아무나 무차별적으로 주변을 공격하는 여자. 자기들이 한 게 아니니 진정하라고 정색하는 야쿠자들.
아랑곳하지 않고 야쿠자에게 달려들거나 여자들을 제압하려는 레테의 남자들.
많이 조잡했지만 크게 상관없다. 어차피 지령만 전달했으면 되니까.
내 목적은 딱 하나다. 남자가 여덟 명만 남는 것. 그러면 내가 수면으로 끝낼 수 있으니까.
중간중간에 장작을 넣어주듯 광역 스킬 무효화를 써줬다.
여자들에게 걸었던 매혹이 풀리겠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알아서 자기들끼리 제압할 테니까.
중간에 대장인 듯한 남자가 상황을 정리하려고 외쳤지만 그 녀석은 계속 재웠다.
그걸로 상황은 정리되기는커녕 더욱 나빠진다.
야쿠자들 한 두 놈은 살려야 하니 레테 위주로 수면을 건다.
한 놈씩 쓰러지는 레테 녀석들.
스킬 범위가 30미터였던 수면이지만, 지금은 스킬 반경 증가10 패시브로 인해 범위가 650퍼센트 증가했다.
195미터. 압도적인 범위. 스킬을 쓰기 위해 가까이 붙을 필요도 없다.
천리안이 있기에 195미터 반경 안에만 있으면 얼마든지 재울 수 있다.
그래도 녀석들은 아주 멍청하진 않았다.
여자들이 모두 제압당하자 잠시 소강상태에 빠진 녀석들.
레테의 남자 여덟 명이 죽었지만, 야쿠자 놈들이 끝까지 직접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에 가능한 상황.
잠깐 불붙었던 광기가 조금 사그라들자 처참한 주변 상황이 녀석들의 눈에 들어온다.
서 있는 야쿠자 둘. 쓰러진 야쿠자 둘. 서 있는 레테 남자 셋. 쓰러진 레테 남자 둘.
그 상황에서도 여자들은 죽지 않고 제압만 되어있다.
어이구. 레테 새끼들. 대단하네. 안 죽이고 제압을 하려 해? 그러니 여덟이나 죽었지.
버팔로 새끼들. 에휴. 여자가 그리 좋은가.
다시 무효화를 뿌린다.
그리고 서 있던 야쿠자 남자 둘부터 재운다.
그리고 일어나려는 야쿠자 둘도 다시 재우고 여자들에게 매혹을 차례로 건다.
야쿠자들이 쓰러지는 걸 본 레테 남자 셋이 황당해하며 서로를 바라보다가 그놈들도 잠든다.
남은 건 신음을 내며 일어나려는 쓰려졌던 레테 남자 두 명.
하나는 수면을, 하나는 블링크 후에 마체테를 목덜미에 꼽았다.
터지는 빛. 그리고 깔끔하게 정리된 상황.
"일단 끝났고…."
조금 요란하긴 했지만 어쨌든 정리했으니 됐다.
후우. 이걸 이렇게 복잡하게 해야 하다니. 확실히 다른 스킬이 더 필요하긴 해.
아까 그 경호원 놈들이 가지고 있던 감정과 마리오네트.
그런 스킬만 있었어도 이것보다 배는 쉽게 일을 끝낼 수 있었을 텐데.
감정과 마리오네트는 상당히 좋은 스킬이었다.
감정. 뭐 예상했던 대로다.
상대의 이름, 나이, 성별, 키, 몸무게, 신체 사이즈, 보유 스킬 등등이 다 나온다.
그야말로 불법 개인정보 유출의 끝.
게다가 더 좋은 건 선행 스킬이 없다는 거다. 당장이라도 배울 수 있는 스킬.
예전에는 별로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상대방은 광역 스킬 무효화로 지워버리고 재우면 끝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쓸모가 없는 게 아니다.
상대가 반사가 없다는 것만 알아도 즉각적인 스킬 사용이 가능하다.
방금 같은 상황에서 여자들이 반사가 없다면 바로 매혹을 걸 수 있었다는 소리.
그리고 감정은 마리오네트와 연계가 된다.
매혹의 상위 스킬이라고 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역시 상대를 조종하는 스킬이다.
성별에 상관없이 상대를 조종할 수 있는 스킬. 다만, 페널티가 제법 있다.
반경이 상당히 좁다. 처음 배우고 하급 마리오네트의 범위는 고작 5미터.
아까 그 경호원 녀석이 고급인데 15미터였으니 마스터 해봐야 20미터다.
그리고 상대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연결이 끊긴다, 시야에 항상 있어야 한다는 소리.
게다가 마리오네트 대상을 조종 중에는 내가 움직일 수 없다.
마지막으로 숙련과 상관없이 하나만 조종할 수 있다.
페널티가 크다. 아마 티어8이 되자마자 이걸 배웠다면 상당히 쓸모가 없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모든 걸 전부 다 극복할 수 있다.
마스터 시 20미터? 패시브를 적용하면 130미터다. 뭐라도 가능하지.
게다가 안 보이는 거? 뭐…. 실내에 있는 놈은 힘들겠지만 어쨌든 천리안도 있다.
밖이라면 130미터 정도는 얼마든지 볼 수 있어. 게다가 투시를 배우면? 오우. 기대되는걸?
거리가 확보되니 내가 움직이지 못해도 상관없다. 하늘이든 건물 옥상이든 어디에서도 짱박혀서 쓰면 되니까.
뭐…. 탐지에 걸릴 수 있겠지만…. 짧게짧게 쓰면 된다.
그러니 하나만 조종하는 것도 크게 문제가 안 된다.
방금 같은 상황도 감정과 마리오네트가 있었으면 훨씬 간단했을 거다.
감정으로 반사가 없는 놈을 찾은 다음 바로 옆의 놈에게 스킬을 날렸으면 됐잖아?
기왕이면 근접 공격 스킬이 있는 녀석이면 더욱 좋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주변을 쓸어버릴 수 있었겠지.
하아.
점점 배워야 할 스킬들이 넘쳐난다. 미치겠네.
이번 일만 조금 마무리하고 한 석 달 정도 틀어박혀서 스킬 숙련이나 하고 싶은 마음이다.
문제는 그게 안 된다는 것.
무지막지하게 늘어날 필요 코인 양.
지금 나는 티어16에서 배울 수 있는 스킬 지속시간 증가10 패시브도 못 배웠다.
코인이 부족해서.
천리안을 배웠을 때 20만 코인까지 떨어졌던 코인 양은 지금 다시 395만까지 모였다.
하지만 이거론 부족하다. 다음에 배울 패시브 가격을 생각하면…. 천만이 넘게 필요하다.
끔찍한 금액이야.
어휴. 일단 코인 생각은 나중에 하자. 어차피 이놈들 기억 읽기도 해야 하니까.
한 놈씩 기억을 읽고 마체테로 찍어 죽인다.
레테 녀석들은 그다지 읽을 게 없다. 경호원 녀석들에게서 정보를 어느 정도 읽어서 그게 그거였다.
부산에 있는 녀석들의 본거지나 정보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이놈들은 더 알아낼 게 없어.
그래도 한 번씩은 더 훑어본다. 특히 이번 호텔 테러 이후의 일들. 빠르게 빠르게 넘어가면서도 하나씩 확인한다.
어차피 부산도 정리해야 해. 그러려면 뭐라도 더 알고 있어야 유리하겠지.
그렇게 레테의 남자들은 다 죽였다.
남은 건 야쿠자 넷. 레테의 여자 넷.
매혹을 걸어놨기에 나를 보고 물끄러미 기다리고 있는 여자들.
레테의 여자 뽑는 기준은 뭔지 잘 모르겠다. 정말 평범한 여자들.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모르는 여자들.
옷을 벗고 달려들어도 냉정하게 뿌리칠 수 있는 여자들이다.
쓸모가 있을까? 아니 없겠지. 괜히 매혹을 달고 다니면 오히려 페이즈 아웃을 쓰기가 어렵다.
광역 스킬 무효화도 제한되고. 그냥 죽이자. 필요 없어.
넷 다 재우고 죽인다. 이제 남은 건 쪽바리 야쿠자 넷.
크루즈에서 그 지랄이 났는데도 살아남았으면 제법 실력 있는 놈들일 거야.
그리고 야쿠자의 왕 그놈의 스킬이나 현재 위치도 알겠지.
그걸 중점으로 읽는다. 어서 정보를 내놔봐. 네놈들이 가진 정보를 다 내놓으라고.
야쿠자 넷의 기억을 모두 읽었다.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길바닥에서 이러고 있는 게 조금 웃기긴 하지만, 날씨도 좋고 바람도 따듯해서 상관없다.
딱 죽기 좋은 날씨잖아. 그치?
좋아. 끝. 기억은 다 읽었다. 야쿠자 이놈…. 제법 실력자였어. 레테 놈들이 여덟이나 죽었는데도 멀쩡한 이유가 있었다.
스킬을 열 개 가지고 있는 녀석.
그리고 이놈은 야쿠자의 왕. 사토 히데모리가 구미초로 있는 가나가와구미의 와카가시라. 그러니까 부두목 같은 놈이었다.
생각보다 거물이다. 대충 보니까 이인자나 삼인자는 되는 거 같은데. 아무튼, 그거야 이놈은 곧 죽을 거니 알 바 아니고.
이놈 덕분에 사토 놈의 스킬까지 전부 알 수 있었다.
고맙네. 좋은 정보 알려줘서.
하긴 그 정도 위치가 되는 놈이니 그렇게 거들먹거렸겠지.
레테 놈들이랑 서로 사이가 안 좋을 만하네.
이 새끼는 레테 놈들이 같잖았을 거고, 레테 놈들은 이놈이 껄끄러웠을 거고.
어쨌든 어디 가둬놓고 정보를 더 뽑아내거나 협상이라도 할법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남자를 가두다니. 그건 내 취향 아냐. 죽인다고 아깝진 않아.
먼저 부하들부터 쳐 죽이고 이놈도 찍어 죽였다.
그리고 나오는 코인. 먹고 나서 깜짝 놀랐다.
420만? 이야. 이 새끼도 어지간히 쳐 죽였구나? 이놈 하나만 420만이다.
그리고 레테 놈들이랑 부하까지 잡은 걸 다 합치면 640만이다.
순식간에 코인이 천만을 넘겼다. 오. 이런 횡재가.
근데 이놈이 이렇게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게 이해가 갔다.
티어11에 있는 패시브들을 배우려면 이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지. 그래. 이해했어.
야쿠자의 왕. 사토 히데모리의 스킬은 열두 개.
적수, 비행, 반사, 투명화, 심연, 페이즈 아웃, 스킬 사용 불가 지대. 보호막, 데미지 감소, 침묵, 봉인.
컨셉이 확실한 놈이다. 페이즈 아웃, 스킬 사용 불가 지대, 봉인.
전부 상대의 스킬을 못 쓰게 하는 스킬들. 어떻게든 서로 스킬 없는 상태를 만들어서 주먹질이나 칼질로 해결하는 타입.
자신의 무력에 자신이 있는 거다. 그러니 이런 짓을 하는 거겠지.
심연은 그때 본 그 스킬이 맞았다. 그때 검은 와이셔츠. 그놈이 사토였으니까.
그리고 좋은 것을 알았다.
티어11에 있는 강한 의지와 생존 의지 스킬.
이건 패시브였다. 웃긴 건 패시브인데 선행 스킬이 필요하다는 것.
보호막과 데미지 감소를 배워야 익힐 수 있는 패시브들.
아니 무슨 패시브가 액티브 스킬 선행이 필요해. 어이가 없어서.
근데 효과를 보면 그럴 만했다.
강한 의지는 CC기술. 그러니까 수면이나 기절, 매혹, 석화 같은 걸 당해도 일정 확률로 무시하는 패시브.
생존 의지는 정확하게 효과를 모른다.
하지만 부두목 놈의 기억에서 읽은 바로는 죽음에 이르는 공격을 받아도 한번은 버틸 수 있는 거라고 추측하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패시브들이잖아.
생존 의지야 아직 효과가 확실하진 않아도 어쨌든 이름이 그렇게 보이니 어느 정도는 그럴듯하다.
그리고 강한 의지. 이건 사기지. 꼼짝없이 죽을 상황을 확률로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뜻이잖아.
둘 다 배워야겠어. 패시브라니. 고맙네. 문제는 선행 스킬이 있다는 거지만.
그래도 다행인 건 승희와 안나는 바로 배울 수 있다는 거다.
미나도 지금은 보호막 숙련 중이니 데미지 감소 찍은 다음에는 배울 수 있을 거고.
세아가 문제네. 세아가 제일 필요한 패시브인데. 뭐 세아도 테이밍 배운 다음엔 배우라고 해야지.
아. 다들 배울게. 넘쳐나네. 미치겠어. 정말.
어쨌든 정보를 빵빵하게 얻었으니 발걸음 가볍게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레테. 그놈들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젠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