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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금일 오후에 업로드 할 것을 미리 올립니다.
어차피 오늘 올릴 분량인데 예약을 걸 필요가 없잖아요? 그쵸?
야쿠자의 왕?
"더 없지?"
내 질문에 다들 무슨 소린가 하고 나를 바라본다.
"더 대박인 거 있냐고."
"아아. 더 없어요."
안나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바로 가자!"
토네이도라니. 당장 크루즈에다 써보고 싶다. 아까 그 커다란 크루즈도 저런 토네이도 한방이면 끝나겠지?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네. 열심히 스킬을 배우게 한 보람이 있어.
"그럼 다들 준비하고. 아. 미나야. 우리 다들 질병 해제 좀 잔뜩 걸어볼래?"
"왜요? 아. 역병 때문에?"
"어. 혹시라도 토네이도 때문에 공기 중에 퍼져있는 질병이 우리한테까지 닿았을 수도 있으니까."
"와. 그런 걸 생각해요? 오빠 진짜 치밀하네요. 근데 여기에서 써봐야 의미 없잖아요? 넘어가서 하죠?"
"아…. 그렇네. 그럼 일단 다들 넘어가."
게이트를 열자 다들 바로 게이트를 탄다.
그렇게 넘어가서 바로 질병 해제를 쓰는 미나.
질병이 해제됐는지 안 됐는지 모르기에 포션까지 마셔가면서 잔뜩 스킬을 쓴다. 이 정도면 뭐 문제없겠지?
"와. 저게 뭐예요? 엄청 큰 유람선이네."
그렇게 미나가 질병 해제를 쓰는 동안 승희가 크루즈를 보고 입을 헤 벌린다.
엄청 큰 유람선이라니. 왜 이리 웃기지.
"우리가 박살 낼 게 저거야."
"어…. 진짜요? 아까워라."
"아깝다고?"
"나도 타보고 싶어서요."
"아아. 내가 다른 거 하나 구해줄게."
"와. 이 오빠 스케일 봐."
반은 농담조로 말했지만, 크게 어려운 건 아닐 거다.
세상이 망했다고 해도 저런 크루즈는 남아있을 테니까.
물론 구하는 것보다 관리하고 움직이는 게 더 어렵겠지만.
"그럼 승희는 진동파 쓰고, 안나는 바로 토네이도 써."
"알겠어요."
"네."
승희가 진동파를 쓰기 시작하자 야쿠자 배 근처에 떠 있던 놈들이 그대로 비실비실하더니 물로 천천히 떨어진다.
저놈들은 보호막도 없어? 웃기는 놈들이네. 아. 나도 없지. 나도 빨리 배워야 하는데.
진동파는 다 좋은데 범위가 너무 짧은 게 흠이다.
아무리 승희가 티어 10이어서 패시브 덕분에 범위가 두 배로 늘어났다지만 결국 효과를 보려면 어느 정도는 붙어야 한다.
하긴, 범위가 더 넓었다면 그건 처음부터 배울 수 있는 스킬이 아니었겠지. 티어가 몇 단은 위로 올라갔어야 했을 거야.
"저기 EMP도 뿌리고."
"네."
승희가 EMP를 쓰자 크루즈의 불이 한 번에 나가버린다. 크. 효과 좋아.
어둠에 휩싸인 크루즈. 안에서 비상등 같은 게 켜지는 게 보였다.
뭐지? 전기 계통은 다 맛이 간 거 아닌가? 켜지는 것도 있네.
어쨌든 정신이 없어진 크루즈. 이제 안나 차례다.
어둠에 먹힌 크루즈에게 곧 닥칠 재난을 생각하니….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
"토네이도. 어?"
안나의 담담한 목소리. 그리고 놀란듯한 의문.
"왜?"
"토네이도는 하루에 한 번밖에 쓸 수 없다고 나오는 데요."
"엥? 뭐라고?"
아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 좋은 걸 하루에 한 번 밖에 못 쓴다고?
"메시지가 그렇게 떴어?"
"네."
"하…. 어이없네."
그러면서 시계를 봤다. 11시 24분. 그나마 36분만 더 기다리면 쓸 수 있긴 한데….
아니. 생각해보니 빡치네? 하루에 한 번?
"EMP는 마구 펑펑 쓰면서 왜 토네이도는 하루에 한 번이야? 잠깐만. EMP도 횟수 제한 있는 거 아냐? 승희야. 너 그런 메시지 뜬 적 없지? 하긴, 떴으면 떴었다고 말했겠지?"
"네. 그렇죠. 테스트해볼까요?"
"너 오늘 몇 번 썼지?"
"아까 저기 호텔에 썼을 때 좀 썼는데…. 몇 번 썼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이미 크루즈에선 자신들이 공격당하고 있는 걸 인지했다. 이대로 뒀다가는 녀석들에게 시간을 주는 꼴이 될 거다.
쯧. 일단은 공격이 우선이야.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미나야. 일단 우레 폭풍 쓰자."
"어? 여기서요?"
"어. 보호막 걸고 있지? 바로 써."
그러면서 나는 게이트로 미나를 전부 가렸다. 이제 미나는 아무도 막을 수 없어.
"우레 폭풍."
지이이이잉
몇 번 봤다고 익숙해진 노란 선.
바다 위에 그려져서 그런지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다.
그 노란 선 안에 들어와 있는 크루즈, 그리고 항구 일부. 이제 여기는 벼락의 지옥이 될 거라는 표시.
그렇게 노란 선이 그려지고 그 안에 먹구름이 몰려들었다.
벼락을 떨어뜨리기 위한 먹구름들. 어두운 밤인데도 그 검은 구름은 심상치 않은 느낌을 준다.
아. 1분. 진짜 정말 기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배에서 육중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 뭐야? EMP 맞은 거 아냐? 이건 뭔 소리야!?"
그리고 어처구니없게도 크루즈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승희가 깜짝 놀라서 EMP를 또 썼지만, 크루즈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계속 움직인다.
서서히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는 거대한 배. 아니, 저게 움직여진다고? 왜 움직이지?
아직 우레 폭풍이 떨어지기 위해선 시간이 조금 더 있어야 하는데? 아 씨발?
크루즈의 움직임은 제법 빨랐다.
필사적으로 노란 선 바깥으로 나가려는 크루즈의 모습. 마치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거대한 짐승 같아 보인다.
이대로 가다간 아슬아슬하게 노란 선을 벗어날 것 같다. 안 되는데? 최대한 타격을 줘야 하는데?
"세아야! 가서 저거 못 움직이게 해봐!"
"엑!? 내가 어떻게!?"
"저거 바닥에 스크루 같은 거로 움직일 거야! 그걸 부수면…. 아. 물밑이라 힘든가? 제길…."
"그냥 옆구리에 구멍 내면 돼!?"
세아의 외침. 생각해보니 나쁘지 않다. 어쨌든 침몰시키기만 하면 되는 거잖아?
산샤 댐도 박살 낸 세아다. 배는 철판이긴 하지만, 부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안 든다.
"해봐!"
순식간에 블링크 해서 배의 옆구리로 다가가는 세아.
어느새 배의 앞부분은 노란 선을 넘고 있다.
제길. 조금 더 배 가까이에서 쓸걸. 아니, 이건 어쩔 수 없었다. 설마 배가 EMP를 맞고 움직일 줄은 생각도 못 했으니까.
쿠우우웅
배 옆구리에서 무시무시한 폭음이 들렸다.
저 커다란 배가 기우뚱하고 흔들릴 정도의 위력.
쿵!!!
이번엔 짧고 강한 소리. 그리고 그 소리는 몇 번을 더 울렸다.
쿵 쿵 쿵 쿵
그리고 기우뚱하며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
천리안으로 살펴보니 배 옆구리가 우그러져 찢기듯 구멍이 났고, 그리로 바닷물이 미친 듯이 들어간다.
게다가 그 때문인지 배는 똑바로 가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쳐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 정도는 노란 선을 벗어난 배.
그리고 드디어 첫 번째 벼락이 떨어졌다.
콰르르르릉!
배 근처에 떨어진 벼락.
애꿎은 바다는 벼락을 맞아 성을 낼 법도 하지만 여전히 잠잠하다.
그래서인지 두번째 벼락부터는 바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내리치기 시작했다.
땅에 떨어지는 벼락과는 느낌이 다르다.
수없이 떨어지는 벼락에도 잠잠한 바다. 너무 고요한 그 모습이 뭔가 이질적이다.
하지만 크루즈는 그렇지 않았다.
반은 노란 선을 벗어났지만, 반은 그러지 못했고 벼락을 얻어맞은 크루즈는 말 그대로 산산이 조각나기 시작했다.
탐지로 살펴보니 안에 있던 사람들은 노란 선 바깥으로 나가기 위해 배 앞쪽으로 몰려있는 상황.
물론 전부 다 피한 건 아니기에 배 뒤쪽에 있던 사람들은 실시간으로 기척이 꺼지고 있다.
그리고….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몰리는 데다가 세아가 옆구리를 박살 내버린 배는 서서히 기울더니 그대로 옆으로 쓰러진다.
갑작스럽게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쓰러지는 배.
그리고 그 위에 있던 야쿠자 놈들이 우르르 바다에 빠지는 모습.
그 일이 천천히 벌어지고 있다는 게 더욱더 공포를 가중시키는 거 같다.
게다가 승희가 진동파를 계속 쓰고 있기에 비행이나 블링크는 쓰기 힘든 상황.
바다에 빠진 야쿠자들. 그리고 불행하게도 바로 옆에서는 수백 발의 벼락이 수면에 내리꽂히고 있다.
바다에 떨어진 벼락은 물 안으로 파고들지 않는다. 물 표면을 따라 흐르지.
그렇기에 야쿠자들은 익사를 걱정하기 전에 감전을 먼저 걱정해야 했다.
아니…. 걱정하기 전에 이미 죽고 있지.
탐지에서 실시간으로 꺼지는 기척. 와. 이건 정말 엄청나네.
지상에서의 우레 폭풍도 위험하지만, 바다에서 쓰는 우레 폭풍은 위험의 수준이 다르잖아?
그래도 모든 놈이 죽은 건 아니다.
그 상황에서도 아직 배에 매달려 있는 놈들도 있고 바다에서 파편 같은 것위에 올라가 있는 놈들도 있다.
하지만 배는 계속해서 침몰하고 있기에 바다에 떠 있는 놈들은 그 배 쪽으로 빨려 들어가듯 따라간다.
크루즈는 서서히 침몰하다가 어느 정도 남기고 멈췄다.
항구라 그런지 바다가 얕아서 완전히 빠지지는 않는 것 같다.
야쿠자 놈들에게는 천만다행인 상황.
하지만 그걸 놔둘 내가 아니지. 승희와 안나에게 바로 지시를 내린다.
승희는 폭발을, 안나는 바람 칼날을 배 위에 남은 녀석들에게 퍼붓는다.
우레 폭풍이 끝나고 게이트를 닫자 미나가 바로 내 곁으로 블링크 해서 다가왔다.
"저는 뭐 해요?"
"어…. 바다 위에 썬더 필드는 못 깔지?"
"잠시만요. 안되네요."
"그럼 번개 구체 날려. 너는 반사 없으니까 절대 가까이 붙지 말고."
"알겠어요."
세아는 딱히 말하지 않아도 어느새 배 위쪽에 매달려 있는 야쿠자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좋아. 좋은데…. 이래서야 어떤 새끼가 야쿠자의 왕인지 모르잖아.
죽었을까? 아니지. 이렇게 간단하게 죽을 리가 없다.
순간 이동이 있거나 주위에 게이트를 찍은 놈이 있다면 충분히 도망쳤을 거다.
쯧. 광역 스킬은 이게 문제야. 목표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단 말이지.
하나씩 잡아 죽이기는 피곤하고, 한 번에 싸잡아 죽이기는 식별이 어렵고.
딜레마네. 역시 한 땀 한 땀 쳐 죽이는 게 가장 확실한가.
안나는 탐지가 있기에 살아남은 야쿠자 놈들 근처로 다가가 하나하나 확실히 기척을 지워나간다.
하지만 보호막이 있는 상대를 어쩔 수는 없다.
안나도 보호막 깨는 스킬이 필요하겠네. 그것만 있으면 완벽한 스킬 트리가 되겠어.
그래서 그런지 세아는 안나 근처에 머물면서 보호막 있는 녀석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둘이 합이 잘 맞네. 묘한 콤비가 만들어졌잖아?
나는 승희와 미나가 있는 쪽으로 가서 함께 다니기 시작했다.
보호막이 있는 놈들은 내가 광역 스킬 무효화로 지워버리고 재워버린다.
그럼 승희와 미나가 폭발과 번개 구체로 마무리를 한다.
그렇게 두 조로 나뉘어서 정리하자 거의 30분 만에 더는 남은 기척이 없어지게 되었다.
"끝났지?"
내 쪽으로 블링크해서 다가오는 세아와 안나.
세아는 으쓱하는 표정으로 나에게 물어본다.
"글쎄. 끝나긴 했는데…. 잘 모르겠다."
내 대답에 의아한 표정으로 물어보는 세아.
"뭐야. 다 잡은 거 아니었어?"
다른 여자들도 내 시큰둥한 반응에 궁금한 표정이 된다.
"쭉정이들만 잔뜩 잡은 느낌이란 말이지. 핵심 알맹이들은 다 빠져나간 기분이야."
"엥? 왜?"
"반격이 없었잖아."
"아…. 근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반격을 어떻게 해?"
"하지. 하면 해. 내가 생각하고 있던 반격 상황 같은 것도 몇 개나 있는걸."
"음? 뭘 어떻게 반격해? 그게 가능해?"
"아니야. 내가 너무 이놈들을 과대평가했을 수도 있지. 어쨌든 나는 이놈들의 핵심은 하나도 못 잡았다고 생각하고 있어."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거 아냐? 솔직히 이 방법을 깰 방법은 없잖아?"
"있어. 적어도 두 개 이상은."
"엥?"
"공간 절단하고 스킬 사용 불가 지대. 이거 두 개는 위험해. 물론 녀석들이 게이트에 둘러싸인 미나를 발견하는 게 우선이겠지만."
"공간 절단? 스킬 사용 불가 지대? 뭐야 그것들은?"
"공간 절단은…. 원거리에서 보호막을 깼어. 그러니 게이트를 뚫고 그 너머에 있는 미나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소리지."
"엑? 뭐야? 그럼 미나 언니 엄청 위험한 거였잖아?"
세아가 화를 내며 나에게 따지듯이 말한다.
"내가 너한테 제일 먼저 생각하라는 게 뭐였어?"
"어? 어…. 미나 언니 주변으로 오는 사람 있으면 바로 블링크로 다가와서 요격하라는 거?"
"그래. 그게 가장 중요하지. 그리고 내가 게이트를 두를 때는 미나를 정중앙에 놓고 두르진 않는단 말야."
"아…. 그래서 매번 게이트를 그렇게 삐뚤게 깔았던 거였어요? 이제야 알았어요."
"어. 게이트는 잘 보이지도 않는 데다가 근처에 와서 가까이 봐야 겨우 위치를 알지. 게다가 보통 그런 걸 공격하면 정중앙을 공격하니까. 그걸 조금 비틀어서 응용한 거지. 어쨌든 나도 미나를 잃고 싶지 않아. 내가 그 정도 생각도 안 하는 거 같아?"
"누가 그렇데? 암튼 신경 썼으면 됐어."
어휴. 틱틱거리기는. 그래도 다 미나를 걱정하는 마음이니 저 마음은 어느 정도 이해한다.
"그럼 스킬 사용 불가 지대 그거는?"
"그건…. 어?"
설명하려고 입을 여는데, 배 안쪽에서 기척이 나타났다.
숫자는 넷. 씨발? 뭐지?
"잠깐 여기 있어! 아니, 일단 돌아가!"
바로 벙커로 향한 게이트를 열었고, 네 여자는 민첩하게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다.
그래. 이럴 때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말을 잘 들어 주는 게 고맙다.
나는 모두 들어간 걸 확인하고 바로 블링크를 써서 배에 가까이 다가간 다음, 바로 페이즈 아웃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