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411화 (41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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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전

메테오는 메테오만의 전율이 있었다.

우레 폭풍의 느낌이 '아. 난 뒤졌구나' 같은 체념의 느낌이라면 메테오는 '좆됐다!!!'라는 경각심의 느낌이랄까?

근데 조오오오온나 무시무시하긴 한데 밀도가 떨어지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다.

우레 폭풍이 범위 안에 도망 못갈 정도의 벼락을 내리꽂는다면 메테오는 운석이 떨어져서 지면에 충돌하는 거니까.

마구마구 떨어지고 있긴 하지만…. 이정도면 그냥 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빼곡하게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시차로 우르르 떨어지면 비행이나 블링크로 얼마든지 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리고 실제로 밑에서 올라온 녀석들도 그렇게 하고 있다.

피해는 지상만 심각할 뿐 하늘에 떠 있는 녀석들에겐 그리 위협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렇게 운석을 피하며 메테오 시전자를 향해 공격하는 모습.

과연, 저 메테오 쓴 녀석들은 시전자를 어떻게 보호하려나?

밑의 놈들이 마구 흩어지면서 위에 있던 놈들에게 여러가지 공격 스킬을 날리는 모습.

그리고 한 놈이 메테오 시전자에게 블링크 하더니 주먹을 날렸다.

보호막 깨지는 모습이 똑똑하게 보인다. 아이고. 큰일이네! 메테오 시전자 죽겠다!

근데…. 저렇게 아무런 방비가 없다고? 뭔가 이상한데?

보호막이 깨지는 것과 거의 동시에 뒤쪽에서 불덩이 하나가 메테오 시전자의 코앞까지 날아왔다.

보호막이 깨질걸 알고 미리 날린 파이어 볼.

저걸 맞으면 시전자는 그냥 한 방에 죽겠지?

하지만 파이어 볼은 메테오 시전자에 맞지 않았다.

보호막 하나가 더 있어서 불덩이를 막았으니까.

그걸 보고 방금 보호막 깬 놈이 다시 주먹을 휘둘렀다.

아무래도 저놈은 강화 주먹인가 봐. 주먹으로 보호막을 깨는 걸 보면.

다시 깨지는 보호막. 또 날아오는 파이어 볼.

하지만 파이어 볼은 또 보호막에 막혔다.

뭐지? 왜 보호막이 계속 있어?

메테오 시전자는 지금 아무 짓도 못 할 텐데?

그리고 그 의문은 풀렸다. 기척 두 개가 메테어 시전자 주변으로 나타나서 보호막을 걸고 다시 블링크로 자리를 이탈했으니까.

미친놈들…. 그냥 시전자를 몸빵으로 놓은 거야? 보호막 여러 겹을 걸고?

다시 휘둘러지는 주먹. 깨지는 보호막.

이번에도 또 두 명이 블링크로 와서 보호막을 걸고 도망간다.

그리고 강화 주먹 쓴 놈이 공격을 받았는지 잠시 뒤로 물러난다.

아씨…. 좀 자세히 보고 싶은데. 너무 멀다….

진짜 진지하게 천리안을 찍어야겠는데? 이런 개꿀잼을 제대로 못보다니!

쌍안경이라도 꺼낼까 하다가 그럼 시야가 너무 좁아지기에 일단 보류했다.

전체적인 상황을 보려면 아쉬워도 어쩔 수 없어.

그러는 사이에도 지상으로 우수수 떨어지는 운석들.

와…. 정말 지상을 초토화하는 데는 역시 메테오가 최고구나.

우레 폭풍도 건물을 박살 내긴 하지만…. 차원이 다르다.

땅이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리네.

그러는 도중에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다.

미처 제대로 못 피했는지 한 놈이 운석에 그대로 맞아버렸다. 그리고…. 녀석이 쓰고 있던 보호막이 깨져버렸다.

그리고 피하지도 못한 채 그대로 운석에 맞고 바닥으로 떨어진다.

어? 진짜로? 메테오는 보호막도 깨는 거야?

이러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지…. 하.

우레 폭풍이 빼곡하게 범위 안을 조지는 대신 위력이 분산되어 보호막으로 버틸 수 있다면, 메테오는 듬성듬성 때리지만, 한방 한방이 강력해서 보호막까지 깨버린다….

말이 되긴 하는데…. 좀 애매하긴 하네. 그렇다고 메테오가 존나 좋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어쨌든 그걸 보고 밑에서 올라온 놈들은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까딱 실수하면 운석에 맞고 뒤지는데 보호막은 무한 리필 되니 저들도 당장 방법은 없겠지.

어차피 메테오도 상당히 많이 떨어져서 이미 바닥도 개판으로 될 만큼 됐고.

아. 아깝네. 저것들을 싹 잡아먹을 수 있으면 좋은데.

방법 없나? 저렇게 날면서 지랄하는 놈들은 잡기가 쉽지 않은 게 문제다.

일단 아까 메테오 맞고 나가 떨어진 놈. 그쪽을 먼저 가볼까? 그놈은 바닥에 떨어졌으려나?

바닥 쪽으로 이동해서 탐지에 걸리는 기척을 확인해본다.

하나 있긴 있다. 저놈은 일단 납치하고 싶은데.

다른 놈들은? 메테오 영역 바깥에 있으니 바로 붙지는 못할 거고.

하늘에 있는 놈들은? 아직 메테오가 안 끝난 데다가 저 물러난 놈들이 언제 다시 들이칠지 모르니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다.

양쪽의 놈들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탐지 범위 바깥이란 말이지?

좋아. 그럼 지금밖에 타이밍이 없다. 그럼…. 바로 간다.

현 위치를 저장한다. 그런 다음 블링크. 그리고 무효화를 걸고 수면을 쓴다.

바로 여는 게이트. 수면 걸린 놈의 바닥에 게이트가 열리고 녀석이 빠진다.

바로 게이트 해제. 그리고 순간이동.

수원 비행장 바닥에서 널브러져 있는 짱개놈.

크크크. 됐어. 오케이. 한 놈 잡았다.

일단 테이프 칠을 꼼꼼하게 했다. 특히 입 주변. 이놈은 어차피 앞으로 말할 필요는 없으니까.

아예 떼지 않을 생각으로 온몸을 감아버렸다.

됐어. 그럼 됐고….

다시 아까 녀석들이 싸우던 중국으로 순간이동 했다.

오예. 좋아. 일단 한 놈 낚았어. 기왕이면 남은 놈들도 더 잡았으면 좋겠는데.

메테오가 우레 폭풍과 지속시간이 같다면 곧 끝날 거다.

과연 저 메테오 쓴 놈들은 목표가 뭘까? 베이징의 파괴? 저 밑에 뭔가 중요한 시설이 있는 걸까?

아니…. 중요한 시설이 있다면 더 많은 놈이 나와야 할 텐데? 고작 다섯만 나올 리가 없다.

목표가 뭐였을까? 뭐…. 그거야 이제 기억 읽기로 알아보면 될 거고.

만약 누군가를 죽이거나 하는 게 목표라면 이렇게 요란하게 메테오를 쓰진 않았을 거다.

그리고 단순한 파괴라고 해도 메테오 말고 다른 방법이 많을 거다.

메테오를 써야 하는 이유가 있었을 텐데. 그러니 저런 페널티를 감수하고 때려 박은 걸 텐데.

이유가 뭘까? 뭐가 있을까?

메테오 정도의 물리력으로만 파괴할 수 있는 비밀 벙커?

아니…. 그건 아닌거 같다. 메테오가 박살 낸 바닥을 보면 범위 안의 모든 지역을 골고루 박살 내는 건 아냐.

무작위 성이 강한 스킬. 원하는 목표만 아작내는 건 무리다.

생각해보니 개똥 같은 스킬이네. 이걸 내가 배웠어도 산샤댐을 박살 내지는 못했을 거 같다.

안 배우길 잘했네. 다행이야. 스킬 낭비할 뻔했어.

그럼…. 뭐가 있지? 비틱질? 마패 박는 건가?

상대 넥서스 앞에서 인장질 하는 거야?

어…. 그러기엔 너무 뜬금없지 않나? 뭔가 서로 미친 듯이 싸우고 있던 놈들이나 한쪽이 승리를 확정 지었을 때 상대방 기지에 뉴클리어 런치 디텍티드를 날리는 거다.

갑자기 저런 짓을 하기엔 좀 이상하지.

아니…. 생각해보니 있긴 있다. 전에 말했던 외부의 적들.

파룬궁, 티베트, 위구르, 홍콩, 상해당.

그런 놈들이 했다면 가능하긴 할 것 같다.

근데 그럴 거면 조금 더 꼴 받는 곳에다 메테오를 뿌려야지. 왜 여기에? 여기 뭐가 있나?

그렇게 생각하는데 메테오가 끝났다.

땅으로 떨어지는 마지막 운석.

온 세상을 뒤흔들던 운석들이 모두 떨어지자 세상은 쥐죽은 듯한 적막이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아까 내가 짱개놈을 납치했던 자리에 많은 인원이 나타났다가 몇 명만 남기고 사라졌다.

남아있는 네 명. 사라진 놈들은 한 열 명 되나? 정확하게는 모르겠네.

고민이다. 분명 사라진 놈들은 아까 그놈들을 쫓아갔을 거다.

메테오가 끝나자마자 바로 사라진 놈들.

솔직히 그건 못 찾는다. 이 넓은 하늘에서 그놈들을 어떻게 찾아. 게다가 순간이동으로 돌아갔을 수도 있는데.

차라리 저기 남은 네 명. 저놈들을 노려봐?

분명 자신들의 동료가 안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라져서 저놈들도 황당할 거다.

그놈은 바닥에 처박혀 있었는데도 안 죽었었다. 그 말은 데미지 감소가 있었다는 거지.

그렇다면 그건 그놈의 동료들도 알 거다. 고작 메테오에 죽을 놈이 아니라는 걸.

근데 사라졌으니 어처구니가 없겠지.

뭔가 잘못되어서 죽은 게 아닐까 하고 코인이라도 찾으려 들 거다.

네 명. 땅에 붙어있는 지금이 기회인데.

고민할 시간도 없다. 하늘로 떠난 열 명이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저놈들도 바로 떠날 수도 있고.

탐지로 살펴보니 하늘에 세 놈 정도가 제법 높게 떠 있다. 저놈들도 밑의 상황은 바로 체크 못 하겠지?

간다. 일단 부딪쳐보는 거야. 어차피 광역 스킬에만 직격당하지 않으면 죽진 않을 테니까.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고 바로 시작한다.

블링크. 일단 한 놈이 조금 멀리 떨어져 있다. 생각할 겨를 없이 바로 무효화에 수면.

게이트를 열고 녀석이 빠지는 걸 확인한 다음 바로 닫는다.

게이트를 닫자마자 다시 블링크. 간발의 차이로 내가 있던 곳에 다른 놈 하나가 나타난다.

어디 있었던 놈인지 확인할 겨를도 없이 바로 무효화와 수면.

지상에 있을 때는 무효화를 이길 놈은 없다. 멍청한 놈들. 수상하면 하늘에서 지켜봐야지.

순간 내게 걸려있던 모든 버프가 바로 사라졌다. 그러자마자 나는 바로 반사를 썼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블링크. 바로 또 블링크. 그리고 하늘에서 떨어지면서 바로 비행부터 쓴다. 투명화까지.

우와. 씨발. 항상 긴장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몇만 번이나 이런 상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 모든 버프가 사라지면 주저하지 않고 바로 반사를 쓰겠다고.

방금도 목숨 하나 번 셈이다. 다시 블링크를 써서 살짝 돌아 아까 있던 자리 근처로 간다.

내가 재운 놈 옆에 바닥에 떨어져서 꿈틀거리고 있는 놈이 하나 있었다.

피떡이 됐는데도 죽지 않고 입을 뻐끔거리는 녀석.

탐지를 돌려보니 조금 멀리 있는 곳에서 세 명의 기척이 느껴진다.

그럼…. 이놈들은 하늘에 있던 놈인가?

기절 같은 걸 썼는데 순간 반사돼서 자기가 걸렸나 보다. 그리고 추락한 거지. 크. 이래서 평소에 대비를 해놔야 한다니까.

바로 무효화와 수면을 걸고 두놈 다 게이트로 수원에 보내버린다.

좋아. 네놈째. 아직 녀석들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 못 한 거 같다.

바닥에 있는 다른 세 놈을 빨리 잡아야…. 어?

바닥에 있던 놈들이 모두 사라졌다.

바로 블링크. 블링크. 블링크.

하늘에 아무도 없는 곳까지 블링크를 하고 다시 아까 있던 쪽으로 도로 돌아간다.

탐지에 걸리는 녀석들. 아. 눈치 챘나 보네. 여기 까진가.

하늘에서 한쪽에 모여서 주변을 살피는 듯한 모습.

아쉽다. 몇 놈 더 건질 수 있었는데.

녀석들이 주변을 살펴봐야 녀석들이 내 위치를 알아챌 수는 없다.

패시브의 차이는 명확한 실력의 차이다. 나는 저들을 탐지로 볼 수 있고, 저들은 나를 볼 수 없다.

그 차이가 가장 크다. 비록 거리가 너무 멀어서 기척도 아주 작게 느껴진다는 게 문제지만.

서로 거리를 크게 벌리지 않은 채 주변을 전체적으로 돌아보는 듯한 모습.

아마 지들도 기대는 안 할 거야. 탐색을 안 할 수 없으니 하는 거겠지.

이제 저놈들도 자신들의 본거지로 돌아갈 텐데. 과연 저놈들은 어떻게 돌아갈까?

게이트? 게이트겠지? 병신같이 비행으로 돌아가진 않겠지.

갑자기 녀석들이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 높은 곳으로 블링크 하는 놈들.

왜? 왜 하늘로 올라가지? 위에 뭐가 있어?

그렇게 올라간 녀석들은 두 무리로 나뉘었다. 세 명과 여덟 명 정도. 그리고 두 무리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아…. 각자의 본부로 돌아가는 건가? 이렇게 깔끔하게?

잃어버린 인원을 이렇게 바로 포기한다고? 와. 존나 쿨하네. 쿨하다 못해 얼어 뒤지겠네.

그나저나 고민이네. 어디로 가야 하지?

점점 멀어지는 녀석들. 나는 세 명 쪽으로 따라가기 시작했다.

여덟 명은 좀 많다. 세 명이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여덟 명은 많아.

어디론가 향하는 놈들. 그리 멀지 않았다. 아까 메테오가 떨어졌던 지역. 그 범위 안쪽.

똑바로 아래를 향해 내려가는 놈들. 그러더니 부서진 잔해 한쪽에서 돌 같은 걸 치우고 있다.

뭐야. 저기에 진짜 뭐가 있어?

탐지를 돌려보니 뭔가가 기척이 느껴지긴 했다. 지하. 아래쪽으로 깊숙한 곳.

아까는 제대로 못 봤었는데…. 뭔가 있긴 있었다. 오…. 그래. 그렇단 말이지?

일단 이곳을 저장했다. 저 녀석들의 목표가 이 지하라면, 저 녀석들은 일단 여기를 벗어나지 못할 거 같다.

아까 그 여덟 명. 그놈들을 쫓아 가보자. 정보는 많을수록 좋으니까.

아까 녀석들이 갔던 방향으로 블링크를 몇 번 하니 하늘을 날아가는 녀석들의 기척이 보였다.

그래. 가라. 열심히 가라. 그리고 니놈들이 어디로 가는지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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