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402화 (40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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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걱정과 불안 같은 건 나만 하면 된다.

내 여자들은 쓸데없는 고민 안 했으면 좋겠다. 사소한 속상함도 없었으면 좋겠어.

그런 생각으로 정성껏 몸을 움직인다. 승희의 안쪽을 꼼꼼하게 내 물건으로 문질러준다.

내 정성을 알아줬는지 승희의 몸이 움찔움찔하고 표정이 잔뜩 야해진다.

관능적인 몸짓.

위로 말려 올라가 있는 아직 다 벗기지 못한 티셔츠.

그 아래에서 이쁘게 솟아올라 와있는 가슴. 나도 모르게 손이 간다. 보기에도 좋지만 역시 가슴은 만지는 게 최고지.

부드럽게 손바닥으로 말아쥐며 검지로 꼭지를 비빈다.

더해진 쾌감. 승희의 몸이 꿈틀거리고 매끈한 허리와 귀여운 아랫배가 파르르 떨리기 시작한다.

"하앙…."

승희도 딱히 참을 생각은 없다 보다. 모두가 밖에 있는단 걸 아는지 입으로 신음 내는 걸 참지 않는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승희의 야한 목소리.

"오랜만에 듣는 듣기 좋은 목소리네."

"아읏. 아. 놀리지 마요. 아앙."

"놀리다니. 정말 듣기 좋아서 하는 소린데."

그러면서 아예 양손으로 가슴과 꼭지를 어루만졌다.

"하으…. 가슴 좋아. 더 만져줘요. 으음."

승희의 이런 적극적인 모습. 역시 좋다.

평상시에는 굳이 섹스를 안 하더라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하는 승희다.

하지만 그렇다고 섹스를 안 좋아하는 건 아니다. 야한 스위치가 켜지면 더없이 야해지는 귀여운 여자.

뭐…. 내가 그렇게 만들었지만 말이지. 정말 감사한 일이야.

"으응. 좋아. 오빠. 좋아요."

촉촉한 승희의 목소리가 나를 한껏 흥분시킨다.

즐거운 상황. 서로가 행복한 시간.

그녀가 원하는 대로 정성껏 가슴을 만져준다. 이리저리 몸을 움찔거리며 내 손길에 가버리는 모습.

"으음…. 아래도요. 하아."

한껏 달아오른 승희는 내 팔을 쓸어내리며 원하는 것을 요구한다.

이러면 또 장난기가 도질 수밖에 없잖아?

가슴을 만지던 걸 멈추고 승희의 골반과 허벅지 있는 쪽을 손끝으로 살살 어루만진다.

"으…. 애태우지 말고요…."

한껏 녹아버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갈구하는 모습.

보기 좋다. 나를 원하며 저런 표정을 짓는데 안 좋을 수가 없지.

물건을 안쪽 깊숙한 곳까지 꾸욱 밀어 넣자 얼굴이 승희는 숨을 들이마시며 활짝 피어난 표정이 되었다.

그녀의 몸에 환희가 퍼져나가는 게 느껴질 정도다. 고작 깊게 넣었을 뿐인데 이렇게 좋아하다니.

이러면 나도 좋다. 남자에게 힘을 잔뜩 나게 해주는 마법이잖아?

물건도 평소보다 더 힘이 바짝 들어간 거 같다. 승희가 좋아할 만하네.

"아앙."

귀여운 목소리로 신음 내는 걸 멈추지 않는 승희.

그런 그녀의 안쪽을 계속해서 꽉꽉 채워준다.

승희의 다리가 얽혀와 나를 꽉 움켜잡는다. 그런 적극적인 모습에 나도 바로 신호가 온다.

안쪽에 내뿜어지는 진한 사정. 아마 임신이 되는 세상이었으면 방금은 백프로 임신시켰을 거야.

전에 생각했던 게 다시 머리를 스쳤다.

승희와의 아이. 외모가 어떻든 지금은 솔직히….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세상에선 가망 없겠지. 빌어먹을 놈들.

"하아. 하아."

잔뜩 흐트러져있는 승희의 모습이 더없이 이쁘다.

그대로 몸을 굽혀 입을 맞춘다. 내 입술과 혀를 탐닉하는 승희. 어떻게 키스하는 게 섹스한 것보다 야하니.

입술과 입술이 떨어졌고 승희의 얼굴은 만족감이 가득 차 보인다.

아까 가졌던 서운함 같은 건 전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모습.

다행이네. 얼굴의 그늘을 지웠으니 그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한다.

"이리 와요."

팔을 벌려 나를 안아주는 승희는 자신의 가슴에 내 얼굴을 끌어안는다.

역시, 승희는 내가 뭘 가장 좋아하는지 잘 알아.

"으음…. 그 기억 읽기요."

"응."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을 잇는 승희.

"내 기억 읽어요."

"알았어."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냥 승희가 하라면 하는 거지. 굳이 토를 달 필요 없잖아?

그렇게 승희의 기억을 읽는다. 키워드는 행복.

이런 상황에서 우울한 건 보고 싶지 않았다. 밝고 행복한 모습만 볼래.

승희의 품에 안겨 가슴의 감촉을 느끼며 그녀가 기뻤던 기억을 훑어본다.

어린 시절의 승희. 하이고. 귀엽네. 지금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

아니지 저 때 저렇게 생겼으니 지금의 모습이 된 거겠지.

재밌고 귀여운 기억들이 많았다. 하긴, 살아오면서 행복을 느꼈던 일이 적진 않았겠지.

어린 시절의 기억은 역시 부모님과의 기억이 많다.

케이크 앞에서 촛불을 끄는 기억, 선물을 받는 기억, 시험 성적이 잘 나와서 해맑게 웃는 기억. 기억. 기억.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그렇게 안고 승희의 기억을 읽었다.

덩달아 나도 행복해지는 기분이다. 감정의 이입. 그녀가 행복한 만큼 나도 행복하다.

행복이 쌓이고 쌓여서 마음을 가득 채운다. 그래. 이 스킬을 숙련하려면 이런 식으로 쓰는 게 낫겠어.

어느 순간 그녀의 기억에 내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기억에선 내가 스마트 폰을 승희에게 던져주고 있었다. 승희는 그걸 들더니 기대감 어린 마음으로 화면을 본다.

사진. 조폭 그놈…. 뭐였더라? 암튼 마트에 있던 조폭 놈. 아. 그래. 영철이 파의 영철이.

그놈의 최후가 담긴 사진. 승희는 그 사진을 보면서 더없는 행복을 느낀다.

그리고 흘리는 기쁨의 눈물. 내가 돌아서 나가려는 걸 보더니 몸을 일으켜 내 등을 끌어안는다.

신기하네. 누군가의 기억에 내가 나오는 건 뭔가 이상한 기분이야.

그 기억을 시작으로 내가 나오는 기억이 많아졌다.

사소한 것들, 별거 아닌 것들에서 행복을 느끼는 게 많았다.

섹스하는 장면도 제법 나왔다. 내가 승희와 섹스하는 장면을 승희 시점에서 느끼니…. 뭔가 기분이 이상해진다.

머릿속이 가득 차오르는 행복감. 이렇게 행복해했단 말야? 이것 참…. 부끄럽네.

그리고 나온 승희와 바다에 간 기억.

가기 시작한 순간부터 돌아올 때까지의 기억이 거의 다 재생됐다.

정말 좋았나 보네. 좋았다는 건 알았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승희와 여행 갔던 기억을 다시 보고 있으니 왠지 나도 또 가고 싶어졌다.

물론 승희의 기억엔 밤에 습격한 놈들에 대한 기억은 없다. 다만 내가 모르던 장면이 하나 있다.

자는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승희.

이건 참 보기 힘든 장면이네. 자는 내 모습이라니.

나는 자고 있을 때도 상당히 웃겼다. 왜 저렇게 미간을 자꾸 찌푸리는 거야?

그리고 승희 역시 그렇게 생각했나 보다. 내 미간을 살짝 손으로 만져주자 내 얼굴이 조금 편안해졌다.

흐음. 신기하네. 나는 저런 건 전혀 못 느꼈는데.

그렇게 바다에서 돌아온 이후로도 그런 장면들은 제법 있었다.

자는 내 모습을 바라보는 승희의 기억.

따로 뭔가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내가 자는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니면 자는 나의 얼굴을 지금처럼 가슴 쪽으로 안는 모습. 그럴 때마다 나는 손을 뻗어 승희의 가슴을 만진다.

음…. 이게 행복한 거였어? 그렇구나. 앞으로는 더욱 열심히 가슴을 만져야겠네.

기억은 점점 현재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미나와 세아, 안나도 등장했고 그녀들이 나오는 기억도 점점 많아진다.

그렇게 기억은 조금 전 했던 섹스까지 따라잡았다.

이거 좀 느낌이 이상하네. 방금 했던 섹스를 그 자리에 누워서 기억으로 되새긴다니.

기분이 야릇해지는 느낌이야.

"후우."

나는 기억 읽기를 끝내고 승희의 가슴에서 얼굴을 들었다.

따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승희.

그녀를 보니 뭔가 마음속에서 벅찬 감정이 느껴진다. 기억 읽기 때문이겠지? 감정의 이입 때문에?

행복한 기억들을 봐서 그런가…. 승희를 보니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함이 느껴진다.

나는 말 없이 그녀에게 다시 다가가 진하게 키스했다.

참을 수가 없다. 지금 이 넘쳐나는 행복함을 어떻게든 나누고 싶어.

입술을 떼고 정성껏 승희의 몸을 핥았다.

"간지러워요. 갑자기 왜 그러는 거예요. 무슨 기억을 읽었길래."

몸을 꼼지락거리면서 웃는 승희. 하지만 내 입이 가슴으로 가자 웃음이 사라지고 다시 신음이 나온다.

"정말…. 또 집요하게 가슴만…."

본인도 좋으면서 앙탈은…. 기억으로 다 봤어. 앞으로 각오해라.

그렇게 승희와 또 섹스했다.

태어나서 이렇게 행복한 섹스를 한 건 처음인 거 같다.

그동안 했던 섹스들이 안 좋았다는 게 아니다. 기억 읽기 이후 완전히 알게 된 승희의 마음.

안 그래도 믿고 있었던 승희지만 이 일로 더욱 완전하게 그녀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격정적인 섹스가 끝나고 서로 장난치며 간단하게 씻었다.

옷을 입은 승희는 인제 와서 부끄럽다는 듯 나에게 말한다.

"오빠 혼자 나가요. 나는…. 잔다고 해줘요."

그러더니 내 뺨에 키스를 쪽 하고 침대로 들어가 이불을 확 뒤집어쓰는 모습.

아. 귀엽네. 한번 더할까?

이대로 이불을 벗겨내고 옷을 벗기지 않고 한 번 더 하는 거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나는 그저 피식 웃고 방을 나섰다.

괜히 길어지면 밖에 있는 여자들도 걱정하겠지. 승희도 충분히 만족한 거 같고.

그렇게 밖으로 나오니 다들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나는 괜히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잘 달래줬어."

싱긋 웃는 미나.

미심쩍다는 듯 나를 바라보는 세아.

뭔가를 눈치챈듯한 안나. 어휴. 하여간 탐지 있는 녀석은 저게 문제야.

승희와 그리 오래 있었다고 생각은 안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아마 기억 읽기가 제법 길었나 보다. 나는 잘 못 느꼈는데 시간이 빨리 지나간단 말이지?

게다가 외부 자극에도 둔해지는 게 문제다. 적진에서 기억 읽기를 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니면 정말 짧게 쓰고 빠지거나 그래야지.

그렇게 기억 읽기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데 미나가 내게로 다가온다.

"오빠."

"응?"

뭐지? 뭐 할 말 있나?

"나 블링크 마스터 했어요."

"아! 맞다. 아까 거의 마스터 직전이었지. 오. 그럼 드디어…."

"네. 맞아요. 역병. 나왔어요."

"오."

"근데…. 코인이 모자라요."

"어? 아. 맞다. 그럴 때 됐지. 지금 얼마 있지?"

"저 50만 정도."

"지금 티어9 된 거니까 패시브 두 개가 다 3단계지?"

"네."

"스킬 반경 증가3, 스킬 지속시간 증가3, 역병. 이렇게 세 개 배워야 하는 거잖아? 역병 얼마야? 30만?"

"잠시만요. 50만이네요."

"어? 50만? 50만이라고? 잠깐만…."

설마 이거 우레 폭풍 같은 건가? 역병이 패시브일 리는 없다.

그리고 역병을 숙련하는 것도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우레 폭풍 같이 배우기만 하면 바로 넘어가는 스킬일 확률이 높다.

"오…. 이거 좀 흥미진진한데? 그럼 지금 코인이 좀 많이 필요한 거잖아?"

"그렇죠…?"

음. 코인을 조금 많이 먹어 놓을 필요가 있겠네.

지난번 짱개놈들 선물이 또 있으면 좋았을걸. 아쉽네.

일단 급한 대로 가장 코인을 많이 벌 수 있는 곳을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SG 센터밖에 없지.

"다들 준비하고 있어 봐. 승희도 불러서 나오고. 다들 코인 충전하러 가자. 나 금방 다녀올 테니 준비하고 있어."

그렇게 말해놓고 나는 수원으로 날아갔다.

청주도 다시 저장해놓고 좀 조져야겠구먼.

짱개 코인이 달달하긴 하지만…. 아직은 무리야. 지급 파견대는 아직 잡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자잘한 코인들 줍게 하느니 SG 센터에 오는 놈들 싹 전멸시키는 게 낫지.

안 그래도 잡아 죽인 지 좀 됐잖아?

대충 이것저것 골라서 잡았을 때도 하루에 100만씩 모았던 곳이니 이놈 저놈 안 가리고 잡아 죽이면 단기 수익은 보장할 수 있을 거다.

물론…. 그렇게 잡아 죽이면 결국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버리는 게 되겠지만 알게 뭐야. 어차피 다 죽여야 하는 놈들인 걸 뭐.

비행속도도 빨라진 데다가 블링크의 거리가 압도적으로 늘어났기에 수원에서 청주로 가는 건 얼마 안 걸렸다.

그렇게 도착한 청주.

이번에 패시브 찍고 늘어난 저장 목록에다가 SG 센터에서 조금 떨어진 공중을 저장했다.

그리고 벙커로 순간 이동.

벙커에 돌아가자 다들 날 기다리고 있다. 바로 파티를 맺고 게이트를 연다.

"자. 다들 투명화랑 비행이랑…. 암튼 자기 버프들 다 걸고, 바로 가자."

각자 버프를 건 네 여자. 바로 게이트로 들어갔고, 나 역시 따라 들어간다.

SG센터. 눈앞에 보이는 많은 인간.

네 여자는 이야기만 들었던 SG 센터를 처음 봐서 그런지 상당히 신기해하는 모습이다.

"자. 그럼…. 바로 가보자. 나 따라와."

그렇게 네 여자와 함께하는 양학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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