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398화 (398/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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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짱개에게 가서 깽판 치는 걸 잠시 멈췄다.

아무리 매복과 기습을 하고 게릴라를 한다 해도 숫자가 너무 많다.

그리고 위험성이 너무 높아.

게릴라를 성공해도 잡아 죽일 수 있는 건 별 영양가 없는 일반 짱개들.

지급 파견대 하나를 거의 전멸시켰다고 하지만 그런 놈들은 몇백 팀이 더 있다.

좀 더 효과적인 학살이 필요해.

나 혼자 하는 게 무리라고 생각해서 승미세안 네 여자를 성장시키긴 했지만, 역시 무리인 건 어쩔 수 없다.

네 여자가 나만큼 티어가 올라오면 그때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네.

어쨌든 다른 방식을 좀 더 연구해야 한다.

일단 지금 가장 기대하고 있는 건 미나의 역병.

어떤 메커니즘으로 돌아갈지는 모르지만…. 제법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질병 해제라는 쉽고 간단한 해결책이 있긴 하지만, 역병이란 건 그렇잖아?

퍼지는 건 가만히 있어도 되는데 질병 해제는 일일이 써줘야 한다.

게다가 체력의 한계는 분명하고 포션을 먹는 것도 한계가 있을 거다.

어찌 됐든 치료 되는 것보다 퍼지는 게 더 빠르면 되잖아?

우리는 현실에서 봤다. 역병이 이 세상을 어떻게 잠식하는지를.

우한 폐렴 개새끼들. 나는 다시 한번 그 우한에 역병을 꼭 풀어놓고 말 테다.

일단 뭔가 좋은 방법이 없나 생각하며 스킬 숙련을 한다.

오래간만에 찾아온 평화. 느긋하게 침대에 누워 파티 숙련을 한다.

지금 속도면 저녁 먹기 전까진 마스터를 찍을 수 있을 거야. 그러니 부지런히 하자.

더는 백령도를 가지 않기에 네 여자는 이제 집에서 숙련하기 시작했다.

승희와 안나는 보호막을, 미나는 블링크를, 세아는 반사를.

게다가 넷 다 상당히 강력해졌기에 이제는 굳이 벙커 안에서 스킬 숙련을 하지 않는다.

솔직히 저 넷은 강하다.

실전경험이 적은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중국에서 얻은 경험이 적은 건 아니다.

적어도 자기가 가진 스킬의 이해도는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한다.

네 명이 있는 게 다행이야. 서로 대련하면서 성장할 수 있으니까.

실전 경험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건 좋은거야.

나도 가만히 침대에 누워있기가 좀이 쑤셔서 슬그머니 바깥으로 나갔다.

4월 초. 어느새 벙커 근처에도 봄이 찾아왔다.

아마 이래서 네 여자가 벙커 안에 있질 못하나 보다.

살랑거리는 봄바람. 주변을 가득 채우는 녹음.

지난겨울이 꿈만 같다. 마음이 화사해지는 느낌.

들개들과 놀아주고 있는 승희, 미나, 세아.

아니, 이제는 들개도 아니지. 거의 우리 개라고 볼 수 있는 녀석들.

렉스를 비롯한 개들은 상당히 상태가 좋아졌다.

날씨가 따듯해진 다음 승희랑 미나, 세아가 개들을 하나씩 잡고 목욕을 시켜버렸으니까.

덕분에 개들은 꾀죄죄한 티를 많이 벗어났다. 먹을 것도 풍부해져서 살도 오르고 털도 윤기가 나는 모습.

근데 숫자가 너무 많아. 대체 몇 마리야?

"마흔 두 마리요."

"켁."

"강아지들이 많아요. 큰 개는 스물 여섯 마리에요."

"그것도 많아."

사료야 넉넉하니까 뭐…. 감당은 할 수 있다.

사료 봉지만 버리지 않으면 먹은 지 한참 된 사료 봉지는 회귀를 시켜도 개들에게 별문제가 없다는 건 확인했다.

그러니 크게 걱정은 안 되는데…. 문제는 개가 점점 늘어날 거란 말이지?

사람은 아기를 못 낳는데 동물들은 별문제 없이 새끼들을 숨풍숨풍 낳는다.

뭔가 좀 억울해. 하긴 동물이 새끼를 못 치면 사람이 굶어 죽겠지. 그건 다행이긴 한데….

여자들을 보면서 잠깐 그런 생각을 했다.

다시 아기가 태어날 수 있다면 어떨까? 임신이 가능하다면?

잠깐 그런 생각을 했지만, 살짝 무서워졌다.

승희나 미나, 세아, 안나의 외모는 훌륭한 편이다.

아니 훌륭한 편이라고 말하면 실례지. 미나나 안나는 뭐 압도적으로 이쁘잖아.

근데 아무리 엄마들의 외모가 뛰어나다고 해도 날 닮아버리면? 그것도 딸들이?

안돼. 안돼. 그건 하면 안될 짓이야. 민폐라고. 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하면 하면 끔찍해.

게다가 날 닮은 아들이 나오면 그건 더 무섭다.

안돼. 안돼. 차라리 아이가 안 생기는 게 다행이야.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거라고.

"안나는 어딨어?"

"어. 집 안에 있는 거 같은데요? 피아노 소리 들리잖아요?"

"피아노?"

그러고 보니 아주 작게 뚱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 같다.

아. 이게 피아노 소리였어? 근데 피아노? 안나가?

소리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벙커 위에 있는 집. 깨끗하게 정리되어있는 실내.

집안에 들어오니 피아노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2층인가? 그래. 2층에 피아노가 있었던 거 같다.

집주인이 벙커를 지을 정도로 재력이 있어서 그런지 제법 좋은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던 거로 기억해.

2층에 올라가니 더욱 커지는 피아노 소리.

내가 방으로 들어가자 안나가 나를 힐끔 바라보고 씨익 웃더니 피아노 치는 것을 멈춘다.

"왜? 계속 쳐. 듣기 좋은데."

"누구 들려줄 만한 실력은 안 돼요. 어렸을 때 쳤던 거 겨우 되새기는 수준인데."

"아냐. 나는 듣기 좋아. 계속해봐."

살짝 부끄러워하는 안나. 의외로 이런 부분에서 부끄러워하네.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는 안나.

나는 옆에 가만히 서서 안나의 연주를 들었다.

상당히…. 묘한 느낌이다.

망해버린 세상과 피아노를 치는 러시아 미녀.

뭔가 느낌이 있네.

피아노 연주가 끝나고, 나는 손뼉을 쳤다.

"아이…. 박수받을 실력은 아니라니까요."

"모르지. 안나가 지금 세상에서 가장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일 수도 있어."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과장이 너무 심해."

그러더니 작게 '탐지'라고 중얼거린다.

덩달아 나도 탐지를 돌렸다. 아무도 없는 주변. 승희와 미나, 세아는 밖에서 개들과 함께 있는 거 같다.

슬쩍 일어난 안나가 내게 다가오더니 살포시 안겼고 그런 그녀의 표정에서 막연한 기쁨이 묻어나오는 게 느껴진다.

아마…. 짧은 시간이나마 나를 독점할 수 있어서 좋아하는 거 같다.

정말 알기 쉬운 아가씨야. 내가 그렇게 좋을까?

"피아노 치고 있길 잘했네요."

그러더니 내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간다.

뭘 의미하는지 아는 나는 순순히 그녀가 원하는 것을 들어줬다.

날씨가 따듯해져서 많이 가벼워진 옷. 아무리 노브라라고 하더라도 옷 위로 만지긴 아깝지.

안나의 옷 안쪽으로 내 손이 스르륵 파고든다.

미소와 유혹을 반씩 섞어놓은 표정.

안나의 매력적인 입술이 내게 다가왔고, 내 입술을 덮었다.

안나와 키스하며 가슴을 만지던 손을 엉덩이 쪽으로 쓸어내렸다.

내게 더욱 밀착하는 안나. 나를 더욱 꼭 끌어안는 팔.

입술을 떼고 안나의 가슴을 한번 살짝 빨았다.

교태 어린 표정. 순수하게 기뻐하는 모습. 그리고 그 속에 담겨있는 야함.

그런 안나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눈앞에 방금까지 안나가 치던 피아노가 보였다.

피아노 덮개를 받치고 있던 막대기? 그걸 내리고 덮개를 닫은 다음 안나를 그 위에 엎드리게 했다.

러시아 미녀와 피아노는 제법 어울리네. 느낌 있어.

엎드린 안나가 입고 있는 레깅스를 무릎까지만 내렸다.

탐스러운 엉덩이. 그리고 뒤에서도 보이는 도톰한 음부.

나도 모르게 얼굴을 박았다.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어.

"아이…. 왜 거기를…."

안나가 뭐라고 하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혀를 살짝 내밀어 안나의 은밀한 부분을 살짝 핥자 움찔하는 게 생생하게 느껴진다.

새하얀 엉덩이를 양손으로 붙잡고 조금 더 안나를 음미하다가 몸을 일으켰다.

피아노에 엎드린 한창 흐물흐물해져 있는 안나.

발그스레해진 모습도 좋네.

까만 피아노 위에 엎드린 새하얀 안나의 모습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색의 대비가 확실한 게 그녀를 더욱더 돋보이게 해준다.

바지를 내리고 내 물건을 꺼냈다. 잔뜩 우람해진 그것을 방금까지 핥았던 안나의 안쪽에 천천히 밀어 넣는다.

"으응…."

피아노가 살짝 높은지 안나가 살짝 까치발을 든다. 그러면서 더욱 높아진 엉덩이.

그러면서 안나의 몸 안에 들어간 나의 물건이 조금 더 깊숙하게 닿는다.

조금 더 느껴지는 게 많아지는지 안나의 표정이 야하게 변해간다.

그런 표정을 즐기며 천천히 몸을 움직인다.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들썩이는 몸. 작게 새어 나오는 신음.

안나의 몸이 흔들리면서 그녀의 벌꿀 색 머리카락이 사르르 흘러내린다.

피아노에 눌린 가슴이 보이고 안나가 내뱉은 입김이 서리는 게 보인다.

"고마워요…. 고마워요."

좋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고맙다니. 고마운 건 내가 해야 할 말 아냐?

근데 그 고맙다는 말이 뭔가 나를 충족시켜준 것 같다.

물건에 힘이 바짝 들어가게 됐고, 안나는 조금 더 야해졌다.

계속 이러고 싶지만, 약간 비밀스러운 섹스가 되었기에 오래 못하는 게 아쉽다.

사실 뭐 밖에 있는 여자들에게 들켜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 왠지 들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살짝 생기는 조급함. 그래서인지 움직임이 빨라졌고, 안나의 숨이 거칠어진다.

안나 역시 약간 스릴을 즐기는 느낌인지 신음을 잔뜩 죽이는 모습.

나 역시 탐지로 승희와 미나, 세아의 동태를 살피면서 이러고 있으니 짜릿한 느낌이다.

비행이 있는 여자들이니 당장이라도 이 피아노 있는 방의 창문으로 쓱 날아올 수 있잖아?

그런 상황에서 몰래 하는 섹스라니.

이런 것도 좋네. 자주는 못 하겠지만.

안나의 몸 안에서 물건을 꺼내고 하얀 엉덩이에 요란하게 사정했다.

검은 피아노에 몸을 걸치고 있는 새하얀 미녀. 그리고 엉덩이와 정액.

야하네. 정말 야해.

수납에서 휴지를 꺼내어 바로 쓱쓱 닦고 화장실로 가서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다.

그 사이 옷을 정돈한 안나. 아직 발그레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게 상당히 보기 좋다.

"이런 거라면 자주 하고 싶은데요."

그러면서 나에게 안기는 안나.

절정에 도달했던 여자라 그런지 선정적인 느낌이 잔뜩 난다.

그녀의 주변에 유혹하는 페로몬이라도 잔뜩 뿌려져 있는 느낌이야.

"계속 피아노 칠 거야?"

"음…. 조금 더 쳐볼래요. 조금 더 치고 스킬 숙련하려고요."

"그래. 알았어."

"내려갈 거에요?"

"응."

"알겠어요."

그러더니 피아노에 앉아 다시 연주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안나를 보다가 몸을 돌려 내려왔다.

음. 러시아도 가야 하는데.

안나의 복수도 빨리 이뤄줘야 하잖아? 할 게 많네.

그렇게 다시 승희와 미나, 세아가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원반을 따라 달려가는 렉스와 비행으로 그걸 쫓아가는 세아.

뭐야. 자기가 던지고 개랑 시합하는 거야? 누가 잘 잡나?

승희와 미나는 강아지에 정신이 팔려있다. 힐이 있는 승희와 질병 해제가 있는 미나.

둘이 있으니 적어도 강아지들이 죽을 일은 없겠네. 조만간 여기가 개판이 되는 건 시간 문제 같은데.

어렴풋이 들리는 피아노 연주 소리와 개랑 놀고 있는 여자들을 보며 다시 생각에 빠진다.

해야 할 일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

중국은…. 어디서 끊어야 할지 모르겠다. 얼마큼 해야하는지 어디까지 해야하는지 정확하게 모르겠어.

일단은 미나가 역병을 찍은 다음 생각해보자. 역병 효과가 어떤지 보고 정해도 되겠지.

그리고 러시아. 중국이 일단락되면 러시아도 동시 진행이 가능하겠지?

문제는 기껏 봄이 됐는데 또 추운 동네로 가야 하는 거다. 으. 그건 좀 별로인데.

또 생각나는 건 민희.

한동안 못 봤지. 민희의 복수도 마무리 지어줘야 한다.

민희 쪽이 좀 더 간단하니 민희 쪽을 먼저 해줘야 하나? 솔직히 지금 수준이면 금방 끝낼 것 같은데.

너무 오래 안 가봤어. 조만간 한번 가봐야지.

에 또…. 청평. 거기는 뭐 잘살고 있을 것이고. 그래도 얼굴 한번 비추기는 해야 하는데.

아직 조금 더 지켜보긴 해야 하지만 김포에서 온 그놈에 대한 것도 결정해야 하잖아.

계속 살려둘 만한 놈인지, 아니면 잡아 죽여야 하는 놈인지.

그리고 펜스.

잘 하고 있나 모르겠다. 북한은 넘어갔으려나?

만약 북한도 짱개 식으로 되었다면…. 상당히 강력할 수 있을 텐데. 거기도 너무 무심했네.

중국에 정신이 너무 팔렸어.

일단 제일 먼저 해야 할 건 파티 스킬을 마스터. 그래. 그것부터 마스터 한다음 하나하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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