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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더 필드
백령도로 돌아오고 나서 세아는 건물 파괴자의 길로 들어섰다.
아마 저 강화 주먹으로 주변에 보이는 것은 다 박살 낼 기세다. 덕분에 백령도는 본의 아니게 공사장 분위기가 난다.
쿵 쿵 쿵
아따. 잘 부수네. 그래. 빨리 마스터하렴. 그래야 큰일을 하지.
일단, 세아는 계획대로 돼가고 있고….
미나도 잘 돼 가고 있으니 문제없고. 결국은 내가 문제네.
빨리 산샤인지 싼샤인지 하여간 거기 댐을 찍어야겠네.
미나와 승희, 안나도 잘 돼 가고 있으니 나도 서둘러야겠어.
지난번 저장해놓은 곳으로 순간 이동해서 부지런히 강을 따라 올라간다.
가면서 게이트 숙련도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굳이 게이트가 꺼질 때까지 기다렸다 쓰는 게 아닌, 일정 시간마다 계속 쓰는 거로.
이 정도 속도면 산샤댐에 도착할 때면 게이트를 마스터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킬을 빨리 올리는 것. 결국, 싸움은 패시브로 우위가 갈린다. 그리고 얼마나 많이 아느냐의 싸움.
개개인의 피지컬이나 판단력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애초에 패시브에서 차이가 나버리면 붙기도 전에 끝낼 수 있잖아.
신나게 양쯔강에 바닷물을 타면서 강을 거슬러 오른다.
노래라도 들으면서 가고 싶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그렇게 하루를 꼬박 날았다.
그리고 결국 도착했다. 산샤댐.
세상에서 가장 큰 댐 어쩌고 할 때 그런가 보다 했는데…. 확실히 크긴 크다.
댐이 아니고 뭐라고 해야 하나. 그 방조제? 그런 느낌이다. 새만금 방조제. 한번 봤었지.
하하. 이걸 부순다고? 난리 날만 하겠네.
보고 있자니 심장이 빠르게 쿵쿵 뛰는 게 느껴진다. 이걸 정말 부순다고? 아. 빨리 부숴버리고 싶네.
일단은 공중으로 조금 높게 날아가 현 위치를 저장했다.
좋아. 1차 목표는 달성했어. 그럼…. 이제 주변을 한번 둘러봐야지.
경비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
음. 왜지? 의문이 들었지만, 조금 생각해보니 알 것 같다.
외부의 적이 있다고 그랬지? 파룬궁이랑 어디? 위구르랑 티벳? 그리고 홍콩? 또 정치적인 내부 세력들?
그래도 그렇게 삼엄하지는 않다.
아마…. 수력 발전을 무력화시키는 걸 막는 정도?
물과 전기가 무제한인 세상이지만 인프라 자체를 없애버리면 무력화가 가능하니까.
중간에 전선을 모두 잘라버리면 전기를 못 쓰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예 발전소가 없어지면 전기가 무제한이라도 쓸 수 없는 거지.
음…. 그런걸 생각하면 이정도 경비는 이해 가네. 뭐. 괜찮다. 어차피 나랑은 상관없어.
좋아. 저장은 했으니까…. 이제 나는 게이트 마스터를 찍어야지? 생각보다 일찍 도착 했어.
이제 이 근처는 얼씬도 하지 말자. 뭔가 수상한 낌새를 보여서 경비가 강화되고 그러면 귀찮아지니까.
백령도로 돌아오자 다들 쉬고 있다가 나를 반긴다.
"왔어요? 나 번개 구체 마스터 했어요!"
미나의 해맑은 목소리.
이야. 열심이네. 열심이야. 그런 미나를 고생했다고 안아주며 고생했다고 등을 토닥여줬다.
"한번 써봐. 마스터 번개 구체는 어느 정도인가 보자."
"번개 구체!"
분명 고급일 때는 사람 키만 한 구체였는데 지금은 거의 야구공만 한 크기가 되었다.
대신…. 주변에 뿜어져 나오는 번개 가닥은 비교할 정도가 아니다. 어우. 스치기만 해도 뒤지겠는데?
"구체가 줄었네?"
"아. 그건 제가 조절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줄였어요. 괜히 커봐야 좋을 거 없으니까."
"아. 그렇긴 하지. 누구나 보고 피해버리면 의미 없지."
어쨌든 번개 구체는 상당히 소름 돋는 위력이다. 주변 모든 것에 감전을 거는 느낌?
으음…. 2차 스킬치고는 너무 강력한 거 아닌가?
"그럼 이제 썬더 필드 배우면 되죠?"
"응. 그 전에 신체 능력 증가 찍고."
"알겠어요. 잠시만요."
허공에 손을 움직이며 스킬을 배우는 미나. 다 됐는지 나를 보고 웃으며 말한다.
"배웠어요."
"그래? 그럼 한번 써보자."
"근데…. 썬더 필드면 바닥에 까는 걸까요?"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 혹시 모르니까 조금 거리를 벌려봐야겠네. 본인을 중심으로 나가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알겠어요."
미나는 제법 거리를 벌리더니 심호흡을 크게 한다.
승희와 안나도 궁금한지 눈을 빛내며 기대하는 눈빛.
"썬더 필드!"
미나가 낭랑하게 외쳤지만, 스킬은 나가지 않았다.
뭐지? 조건이 따로 있나?
그렇게 미나를 바라보는 데 미나가 고개를 갸웃하더니 알았다는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본다.
파지지지지지직!
우리와 조금 떨어진 곳. 바닥에 뭔가 전기가 통할 것 같은 무언가가 생겼다.
약간 노란 색? 황금색? 그런 기운이 감도는 것 같은데…. 저게 끝이야?
바닥에 깔린 건, 뭐라고 해야 하나. 그냥 위험해 보이는 느낌이 드는 그런 바닥이었다.
뭔가 들어가면 감전 될것 같은 그런 느낌?
근데…. 저게 끝이라면 상당히 시시하네. 그냥 밟으면 뒤지는…. 그런 광역기인가?
"끝이야?"
"네!?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미나가 대답하기가 무섭게, 하늘에서 번개 한 가닥이 썬더 필드가 깔린 곳으로 내리쳤다.
파즈즈! 꽈르르르릉
"꺅!"
"으악!"
번개와 그에 동반하는 천둥.
맙소사. 깜짝 놀랐다. 썬더 필드가 깔렸던 곳에 있던 전봇대로 번개가 그대로 내리쳤고 미나와 승희가 비명을 지른다.
안나는 그걸 보고 '오' 하는 표정으로 감탄하며 보고 있다.
와. 저 아가씨는 역시 깡이 장난 아니네.
그렇게 끝나는가 했더니 다시 번개가 내리쳤다.
두번, 세번, 네번, 다섯번.
계속해서 내려치는 번개에 전봇대가 엉망이 되며 쓰러졌고 그다음부터는 번개가 치지 않는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바닥에 있던 썬더 필드가 사라졌다.
"와…."
아직도 얼얼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미나.
본인이 쓰고 저렇게 놀라면 어떻게 하니.
스킬이 끝났는지 확실히 확인한 뒤 내 쪽으로 돌아오는 미나.
"봤어요? 봤죠?"
"어. 멋지네. 찍은 보람이 있어."
솔직히 상당히 만족했다.
확실한 효과는 아직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일단 눈에 보이는 것만 확인해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
바닥에 친절하게 어느 정도 범위라고 영역 표시가 됐다.
그리고 아마…. 범위 안에 있는 것들에게 번개를 내리치는 것 같다.
그 기준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전봇대는 타겟이 됐다는 거다.
조금 더 실험을 해봐야겠네.
"뭐야! 무슨 일이야!?"
세아가 블링크로 이쪽에 도착하더니 주변을 살피며 우릴 보고 황급하게 물어본다.
세아에게 썬더 필드에 대해 말해줬더니 그제야 안도하는 모습.
"아오. 난 또…. 미나 언니 스킬이라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닌데…. 깜짝 놀랐잖아!"
귀여운 녀석. 본인이 번개에 놀라서 후다닥 돌아온 건 아니고?
암튼 위력은 확실하게 알았다.
정말 어마어마하네.
하급 썬더 필드의 수준이 이만큼이면, 이걸 마스터 하면 어느 수준이라는 거야?
게다가…. 썬더 필드가 이정도인데 그다음 스킬인 우레 폭풍은?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아. 빨리 써보게 하고 싶다. 그동안 광역 스킬이 왜 필요한지 의문을 가졌던 게 한 번에 날아갔어.
이정도 효과면 배워야지. 생각했던 것보다 효과가 좋아 보인다.
그리고…. 그만큼 걱정이 생겼다.
짱개 놈들. 스킬이 아홉 개씩 있는 놈들.
그런 놈들이면 이 공격 스킬 트리 네 개 정도는 얼마든지 찍었을 거다.
그런 놈들이 몇천 명이라고?
하하. 씨발. 말이 안 되는데? 그러면 왜 짱개 놈들이 이미 세상을 지배하지 않았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외부의 적들, 내부의 반대파들. 이미 몰살당하고 남았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다가 뭔가를 깨달았다.
아. 그래. 그놈들은 공산당의 컨트롤을 받는 놈들.
지급 파견대였나? 그런 놈들에게 이런 광역기를 허가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제어할 수 없는 힘. 그런 걸 아무에게나 쥐여주는 건 멍청이겠지.
개나 소나 이런 걸 쓰고 다닌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
그게 집단의 문제점이다. 배신의 가능성. 반란의 여지. 함부로 크나큰 힘을 나눠줄 수 없는 것.
게다가 이런 스킬은 자신들의 동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파티 스킬이 있긴 하지만 티어 12가 아닌 이상 파티는 4명까지밖에 안 된다.
그 외의 인원들은 잘못했다간 같은 편에게 쓸려나갈 수도 있다는 소리.
그래. 그렇게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멍청한 놈들. 이러나저러나 멍청한 놈들이야.
너무 강력해서 함부로 쓰지 못한다고? 자기들 스스로 팔다리를 묶어놓은 거랑 마찬가지지.
"이거 연습하면 돼요?"
미나의 물음.
"아냐. 나랑 이것저것 테스트부터 좀 하자."
스킬의 효과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아둬야 한다.
그래야 중요한 순간에 실수하지 않지. 적어도 자기가 가진 힘이 어떻게 작용 되는지는 알아야 하잖아?
"승희와 세아, 안나는 여기에 있어. 절대 나오지 말고. 혹시라도 잘못 휘말리면 위험하니까."
썬더 필드의 위력을 봐서 그런지 세 여자는 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그녀들을 두고 미나와 함께 조금 먼 곳으로 이동해서 스킬 확인을 하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썬더 필드를 써본 결과 미나는 중급 썬더 필드가 되었고,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썬더 필드는 하급일 때 대략 25미터 정도의 영역을 만들어냈다. 중급이 됐을 때는 그게 50미터로 늘었다.
결국, 고급일 때 75미터, 마스터일 때 100미터가 된다는 소리.
그렇게 스킬을 써서 영역이 생기면 바닥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노란색 기운이 서리게 된다.
그리고 그 영역 안에 가장 높게 있는 것부터 번개가 들이친다. 4초에 한 번 정도.
하급일 때는 지속시간이 1분이었다. 그렇게 15개의 번개가 떨어졌었다.
근데 중급이 되니 3초에 한 개, 한 번에 두 개씩 떨어졌다.
같은 자리에는 떨어지지 않는다. 가장 높은 것과 그다음 것에 무조건 떨어진다.
즉, 80개의 번개가 떨어졌다는 소리다.
그렇게 따지면…. 마스터 시 4분, 1초에 한 번, 4개의 번개가 떨어질 거라는 계산이 된다.
미친놈들. 그렇게 되면 번개가 960방이잖아.
15개에서 960개로 늘어나는 건 너무 양심 없는 거 아냐?
그리고 범위 안에 허리 높이 이상 넘는 게 없으면 번개는 떨어지지 않는다.
이건 어떻게 보면 약점이 될 수도 있고 파훼법이 될 수도 있다.
바닥에 노란 기운이 깔렸는데 벗어나기엔 늦었다? 그럼 일단 엎드리면 된다.
적어도 번개에 맞고 죽지는 않는다는 소리.
근데 이 스킬에는 가장 큰 단점이 있다.
바로 피뢰침.
누가 번개 스킬 아니랄까 봐 피뢰침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
물론 가장 높은 것 말고도 두번째 높은 것에도 떨어지니 피뢰침 하나로는 답이 없다.
다만 피뢰침을 두 개 이상 세우니 시전 시간 내내 피뢰침에만 번개가 떨어졌다.
더 웃긴 건…. 피뢰침이 번개를 못 버텼다는 거다.
자연에서 내리치는 번개랑 다른 것인지 피뢰침이 어느 순간 못 버티고 박살 나버렸다.
그러니 아주 튼튼한 피뢰침을 여러 개 세울 수 있다면 적어도 번개에 맞아 죽지는 않는다는 말.
뭐, 갑자기 당했는데 그럴 정신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레 폭풍을 배우기 위한 징검다리 수준으로 생각하고 별 신경을 안 썼는데…. 이정도면 상당히 훌륭한 스킬이다.
게다가 이거면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굳이 우레 폭풍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겠어.
"그럼 이제 이걸 숙련하면 되는 거죠?"
"응. 부지런히 해봐. 고급만 돼도 나랑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알겠어요. 고급이라…. 내일이면 가능할 것 같은데요."
"그래. 힘내."
썬더 필드의 숙련은 생각보다 쉽다.
그냥 아무것도 없는 맨바닥에 쓰기만 하면 번개는 안 떨어지니까.
대신 거기에 누가 실수로라도 들어가면…. 번개 구이 되는 거지. 상당히 위험한 스킬이 아닐 수가 없어.
내가 빨리 파티를 배워야겠네. 파티의 아군 피해 불가 기능이 절실한 타이밍이야.
그럼…. 빨리 게이트를 마스터 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