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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파괴자
벙커로 온 나는 세아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아직 대결에서 진 여파가 살짝 남은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세아는 순순히 따라온다.
뭐, 속상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그정도로 답답한 여자는 아니니까.
저렇게 속상해하는 것도 승부욕 때문인 거지. 억지 부리고 그러는 것도 아니고.
"어디가?"
"강화 주먹 테스트해보러."
"테스트 장이 따로 있어?"
"그런 건 아닌데, 일단 위력을 봐야지."
벙커를 나와 하늘을 날면서 주변을 돌아본다.
일단 제법 두꺼운 콘크리트 벽처럼 보이는 건물 앞으로 내려서자 세아도 바로 따라 내린다.
"이거 한번 주먹으로 부숴볼래?"
"이거? 이런 건 괴력만으로 부술 텐데?"
그러더니 괴력을 쓰고 별다른 동작 없이 가볍게 주먹을 휘두른다.
쿠쿵
요란한 소리와 함께 벽이 부서지고 건물이 흔들린다.
오우. 괴력이 이 정도로 대단했나?
"장난 아니네?"
"괴력은 무서운 스킬이라고. 힘 조절 잘못하면 큰일 나."
"으음…. 그럼 괴력 꺼봐."
괴력을 끄는 세아. 제대로 설명을 안 했는데도 순순히 따라주는 게 기특하다.
"그리고 그냥 그 강화 주먹만으로 또 쳐볼래?"
"어."
무너지지 않은 벽 옆쪽으로 가더니 이번에도 별다른 자세 없이 주먹을 휘두른다.
"강화 주먹!"
쾅!!!
와르르르
"오우…."
상당히 위력이 세다.
단순히 주먹을 휘둘렀을 뿐인데 거의 마스터 괴력이랑 비슷한 수준인 거…. 아니야?
아니 벽이 얇아서 그런가?
그래도 좀 심한데? 이제 막 배운 하급 스킬 위력이 이만큼이라고?
"괴력 끈 거 맞지?"
"어."
"좀 심한데."
"그러게. 위력이 생각보다 세네. 이런 걸 사람이 맞으면…. 어휴."
"안 좋은 꼴 보기 전에 맞자마자 그냥 빛으로 변해버리겠네. 차라리 다행인데."
"이렇게 위력이 셀 필요가 있는 건가?"
의문을 가지는 세아. 사실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이렇게 강할 필요가 있나? 아니…. 그보다 그럼 보호막의 강도는 어느 정도라는 거야?
RPG 같은 게 있었다면 그런 것도 가뿐하게 막았겠는데?
아니지.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이건 스킬이다.
단순하게 힘을 강화하는 것은 괴력이 있으니 중첩일 리가 없다.
단순히 힘의 세기를 높여서 물리량을 증가시키는 게 아니라는 거야…. 스킬 자체에 붙어있는 효과라고 봐야겠지.
적수라는 스킬이 찌르기에 특화되어 뭐든 꿰뚫어버린다고 했잖아?
번개 주먹이나 썬더 킥이 뭔가에 맞으면 그걸 통과해서 반대편에 번개를 뿜어낸다고 했고?
강화 주먹도 그런 효과가 있는 거다. 맞춘 물체를 부숴버리는 효과.
이건 물리 공식으로 계산되는 힘의 양이 아닌…. 스킬의 효과.
그러니 그냥 부숴버리는 거다. 맞춘 게 뭐든 간에.
"다른 거 한번 부수러 가볼까?"
"그러던가."
세아와 함께 주변을 돌아다니며 튼튼해 보이는 것들을 한 번씩 다 때려봤다.
괴력을 쓰지 않은 하급 강화 주먹인데도 어지간한 것들은 한방에 다 박살 내는 모습.
생각해보니 예전에 이거 본적이 있는 것 같아.
언제였지? 꽤 된 거 같은데. 맨주먹으로 사람 죽이는 녀석.
그때 그 누구냐…. 연주. 그래. 연주.
그 여자 만났을 때 길에서 봤던 양아치 새끼들. 그놈들 중에 썼던 놈이 있던 거 같다.
아마 번개도 있었지?
그때 당시만 해도 정말 뭐 저런 스킬을 쓰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참…. 많은 게 변했네.
근데 연주라. 그 여자는 어떻게 됐을까? 과연 살아있긴 할까?
"뭐해?"
"어?"
"왜 놀라?"
"아냐. 그 강화 주먹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어."
"정말?"
뜨끔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런 데서 티를 낼 정도로 하수는 아니지.
"암튼. 근데 그거 꼭 '강화 주먹'이라고 외쳐야 나가냐? 네 글자는 말하기 너무 긴데."
"음…. 그러네."
"단어 좀 줄여봐. 최소한 두 글자는 돼야지."
"두 글자라. 알았어."
다행히 스무스하게 화제를 돌리는 데 성공했다. 후후. 이 정도는 이제 우습지. 후후후.
잠깐 테스트한 세아는 단지 '강화'라는 말만 해도 스킬이 나간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 네 글자는 너무 길어. 그 찰나의 순간으로도 목숨이 오간다고.
블링크도 길어서 줄이고 싶은 판인데.
어쨌든 건물을 부수는 건 크게 문제가 없다.
일반 빌딩이나 주택, 아파트의 벽이 얇아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두꺼운 것도 부서지나 확인해 봐야겠는데.
확실한 거 없나? 콘크리트 떡칠이 되어있는 두꺼운 벽?
"뭐 아는 거 없어? 튼튼한 건물이나 콘크리트 벽 두꺼운 거?"
세아에게 물어보자 역시 곰곰이 생각하는 모습.
"원전?"
"원전? 원자력 발전소?"
"그거 있잖아. 그 뭐야. 안 좋은 거 새어 나오지 말라고 벽 만든다고 본 거 같은데."
"아. 그러네. 근데 원전이라. 조금 그러네."
방사능에 피폭되어도 힐로 회복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확신이 없으니 테스트도 안 되잖아.
매혹으로 하나 꼬셔서 들여보내 봐? 근데 나는 원전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잖아.
아. 짱개놈들이 산둥반도에 원전을 잔뜩 지었다고 한걸 본 적 있던 거 같은데….
근데 또 거긴 지금 저장이 안 돼 있네. 우리나라 원전도 동해 쪽에 잔뜩 있고.
으음…. 일단 원전은 보류.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지.
나중에 저장 여유가 생기면 짱개 하나 넣어보던가.
"또 없나…."
"우리 벙커는?"
"아. 벙커. 근데 테스트하려고 벙커를 부수는 건 좀…."
"하긴 그렇지? 근데 오빠 예전에 살던 거기 벙커도 있잖아?"
"거기도 콘크리트가 그리 두꺼울 것 같진 않은데. 그리고 부수기 아깝다고."
"으. 모르겠다. 아니. 근데…. 왜 이런 걸 부숴야 하는 건데? 이제 이유를 말해줘야 하는 거 아냐?"
"아. 그러네."
나는 중국에 대해서 말해줬다.
펜스 정 부장에게 들은 산샤 댐과 그걸 부술 때 생기는 일.
내 이야기를 다 들은 세아는 나를 빤히 보더니 복잡한 눈빛을 보낸다.
"오빠 너는 정말 악마다. 악마."
"내가 좀 하지. 극찬이네."
질린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렇다고 나를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 거 같다.
그냥 뭐랄까. 순수한 의미로 대단하다? 그런 느낌.
"그럼, 이런 걸 부술 게 아니라 다른 댐을 부숴보면 되잖아?"
"어?"
생각해보니 그렇네. 다른 댐들을 박살 내보면 견적이 나올 거 아냐?
"천재네?"
"천재는 무슨."
잠시 생각을 정리해본다.
일단…. 짱개 댐은 부수면 안 된다. 녀석들이 경각심을 가지게 하면 안 되지.
그럼 우리나라 댐을 부숴야 하나?
우리나라 댐은 뭐가 있었지? 소양강 댐? 그게 제일 큰가?
근데 소양강 댐은 그런 콘크리트 댐이 아닌 거로 아는데. 게다가 그건 부수면 안 된다.
밑에 청평이 있잖아. 내 손으로 청평을 쓸어버릴 수는 없지.
"으음…. 마땅한 댐을 찾아봐야겠네."
"그럼 나는 이거 숙련하면 되나?"
"어. 너는 일단 그거 마스터 해줘."
"알았어. 근데 여기서 하나? 굳이 여기서 할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
"그치. 숙련은 아무 데서나 해도 되지. 아무거나 맞추기만 하면 숙련은 오르는 거 아냐?"
"잠만."
그러더니 주변에 있는 전봇대 하나를 후려친다. 말 그대로 뽀각하고 부러지는 전봇대.
"오르네."
"그럼 백령도로 가자."
"열어줘."
게이트를 열었고, 세아는 냉큼 들어간다.
뒤따라 들어가니 세아가 나를 보고 한심하다는 말투로 말했다.
"여기 아니잖아. 잘못 열었어. 왜 집 포탈을 연 거야?"
"아닌데? 제대로 열었는데?"
"엥?"
"둘만의 오붓한 시간이 됐는데 바로 들어갈 필요는 없잖아?"
내 말에 세아는 약간 한심하다는 투로 나를 바라본다.
하지만 내가 침대에 앉아서 팔을 벌리니 별말 없이 내가 안겨 왔다.
"머릿속에 이런 생각밖에 없니?"
"그래서. 싫어?"
딱히 대답이 없는 세아. 하여간. 지도 좋으면서 꼭 이렇게 말하는 것 봐.
그런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간지러운지 질색을 하더니 나에게 한소리 한다.
"아! 이런 건 좀 하지 말라고. 으 소름 끼쳐."
"그런 반응을 보이니 계속하고 싶은 거야."
한 번 더 얼굴을 파묻으며 이번엔 목덜미를 살짝 핥았다.
"히익. 간지러워!"
이런 반응을 어떻게 참냐고. 이 짜릿한 반응을.
진짜 간지러운지 자꾸 몸을 이리저리 빼는 세아. 하지만 결국 나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제 그만해야지. 너무 하면 괴력을 쓸지도 몰라.
입고 있는 후드 티를 훌렁 벗기고 스포츠 브라를 물끄러미 바라보자 세아는 붉어진 얼굴로 나를 보며 말을 더듬는다.
"왜…. 왜 그렇게 빤히 보는데."
"이제 이런 건 그만 입을 때 안됐어?"
"시끄러…. 내 맘이야."
"가슴도 크고 이쁜 애가 왜 맨날 이런 거로 눌러놓는데."
"내…. 내 맘이라고!"
그대로 브라를 벗기자 몸매와 맞지 않는 큰 가슴이 모습을 드러낸다.
참…. 사기야. 볼 때마다 사기라고 느껴져.
몸을 숙여 가슴을 입에 넣자 살짝 짭짤한 맛이 느껴진다. 밖에서 강화 주먹 테스트한다고 몸을 움직여서 그런가? 땀이 좀 났나 보네.
오히려 좋아.
"아으…."
그래. 한동안 숙련에 몰두하느라 못했지.
오랜만에 느껴지는 쾌감인지 세아의 몸이 솔직하게 반응한다.
가느다란 허리를 꼭 끌어안으며 숨이 막힐 정도로 가슴에 얼굴을 계속 묻는다.
서로가 행복한 상황.
그래. 이런 것만으로도 즐겁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관계.
가슴에서 입을 떼고 세아를 일으켜 옷을 마저 벗긴다.
알몸이 되자 수줍은 모습을 보이는 세아. 이젠 익숙할 때도 되지 않았니?
나도 옷을 벗고 다시 침대에 앉아 세아를 안았다.
세아랑은 이러고 있는 게 제일 좋다.
품 안에 쏙 들어오는 몸. 나에게 꼭 안겨있는 그 느낌.
얘도 이걸 맘에 들어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서로를 끌어안고 잠시나마 온기를 나눈다.
몸과 몸이 바짝 밀착되는 기분은 언제 느껴도 좋은 느낌이다.
하지만 더 좋은 게 남았잖아? 나는 다리를 살짝 벌려서 내 물건을 잡고 세아의 다리 사이에 가져다 댔다.
미끈거리는 안쪽으로 부드럽게 들어가는 물건.
안쪽을 꽉 채우는 느낌과 살짝 가버린 듯한 세아의 표정이 겹쳐지며 즐거운 기분이 든다.
세아와 할 때는 그런 게 있다. 내가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
체구가 작아서 상대적으로 내 물건이 커 보이잖아.
그렇기에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잔뜩 느끼는 게 보일 정도다.
행복해. 남자의 자존감을 올려주게 하는 데는 최고라니까.
"너…. 너무 움직이지 마. 조금 천천히…."
그래. 이런 리퀘스트도 너무 좋아. 더 움직여달라는 소리 같잖아?
세아의 몸을 안고 격하게 움직이자 내 목을 강하게 끌어안는다.
정말…. 괴롭히고 싶게 만드는 여자야. 재밌다니까.
그렇게 몸이 이어진 채로 몸을 번쩍 들었다.
몸이 가벼운 세아라 충분히 가능한 자세. 근데 들 수는 있지만 이러고 하는 건 그다지 쉽지 않다.
내가 무슨 야동 배우도 아니고…. 굳이 이러고 할 필요는 없지.
그대로 침대에 눕힌 다음 열심히 허리를 흔든다.
몸이 작은 세아라서 이러고 있으면 약간 무참하게 유린하는 모습이다.
뭐, 어때.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세아도 좋아하니 상관없지.
입을 앙다문 채 잔뜩 느끼는 세아.
아담한 체구의 그녀가 내 밑에서 이렇게 잔뜩 가버린 표정을 보고 있으면…. 흥분이 안 될 수가 없지.
다시 나가야 하기에 몸에서 물건을 뽑아 배 위에 사정했다.
매번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작은 체구의 세아에게 이렇게 정액을 뿌려놓으면…. 진짜 내가 나쁜 놈이 된 거 같다.
아니, 나쁜 놈은 맞지. 뭐랄까. 파렴치한? 암튼.
회귀 덕분에 넉넉해진 휴지로 정액을 닦아주고 세아의 옆에 팔을 머리에 괴고 누웠다.
"뭘 봐."
"섹시한 세아 님을 보고 있지."
"뭐라는 거야."
"어? 부끄러워한다."
"시끄러워! 아니거든!"
"부끄러우면 어때."
손을 들어 세아의 몸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준다.
내 손길이 닿자 아직 전부 꺼지지 않은 절정이 다시 조금 타오르는지 몸을 살짝 움찔거린다.
"자주 하면 좋겠는데."
내가 나지막하게 말하자 세아가 피식하고 웃는다.
"포션 먹느라 지쳐서 힘들어."
"그럼 먹기 전에 하면 되잖아."
"에휴. 맘대로 해."
자기도 좋으면서 곧 죽어도 먼저 요구하진 않는다.
세아가 해달라고 매달리는 모습도 보고 싶은데. 뭐, 언젠간 그런 날이 또 오긴 하겠지.
"이제 가자."
그렇게 말하곤 벌떡 일어나는 세아.
욕실로 저벅저벅 들어가는 그녀를 따라 들어가니 나를 보고 말한다.
"머리카락 좀 잡고 있어. 물에 닿지 않게."
그러더니 샤워기로 배랑 아래쪽을 씻어 낸다.
나도 씻어야 하는데 세아 머리카락을 들고 있어야 해서 샤워기를 들 수가 없다.
그런 나를 보더니 세아가 샤워기로 내 물건에 물을 뿌리고 그 작은 손으로 쓱쓱 닦아준다.
으음. 이것도 나름 좋네. 서로 윈윈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