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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은
여자가 한참을 설명했지만,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이 없다.
공산당의 구조에 대해서 설명하는 거 같은데…. 씨발. 내가 이걸 왜 알아야 하나 싶다.
"...해서 중앙위원회가 있고 거기에 중앙위원회 총서기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중앙정치국이 있습니다. 중앙위원회는 직속 기관이 있는데 기존에 있던 조직 중에 상당수가 통폐합되고 지금은 17개 기관이 있으며…."
"야. 잠깐."
"네."
"씨발…. 넌 이걸 어떻게 다 아냐? 너 뭐 보고 하냐?"
"당 간부로 올라서려면 이런 건 기본으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아오…. 그런 건 됐고. 물어보는 거나 대답해라. 이 땅에 너 같은 수준의 인간은 몇이나 되냐?"
"저 같은 수준이란 건…. 스킬 개수로 말하는 겁니까?"
"어."
"저는 지급 파견대에 속한 회복보조원입니다. 각 지급 파견대에는 저 같은 회복보조원이 하나씩은 속하게 돼 있습니다."
"지급 파견대가 뭐야. 지급?"
"아…. 지급은 행정 구역 체계입니다. 성급, 지급, 현급, 향급. 이렇게 나뉩니다."
"행정 구역 체계? 아. 도, 시, 동읍면리 이런 건가 보구나."
"네?"
"아냐. 됐어. 그럼 그 지급 파견대라는 게 몇 개 있는데."
"350개 정도 있습니다."
"씨발."
내 욕설에 여자가 표정이 굳는다. 아니…. 욕설이 안 나올 수가 없네. 350개?
"그 지급 파견대가 하나의 팀이라는 거지?"
"네. 맞습니다."
"한 팀에 몇명씩 있는데."
"보통 7명에서 10명 정도 됩니다."
"씨발."
다시 또 굳는 얼굴. 아니. 욕이 안 나오게 생겼냐고.
7명에서 10명이면…. 그래 평균 8명이라고 잡아보자. 350에 8을 곱하면 2,800명이잖아.
"다른 팀원도 다 스킬 너만큼 있고?"
"네."
"씨발."
이제는 조금 익숙해졌나 보다. 그냥 그러려니 하네.
아니…. 스킬 아홉 개씩 있는 새끼가 지금 2,800명 있다는 소리잖아?
아. 토나오네. 뭐 이런 미친 새끼들이 있어.
"그게 다야?"
"네?"
"지급 파견대랬잖아. 그리고 더 높은 행정 구역도 있다며. 뭐라고? 성?"
"네. 성급 파견대도 있습니다."
"그건 몇 개 있는데."
"성급 파견대는 35개…."
"씨발."
그만둘까? 이런 씨발…. 좆같은 짱개 새끼들. 인구 많은 걸 이렇게 써먹네. 개새끼들.
"성급 파견대는 지급 파견대보다 수준이 높겠지?"
"네. 지급 파견대에서 능력이 좋은 인원을 뽑아가니까요."
"그럼 그 성급 파견대보다 더 높은 놈들도 있는 거야?"
"네. 있습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중앙판공청, 중국과학보 산하 연구소에도…."
"아. 지랄 같네."
씨발 소리도 안 나오네.
아. 진짜 좆같네. 이 미친놈들은 세상이 망했는데 왜 나라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냐고 씨발놈들이.
와. 돌아버리겠다. 정말.
자. 정리해보자. 일단 스킬 9개 있는 놈들이 2800명 정도. 그리고 그보다 더 대단하다는 놈들이 300명 정도.
그러니 결국 각지에서 상시로 무슨 일이 있나 없나 상주하는 놈들만 그 정도 있다는 소리잖아? 3천 명 정도가?
게다가 중앙에서 스킬 연구하는 놈들은 적어도 지금 이놈들보단 스킬 수준이 높을 거다.
실전 경험은 어떨지 몰라도 어쨌든 스킬은 많이 알고 있어야 다른 놈들에게 알려줄 거 아냐.
후…. 한숨이 나온다.
거지같이 많네. 씨발 새끼들.
일단 잡아 죽여야 하는 놈들이 3천 명? 와. 별거 아니네. 수면 3천 방만 쓰면 되는 거잖아?
씨발. 짱개놈들. 하여간 인해전술은 변하는 게 없네.
이놈들의 규모를 알고 나니 힘이 좀 빠진다.
근데…. 그렇다고 막막하다거나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진 않는다.
3천 명? 그게 뭐 어쩌라고.
3천 명이 전부 다 위대한 중국! 이러면서 다들 순순히 말을 따를까?
지랄 노노다. 자고로 중국은 여러 개로 갈라져 있어야 이쁜 법이지.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별거 없다. 바로 눈앞에 증인이 있잖아.
"얜 뭐야."
호텔에 있었던 가속도 년. 발로 툭툭 차며 물어보니 신체 복구 년이 대답한다.
"이자들은 상해인민해방전선의 일당입니다."
"뭐 하는 놈들인데."
"그저 불순한 세력일 뿐이죠."
"그따위로 말하지 말고 알고 있는 거 똑바로 이야기해."
"...억압받고 핍박받는 인민들을 위해 봉쇄 철회와 자유를 부르짖는 일당입니다."
공산당이란 상당히 지독한 놈들이구나.
매혹에 걸렸으면 시전자의 지시는 절대적이다.
근데 그러는 도중에도 공산당에 대해 안 좋은 소리를 스스로 삼킬 정도로 말을 고른다.
대단하네. 정말로.
하긴 태어날 때부터 세뇌당하다시피 한 놈들인데…. 매혹이 아무리 대단하다 할지라도 그걸 바로 재껴버리진 못하겠지.
"흑해방과의 관계는?"
내 입에서 흑해방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여자가 명백하게 표정이 굳었다.
매혹을 뚫고서도 나오는 표정 변화라니. 진짜 무시무시하구나.
"그들은 상해당의 잔존 세력들입니다…. 상해당은 흑해방, 왕자당과 함께 당의 3대 파벌이었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설명하는 여자.
그래. 이제야 대호 그룹 회장에게 들었던 내용이 나온다.
짱개 공산당의 3대 파벌. 흑해방, 상해당, 왕자당.
그중에 왕자당은 군부를 핵심세력으로 하는 파벌이었고, 그들은 세계가 멸망하면서 함께 망해버렸다.
원로들과 핵심 인물들은 더는 군인이 아니라 살았지만, 주력 인원들이 군인의 증발과 함께 사라졌으니까.
빠르게 암살 및 축출로 인해 파벌 하나가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고 파벌은 흑해방과 상해당만 남았다고 한다.
하지만 인맥 중심의 상해당은 젊은 엘리트 중심의 흑해방을 이길 수 없었고, 그들 역시 축출당한다.
축출당했다고 하나 그 세력은 무시 못 할 정도였고, 정면 대결에서 패배한 그들은 결국 곳곳으로 흩어져 점조직으로 변했다.
그게 지금 저 가속화 년이 있었던 조직.
"상해당이면 상해가 본진이어야 하는 거 아냐?"
"정확하게 상해는 아닙니다. 그 근처의 도시죠. 사실 상해도 맞긴 합니다만…. 보시지 않았습니까? 상해에 아무도 남지 않은 거."
아. 상하이에 짱개 새끼가 하나도 없던 게 그 이유인가?
상대방 본진이라고 그냥 싹 비워버린 거야? 새끼들 스케일 정말 대단하네.
"그래서. 이번에 너희가 놈들을 다 잡아 죽인 건가? 이 여자랑 잡혀간 남자 하나, 여자 하나가 마지막 남은 인원이야?"
"아닙니다. 이들은 그중에 간부들일 뿐 아직 전국에 일당들은 남아있습니다."
그런가. 왜 그 많은 파견대를 굴리는지 알 것 같네.
아직 무력으로 꺾어야 할 상대가 있는 거였어. 그러니 그렇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찍어내는 거지.
"그럼 상해당 말고 다른 저항 세력은 없나?"
"있긴…. 있습니다."
"뭐가 있는데. 말해봐."
"파룬궁…. 이 있습니다. 그리고 위구르 해방 연합…. 티베트 자유 연대, 홍콩 민주 자치구, 내몽골여단…."
"어휴. 많네."
하긴, 그동안 이 새끼들이 해온 악행을 생각하면 이것 밖에 없을 리가 없다.
저것들은 굵직한 놈들이겠지. 나같이 세상일에 밝지 않았던 놈도 이름만 듣고 이해가 될만한 곳들.
핵이 없고 미사일이 없고 군대가 없는 데다가 모든 이들에게 동등한 스킬이 주어졌다.
그런데 바로 옆에 자기를 괴롭혔던 놈이 있으면…. 어떨까?
그동안의 격차가 단번에 줄어들었는데.
두들겨 팰 기회가 있는데. 과연 그때도 졸아서 아무 짓도 못 했을까?
게다가 저것들 말고도 또 있잖아. 대만. 섬 짱개.
그리고 인도. 그놈들도 짱개랑 사이가 드럽게 안 좋은 거로 알고 있다.
결국, 저 3천 명에 달하는 파견대를 모두 내가 잡을 필요가 없다는 거다.
나는…. 목줄기만 물어뜯으면 돼. 그럼 몸통은 알아서 주변 놈들이 신나게 물어 뜯을 거야.
그럼 나는 여유롭게 순회하며 몸통을 씹어먹고 있는 하이에나 새끼들 뚝배기를 깨버리는 거지.
좋아. 좋은 생각이야. 이거 말고는 방법이 없지. 그럼…. 다른 녀석들도 조져볼까.
상해당 일원인 짱개 년을 깨워서 질문했다.
상해당의 위치. 인원, 활동 영역…. 하지만 이년은 뭐 아는 게 없다. 그저 말단 조직원일 뿐.
이번에 몰살당한 오십 명 정도의 인원 말고는 아는 게 없다. 스킬도 물어봤지만 특별한 것은 없었다.
이년은 그냥 죽여도 되겠네.
마체테로 찍어 죽이고 4만 코인을 얻었다.
와. 얘들은 거지들이구나. 뭐 있는 게 없어.
다음은 남자 두 놈. 번거롭긴 하지만 어쨌든 매혹을 걸 수 있으니 무서울 건 없다. 귀찮을 뿐이지.
그리고 의외인 건 최신영이 짱개어를 할 줄 알았다. 생각보다 간단하게 매혹을 걸고 질문하기 편한 상태로 만들었다.
한 놈은 지급 파견대도 아니었다.
지급 파견대는 모래 놈과 함께 서 있던 다섯과 사방을 경계하던 넷.
그 녀석들이었다고 한다. 어쩐지. 때깔이 다르더라니.
이놈은 그저 지원으로 끌고 나온 현급 수비대라고 했다. 스킬도 여섯 개밖에 없는 놈.
어이구. 여섯 개가 여섯 개 밖에라니. 이런 놈도 한국으로 오면 방귀 좀 낄 텐데. 어휴.
암튼 이놈도 바로 죽였다. 코인 12만. 충분히 많은데 왜 이리 적게 느껴질까.
스킬도 그렇고 코인도 그렇고 존나 인플레가 심하네.
씨발. 이게 다 거지 같은 짱개 새끼들 때문이야.
마지막으로 게이트 놈. 얘도 뭐 별다른 소득은 없다. 신체 복구 년이 아는 것과 크게 다를 게 없는 녀석.
게이트의 좌표를 훔쳐볼까 했다가 관뒀다.
이놈이 열어주는 게이트를 타고 넘어가서 바로 저장만 한 다음 돌아오면 되지만…. 게이트를 타고 넘어가는 순간 죽을 확률이 높잖아?
나는 그런 위험한 짓은 안 한다. 게다가 이놈들을 굳이 내가 다 죽일 필요도 없어.
녀석들의 본거지나 인원에 대한 것들은 어지간한 건 다 들었다.
지명을 암만 들어도 이해가 안 가는 데다가 어디인지도 몰라서 아무 의미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지명은 알았으니 됐다.
파견대 놈들의 스킬도 다 들었고. 이제 그럼…. 마무리를 해야겠지?
일단 게이트 놈은 바로 죽였다. 그리고 이제 신체 복구 년.
이것저것 알려준 게 많으니까. 존중의 의미로 곱게 죽여줘야지.
다른 녀석들과 다르게 이 여자에겐 수면을 걸어줬다.
잘 가렴. 다음 생에는 짱개로 태어나지 말거라.
빛이 터지고 코인 주머니가 남는다. 코인은 7만. 생각보다 적네.
어쨌든 알찬 시간이었다. 얻을 만큼 정보도 얻었고, 스킬에 대해서도 많은 걸 알았다.
이젠 나도 내 할 일을 좀 해야겠네.
나를 보고 방긋방긋 웃고 있는 최신영.
쯧. 보고 있자니 찝찝하다.
짱개어를 할 줄 아니 그 유용함이 더 커져 버린 여자. 우울증이나 안 걸렸으면 좋겠는데.
"야. 먹어라."
수납에서 초코바를 한 상자 꺼내서 던져줬다.
별로 표정이 밝지 않네. 초코바는 별로 안 좋아하나?
"왜? 싫어?"
"싫은 건 아닌데요…."
싫은 거네. 매혹에 걸려있어서 차마 싫다고도 말 못 하는 건가.
"그럼 너 뭐 좋아하냐?"
"네?"
"좋아하는 간식 뭐 있냐고?"
"아…. 저요. 딱히…."
"왜. 살찔까 봐?"
"네…."
부끄러운지 기어가는 목소리로 작게 대답한다.
몸매도 좋은 게 저런 소리를 하고 있네. 아. 하긴 저렇게 참으니까 몸매가 좋은 건가.
"이것들은 다 먹어도 살 안 찌니까 닥치고 먹어라. 다 먹고 쓰레기는 버리지 말고 꼭 모아두고."
수납에서 대충 생각나는 것들을 꺼내서 건네줬다.
빵, 양갱, 우유, 과자…. 하여간 닥치는 대로 꺼냈다.
소중하다는 듯 받아드는 최신영.
쯧. 이래서 매혹은 싫어. 필요하니까 쓰고 있지만…. 어휴.
이제 볼일은 다 봤으니 가야지.
바로 백령도로 순간 이동했다.
매혹을 안 풀고 왔지만, 잠시나마 그렇게 놓는 게 나을 것 같다.
적어도 매혹이 걸려있을 때는 우울해하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