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스킬학개론
새로운 걸 알게 돼서 기분이 조금 이상하다.
그동안 스킬에 대해서는 상당히 잘 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신경도 안 쓰고 있던 개잡찌끄래기 스킬들이 씹사기 스킬이라니. 문화 충격이 아닐 수 없어.
"어…. 그래. 그럼 설마 적수 이것도 좋은 스킬이냐?"
적수. 쓰는 건 한번 봤다. 예전에 대학교에서 짱개놈들이랑 한국 애들이 싸웠을 때.
위력은 좋아 보였는데…. 왜 쓰는지는 전혀 이해 못 했던 스킬.
손이 빨갛게 변하는 스킬이었는데…. 설마 이것도 좋은 스킬일까?
"적수. 아…. 붉은 손 말씀하시는 거군요. 네. 그것도 쓸만한 스킬입니다. 찌르기에 특화된 기술입니다."
"쓸만하다고?"
"번개 주먹과 썬더 킥이 장애물을 건너편에 데미지를 주는 스킬이라면, 적수는 장애물 자체를 뚫습니다."
"어느 정도나? 보호막도 뚫나?"
"네. 보호막 자체를 깨트리지는 못하는데 맞은 부위는 뚫립니다. 그리고 관통하지요."
"얼마나?"
"네?"
"관통한다며? 거리가 어느 정도 되는데?"
"그것까진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법 긴 거로 알고 있습니다. 한 10미터까지는 데미지가 들어가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10미터 관통이라고. 보호막 정도는 기본적으로 뚫고?
하…. 그렇구나.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이 확실히 잘못되고 있었어.
근접 공격. 병신같은 스킬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그건 맞다. 스킬이 하나밖에 없던 시절에는 근접이 붙을 시간 따위는 없었으니까.
붙기 전에 상황이 끝나잖아.
재워지고 기절하고 마비되고 감전되고…. 그뿐이야? 터지고 지져지고 얼려지고 아주 골고루 당할 수 있었지.
하지만 가속화와 비행이 생기면서 근접 공격은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
쓸만해 졌다고 해야 하나? 위험은 아직 계속되긴 했지만, 활용도가 생겼었지.
그리고 블링크.
블링크의 존재만으로 모든 근접 스킬들은 말 그대로 떡상했다고 보면 된다.
보호막이 있긴 하지만…. 근접 스킬들은 보호막을 거의 다 파훼하는 거 같은데.
보호막이 파훼 된다면 금속화라고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근접 스킬들은 내가 알던 것처럼 개쓰레기 스킬들이 아니게 된 거야.
멋모르고 방심했다간 크게 당할뻔했네.
어차피 나야 보호막도 안 쓰고 모습을 드러낼 생각도 없지만, 내 여자들이랑 같이 다녀야 할 때는 조심해야 하잖아.
생각보다 이 짱개 년에게 얻어내는 정보가 많다.
크. 역시 짱개놈들 인구 많은 건 이럴 땐 쓸모가 있네.
그럼 어디…. 다른 스킬들도 더 알아보자. 아직 모르는 스킬들은 많으니까.
"강화 주먹은? 이것도 쓸모가 있나?"
"강화 주먹이요. 네. 적수가 관통 특화의 찌르기라면 강화 주먹은 아예 부숴버립니다."
"보호막도?"
"네. 아예 맞는 순간 박살 나요."
"그럼 대체 보호막은 왜 쓰는 거야? 이놈 저놈한테 다 따이면 그게 보호막이야?"
"원거리나 방출 스킬들은 보호막을 뚫을 수 없으니까요."
으음…. 그런가? 아. 그렇구나.
바람 칼날이나 암석 탄환, 얼음 회오리나 번개 파동, 파이어 볼, 얼음 화살…. 이런 논타겟팅 방출 스킬들은 보호막을 못 뚫는구나.
이거…. 가위바위보네. 근접 기술과 보호막, 방출 스킬이 서로 물리는 거야.
단일 스킬과 보호막, 반사가 서로 물리는 것처럼 말이지.
오케이 이해했어. 이제야 이 거지 같던 스킬 체계가 조금씩 이해가 가네.
"근데…. 보호막 부수는 거 말고 효과는 없어? 별 메리트가 없는데? 보호막이야 다른 거로도 파훼가 가능한데 굳이 고를 이유가 없어 보인다?"
"강화 주먹은 그 외에도 장애물 같은 것을 부수는데 특화되어있습니다. 말 그대로 박살 내죠."
"그건 차라리 괴력 찍는 게 낫지 않냐? 괴력만으로도 뭔가 박살 내는 건 일도 아니잖아?"
"괴력은 보호막을 부수지 못합니다. 그리고 강화 주먹과 괴력은 서로 대비 되는 스킬이 아니에요. 오히려 서로 돕는 관계죠. 괴력에 강화 주먹은 서로 중복이 되니까."
잠깐. 뭐라고? 지금 이년이 뭐라고 씨불인 거야?
괴력이랑 강화 주먹이 서로 중복이 된다고?
"그러니까…. 뭔가를 부수는 데 특화되어있는 근접 스킬인 강화 주먹이 있는데…. 그건 괴력을 쓰고 그 스킬을 쓰면 위력이 더 올라간다?"
"네. 맞습니다. 번개 주먹이나 썬더 킥, 적수 같은 것은 스킬의 효능이 좋은 거라 괴력의 효과를 크게 못 받습니다. 하지만 강화 주먹은 달라요. 스킬 자체가 파괴력 위주라 그런지 괴력의 효과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머리속에 떠오르는 게 있었다.
싼샤댐. 그리고 세아.
나는 나도 모르게 손을 꽉 움켜쥐었다. 머릿속에 한 장면이 그려지는 것 같다.
싼샤댐 앞에선 세아가 주먹을 휘두르고 그 주먹에 맞은 댐이 금이 가는….
오오오…. 씨발.
굳이 메테오 같은 귀찮은 짓을 안 해도 된다는 거잖아?
꽉 움켜쥔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느낌이다. 이거라면…. 가능할 것 같은데.
나를 보고 의아한 듯 바라보는 짱개 년.
짱개 년이지만 존나 이뻐 보이는 느낌이다. 캬. 존나 쓸만하네.
아마 현재 짱개 중에서는 가장 쓸모있는 녀석이네. 말 그대로 짱개 원탑.
당장이라도 가서 세아를 굴리고 싶지만…. 일단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으니 참는다.
아직 뽑아낼 정보가 한참 남았어.
"후우. 그래. 좋아. 마저 하자고. 그럼…. 아니. 그럼 괴력에 강화 주먹은 잘 안 쓰나?"
"굳이 괴력을 쓸 이유가 없죠. 사람을 죽이는 데는 블링크와 공격 기술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그렇긴 하다. 사실 힘이 굳이 셀 필요는 없어.
사람을 죽이는 데 스킬을 쓴다면 굳이 괴력이 필요하진 않지.
어떻게 보면 괴력은 일상생활에 더 필요한 스킬이다.
물론 괴력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효율 면에서는 아까 나왔던 공격 스킬들을 쓰는 게 낫긴 하지.
"게다가 근접 공격을 하는 이들은 생존율이 아주 낮습니다.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아요."
그래. 저 말도 맞다. 블링크가 생겨서 근접 공격 스킬들이 떡상했다곤 하지만 어쨌든 생존율이 낮다는 건 이해된다.
상대가 무슨 스킬인지 정확하게 모르는 상태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그리 현명한 짓은 아니지.
어쨌든 좋아. 나는 그런 식으로 다룰 생각은 없으니까.
세아를 위험에 노출하고 싶은 생각은 절대 없다. 나는 내 방식대로 할 거야.
"좋아. 알겠어. 다음…. 슬로우랑 섬광. 이건 어떻지?"
"슬로우는…. 블링크 이전에는 제법 썼으나 지금은 거의 사장된 스킬이긴 합니다. 별 의미가 없어요."
역시 그렇구나. 짱개놈들도 슬로우는 어떻게 활용하지 못한 건가.
쓰레기 스킬이 존재하긴 했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어.
"섬광은…. 나름 유용한 스킬이긴 합니다. 상대방의 시야를 잠깐 무력화시킬 수 있으니까요. 시야가 없으면 블링크나 타겟 스킬을 못 쓰게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그리 자주 쓰이진 않습니다."
"논타겟팅이나 물리 공격은 가능하니까?"
"네. 맞습니다."
흐음. 애매하긴 하네. 그래도 잠시나마 블링크를 봉인할 수 있다는 건 쓸모 있네.
아. 근데 선글라스 하나로 무력화시킬 수 있는 거 아냐? 그렇게 따지면 스킬 하나 투자하긴 아깝겠구나.
일단 대충 기본 스킬들은 다 둘러본 거 같다.
생산 스킬은…. 뭐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겠고. 아. 이건 물어보자.
"너희는 소주 생성 스킬이 있나?"
"소주? 그게 뭡니까?"
소주를 몰라? 아. 그렇지. 이놈들은 짱개지.
"한국 술이다. 몰라?"
"아. 술. 잘 모릅니다. 술 생성 스킬은 빼갈 생성이랑 캔맥주 생성밖에 없습니다."
아. 그렇게 되는 건가? 웃기네. 그 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술 생성으로 바뀌는 건가?
잠깐. 그럼 독일은 어떻게 되지? 그놈들은 생맥주 생성이 되려나. 캔맥주랑 생맥주야?
독일 가면 꼭 하나 잡고 물어봐야겠다. 궁금해지네.
기본 스킬들은 대충 궁금증들이 다 풀렸다.
수확이 짭짤하네. 그럼 다음 티어를 알아볼까? 이놈들 스킬 수준이 높으니 어지간한 스킬들 효과는 알고 있는 거 같은데.
"동물 탐지에 대해서도 아나?"
"네."
"그냥 주변 인간 탐지랑 같은 개념인가?"
"네. 맞습니다."
그래. 그럼 그건 됐고.
"그리고…. 테이밍은?"
"테이밍요. 어느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좋나?"
"나름 쓸만한 거로 알고 있습니다."
좋아 좋아. 박학다식한 짱개를 만나서 좋네. 궁금한 걸 다 물어볼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야.
"그거 테이밍은 실존하는 것들에게 쓰는 건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코끼리를 테이밍 하고 싶으면 코끼리를 발견해야 하는 거냐고."
"어…. 당연한 거 아닙니까?"
"그래. 당연하겠지. 그럼 그 테이밍한 코끼리는 직접 데리고 가야 하는 건가? 뭐 소환하거나 볼에 넣어서 다닐 수는 없어?"
"있습니다."
"그럼…. 어? 뭐? 있다고?"
농담처럼 말한 건데 있다고 해서 놀랐다. 진짜로?
"파티 스킬의 소환과 전송 스킬을 아십니까?"
"어…. 대충 감만 잡고 있는데."
"파티 스킬을 배우고 소환이라는 스킬과 전송 스킬을 배우면 원하는 파티원들을 소환할 수 있고 원하는 곳으로 전송시킬 수 있습니다."
"어. 그래. 그런데?"
"테이밍은 테이밍을 배우는 것 자체로 그게 가능합니다. 어딘가로 자기가 테이밍한 동물들을 보내거나 데려올 수 있죠."
"어딘가 아공간에 숨겨두는 건 아니구나? 어딘가에선 실존하고 있어야 하는 거네?"
"아공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수납 같은 거."
"아. 네. 이해했습니다. 네. 그런 건 아닙니다. 테이밍 된 동물들은 어딘가에서 계속 살아있어야 합니다."
"지속시간 같은 건 없고?"
"네."
음…. 모르겠다. 언제든지 원하는 지점에 불러올 수 있는 건 좋긴 한데…. 키워야 한다고?
호랑이를 쓰고 싶으면 호랑이를 키워야 하는 건가? 그건 또 나름 짜릿하네.
"테이밍 한 동물은 마음껏 제어할 수 있는 건가?"
"네. 그런 거로 알고 있습니다."
"호랑이 보고 풀만 먹으라고 할 수도 있는 거야?"
"그것까진…. 모르겠습니다."
음. 하긴 그건 좀 그런가? 동물 학대라고 동물보호협회에서 우르르 몰려오겠네.
그럼 그 녀석들을 잡아먹게 하면 되겠다. 간단하네.
"시야 공유랑 천리안도 아나?"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뭐야? 몰라?"
"네. 주변에 쓰고 있는 사람이 없어서."
"아니. 아까 당에서 뭐 확인했다며?"
"정보 공개는 1단계 스킬만입니다. 그다음부터는 권한이 있어야 합니다."
"엥? 너 스킬 아홉 개라며? 그 정도 권한도 없어?"
"권한은 각 현의 현 서기 정도는 돼야 얻을 수 있습니다."
"현 서기? 현 서기는 뭐야."
"네? 현 서기가 뭐냐니요?"
서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아. 이래서 짱개놈들은.
"직급이야?"
"아. 네. 그렇습니다."
"시장 같은 건가?"
"시장? 시는 현보다 큰 구역입니다. 그리고 시장보단 시 서기가 직급상 높습니다."
"뭐야. 암튼 일정 구역의 가장 높은 놈이라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시면…. 어느 정도는 맞습니다."
"됐어. 그럼 넘어가."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알면 머리 아파. 일단은 그럼…. 그 이후 스킬은 정확하게 아는 건 아니라는 소리잖아?
스킬 표를 보면서 하나하나 스킬을 부르며 아는 것을 말해보라고 했지만, 더 아는 것은 없었다.
자기가 가진 스킬들에 대해서만 잘 알고 다른 스킬에 대해서는 봤던 스킬들만 겨우 알고 있는 모습.
음…. 이것도 이 새끼들의 빈틈이네.
딱 역할을 나눠서 필요한 스킬만 찍게 하는 것.
개개인의 스킬마저 공산당이 관리하고 제어한다는 거다.
어떻게 보면 효율적이지만, 상대하는 입장에선 편하다.
결국은 사람만 달라지고 스킬 구성은 판박이라는 거잖아?
그럼 어딘가에 가면 모래 새끼 같은 놈과 똑같은 놈들이 있다는 소리.
이놈들도 양산형이었네.
스케일이 워낙 커서 그렇지 얘들도 자신의 노력과 의사로 스킬을 찍은 게 아니야.
레일 위를 따라가는 것밖에 안된다는 거네.
결국, 가장 중심부에 있는 이런 기조를 결정하는 놈들. 그놈들이 핵심이고 이것들은 다 잘 훈련된 쓸만한 잡졸이라는 소리.
알겠어. 대충 이해했다.
그럼 이제 스킬은 됐고…. 녀석들의 조직이랑 규모에 대해서 들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