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366화 (366/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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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스킬

안나의 성공적인 데뷔 이후 이틀 후 아침.

드디어 순간 이동을 마스터 했다. 정말 내가 생각해도 미친 것 같아.

스킬 마스터 하는 게 무슨 공장처럼 돼가는 느낌이다.

아마 풍요로운 코인과 스킬이 많아질수록 낭비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게 큰 거 같다.

특히 비행 이후로는 확실히 빨라진 느낌이다. 오가는 이동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으니까.

역시 길바닥에서 버리는 시간 만큼 아까운 게 없지.

순간 이동을 마스터 함으로 지역 저장 공간이 하나 더 생겼다.

좋아. 잘 돼 가고 있어. 이제 게이트 차례야.

하지만 무슨 스킬이 나와 있는지는 봐야지.

늘 그러하듯이 침대에 앉아서 스킬 표를 준비해 놓고 스킬 창을 열었다.

한참을 찾아봤는데 스킬이 새로 생긴 게 하나밖에 없다. 그리고 패시브 네 개.

뭐지? 왜 이것밖에 없지?

적어도 새로운 티어가 나오면 적어도 대여섯 개씩은 나오던 스킬이다.

근데 이렇게 없는 건 이상하다. 왜지? 뭐가 달라진 거지?

하지만 지금으로는 왜 그런지 알 방법이 없다. 이 빌어먹을 시스템은 알려주는 게 없으니까.

어쨌든 새로 생긴 스킬들을 확인해 봤다.

천국의 문.

아. 이름이 존나 수상하다. 저번엔 지옥이더니 이번엔 천국이야?

게다가 천국이면 천국이지 천국의 문은 뭐야. 되게 뭔가 있어 보이는데?

어쨌든 당장은 배울 수 없는 스킬이겠지? 한번 눌러봤다. 그리고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천국의 문' 스킬은 '메테오', '눈보라', '우레 폭풍' 스킬을 배우지 않아 배울 수 없습니다.]

잠깐…. 이 미친?

셋 중 하나도 아니다. 분명 세 개 전부다.

메테오, 눈보라, 우레 폭풍. 다 스킬 트리가 있는 공격 스킬의 최종 스킬들이잖아.

이름만 봐도 저거 셋 중에 하나만 맞아도 대참사가 일어날 것 같은 이름들이다.

스킬 트리에만 네 개가 들어가서 어지간한 놈들은 찍을 엄두를 못 냈을 스킬.

덕분에 굉장히 요란한 스킬일 것 같지만 한 번도 보지 못한 스킬들이다.

거지 같은 선행 스킬들 때문에 아직 세상이 안전하다고 해야 할까? 암튼 그런 스킬.

근데 뭐? 그 세 개를 전부 찍으라고?

미친 거 아냐? 아니 대체 무슨 효과길래 그 세 개가 다 필요하냐고?

저번 티어에 있던 지옥이라는 스킬도 굉장히 궁금하긴 했는데…. 이건 그 수준이 다르다.

대체 뭘까? 고작 사람 죽이는 데 저렇게 요란하게 죽일 필요가 있는 걸까?

아니면…. 죽이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걸까?

모르겠다. 새로 생긴 스킬 꼴랑 하나가 이런 거라니. 정말 믿을 수가 없네.

암튼…. 다음으로 넘어가면 남은 네 개의 스킬은 패시브다.

왜 패시브인지는 이름을 보고 바로 알 수 있었다.

일단 스킬 반경 증가 7이랑 스킬 지속 시간 증가 7은 매번 찍던 거니까 그렇다 치고.

아. 말 나온 김에 바로 찍자. 각각 70만 코인씩. 140만 코인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스킬 최대 수치 증가1.

뭔가 의미심장한 패시브다. 최대 수치라니.

설마 수치스러움을 잘 참게 해주는 패시브는 아니겠지?

아…. 다행이야. 만약 여자들 앞에서 이런 농담을 쳤으면 경멸하는 표정으로 바라봤겠지?

속으로만 생각해서 다행이야. 암. 나도 양심이란 거 있지.

아무튼…. 최대 수치라. 생각나는 건 하나밖에 없다.

수면이나 매혹 같은 스킬의 최대 인원수. 그걸 늘리는 게 아닐까?

사실 이런 스킬이 왜 나오지 않는지 궁금하긴 했었다.

뭐가 됐든 늘어나는 스킬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고 있긴 했는데.

오히려 조금 늦은 감이 있다. 진작에 나왔어야 하는 스킬 아닌가?

아마 패시브라는 사기성 때문에 뒤로 늦춘 걸까? 어쨌든 이건 무조건 찍어야 한다.

재울 수 있는 사람의 수와 매혹 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가 하나씩 늘어나는 거잖아.

뭐가 됐든 개이득이다. 내가 코인이 없는 것도 아니고.

얼마가 되도 찍어야 한다. 무엇보다 나는 뒤에 붙어 있는 1이라는 숫자가 맘에 들었다.

다음에 2도 생긴다는 소리.

크으. 미쳤어. 나중엔 혼자서 매혹 10명 이지랄도 가능하겠네.

어쨌든 바로 찍는다. 주저할 필요가 없지.

['스킬 최대 수치 증가1' 스킬을 배우는데 100만 코인이 소모됩니다. 배우시겠습니까?]

엥? 뭐야. 100만? 정말로?

와씨. 가격 살벌하네. 아니…. 내가 코인이 있으니까 배우긴 한다만 쪼들리는 상태였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새끼들 왜 점점 금전 감각이 마비되는 느낌이지?

게다가…. 스킬 최대 수치 증가1이 100만이면, 2는 200만이라는 소리잖아.

미친놈들. 제정신이 아냐. 제정신이.

일단 예는 눌렀다. 바로 배워진 스킬.

지금은 당연히 배우긴 하는데…. 나중 가면 어느 순간부터는 안 배우고 놔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수면 인원이랑 매혹 인원 하나씩 늘리겠다고 몇백만 코인씩 들이박는 것은 좀 과해.

다른 것도 영향을 주면 몰라도.

뭐 더 스킬 적용될 게 없나?

탐지는 없고, 반사나 광역 스킬 무효화도 없을 거고 투명, 비행, 페이즈 아웃이나 수납도 없을거고.

아. 혹시 수납? 더 커지나? 한번 써봐야겠다. 그럼 개사긴데.

하지만 수납 입구를 열어봐도 가로세로 4미터는 그대로다.

쳇. 실망인데. 어디 보자…. 그리고…. 회귀. 회귀도 적용할 게 없고. 블링크도 마찬가지고.

순간 이동…. 어? 잠깐만.

"저장!"

내 앞에 뜬 목록. 그리고 목록이 다섯개!?

"오! 씝!"

나도 모르게 큰 소리를 냈다가 입을 다물었다.

원래는 저장 목록이 세개가 있었다. 집, 수원, 청주.

비어있는 목록 하나는 순간 이동을 마스터 하면서 나왔을 거다.

그리고 또 하나 있는 목록은 방금 패시브를 찍으면서 나온 거 일 거고.

씨발. 100만 코인 하나도 안 아깝네.

이정도면 돈을 들이부어도 되겠네. 저장 위치가 늘어난다고?

아. 이거면 당연히 인정이지. 인정합니다. 정말로. 네. 네. 그렇습니다.

그간 순간 이동을 쓰면서 저장 위치 4개를 어떻게 나눠서 써야 할지 상당히 고민하면서 살았었다.

게다가 나중에는 한국을 벗어나야 하는데 그러면 그때는 저장 위치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상당히 고민 많이 했었고.

근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스킬 하나 마스터 할 때마다 하나씩 늘어난다니.

씨발. 이건 포상이지. 코인? 얼마든지 벌어줄게. 일단 패시브로 나오기나 해라.

후우. 조금 더 미친 듯이 스킬을 올려야 할 이유가 생겼다.

뭐, 저게 아니더라도 내가 스킬 숙련을 쉴 리는 없지만.

어쨌든…. 남은 스킬 하나도 마저 보자. 이것도 이름이 심상치 않아.

스킬 한계 돌파 1.

존나 심플한데 심상치 않은 이름. 이름만 봐도 찍어야 할 것 같다.

한계 돌파라니. 씨발. 피가 뜨거워지는 느낌이네.

['스킬 한계 돌파 1' 스킬을 배우는데 100만 코인이 소모됩니다. 배우시겠습니까?]

게다가 이것도 100만 코인짜리다.

암. 저런 멋진 이름인데 100만 정도는 돼야지.

한계 돌파라니. 크. 왠지 울림이 있는 스킬 이름이야. 낭만과 로망이 있는 느낌이네.

처음으로 스킬 만든 새끼들이 괜찮은 놈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훌륭한 단어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건 나쁜 놈들은 아닐 거야.

자…. 주접은 그만 떨고.

한계 돌파라. 뭘까?

일단 배운다. 배워보고 생각하자.

예를 눌렀고 스킬이 스킬 창에 올라왔다.

근데 대체 무슨 한계를 돌파한다는 걸까?

확인해 봐야지. 뭐가 됐든 시시한 패시브는 아닐 거다.

코인도 100만이나 들었고, 앞의 패시브를 봐도 그렇잖아.

가지고 있는 스킬들을 한 번씩 다 확인해 본다.

수면은…. 한계를 돌파할 게 있을까? 이건 잘 모르겠다. 지금 바로 쓸 수도 없고.

수면의 한계를 돌파해? 죽는 건가? 설마.

탐지. 이건 이미 스킬 범위 증가의 영향을 받고 있잖아. 지속 시간 증가도 받고 있고.

성능적으로는 더 나아질 만한 게 없다.

매혹. 이것도 마찬가지. 매혹의 한계가 있나? 모르겠다.

반사. 이것도 딱히 모르겠네. 광역 스킬 무효화도 마찬가지고.

어차피 둘 다 명확하게 효과가 있는 스킬들이다. 한계를 넘을 만한 것들은 없어.

투명화. 이것도 그렇다. 설마 탐지에 안 걸리는 한계? 그런 건 아닐 거고.

비행. 어? 비행?

잠깐 생각해보자. 비행은 한계라고 할만한 게 있다. 속력.

시속 50킬로라는 한계가 있잖아. 설마 이게 늘어나나?

한번 확인해 봐야겠다. 마침 바로 확인할 방법은 있네.

"안나야. 나 좀 도와줄래?"

거실로 나오니 네 여자가 나를 바라본다.

"뭔데요? 나는 안 돼요?"

승희가 나를 보고 물었고, 나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비행 마스터가 필요해. 안나가 비행 마스터니까."

"아. 내일 하면 안 돼요? 나도 내일 마스터하는데."

"나도요."

"나도 얼마 안 남았는데!"

승희, 미나, 세아가 아쉽다는 듯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있는 안나.

나는 그런 네 여자를 보며 피식 웃었다. 아이고 행복하네. 이렇게 다들 도와주고 싶어서 안달이 날줄이야.

그렇게 세 여자를 진정시키고 안나와 밖에 나왔다.

나와 둘이 나오자 기분이 좋은지 생글거리는 안나.

언제나 해맑은 여자지만, 나와 따로 있게 되면 이렇게 더 좋아하는 티를 마구 낸다.

그런 모습이 싫을 리가 없지.

나는 그런 안나를 보고 바닥에 금을 그어놓은 다음 비행을 쓰라고 말했다.

"뭐 하는 건데요?"

"테스트."

안나의 물음에 간단하게 대답해준다.

"내가 시작! 하면 바로 앞으로 전진만 하면 되는 거야. 뭐, 어려운 건 아니지?"

나도 비행을 쓰고 선 앞에 섰다.

내 입을 바라보며 출발하기만을 기다리는 안나.

"시작!"

나와 안나는 동시에 출발했고 나는 앞서기 시작했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

"어!? 뭐에요!?"

안나가 이상하다는 듯 외쳤고 자기가 이상하게 비행하고 있나 생각해보지만, 아니다.

그녀는 최고 속도로 잘 가고 있어.

점점 거리가 벌어지고 있는 서로의 간격.

"됐어. 멈춰봐."

우리 둘은 공중에서 멈췄고, 안나는 나를 보며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왜 저보다 빠르죠?"

의아한 듯 나를 보며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하는 안나.

저런 표정도 좋네. 역시 뭘 하든 이뻐.

어쨌든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래. 그런 패시브구나.

"다시 가볼까?"

똑같이 같은 선에서 출발해 벙커까지 돌아왔고, 역시 내가 빨랐다.

좋아. 확실해졌어. 좋아좋아.

"들어가자."

"이게 끝이에요?"

뭔가 더 있을 줄 알았던 안나는 아쉽다는 듯 나를 바라본다.

"비행 한 번만 쓰고 오면 된다고 했잖아."

"아니. 정말 그럴 줄은 몰랐죠."

"암튼 들어가자. 아직 춥네."

"근데 왜 속도가 빠른 거예요? 알려줘요."

나는 패시브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해줬다. 한계 돌파라는 말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안나.

"그러면…. 바람 칼날의 위력도 강해질까요?"

"글쎄. 모르겠네. 그건. 근데 마스터 바람 칼날이면 사람 죽이는 데는 충분할 텐데."

"건물이나 금속 같은 것도 자르고 싶어서요."

"허허. 그건 왜."

"혼자서 생각해봤는데, 건물이나 어딘가 안에 들어 있는 사람에겐 너무 방법이 없는 것 같아서."

"그렇긴 하지. 근데 너희는 혼자서 전부 감당할 생각 안 해도 돼. 세아가 괴력으로 벽을 부수거나 승희가 폭발 배우고 다 부숴버리면 되니까."

"아아."

"암튼. 들어가자. 나는 스킬 더 알아봐야 하니까."

"알았어요. 들어가죠."

그렇게 다시 방안으로 들어왔다.

어쨌든 효과는 확인했다. 비행 속도가 빨라졌어.

막 두 배씩 빨라진 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대충 감을 잡았다.

이미 거리 증가와 시간 증가 때 배웠잖아. 패시브 1이면 10퍼센트.

시속 50킬로의 10퍼센트 증가면 55다. 다음엔 65고 그다음엔 80이겠지. 다음엔 100일거고 그렇게 점점 늘어날 거다.

와. 이건 맘에 든다. 안 그래도 조금 답답하던 비행인데.

그럼 비행 말고는 또 적용될 게 없나? 따져보자. 뭐가 있을까.

페이즈 아웃. 이건 뭐…. 더 바라지도 않으니 됐고.

수납. 수납? 잠깐. 이것도 아까 한 거랑 비슷하지. 비록 최대 수치 증가로는 안 늘어났지만, 한계 돌파로는 늘어날 수 있잖아?

바로 써본다. 최대 크기로 입구를 열어봤다.

그리고 줄자로 재보니…. 4.4미터. 크으으으으. 이것도 적용 되네.

수납 크기도 늘어난다니. 미친 거야. 이건 미쳤어.

됐어. 이제 100만 가치는 다했다. 더 뭐가 없어도 될 거 같아.

역시 스킬들의 핵심은 패시브야.

스킬 조합도 조합이지만, 같은 스킬이라도 패시브에 따라 성능 차이가 확 날 수밖에 없다.

좋아. 이해했어. 나는 제대로 된 길을 잘 가고 있어. 맘에 들어.

패시브 확인은 다 끝났다. 이제 스킬을 찍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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